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이도종(掩耳盜鐘)' 의 참뜻을 배워라
기사입력 2011-12-28 10:09
의약품 불법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의약계 공동 자정결의에 맏형격인 의사협회가 불참했다.쌍벌제 시행으로 의사들이 집단으로 범죄인취급을 받고 있다는 불만이 불참의 한 이유인 듯 하다. 의협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도 이같은 불만은 여지없이 드러났다. 이쯤에서 의사들은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엄이도종(掩耳盜鐘)'을 뽑았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엄이도종'은 직역하면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뜻이고 의역하면 '나쁜 일을 하고서도 남의 비난이 듣기 싫어 자기 귀를 막어 보지만 그래도 소용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엄이도종, 이말은 곧 떳떳하지 못한 짓을 했음을 자기도 알고 다른 사람들도 다 아는데 짐짓 떳떳한 척하거나 모르는 체하는 행동거지를 빗댄 말로 의협의 형태에 참으로 꼭 들어맞는다.
엄이도종(掩耳盜鐘)'은 '소통 부재'와 '염치 상실'의 뜻을 내포한 말이기도 하다. 소통부재로 이명박정부는 국민들로부터 ‘불통정권’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염치는 또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고의적인 잘못이든 어쩌다 저지른 실수이든간에 그 잘못을 스스로 깨닫지 못하거나 스스로가 옳다고 우기기만 하는 태도를 두고 '염치가 없다'고 말한다. 이를 후안무치(厚顔無恥)라고 쓰기도 한다.
올해 약업계 주변에서는 소통부재와 염치상실의 사례가 한둘이 아니었다. 반값 약가인하를 들고나와 업계를 압박하면서도 제약산업 육성이라는 빛좋은 개살구를 들어댄 복지부,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쌍벌제에 대해 거의 막무가내식으로 저항한 의료계, 국민건강권 확보를 위해 슈퍼판매는 절대 있을수 없다고 강변하면서도 복약지도와 상담에는 별무관심이던 일부약국과 약사 등등.
제약업계는 현재 대폭적인 약가인하, 간단없이 이어지는 리베이트조사, FTA비준이후 예상되는 허가-특허연계 등 동시다발적 악재에 직면하고 있다. 신년을 코앞에 둔 현재까지도 새해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할 지경이란다. 약업계는 지난 과거를 되돌이켜 엄이도종의 전철을 뒤밟지 말아야 한다. 리베이트, 복제약카피, 가격경쟁 등 글로벌스탠다드와는 한참 거리가 있는 과거행적을 깨끗이 인정하고 툴툴 털어내는 자기반성과 개혁만이 흑룡이 일으키는 큰 회오리를 극복할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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