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테크/빛바랜 사진이야기

[스크랩] 잊혀져가는 우리것들/따뜻함이 생각나는 계절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9. 18. 07:34

날씨가 제법 쌀쌀하니 이젠 겨울로 들어섰습니다. 겨울하면 따뜻함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아파트가 입식문화라면 오래전 우리주택의 문화는 좌식문화라고 하지요. 따끈한 아랫목에 펼쳐진 이불 속에 다리들을 쭉 뻗고 옛날 얘기 듣던 그 시절이 불현듯 생각나기도 합니다.

▲ 아궁이
ⓒ2004 정현순
이름만 들어도 따뜻함이 전해지는 아궁이입니다. 불을 때면서 손도 불어보고 불이 꺼질 무렵에는 고구마, 감자를 얻어 새까맣게 탄 그것들을 맛있게 먹던 기억 혹시 있으세요? 불장난하면 그날 밤에 오줌 싼다는 말도 다들 아시죠? 불장난하기 딱 좋습니다.

▲ 옛날 부엌 모습
ⓒ2004 정현순
허리를 구부려야만 일을 할 수 있는 재래식 부엌입니다. 한겨울에 부엌문을 열면 뜨거운 김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잠깐이나마 훈훈함을 느껴보지요. 그럼 어머니께선 "얘 어서 들어오던지 문을 닫던지 해라 찬바람 들어온다"하셨던 기억나시나요? 유난히 부엌일을 많이 하시는 날엔 어머니는 "아이고 허리야 허리 좀 밟아라"하셨지요. 그럼 저와 남동생은 어머니 허리에 올라가 허리를 밟았던 기억도 납니다.

▲ 장작
ⓒ2004 정현순
장작 패기는 남자들이 해야 하는 유일한 월동 준비이겠지요? 혹시 이거 말고 또 있나요? 가지런히 정리가 잘 되어 있는 장작만 봐도 한 겨울은 추위 걱정 없이 넉넉히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어머니들 그러셨지요. "뜨끈뜨끈한 아랫목에서 지졌으면 좋겠다"고. 저도 이젠 어머니들의 그런 마음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 디딤돌
ⓒ2004 정현순
디딤돌입니다. 댓돌이라고 한 것도 같습니다. 툇마루 앞에 오르내리기 쉽게 놓은 돌. 어린 시절 급하게 뛰어 들어오면 신발 한 짝은 저만치에 다른 한 짝은 디딤돌 위에 있을 때도 많았답니다. 글쎄요, 오늘 날의 현관 정도와 흡사한 모습이라고나 할까요.

▲ 화장실
ⓒ2004 정현순
화장실입니다. 옛날 이것은 변소나 뒷간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이름이지요. 오래전에 사용했던 변소. 하지만 많이 사라지고 없어졌지만 지금은 뜻있는 사람들의 의해서 이런 변소가 하나 둘씩 늘어가고 있답니다. 이런 변소에서 볼일을 보는 것이 변비에도 도움이 되고 오히려 건강에도 좋다더군요. 바람 부는 늦은 밤에 변소에 가려면 무서운 생각이 왜 더 많이 나는지. 그중에 빨간 종이를 줄까? 파란 종이를 줄까? 또 달걀귀신 얘기는 변소 갈 때면 꼭 생각이 나곤 했답니다. 그런 날은 절대로 혼자는 못 가지요. 언니나 동생하고 같이 가야했지요.

▲ 닭집과 병아리집
ⓒ2004 정현순
닭집과 병아리집입니다. 어미가 새끼를 가까이에 두고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경입니다. 어린 새끼들이 밖에 풍경도 볼 수 있게 얼기설기 집을 만들어 놓은 모습은 감탄입니다.

▲ 부엌문과 방문
ⓒ2004 정현순
부엌과 방을 이어주는 문과 작은 마루입니다. 그 나름대로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좋은 방법인 듯합니다. 부엌문을 열고 어머니가 "아무개"야 부르면 방에 앉아 있다 혹은 아랫목에 누워있다 벌떡 일어나 나올 수 있으니 말입니다.

▲ 툇마루
ⓒ2004 정현순
양지 바른 툇마루입니다. 커다란 기둥을 세울 필요도 없이 작은 공간을 알뜰하게 이용한 것 같습니다. 외출했다 돌아와서 방에 들어가기 전 툇마루에 앉아 보면 왠지 조금은 여유로움이 생길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 싸리대문
ⓒ2004 정현순
싸리문. 싸리나무를 엮어서 만든 소박한 대문입니다. 지금과 비교를 하면 조상님들의 넉넉함이 보입니다. 커다랗고 육중한 대문은 어쩐지 그 집에 들어서기가 망설여지지만 이런 대문은 편하게 이웃을 할 수 있어 정겹기만 합니다.

▲ 담장
ⓒ2004 정현순

담장. 초가로 엮어 만든 낮은 담장입니다. 이 시대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담장도 이렇듯 낮은 담장이지만 마음의 담도 이러했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풋풋한 고향 냄새가 나지요. 우리들 모두는 이렇듯 편안한 마음의 고향을 누구나 갖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런 마음의 고향은 바로 우리들의 어머니란 생각이 듭니다. 오늘 문득 어머니 생각이 더 많이 나는 날이기도 합니다.

따끈따끈한 아랫목이 생각나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우리가 이런 문화 속으로 되돌아 갈 수는 없겠지요. 요즘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힘든 때입니다. 마음이 더 추운 이 겨울, 마음이 더 허전한 이 계절, 서로에게 따뜻함이 전달되고 힘이 되는 그런 겨울이 되었으며 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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