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개월인 외손자 동연이는 엄마 화장대에 놓여있는 화장품을 만져보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동연아, 그거 만지지 마"라며 못하게 했고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으로 물건들을 옮겨 두었다.
엄마가 직장을 다녀 온 어느 날 마루가 미끄러워 동연이를 돌봐주는 분께 물어보니 비싼 화장품 하나를 거실 마루에 완전히 쏟아 놓았다는 것이다. 아이는 어른 몰래 온갖 수단을 써서 그걸 내려와 쏟은 것이다. 엄마는 아이를 붙들고 "엄마 정말 화났어. 너 왜 그랬어? 엄마가 하지 말라고 했잖아!"했더니 아이는 "궁금해서 그랬어"라고 답했다.
이런 경우 엄마의 반응은 대체로 두 가지일 것이다. "너 정말 몹쓸 애야. 궁금한 게 대수야. 그렇게 비싼 걸 쏟으면 어떻게 해"하며 야단을 치는 경우와 "궁금했어? 엄마가 미안해. 왜 안되는지 이야기는 해주지 않고 무조건 하지 말라고만 해서"라고 반응하는 경우다.
전자는 엄마의 우선순위에 '아까운 화장품과 돈'을 둔 것이고 후자는 '아이의 궁금증'에 초점을 맞추고 반응한 것이다. 비싼 화장품이 아깝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아이가 사고를 친 순간에 판단 기준을 결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다행히 동연이 엄마는 화장품을 포기하고 아이의 호기심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자 동연이는 즉시 "왜 안 되는데?"한다. "응, 화장품 값이 비싸서 돈이 많이 들거든. 화장품 사는 데 돈을 많이 쓰면 동연이가 필요한 것을 못 살 수도 있어서"라고 했더니, 갑자기 아이는 엄마의 목을 끌어 않고 뽀뽀하며 "미안해"했다.
만일 동연이 엄마가 화장품과 돈에만 초점을 맞추고 아이를 야단치거나 때렸다면 아이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화장품을 쏟아보니 하얀 풀 같은 것이 들어 있었고 재미도 없었다. "그런 별 볼일 없는 것을 엄마는 나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구나. 궁금해 하는 건 나쁜 거야. 가만히 있는 게 제일이야"하는 생각을 할 것이고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아기는 '호기심 천국'에서 '두려운 세상'으로 내려앉을 것이다.
아이의 마음에 왜곡 해석되어 쌓인 것들은 '배우지 않는 방법'을 배워 버리게 만들 수 있다. 심하면 '유사 자폐'에 걸릴 수도 있다. 출생부터 만 6세 미만의 영·유아들에게 학습지를 풀게 하거나 학원에서 영어를 배우게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바로 무형의 자신감, 도전하는 태도, 호기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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