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장만은 항구, 투자는 배 |
투자에 얼룩진 마음의 방을 닦자. |
칼럼 제목이 어느 유행가 가사 같은가요? 부동산 칼럼은 내용이 딱딱하기도 하고 읽다보면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가 힘들 때도 있으실 겁니다. 그래서 필자는 글을 쓸 때마다 가장 이해하기 쉽고 좀 유머스럽게 쓰기 위하여 애를 쓰고 있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흥정은 결혼이라고 하는데 그 다음으로 어려운 흥정은 내 집 마련이라고 봅니다. 내 집 장만과 결혼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눈에 쏙 드는 여자나 남자와 결혼하기를 원하고, 첫눈에 반한 아파트를 샀으면 좋겠지만 마음대로 안되는 게 인생사이기도 할 겁니다.
필자는 결혼 무렵 연거푸 네 번을 처녀로부터 퇴짜 맞은 적이 있었는데 지금도 그 기억이 되살아나곤 합니다. 이유는 장남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아니 내가 장남으로 나오고 싶어서 나온 것도 아니고 어쩌다 재수가 없어 맨 먼저 나온 죄 뿐인데 처녀마다 장남이기 때문에 싫다고 한다면 도대체 나보고 어쩌란 말인가요.
필자는 어이가 없어서 네 번째 처녀에게 "댁은 장남은 낳지 말고 두 번째부터 낳아서 잘 기르세요" 라고 했더니 그 처녀는 동쪽 눈을 서쪽으로 감추면서 종종걸음으로 돌아서 가더군요. 필자도 남쪽 눈을 북쪽으로 감추면서 돌아선 일이 있었습니다.
아파트로 따지자면 영양가 없는 최상층이나 다름이 없는 이치인가요. 돈 많고 인품이 좋은 중간층 총각으로 태어나거나 아니면 요즘 훌륭한 펜트하우스 같았으면 좋았을 텐데 멀쩡하게 천정만 높은 최상층이 되고 보니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늘 퇴짜를 맞지 않았나 생각 됩니다.
아파트 위에 아파트 있고, 아파트 밑에 또 아파트는 있게 마련인데 최상층이라고 마다하고 최하층이라고 싫다하면 장남으로 태어난 필자의 처지처럼 늘 발길에 채이다가 맘씨 착한 사람 만나야 임자를 찾게 되겠지요. 짝을 만나지 못하게 되면 계속 미분양으로 남게 될 수밖에 없는 이치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품격을 보고 고르는데 주택은 서 있는 자리를 보고 고른다
결혼은 사람의 품격을 보고 상대방을 고르는데 주택은 품격을 보고 고르는게 아니라 주택이 서있는 자리를 보고 고릅니다. 그러기 때문에 좋은 자리에 있는 주택은 못났어도 값이 비싸고, 좋지 않은 자리에 서있는 주택은 아무리 잘 났어도 값이 싸게 매겨지게 됩니다.
좋은 자리와 나쁜 자리를 구별하는 기준을 보면 대개 복잡한 곳은 좋은 자리이고, 한가한 곳은 좋지 않은 자리로 판가름이 나더군요. 훌륭하고 잘 생긴 주택일지라도 팔자(八字)가 사나워서 교통이 불편한 시골에 있게 되면 서울의 소형 아파트 반값도 안 됩니다.
누구나 목구멍에 풀칠하려면 직장이 있어야 하고, 될 수 있는 한 직장 가까운 거리에 집을 갖고자 합니다. 복잡한 곳일수록 일꺼리가 많기 때문에 그런 곳을 찾는 현상이 일어나겠지만 문제는 "투자"라는 두 글자가 "사람"이라는 두 글자보다 위에 있기 때문이 아닌가 걱정되기도 합니다.
손바닥만한 집을 사면서도 투자 쪽에만 치우치기도 하고, 서울이나 수도권에 서있는주택에는 못났더라도 그저 묻지마 투자를 하는 세상이 됐다고 봐도 괜찮을런지요. 내 자신부터 내 형편상 수도권에 있는 게 아니고 투자 때문에 수도권에 서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네요.
투자성이 없는 아파트는 미분양으로 가게 되는데 지금 전국에 널려 있는 미분양 아파트들은 거의 분양가가 비싸다든지, 수요 없는 곳 또는 입지가 좋지 않아서 생긴 미분양으로서 투자성이 없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현상일 겁니다.
그러나 그 투자성은 유동적이기도 하여 언제 바뀔지는 세월과 귀신만이 아는 비밀인지라 그저 무시할 수 만은 없다고 볼 것입니다. 집 장만의 지름길은 늘 미분양 아파트가 이정표 노릇을 해왔고 긴 여행길에 노잣돈 역활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분양 아파트는 뜨겁기도 하고 차기도 하던가요?
아파트 미분양은 가끔 정부대책이라도 나와서 임자를 찾아 주기도 하지만 사람 미분양은 그런 대책도 없어서 참 보기에 안타깝게 느껴지더군요. 미분양 된 처녀와 총각들은 어서 좋은 자리에 서시기 바랍니다.
필자의 집에도 미분양이 하나 있는데 이건 장남도 아닌 막내인데도 계속 미분양으로 남아 있으니 답답할 일이고, 매일 방 빼라고 소리를 질러도 알았다고만 하고 있습니다.
출퇴근 각 1시간 거리까지도 좋다
요즘 젊은이들이 이 말을 들으면 깜짝 놀랄 말인가요. 필자는 출퇴근 거리는 각 1시간 거리까지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인생경험에서 나온 말이기도 합니다. 걸어도 보고 차도 타보고, 운전도 해 보면서 아침과 저녁으로 사람냄새를 맡으며 사는 게 좋다고 봅니다.
직장거리 5분이나 10분이면 좋을 것 같고 그 시간이면 운동도 하고 책도 보겠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으나 오히려 게을러지고 늦잠만 자게 됩니다. 직장 옆에 주택있는 사람들이 꼭 늦게 직장에 나오고, 학교 옆에 집 있는 학생들이 꼭 지각을 하는 일들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강북에 직장이 있으면 경기북부쯤이 좋고 강남에 직장이 있으면 경기남부쯤이 좋다고 봅니다. 또한 경기남부에 직장이 있으면 천안이나 아산까지도 좋지 않을까요. 인천에 직장이 있으면 황해바다는 안 될지라도 부천이어도 좋다고 생각이 됩니다. 종로 같으면 강남이나 강북이 좋고,
물론 주거는 거주의 공간이라야 하겠지만 문화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예전처럼 잠만 자고 나오는 하숙집이 아닙니다. 극장이 될 수도 있고, 노래방이 될 수도 있으며 때로는 파티장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투자성만 앞세워 작고 노후 된 집을 선택하는 일은 그렇게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내 집 마련이나 갈아타기 상담을 하시는 젊은 분들 중 투자도 좋지만 쾌적하고 넓은 집을 선택하겠으니 경기외곽지역에 추천을 해 달라는 상담이 상당히 많더군요. 아니 그 보다도 천안과 아산까지도 폭을 넓혀 선택하시는 분들도 꽤 많음을 볼 수 있습니다. 평택과 안성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에 있기도 하고,
요즘 부동산은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7천만 원내지 1억 원의 자금으로 내 집을 마련하고자 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음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전세로 살면서 2-3천만 원을 손에 쥐고 내 집마련의 길을 찾고 계신 분들이 너무 많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자꾸 늦어지는 이유는 투자성만 너무 따지기 때문이지요. 투자부분을 조금만 양보하시면 길을 열려 있다고 봅니다.
촐퇴근 시간을 각 1시간 거리로 늘려 보시면 좋은 집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매수시기는 바로 주택시장의 위기인 지금이라도 봅니다. 언젠가 "그때 사 둘 걸" 할 때는 반드시 오게 돼 있습니다. 계약금 5%와 중도금 무이자로 골라 가는 시절은 늘 오지 않더군요.
인천항과 부산항에만 배를 대지 말고
인천항과 부산항에만 배를 대기 위하여 며칠씩 외항에서 기다릴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평택항도 있고 군산항도 있고, 광양항도 있는데 아까운 시간을 소비해 가면서 기다리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요. 물론 꼭 그 항구에 들어가야 할 사정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정도 많다고 봅니다.
꼭 서울에다 집을 사야하고 꼭 시도시에만 들어가려는 욕심 때문에 많은 세월을 기다리는 일은 낭비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또 돈이 다 준비 될 때까지 기다린다면 벌써 집값은 저만치 가버린 후가 아니던가요. 까치는 밥을 물어 나르는 거리가 멀어도 자신의 집을 먼저 지어놓고 새끼를 깝니다.
1970년 중반부터 주택경기가 불경기에 이를 때마다 "이제는 끝났다" 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습니다. 그러면서 집 사지 않고 결코 전세살이만 했던 사람들이 필자의 곁에 많이 있었습니다. 왜 쓸데없이 집 사놓고 세금 내느냐고 하면서 큰소리 칠 필요도 없고 오기 부릴 일도 아닌데 말입니다.
1997년 경제환란 때에 비하면 지금은 양반입니다. 그때 앞으로 주택경기는 영원히 이 땅에서 사라진다는 말을 했었고, 아파트 때문에 자살을 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 3년이 지날 무렵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동이 나 버렸고, 버스 지난 뒤에 결국 뒤차는 다시 오지 않았지요.
그런데 그 뒤차가 이제 왔습니다. 이 차를 타실지 아니 모른 체 하실지는 모두 자유라고 보겠지만 이 차가 지나면 10년 후 어떤 연유로 다시 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었는 일입니다. 고무줄이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하듯이 주택은 먼 곳에 있을 수도 있고 가까운 곳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차를 타시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일단 항구가 있어야 배가 들어오게 됩니다. 그 항구는 어디에 있던지 배는 들어오게 돼 있으므로 배를 먼저 만들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항구는 내 집마련이요, 배는 투자로 보시면 됩니다. 많은 기존 주택들이 새로운 다른 임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 좋은 미분양 아파트들이 짝을 찾고 있습니다.
잠자리는 눈을 동서남북으로 살핍니다. 넓혀 보시고 멀리 보시기 바랍니다. 2-3천만 원으로도 내 집마련의 문이 열리는 기회는 아마 지금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늘 미루다가 얻은 것은 없었고 잃은 것만 있었습니다. 고가분양은 피하시되 값이 싼 곳을 찾아 항구부터 마련하십시오. 투자는 그 이후에 생각 할 문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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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부동산 연구소
글쓴이 : arumi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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