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물들이 어떤 초자연적인 힘의 개입이 없이도 과연 저절로 생겨날 수 있었을까? 생물이 지구상에 우연 발생할 확률이 매우 적다는 것은 진화론자들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다면, 그것이 아무리 적은 확률이라고 할지라도, 혹시 전에는 불가능했던 일이 이제는 가능한 일로 바뀌지는 않을까?
진화론자인 George Wald는, 바로 이 오랜 시간이야말로 생명의 우연 발생을 가능케 하는 진짜 주역으로서, 진화의 기적을 일으키게 한다고 말하였다. 결국, 진화론자들에게 있어서 오랜 시간은 기적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창조론자들이 믿는 하나님의 역할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셈이다.
그런데 과연, 오랜 시간이 주어지면 불가능한 일이 가능한 일로 바뀔 수 있는 것일까? 확률적으로 볼 때, 시행을 많이 하면 할수록 어떤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가령,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한번 나오면 상금을 주는 놀이가 있을 때, 오직 한 번 던져 보는 경우와 100번을 던져 보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면, 누구나 당연히 100번을 던지는 방법을 택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것이 동전의 앞면이 나오는 경우가 아니고 생물이 우연 발생할 수 있느냐는 경우가 되면 문제는 크게 달라진다. 앞 장에서도 자세히 다루었던 것 처럼, 어떤 생물체가 L 형태의 아미노산 400개로 이루어진 단백질 124개를 그 몸에 갖고 있다면, 이 생물의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이 우연히 발생할 확률은 1/1078,616으로 계산되어진다. 이같은 확률을 갖는 사건이 한 번 발생하기 위해서는 동전을 100번 던지는 정도가 아니라 그야말로 천문학적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얼마나 엄청난 시간이 요구되는지 그것은 진화론자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시간이다. 그래서, 유명한 진화론자인 Oparin 조차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생명 물질인 단백질이나 DNA가 우연 발생할 수 있다는 진화론자들의 주장은 심각한 계산을 하였을 때, 설득력 있는 뒷받침이 나오지 않는다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간다고 할지라도 될 수 있는게 있고, 될 수 없는게 있다. 가령, 돌이 황금으로, 혹은 모래가 컴퓨터 칩으로 바뀌는 일 따위는 아무리 무한정의 시간을 제공한다 할지라도 불가능하지 않겠는가? 앞서 이야기한 단백질의 합성도 그와 비슷하다. 즉, 아미노산은 효소의 도움이 없이는 과량의 물 속에서 단백질을 합성하는 중합 반응을 일으키기가 열역학적으로 불가능하다. 오히려 오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더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아미노산은 이를 구성하는 원자들로 분해되어져 가는 게 자연의 법칙인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난다고 할지라도, 지구의 바다 속에서 단백질이 우연히 생겨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그야말로 개구리가 어느 날 마술이 풀려 왕자님으로 변하는 것과 같은 식의 동화 이야기를 믿는 것보다도 더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결국, 중요한 것은 오랜 시간이 아니라 선재된 지식이다. 우리가 공장에서 우리들의 지식을 통하여 각종 문명의 이기들을 계획적으로 만들어 내듯이, 우리의 생명도 지식을 갖춘 어떤 초자연주의적인 존재에 의하여 만들어져있다고 믿는 것이, 단지 오랜 시간동안 우연히 희미한 확률의 연속으로 생물이 생겨났다고 믿는 것보다 더 합리적인 과학적 결론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