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깊은 산속에 야생오미자가 붉게 익어가고 있다) ⓒ 맛객
"그것은 이 세상에서 구할 수 없는 영혼의 맛이었다"
작가 허영만은 <식객>에서 ‘오미자화채’ 를 영혼의 맛이라고 표현했다. 조금 과장된 측면은 있지만 오미자화채는 시중에 나온 그 어떤 음료보다 천연의 맛이 있다.
(우리 음료 오미자화채)
차분하게 붉은 빛깔은 미각의 유혹에 앞서 명화를 보듯 시선을 붙잡는다. 감히 신비롭다고 말해본다.
탄산이 들어있지 않으면서도 느껴지는 청량감은 영혼까지 맑아지는 느낌이다.
아! 그래서 작가는 영혼의 맛이라고 표현했나보다.
ⓒ 맛객
지난 10월 10일 강원도 인제군에 소재한 방태산에 다녀왔다.
이 산의 정상 부근에는 곰취와 참나물, 엘러지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봄이면 한번씩 찾는 산이다.
가을에 이 산을 찾은 이유는 오미자 때문이다.
이맘때쯤이면 계곡 따라 자생하고 있는 오미자 넝쿨마다 붉은 구슬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을 것이다.
그날 계곡을 따라 오르다보니 가을 가뭄이 심하다는 걸 실감한다.
평소 소리 내어 흐르던 계곡물은 침묵을 지켰고, 바스락거리는 나뭇잎은 불똥 하나만 떨어져도 화르르 번질 태세다.
이맘때 쑥쑥 머리를 내밀고 나와야 할 버섯은 어디에도 없다.
대신 나뭇잎에는 밀가루를 뿌린 듯 하얗게 버섯 균사가 퍼져있지만 수분이 부족해 자라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금방이라도 톡 터질듯 말랑말랑하게 익은 오미자) ⓒ 맛객
잰걸음으로 한 시간여 오르다 보니 드디어 오미자가 보이기 시작한다.
손대면 톡 터질 듯한 오미자가 말랑말랑 참 부드럽다. 이 얇은 껍질 속에는 맛있는 물이 절정의 순간인 것 같다.
열매를 따 입속에 넣어 본다. 처음엔 신맛과 단맛이 느껴지는 가 싶더니 쓴맛과 짠맛, 그리고 생강(매운맛)을 먹은 느낌이다.
오미(五味) 가 제대로 들어있다. 조금 더 오르니 야생 오미자가 곳곳에서 눈에 띈다.
귀중한 건 쉽게 손에 넣기 어렵듯, 오미자 역시 넝쿨이 나무를 타고 올라가 따기가 쉽지 않다.
오미자를 모두 따면 꽤 많은 양이 나오겠지만 시간이 허락지 않아 1키로 정도만 따고 산을 내려왔다.
<오미자화채 만들기>
ⓒ 맛객
따 온 오미자를 절반은 술에 담그고 나머지는 오미자화채를 만들어본다.
먼저 물을 끓여 식혀놓고 오미자는 불순물을 씻어낸 다음 통에 담는다.
식힌 물을 오미자에 부은 후 냉장실에서 하룻밤 우려낸다.
오미자를 걸러내면 붉은 물만 남는다. 그릇에 따르고 꿀을 적당량 섞는다.
신맛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꿀을 더 많이 넣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배를 얇게 썰어서 꽃모양을 내 잣과 함께 오미자에 띄우면 오미자화채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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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blog.chosun.com/mjkco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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