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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제가 쓴 책입니다-"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1. 31. 15:49

제가 제 책을 소개하려니 민망합니다만,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한경BP)’라는 책을 오늘(9월 26일)출간했습니다. (제가 연구소 부소장으로 있습니다만, 제 개인자격으로 썼으니 이 책 내용을 연구소의 공식 입장으로 읽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연구소의 자료를 군데군데 인용하기는 했습니다만.^^) 아마 오늘 책이 나왔다고 하니 이번 주말부터 시중에 깔리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

 

아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2005년 ‘대한민국은 부동산공화국이다?’라는 책을 경실련 김헌동 공공감시단장과 공저한 바 있습니다. 당시 저는 그 책에서 부동산 거품의 문제점과 구조, 해결방안 등을 다루면서 거품경제를 해소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한국의 미래를 여는 길이라고 호소했습니다. 그 책은 상당수 언론의 호평을 받으며 숱한 관련 기획보도의 참고자료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책에서 제언한 내용이 장기전세주택 등 서울시 주택정책에도 일정 부분 반영되는 성과를 얻기도 했습니다.

 

저는 첫 책을 출간한 직후 2년간의 미국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공공정책을 공부하는 와중에도 미국과 한국의 부동산 상황을 항상 주시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마지막 학기를 보낸 2007년 상반기에는 미국의 주택 거품이 꺼지고 서브프라임 사태의 첫 징후들이 드러나는 상황을 목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같은 거품 붕괴가 한국에서도 머지 않은 시점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게 됐습니다. 2007년 여름 귀국 후 살펴본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도 부동산 거품 붕괴 이전에 나타나는 ‘부동산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깨닫게 됐습니다. 부동산 문제에 깊이 천착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거품 붕괴의 징후들이 곳곳에서 드러나 보였습니다.

 

이후 사태는 제가 분석하고 전망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거품 붕괴의 징후들이 드러나는 단계를 넘어 사실상 거품 붕괴의 초기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이런 가운데 많은 이들이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 강한 불안감을 갖고 있습니다. ‘부동산발 또는 가계부채발 한국 경제 위기’가 거론될 정도로 거품 붕괴의 아찔한 후유증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 전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거품의 붕괴 가능성과 메커니즘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책은 없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언론에서도 집값 하락 양상에 대한 현상 보도는 있었지만, 이 같은 현상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돼 번져나갈 것인지를 심층적으로 보여주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언론에서는 건설족들의 앞잡이 같은 ‘부동산 전문가’들을 동원해 일반인들의 판단을 오도하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변 지인들 가운데 제게 주택의 매수 또는 매도 여부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가 잦아졌습니다. 그때 저의 대답은 한결같았습니다. 요약하자면 “국내외 거시 경제의 구조와 흐름을 보고 판단컨대, 향후 1,2년 안에 주택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니 집을 사지 마라. 특히 빚을 지고는 절대 사지마라. 집을 사고 싶다면 향후 5년 안에 최소한 지금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다. 그때를 기다려라. 또 소득 대비 과다한 부채를 지고 집을 샀다면 가급적 정리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제가 개별 케이스에 대해 구체적인 상담을 한 것은 아니고, 전체적인 부동산 가격 지수의 추세를 전망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조언을 하다 보니 어느 때부터인가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이런 상황을 알려야 겠다’는 의무감 비슷한 것을 갖게 됐습니다. 지난해 늦가을 ‘은행을 떠나라’의 저자인 웰시안닷컴의 심대표(제 대학동기입니다)와 점심 식사를 하며 이런 제 생각을 전했다가 같이 책을 써보자는 결론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작업에 착수하는 것은 계속 미뤄졌습니다. 꾸준히 자료를 모으고 국내외 거시경제 흐름과 부동산 시장 동향을 주시했지만, 정작 원고에 손을 댄 것은 6월 이후부터입니다. 갈수록 부동산 거품 붕괴의 조짐들이 뚜렷해지고 있었고, 그만큼 선의의 피해자를 위한 경고의 시간도 줄고 있어 작업을 서둘게 된 것입니다. 또한 8월에 옮겨온 저희 연구소에서는 제가 이 책을 완성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배려해주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부끄럽지만 졸저를 세상에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책의 1장에서는 현재의 집값 버블이 왜 붕괴할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하고 2장에서는 이 같은 집값 버블이 언제, 얼마나, 어떤 형태로 무너질지 버블 붕괴 메커니즘에 대해 전망했습니다. 3장에서는 이러한 버블 붕괴 시대에 어떻게 피해를 최소화하며 부동산 시장에서 탈출할지에 대해 조언했습니다. 4장은 심대표가 썼는데, 부동산을 탈출한 사람들이 향후 자신의 가계재무구조를 어떻게 꾸려야 할지에 대한 여러 방안들을 소개했습니다.

 

제가 이 책에서 힘주어 강조하는 것은 이제 집값 거품은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정부의 여러 가지 집값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집값 거품 붕괴 압력을 견딜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저는 이 같은 집값 거품이 빠지면 단기적 하락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택 유효수요 연령층의 감소와 경제력 약화, 수도권 인구 유입 감소, 거품 붕괴 후의 경제 체력 약화 및 신용 수축, 서울과 수도권의 대규모 주택 공급으로 인한 주택 공급 과잉,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경제 활력의 약화 및 개발경제 시대의 종료 등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집값 침체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집값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폭락한 뒤 장기간 침체기를 갖는 L자형 장기 폭락이 될 것이라는 게 제 주장입니다.

 

집값 거품이 붕괴한 뒤 한국 경제는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맞게 될 것입니다. 그 고통이 최대한 줄기를 진심으로 원하지만 이미 어느 정도는 피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와버렸습니다. 2차 폭등기 이전인 2004년경이었다면 호미 정도로 막을 수 있었던 상황이 이제는 가래로도 막기 힘든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제가 단기적으로는 고통스럽더라도 거품이 더 커지기 전에 풍선의 바람을 빼듯 서서히 부동산 거품을 빼가야 한다고 그토록 부르짖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거품이 한국 경제의 온갖 문제를 초래하는 종양인 이상, 지금이라도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종양을 떼어낸 뒤 한국 경제의 체질을 확연히 바꾸는 작업일 것입니다. 콘크리트에 투자하는 경제가 아닌 사람에 투자하는 경제로 획기적인 체질 변화를 시도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만 거품 붕괴의 암흑기에 한국 경제의 새로운 미래를 기약할 새싹을 틔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책을 내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시기적으로 정부의 9.19대책이나 종부세 완화안의 영향, 미국발 금융공황 위기의 영향 등에 대해 다루지 못한 것입니다. 아쉬운 대로 여기에서 간단히 평하자면 먼저, 9.19대책은 만약 그대로 실행된다면 2010년대 이후 공급될 물량을 더욱 늘려 이미 냉각될 대로 냉각된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9월22일 발표된 정부의 종부세 무력화 방안은 해당 주택 소유자에게 조금 더 버틸 여력은 주겠지만, 집값 거품 붕괴를 막지는 못할 것입니다. 또한 미국발 금융공황 위기는 미국이 장기 불황은 몰라도 3~5년 정도의 중기불황을 겪을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해줬습니다. 이 같은 미국의 금융위기와 실물위기는 서로의 상황을 악화시키는 가운데 달러 유동성 유출 가속화로 인한 신용 경색과 금융권의 외화 차입 비용 증가로 인한 금리 인상, 대미 수출 감소로 인한 경기 둔화라는 형태로 한국의 부동산 거품 붕괴를 더욱 가속화할 것입니다. 이밖에도 다뤄야 될 소소한 내용들이 적지 않습니다. 부동산 시장 상황과 그것을 둘러싼 경제 및 정책 환경이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혹 앞으로 판을 개정할 기회가 있다면, 그때 미진한 부분은 보완토록 하겠습니다.

 

아마 저보다 훨씬 더 깊이 사안을 들여다보고 더 현명한 조언을 할 수 있는 분이 국내에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황이 갈수록 긴박해지는데 언제까지 그 분들의 작업을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런 연유로 제가 어설픈 경험과 일천한 지식을 엮어 이 책을 쓸 엄두를 내게 된 것입니다. 그나마 제가 이런 졸저라도 쓸 수 있었던 데는 크게 네 가지 자양분이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제가 지금 몸담고 있는 연구소의 김광수소장님입니다. 국내 최고의 거시경제 전문가인 김소장님께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거시경제의 구조와 흐름을 배웠습니다. 저와 첫 책을 공저했던 김헌동 단장님께는 주택 및 부동산 시장, 그리고 관련 건설업계의 생생한 실태를 배웠습니다. 또 시스템다이내믹스 등 미국 유학 시절 공부한 여러 분석 툴과 미국에서 지켜본 집값 거품 붕괴의 초기 과정이 이 책을 쓰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또 서울시에서 주택정책 결정 및 집행 과정과 실태 등을 생생하게 경험한 것도 이 책을 쓰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 같은 자양분이 녹아있는 이 책이 부족하나마 많은 독자들에게 널리 읽혀 향후 자신의 삶과 나라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이 같은 저의 마음을 이해하시고 이 책의 일독을 부탁드립니다. 포럼 회원분들의 건승을 기원하며 글을 맺을까 합니다.

 

 

2008년 9월 26일

 

회원 여러분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대인 올림

 

 

 

 

출처 :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글쓴이 : 케네디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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