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초,기술테크/Emotion Story

[스크랩] 당신이 없을 때, 남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9. 27. 07:20

당신은 모른다. 지금 그가 폭신한 사무실 의자 깊숙이 방귀 가스를 주입시키고 있다는 사실도, 화장실 거울 앞에서 올챙이배를 쏙 집어넣으며 흐뭇해한다는 사실도, 또 주말이면 애견 해피를 데리고 공원에 가는 진짜 이유도 당신은 모른다. 당신이 그의 눈앞에서 사라지는 순간, 바로 출동하는 남자들의 진짜 모습을 공개한다. 

 

볼 꼴, 못 볼 꼴 다 본 사이라고 자만하지 마라. 퇴근 후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심지어 같이 살다시피 하는 커플이라도 서로에게 공개하지 않는 절대 비밀이 있다. 당신이 인터넷 쇼핑몰 뒤지기를 웹서핑으로, 만화책 탐독을 독서로, 때 밀기를 버블 배스로 둔갑시키듯, 분명 그도 당신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 또 당신이 없는 사이, 당신의 발신전화 리스트와 가방 상표, 옷 사이즈를 체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럴 리 없다고? 당신은 모른다니까!

 

situation 1 집에 혼자만 있을 때

집에 혼자 있다고? 솔직히 말해서 그럴 때면 야동을 다운받아 본다. 여자친구 앞에서는 절대 안 보는 척하지만, 솔직히 안 보는 남자가 어디 있겠는가. 그렇다고 그런 것만 밝히는 게 아니라, 그냥 일종의 심심풀이 겸 즐기면서 본다. 여자들이 잡지책 보는 거랑 비슷한 의미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도 혹시나 여자친구가 놀러와 내 컴퓨터를 뒤지게 될 경우를 대비해 바로바로 휴지통에 버리고, 완전 범죄를 위해 미디어 플레이어의 재생리스트까지 완벽하게 삭제해둔다.

 

여자친구가 백화점에서 비싼 팩이나 화장품 사는 것을 보면 너 된장녀 아냐? 비싼 거 발라도 안 예뻐져~라고 구박하지만, 집에 오면 여동생이나 누나, 엄마가 하는 팩을 몰래 바르거나 붙이고 엄마의 아이크림으로 눈주름 관리까지 해준다. 엄마가 비싼 화장품이 줄었다고 하면, 딱 잡아떼며 모른 척하는 것은 기본이다.

 

여자친구랑 <환상의 커플>을 같이 보다, 마지막 회에서 여자친구가 울기에 이런 걸 보고 우냐며 비웃었는데, 최근 <거침없이 하이킥>을 혼자 보다, 서 선생과 이 선생이 헤어지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이 선생에게 감정이입이 돼서 조용히 혼자 울었다.

 

만약 남자친구가 집에서 무엇을 할까 궁금하다면, 그의 행동 중 당신이 싫어하는 모든 것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루 종일 게임만 하기, 양치질이나 샤워 안하고 빈둥거리며 스포츠 중계 보기, 담배 피우고 오렌지 주스 병 안에 꽁초 넣기, 널부러져 자기 등등이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집에 혼자 있을 때면 홈쇼핑 방송을 즐겨 본다. 주로 운동기구나 디지털 제품, 가전제품을 광고할 때 즐겨 보지만 나도 모르게 여자 옷을 판매할 때도 넋을 놓고 보기도 한다. 한번은 여자친구랑 같이 집에 들어가는데 경비아저씨가 우리 아파트에서 내게 택배가 제일 많이 온다고 잔소리를 해 어머니가 홈쇼핑을 즐기셔~라고 변명한 적이 있다.

 

막내아들인 나는 엄마와 누나 5명의 구박에 못 이겨, 집에서는 변기에 앉아서 오줌을 눈다.


situation 2 여자가 있는 모임에서

아무리 사귀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이성에게 잘 보이고 싶은 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밥값이나 술값을 모두 계산해버리거나 차비를 주곤 한다.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그냥 내 흥에 겨워 하는 행동이라 다음날이면 늘 후회하곤 하지만, 막상 그런 상황이 될 때마다 나는 과감히 지갑을 열게 된다.

 

좀 못된 짓이긴 하지만, 난 여자친구가 있냐는 질문을 받으면 은근슬쩍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만나는 사람이 있긴 있는데, 특별한 사람은 아니라는 식으로 말이다. 바람을 피우려고 한다기보다는, 아직 결혼을 한 것도 아니니까 나에게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을 만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뿐이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개방적인 마음을 갖을 생각이다. 다만 여자친구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는 그녀에게 충실한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

 

입사한 지 얼마 안되어서 그런지 관심을 보이는 여직원들이 많은 편이다. 여직원들이 내 주변으로 모여 이것저것 물어보면 무척 기분이 좋다. 그래서 여자친구에게는 미안하지만, 커플링은 회사 서랍에 넣어두고 데이트 있는 날만 낀다.

 

데이트가 없는 주말이나, 일찍 퇴근한 날 저녁에는 꼭 애완견 쭌이를 데리고 집 앞 공원으로 산책을 나간다. 쭌이 데리고 산책 간다고 하면, 여자친구로부터 오빠는 너무 자상한 것 같아~ 칭찬을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공원에 운동 나온 여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공원 근처 커피빈에 들러 야외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기도 한다. 무슨 종이에요? 이름은 뭐예요? 몇 살이에요? 라며 말을 걸어오는 여자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situation 3 여자친구가 자리를 비우고 그녀의 물건이 코앞에 놓여 있을 때

대학 시절 처음 사귄 여자친구와 여행을 갔는데, 여자친구가 샤워하러 간 사이 가방에 비쭉 나온 것이 있어 뭔가 하고 봤더니 광고에서만 봤던 생리대였다. 여자 형제가 없어서 실제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호기심이 발동, 광고처럼 흡수를 잘하나 실험해본 적이 있다. 생리 혈이 파란색인 줄로만 알았던 순진한 시절의 추억이다.

 

그녀가 노트북을 우리 집에 두고 간 적이 있었는데, 재미 삼아 구경할 겸 켜본 적이 있다. 그녀의 노트북에는 영화, 미국 드라마, 일하던 흔적 정도가 다였다. 다만 조금 웃겼던 건 20대 중반인 그녀의 노트북 배경화면이 동방신기 멤버였다는 사실이다. 나중에 그녀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가 훔쳐봤다고 잔뜩 욕을 듣긴 했지만 말이다.

 

친구들이 내 여자친구를 보고 성형 의혹을 제기했다. 친구들 앞에서는 예쁘니까 질투하냐라고 큰소리쳤지만, 왠지 찜찜하고 그녀의 과거가 궁금해졌다. 미니홈피를 찾아보니 홈피는 폐쇄되어 있고, 주민등록증을 몰래 찾아보니 주민등록증 역시 최근 재발급된 것이 아닌가. 의혹은 증폭되어 갔지만 차마 어렸을 때 사진을 보고 싶다는 말은 못하겠고, 이번 여름 휴가 때 해외여행 가자고 해서 여권사진이라도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항상 명품만 들고 다니던 여자를 잠깐 만난 적이 있다. 왠지 부담스럽기도 하고, 결혼해서도 저렇게 사치를 하면 어떻게 하나란 생각이 들어 고민을 하자, 친구가 짝퉁을 들고 다니는 여자도 많다며 확인해보라고 짝퉁 감별법을 알려주었다. 그래서 그녀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백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꼼꼼히 살펴본 적이 있다.

 

내 여자친구는 키가 작고 통통한 편이다. 그런데 여동생이 여자친구를 보더니 60kg이 넘을 것 같다는 것이 아닌가? 절대 그럴 리 없다고 우기자 동생이 내기를 하자고 했다. 어떻게 몸무게를 확인할까 고민하다 그녀가 집에 왔을 때, 벗어놓은 재킷 사이즈를 몰래 확인해보기로 했다. 동생 설명 왈, 160cm가 안되는 키에 66 사이즈를 입으면 분명 60kg이라고 했다. 그런데 옷 라벨에는 당당히 66도 아닌 77이란 숫자가 쓰여 있었다. 그 후로 나는 여동생 말이라면 무조건 믿기로 했다.

 

situation 4 사무실에서 일할 때

회사에서 조달해주는 물품 중 집에서 필요한 물건을 집어온다. 예를 들어 티백커피나 프린터 용지, 포스트잇, 종이컵, 테이프 등등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씩 필요할 때마다 집어오곤 한다. 솔직히 프린터 용지 같은 걸 내 돈 주고 사기는 아까운 게 사실이다. 잘하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사우나에서 수건이란 수건은 다 집어가는 여자들에 비하면 낫다고 생각한다.

 

직원들끼리 점심 내기를 놓고 짤짤이나 판치기, 팩차기 등을 하곤 한다. 하기도 쉽고 학창시절도 생각나 솔직히 무엇보다도 재미있다. 여직원들이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긴 하지만, 무료한 회사 생활에 그런 재미라도 있어야 하지 않은가. 그 외에도 축구를 하는 날이면 점수를 두고 저녁에 술까지 사는 큰 판 내기를 할 때도 있다.

 

새벽까지 술 마신 날은 정말 일하기가 곤욕스럽다. 참다 참다 도저히 힘들 땐 화장실에 가서 변기 뚜껑을 내리고 벽에 기대서 잔다. 솔직히 화장실 냄새 같은 건 피곤해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선 별 문제가 안된다. 단 몇 분이라도 자고 나오면 훨씬 개운하다.

 

나는 무좀이 심한 편이라 회사에서는 신발과 양말을 벗어두고 지압 슬리퍼를 신고 다닌다. 솔직히 보기 흉하긴 하지만 원체 땀이 많아서, 양말만 신고 있어도 땀이 차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물론 여자친구를 만날 땐 무좀이 심해지는 것쯤이야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

 

우리 회사는 6시 이후가 되어서야 서버 제한이 풀리기 때문에, 종종 회사 동료들과 일과 후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가 있다. 약속 시간까지 가볍게 하려던 계획이었지만 어느새 게임에 빠져 약속 시간을 놓치면, 여자친구에게 갑자기 야근을 하게 돼서 못 만날 것 같다고 뻥을 치고 게임을 계속한다.


situation 5 남자들끼리 뭉칠 때

남자들도 여자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 여자들이 모이면 패션이나 연예인, 남자친구 욕이나 자랑을 하듯이, 남자들도 게임이나 직장, 여자 이야기를 한다. 여자친구가 있는 애들은 자랑하거나 흉보고(코 골면서 잔다든가 하는 식), 없는 애들은 마음에 든 여자, 또는 주위에 있는 여자들(주로 예쁜 여자들) 이야기를 한다. 알고 보면 여자들 수다에 만만치 않은 게 남자들이다.

 

남자들끼리 나이트를 가면 거의 100% 부킹을 한다. 남자들끼리 나이트를 가는 목적 자체가 부킹이기 때문이다. 커플끼리도 아니고 남자들끼리 가서 춤을 출 수도 없고, 그 시끄러운 곳에서 술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지 않은가. 춤을 출 거면 클럽에 가면 되고, 술을 마신다면 당연히 조용하고 안주가 맛있는 곳이 좋기 때문이다. 다만 굳이 부킹으로 만난 여자와 잘해보려고 한다기보단 그냥 재미로 만나는 것뿐이다. 나이트에서 만난 여자랑 진지한 연애를 하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짓이니까.

 

술집에서 나올 때나 술자리를 옮길 때 ‘펀치’가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펀치를 하는데 특별한 요령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힘 자랑하는 유치한 짓이란 건 알고 있지만 지나갈 때마다 꼭 한 번씩 하게 된다. 특히 회사 사람들처럼 공식적인 관계가 아니라, 친구들과의 가벼운 모임일 경우엔 돌아가면서 하곤 한다. 점수에 따라 내기를 할 때도 있다.

출처 : 미소짓는 태양
글쓴이 : 미소짓는 태양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