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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화양연화 花樣年華 / In the mood for love (2000)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8. 9. 21:36

 

화양연화 花樣年華 / In the mood for love (2000)
2000.10.21 개봉 / 15세 이상 / 97분 / 드라마,멜로 / 프랑스,홍콩
감독 왕 가위
출연 양 조위(차우), 장 만옥(리첸) 
 

내가 무지하게 좋아하는 특정 영화나 음악을 가만히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슬픈쪽이 많다.

해피엔딩이거나 기분이 업되는 그런 류도 좋아라 하지만

두고두고 기억하는 것 혹은 폐부를 찌르는 절절함 이런 느낌을 주로 간직하고 싶어해서인지

영화든 노래든 슬픈쪽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혹자는 그러더라.. 슬픈 노래 들으면 자꾸 슬픈 일만 생긴다고..

하지만 어쩌랴.. 생겨먹은게 그런것을..

깔깔거리며 웃을 때보다는 펑펑 울어제끼는 것이 내 카타르시스 충족에 훨씬 도움이 되는 것을..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

무지하게 좋아한다는 사람과 지루하고 재미없어서 못보겠다는 사람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영화다.

나는 어떠냐고..? 이거 쓰고있는 것 보면 뭐 말안해도 당근이쥐~~

 

차우와 리첸의 사랑은 금기의 사랑이었다.

비록 그들의 배우자가 이미 서로 불륜에 빠져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그것이 그들에게도 면죄부를 씌워주진 않았다.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그들에게 손가락질 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다가서기 보다는 그저 벽을 사이에 두고 외로와했고, 주저했으며

또한 아파했다..

 

 

남녀의 사랑이란 것이 도덕이나 제도 혹은 의무만으로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차우는 빗속에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고

리첸은 싱가폴로 떠난다는 그의 목소리를 그저 들을 뿐이다..

 

어느정도의 시간이 흐른후, 그녀는 그들의 추억이 서린 옛집을 돌아보는 것으로

그는 앙코르와트 어느 벽에 그들의 이야기를 숨겨놓는 것으로 그들의 사랑을 마감한다.

정말.. 그들에겐 그것이 최선이었을까?

 

 

제목 '화양연화'는 '여자의 가장 아름다운 한때, 혹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이란다.

상대가 누구이든, 사랑을 하고 있는 그 순간이 정말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지 않을까?

 

왕가위 감독 작품답게 영화는 화면이 색다르다.

전반적으로 붉은 기가 감도는 가운데, 홍콩 특유의 좁은 공간을 두 남녀가 차마 얘기하지 못한

비밀스런 감정을 품고서 닿을듯 말듯 지나치는 장면을 보면 감정의 애닮픔이 느껴진다.

 

 

그리고 영화에 흐르는 음악들도 예술이다.

하긴 열혈남아나 중경삼림, 해피투게더 등 그의 영화를 보면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그 음악들이 주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데, 여기에서도 음악은 중요하다.

그와 그녀의 감정들이 우아하고 나른한 음악들과 함께 관객들에게 서서히 전달되는 것이다.

특히 Nat king cole의 Quizas, Quizas, Quizas나 지금 배경으로 깔린 Yumeji's theme 등은  

허무적인 색채와 함께 그들의 이별의 예감을 더욱 강하게 전해준다.

 

아마 좀 더 나이가 먹어서 다시 본다면 또 다른 느낌이 들 것같다는 예감.

 

양조위의 눈빛.

 

정말 예술이다. 사랑을 차마 잡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고 그저 그녀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그 슬픈 눈빛에 나 역시 슬퍼졌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가 앙코르와트의 벽에 섰을때

맘속으로 부아가 치밀었지만, 또한 슬픈 연민이 느껴지고.. 나도 꼭 거기에 가리라 싶었다..

이 작품으로 깐느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다.

 

장만옥의 눈물.

 

많은 이들이 그들이 이별연습을 하던 장면을 꼽는다.

어쩔 수 없이 사랑에 빠져버린 그들 그러나 이별을 해야 하는 그들을 보며 같이 아팠다.

그리고 매번 등장하는 장만옥의 화려한 치파오와 들고다니는 국수통.

(보고있으면 국수가 먹고 싶어진다..^^;)

그녀의 외로움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그 사랑은 그렇게 화석처럼 묻혀져야만 했을까? 그래야 아름다운 것으로 남았을까?

 

onething.

dvd를 보면 삭제된 장면이 추가로 붙어있다.

 

1. 나중에 영화로 나온 2046호에 대한 이야기

그와 그녀의 베드신이 등장한다. 사실 먹을만큼 먹고 알만큼 아는 남녀의 사랑이야기에

적극적 스킨쉽이 빠진다는건 어불성설. 하지만 초반에 이 장면을 촬영하고 난 뒤 감독의 생각은

바뀌었고 나 또한 빠진게 천만다행이었다는 생각.

 

2. 차우가 싱가포르로 혼자 떠난 후 리첸도 결국 싱가포르로 그를 만나러 간다.

비록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의 흔적만 느끼고 떠나는 그녀.

그녀가 찾아왔다는 걸 그가 알았다면 이야기는 어찌 되었을까?

 

3. 세월이 흐른 70년대.

차우는 싱가포르에서 사귄 여자와 함께 홍콩으로 돌아오나 그의 마음이 다른 여자에게 있음을 아는

그녀는 리첸의 아파트까지 같이 찾아온다.

남편, 아이와 함께 이민갈 준비를 하고 있는 리첸.

그들의 찰나적 재회가 이루어진다.

 

4. 앙코르와트에서의 비밀스런 재회.

앙코르와트에서 그들이 우연히 만난다. 마치 아무일도 없는 듯 돌아서는 그녀에게 차우가 묻는다.

"내게 전화를 했던가요?" "기억이 안나는데요.."

그들은 돌아서 각자의 방향으로 가고 차우는 벽에 그들의 기억을 묻는다..

 

 

이 장면들이 다 들어갔다면 아마 영화의 전반적인 느낌과 흐름이 바뀌었을게다.

지금버전의 선택이 훨씬 훌륭했다는.

[펌]

출처 : Joyful의 뜰
글쓴이 : Joyfu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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