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테크/역사이야기

[스크랩] 올림픽이 생긴 이유는......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8. 3. 22:34

올림픽 왜 생겼나

전쟁이 지겹다` 올림픽으로 `평화협정`
신의 지혜 빌려 도시국가 간 `신성불가침` 약속
인간의 폭력성, 정정당당한 승부로 승화시켜
영화 덕인지 요즘 트로이 전쟁이 화제다(영화엔 오류가 많다. 트로이 전쟁에 대한 오해가 걱정스럽다). 그 당시의 얘기인데, 기원전 1250년께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동부 지중해의 패권을 쥐게 된 그리스인들에게 뜻하지 않은 불행이 닥쳤다.

'해양민족'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출몰하여 동부 지중해의 도시들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이런 혼란 속에서 통상로가 무너졌고 국제 무역은 위기에 빠졌다.

레슬링을 연습하는 아테네의 젊은이들.

‘신성평화협정’?의 청동원판을 모셨던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 뒷쪽 숲이 크로노스 언덕이다.

청동기 제작에 꼭 필요한 주석의 공급이 끊어지면서 찬란하던 청동기 문명이 속절없이 무너졌다. 때맞춰 북쪽에서 철기로 무장한 야만스러운 도리아족이 남하하자 문명과 질서는 사라지고 문자마저 잊혀졌다. '그리스의 중세'라는 어두운 시대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문명의 구심점이 사라지자 각 지방의 도시국가들은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무한 전쟁의 상태로 들어갔다. 그 누구도 전쟁에서 패배할 경우 모든 것을 잃고 노예로 전락해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질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이제 그리스 땅에 사는 사람들은 평화란 꿈조차 꿀 수 없게 되었고 전쟁과 약탈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런 상태가 300년 동안 계속되었다. 기원전 884년 도시국가 엘리스의 왕 이피토스는 끊임없는 내전에서 잠시라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고 성소(聖所) 델포이에 신탁(神託)을 구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나라의 중대사를 결정할 때면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에 가서 신의 뜻을 묻곤 했다.

대답은 "이피토스 왕과 엘리스 시민들은 (신들의) 올림픽 경기를 (인간 세계에서) 부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신화엔 신과 영웅들의 올림픽에 관한 얘기가 전해오고 있었다. 이 신탁에 따라 이피토스 왕은 같은 해에 스파르타의 현자인 뤼쿠르고스, 이웃 도시국가의 왕 클레스테니스와 신성평화협정을 맺었다. 그리고 이 협정이 새겨진 청동 원판을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 안에 정중하게 모셨다.


▶ 새로 단장한 올림피아 박물관에 들어서면 이 거대한 작품이 관람객을 맞는다. 파괴된 올림피아 제우스 신전의 지붕 서쪽 박공에 있던 조각들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라피타이족과 켄타우로스 사이의 전투를 재현하고 있다. 중앙은 아폴론 신이다. [올림피아=안성식 기자]

이 협정은 엘리스와 올림픽이 열리는 올림피아는 신성불가침한 땅으로 어느 누구도 무장한 채 들어올 수 없으며, 올림픽 기간에는 전쟁 행위를 하거나 사형 집행.고문 같은 폭력을 휘두를 수 없음을 명백히 했다.
또 각 국가는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여행 하는 모든 사람을 보호하고 편의를 봐 주어야 했다. 평화협정 기간은 처음에는 한달이었으나 곧 먼 곳의 선수들과 관람객의 귀향까지 생각하여 석달까지로 연장되었다.
어떤 나라든 이 협정을 위반하면 무거운 벌금과 함께 그 도시 시민들은 올림픽 경기 참가는 물론 관람도 금지되었다. 만약 어떤 국가가 벌금을 물지 않으면 델포이는 그 국가에 대해 신탁을 거절했다. 이는 중세 유럽의 파문만큼이나 무거운 처벌이었다.

기원전 420년 스파르타는 올림픽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도시국가 레프레오를 점령했다. 이에 엘리스의 올림픽위원회는 스파르타에 양 20만마리의 값에 해당하는 2000므나의 벌금을 물리고 모든 스파르타인의 올림픽 참가를 금지했다. 스파르타는 곧바로 점령군을 철수하고 1000므나를 물은 뒤 올림픽 참가권을 회복했다.
또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용병이 아테네 선수단을 약탈한 사건이 일어나자 대왕이 직접 나서서 모든 것을 변상했다. 이와 같이 스파르타.마케도니아 같은 강대국도 올림픽 평화협정 앞에서는 아무런 힘도 쓰지 못했다.
그리스인들은 육체적 단련과 정정당당한 겨루기를 통해 인간 내부에 숨어 있는 폭력적인 힘을 정화하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스포츠는 국가 간의 인종적.정치적.문화적 난제들을 이겨내는 데 가장 훌륭한 방법이다.
그러기에 스포츠는 민족 사이의 상호이해를 촉진하는 도구이자 인간 내부, 특히 젊은이의 내부에 숨어 있는 폭력성을 순화하는 교육적 방법이다.
젊은이는 스포츠를 통해 자기 절제를 배우고 남에 대한 존중과 관용을 익힐 수 있다. 피부색도 다르고 문화와 국민성도 다른 젊은이들이 한 운동장에서 기량을 다해 마음껏 달릴 때, 그들에게 증오나 분노, 상대에 대한 경멸 같은 공격적 감정은 생겨나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승패가 자신과의 싸움에 달려 있음을 깨닫게 된다.

자신이 최선을 다할 때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것 자체가 가장 값진 성과이자 최고의 만족이기 때문이다. 참여하는 것이 이기는 것보다 중요하고, 자신을 극복하는 일이 남을 때려눕히는 것보다 값진 것을 깨닫는 순간 그의 인격은 한층 더 높은 단계에 이른다.
이런 정정당당한 승부를 통해 자신 안에 숨어 있는 무한한 힘을 발견하고 그 힘으로 자신의 의지에 따라 근육 하나하나를 움직이는 법을 배울 때 인간은 자신과 화해하고 평화를 느낀다. 이것이 스포츠가 갖는 교육적 효과다. 이런 점에서 스포츠는 온갖 차별과 폭력에 맞서 싸우는 훌륭한 무기다.
스포츠의 이런 기능을 잘 알았던 그리스인들은 올림픽이란 스포츠 제전을 만들어 평화를 보장하는 장치로 삼았다. 약 1200년간 계속된 고대 올림픽의 평화는 한두번의 예외가 있었지만 잘 지켜졌다.
하지만 현대 올림픽은 폭력과 테러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이번 아테네 올림픽은 어느 때보다 테러의 위협에 떨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테러 방지 비용으로 약 1조6000억원을 책정했다고 한다.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을 열면서도 극에 달한 공포 속에 떨고 있는 오늘의 인간 군상. 올림픽을 창시한 신들은 이들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올림피아=글 유재원 (외국어대) 교수
사진 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크로노스 언덕] 제우스 등 '신들의 올림픽' 신화 속에서 열렸던 장소

크로노스 언덕은 올림피아의 이정표다. 스타디움 바로 북쪽에 자리 잡은 동산으로, 올리브나 포도가 자라는 주변 산이나 언덕들과 달리 소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어 고대부터 먼 곳에서도 쉽게 눈에 띄었다.
그리스 신화는 바로 이 언덕에서 제우스가 자신의 아버지인 크로노스와 레슬링을 해 이긴 것을 기념하여 최초로 이곳에서 신들의 올림픽을 창설했다고 전한다.
이 최초의 올림픽에서 태양의 신 아폴론은 권투에서 전쟁과 폭력의 신 아레스를 꺾고 우승했고 헤르메스는 전령의 신답게 달리기에서 우승했다고 전해진다.

또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는 트로이 전쟁의 최고 영웅 아킬레우스가 친구 파트로클로스의 장례를 치른 뒤 운동 경기를 여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은 올림픽의 기원이 소아시아의 장례 풍속에서 유래되었다는 또 다른 설을 뒷받침한다. 올림픽 전차 경기의 창시자로 알려진 피사의 왕 펠롭스는 바로 소아시아 출신이다.
이처럼 고대 그리스인들은 자신들의 모든 행위는 태초에 신들이나 영웅들이 행한 본보기를 다시 살리는 것이라고 믿었다.

출처 : Joyful의 뜰
글쓴이 : Joyfu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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