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일수록 ‘홀아비’ 공간, 큰나무 높이가 ‘생기’ 한계
사람이 밤에 편안하게 잠을 자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비바람을 막아주는 아늑한 집이 필요하다. 인간의 조상들이 오래전부터 잠자온 공간은 땅 속인데, 땅은 어머니의 품과 같은 따뜻하고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했다.
오늘날 도시의 제한된 땅과 높은 인구밀도는 고층의 아파트를 만들어냈다. 그러다보니 사람의 잠자리가 땅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하늘높이 올라가고 있다.
현대인들이 저층보다 고층의 아파트를 선호하는 데는 전망이 좋고 소음이 적으며, 모기나 쥐가 없고, 채광이 좋다는 등 몇가지 근거가 있다. 그러나 풍수이론으로 보면 고층아파트는 결코 사람에게 편안한 잠자리 공간이 아니다.
사람은 양에 해당하는 하늘의 기운과 음에 해당하는 땅의 기운을 동시에 받고 살아간다. 그런데 지표면에서 떨어진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땅의 기운은 적어지는 대신 하늘의 기운이 강해진다. 이에따라 양의 기운만 받는 고층아파트는 어머니의 기운이 부족한 홀아비의 공간이며 사람의 잠자리로는 명당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지표면에서 가장 높이 살아있는 생명체는 나무이며, 나무보다 높은 곳은 생명체의 거주지로 적당하지 않다. 나무의 높이는 수종이나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15m 정도로 본다. 이를 아파트에 적용하면 아파트 한층의 높이는 2.6~2.7m이므로 5층 정도를 나무높이로 볼 수 있다. 즉 아파트는 5층까지가 땅의 기운을 받는 생기있는 공간이며, 그 이상은 생기가 없는 공간이 된다. 이 때문에 고층아파트에서는 화단을 가꾸어도 나무와 화초가 잘 자라지 않는다. 하늘높이 날아다니는 새들이 물가나 나무위에서 잠을 자는 것도 잠자리는 낮은 곳이 좋다는 사실을 나타내준다.
또 고층일수록 바람이 많이 불고 공기압력이 낮아져 저기압을 이루게 되는데, 이런 곳에서 장기간 생활하면 인체의 신진대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저기압 날씨에 신경통이나 관절염을 앓는 사람이 많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렇게 본다면 아파트의 명당은 5층 이하이며, 역설적으로 요즘 사람들이 꺼려해 집값도 싼 1층이 명당에 가장 가깝다. 다만 사무실의 경우는 낮에만 생활하고 잠을 자는 공간은 아니므로 고층이라도 무방하다 할 것이다.
박시익/건축사·영남대겸임교수
출처 : 부동산경매 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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