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발각돼 순교 한서 기독교인 102명
지난 2005년 남포 지역에서… 라디오 통해 예수 영접
▲몇 년 전 공개돼 충격을 준 북한의 공개처형 동영상. 발각된 102인 중 40인이 이같은 처형을 당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북한 남포 지역에서 지난 2005년 102명의 기독교인이 순교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북한 최대의 기독교인 박해 사건이며, 믿을만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래한국신문이 보도했다. 더욱이 이 102명의 북한 사람들은 서울에서 송출되는 극동방송(AM 1188Khz, 1566Khz)만을 듣고 예수를 믿게 된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이 더해지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10일 미래한국신문 김창범 편집위원을 만난 북한 안전부 출신의 한 탈북자에 의해 알려지게 됐는데, 그는 기밀문건으로 분류된 이 사건 보고서를 직접 열람한 적이 있으며, 상부에 업무보고차 출장 왔던 남포 출신 한 보안서 요원으로부터 이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편집위원은 미래한국신문에 이 사건을 보도한 데 이어 한국교회에 이 사실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이메일을 통해 본지에 이 사건을 알려왔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을 중심으로 생겨난 지하교회에 출석하고 있던 한 대학생이 성경에 대해 말하는 것을 우연히 엿듣게 된 남포시 보안서 소속 한 안전소조원이 이를 고발했고, 이 사건은 북한 최고 권력자인 김정일에게까지 보고됐다. 이후 북한은 정치책임자까지 파견해 1년간 비밀수사를 벌였고, 전모를 밝혀내 결국 관련자 102명이 모두 체포됐다.
체포된 102명 중 40명은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를 숨긴 채 남조선 녹화물을 불법 시청했다는 죄목으로 비공개 총살형에 처해졌으며, 나머지 62명은 정치범수용소인 요덕 15관리소로 보내져 현재는 생사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람’ 통해 1백명까지 복음 전파돼
이들의 신앙생활은 지난 2003년 남포시 주민인 50대 한 남성에 의해 시작됐다. 김씨 성을 가진 것으로만 알려진 이 남성은 우연히 극동방송 설교를 듣게 됐고, 마음에 궁금증을 갖기 시작했다. 처음 들어보는 내용들이라 호기심을 갖고 경청하던 그는 점차 믿음을 갖게 됐고, 넉 달간 청취한 방송내용을 빠짐없이 기록하기 시작했다. 무려 7백 쪽에 이르는 양이었다.
그는 이후 성경을 구해 기록한 내용과 비교하며 5개월간 연구한 끝에 성경 대부분을 이해하게 됐고, 깊은 영적인 기쁨을 느꼈다고 한다. 성령의 감동으로 예수의 은혜를 느낀 그는 믿음의 확신을 갖고 아내와 두 아들, 가까운 친척과 친구, 이웃들에게도 성경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까지 그는 ‘성경’이나 ‘예수 그리스도’라는 직접적인 말을 아끼면서 성경의 내용을 전했고, 그들에게 ‘우리 앞길을 밝혀주는 이와 같은 진리가 있느냐’고 물으면 모두가 그것이 복음인 줄도 모른 상태에서도 이와 같은 진리는 처음이라고 놀라워했다고 한다. 부담없는 접근을 통해 복음에 감동한 사람들이 늘어났고, 그들이 다시 그 감동을 전하면서 몇달 새 기독교인은 무려 50명을 넘어섰다.
이 무렵 그는 이 내용이 성경에 써 있음을 실토했다. 그러나 이미 깊은 은혜를 체험한 그들은 공개 총살형이라는 위협 속에서도 신앙을 떠나지 않고 사도행전 속 초대교회 사람들처럼 서로 돕고 의지하며 서로 나누는 믿음의 공동체를 이루며 살았다.
이후 그는 방송 청취시설을 대담하게 설치해 ‘성도들‘과 함께 극동방송을 청취했고, 이 파급효과는 지하교인을 1백 명으로 늘렸다. 한 사람으로 시작된 복음의 씨앗이 성경말씀 그대로 1백 배가 된 것이다.
사건 이후 성경의 부패성 알리는 강연 강화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이 소유하다 북한 당국에 발각돼 불타버린 성경책. 김정일 정권의 악착같은 탄압에도 성령의 역사는 북한에서 계속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이들은 체포된 이후 모두 남포보안서 구류장에 구금됐다. 그러나 보안서 사람들은 이들의 두려움 없는 믿음에 오히려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다. 이들은 정오만 되면 울리는 고동 소리에 일제히 일어나 큰 소리로 주기도문을 암송했는데, 기도가 시작되면 보안요원들이 소총 개머리판으로 피투성이가 되도록 때렸지만 기도를 막을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 사건 이후 김정일 정권은 성경의 부패성과 반동성을 전하는 데 열을 올렸고, 성경의 위험을 알리는 각종 강연행사를 강화시켰다고 보안서 요원 출신 탈북자는 밝혔다. 북한은 성경에 의한 피해사례로 한 가족의 죽음을 드는데, ‘당신네 가족이 잘 살기 위해 온 가족이 폭포에서 뛰어내려라. 그러면 하나님이 받아주시기 때문에 죽지 않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는 말에 6명의 가족이 뛰어내렸는데 셋째 아들은 이를 거부해 살아났다’는 등 성경을 퇴폐적인 책으로 선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 사람들에게 성경이 급속히 퍼져 나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중국을 통해 반입된 성경들이 해산과 청진, 회령, 무산 등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북한에 성경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모퉁이돌선교회 한 관계자는 “북경올림픽을 앞두고 성경 반입은 더 어려워졌지만, 성경을 보내달라는 요구는 더욱 늘고 있다”고 밝혔다. 발전한 나라일수록 성경에 대해 많이 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성경과 기독교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보도한 김창범 편집위원은 “이 사건은 북한에서 복음이 전도자 없이도 전해질 수 있음을 보여줄 뿐 아니라, 외부와 단절된 북한 사람들에게는 성경말씀이 마치 폭탄과 같은 위력을 지녔음을 보여준 실제적인 증거”라며 “처형된 이들 102인의 북한 기독교인들은 신앙의 자유를 탄압한 김정일 정권에 의해 희생된 남포지역 북한기독교순교자들로 한국교회사에 기록돼야 하고, 뜻있는 한국교회들이 나서서 그들의 불굴의 신앙과 순교를 기리는 별도의 추모행사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이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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