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
부산 최고층인 108층 높이의 월드비즈니스센터(WBCB) 건립이 최근 건축심의 통과에 따라 한발짝 더 가까워졌다. (주)솔로몬그룹이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짓는 이 센터는 '민간부문 최초의 부산시 국제공모 설계작'이라는 타이틀도 함께 갖고 있다.
설계를 맡은 미국(뉴욕) 아심토트사의 하니 래쉬드(49·건축가·사진) 사장은 12일 "산과 바다, 도시의 3가지 상황이 어우러진 부산과 잘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데 (설계의)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최종 허가를 앞두고 한국 기술진들과 세부 설계에 대한 논의를 위해 부산을 찾은 그는 "사람마다 독특한 디엔에이(DNA)를 갖추고 있듯이 건축설계 때마다 현지의 특성을 최대한 고려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모에 응하기 전에 현지 답사는 물론 영상자료를 통해 부산에 대해 충분히 연구했다는 설명이다.
이 센터는 건축심의 과정에서 외형이 약간 수정됐다. 이에 대해 래쉬드 사장은 "100층이 넘는 초고층이어서 주로 안전성과 관련해 외형이 일부 바뀐 것으로 안다"면서 "당초의 설계 개념이 유지되는 범위에서 '현지화'는 당연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수직 동선이 세 갈래로 뉘어진 월드비즈니스센터의 독특한 외형과 관련, "마치 붓으로 난을 치듯이 자연스러운 모형이 나오도록 했다. 또 랜드마크 성격의 초고층 빌딩인 만큼 파워풀(역동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부산 방문이 네 번째인 그는 "부산은 어떤 도시보다 경관이 뛰어나며 공무원들이 이를 잘 살릴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건축학을 강의하고 있는 그는 현재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등 5개 도시에서 프로젝트를 동시 추진하는 등 전 세계를 무대로 빌딩을 설계하고 있다. 한번 지은 빌딩은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지켜봐야 하는 만큼 즐거움을 줘야 한다는 게 그의 건축 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