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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맥주 브랜드 이야기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8. 10. 15:58


소주는 진지함, 맥주는 즐거움이라고 했던가?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경기가 좋을 때는 맥주, 경기가 나쁠 때는 소주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동원증권이 1995년부터 2004년까지 주류의 분기별 출하량과 경제성장률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맥주는 70%의 상관관계로 경제성장률이 높을수록 잘 팔린 데 반해, 소주는 경제성장률과 별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맥주 소비량은 경기에 민감한 반면 소주는 경기와 무관한 것이다. 이렇게 경기와 사회적 분위기에 민감한 맥주는 소비자에게 꾸준히 선택받기 위해 소주보다 디자인과 마케팅에 더욱 투자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보다 맥주 브랜드 수가 더욱 많은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이미 그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경쟁은 그 오랜 역사와 더불어 맥주를 ‘뛰어난 미적 가치를 지닌 음료’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또한 맥주의 맛과 디자인은 문화 수준의 가치 척도가 되기도 한다. 에디터/ 나효은, 사진/ 김덕창, 자료협조/ (주)인토외식산업 와바사업부
 
 

맥주는 세계적 음료로 모든 대륙에서 볼 수 있지만, 유럽의 맥주는 그 질과 다양성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유럽에서도 특히 맥주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독일의 맥주 생산 회사는 총 1천2백74개(2004년 맥주 협회 통계자료)이며, 일본과 달리 맥주 소비의 약 80%가 병맥주이다. 1천2백 개가 넘는 브랜드 수가 말해주듯이 맥주 회사들 간의 아이덴티티 전략과 광고 전쟁은 그야말로 치열하다.


1 세련되고 깔끔한 디자인으로 프리미엄 맥주의 이미지를 나타낸 프류. 2, 3 프류와 함께 쾰쉬에서 출시되는 비트부르거와 가펠. 4 프류의 광고로 “쾰른 사람은 젖병을 빨아야 한다”는 카피에 젖 먹듯이 자주, 그리고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맥주를 마셔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5 프류의 대용량 패키지로 컬러를 통해 프류만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냈다.

프류, 프리미엄 맥주다운 디자인 www.frueh.de
쾰쉬라는 브랜드의 맥주는 독일 중서부 도시 쾰른(Cologne)에서 유래되었다. 올해로 1백 년이 막 넘은 맥주 회사 쾰쉬의 대표적 브랜드의 하나인 프류는 오랜 전통의 가치를 살리면서도 세련되고 깔끔한 제품 아이덴티티의 대표적인 맥주이다. 프류의 로고는 쾰른 카니발의 상징인 3개 왕관을 모티브로 하며 로고를 둘러싸고 있는 금색과 은색 아웃라인은 프리미엄 맥주의 성격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쾰쉬는 사용하는 잔의 모양도 특이한데, 200ml들이 유리잔으로 키가 크며 홀쭉하다. 이 잔은 무엇인가 가볍고 식욕을 돋우는 느낌까지 제공한다. 프류는 광고에서 생생한 레드 컬러를 메인으로 사용하며 쾰쉬 맥주잔을 응용한 그래픽을 선보이는데, 0.2리터만 내 맘대로 가질 수 있다면이라는 카피로 프류만의 잔을 나타내고 있다. 프류 광고는 화이트 컬러로 처리된 짧은 카피로도 유명한데, 기대감 및 호기심을 유발하여 길 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들인다. 프류의 대형 거리 광고 및 영화관 광고와 마케팅을 담당하는 광고 에이전트 프뢸링은 프류의 아이덴티티 작업에서 소비자들의 기대치에 상응하는 카피 및 비주얼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구현하는 데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한다. 프류는 항상 절제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시니컬하고 유머러스한 광고로 천 가지 단어보다 더 확실한 이 한 모금, 지금 손에 쥐고 계시군요 등 풍자적 표현이 특징이다. 즉 일방적으로 회사나 제품에 대한 소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직접 대화를 함으로써 풀어나가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수입 맥주 전문점이나 유럽의 맥주 제조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마이크로 펍 등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접할 수 있다지만, 국내 맥주 시장은 단연 하이트와 OB가 이끌고 있다. 1990년대 하이트, OB, 카스의 맥주 삼국시대를 지나 2001년 OB맥주가 카스를 인수하면서, OB는 27%대의 시장점유율을 40%대로 올렸다. 그러나 1996년 맥주 시장의 1위 자리를 하이트에게 내준 이후 대역전극을 벌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1, 4~7 지난 6월 리뉴얼된 카스의 패키지로 역동적인 느낌을 부각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 2 1994년 론칭 때부터 10년간 사용해온 카스의 패키지. 서체의 느낌과 중앙의 문양을 통해 전통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3 2004년 시도한 첫 번째 리뉴얼로 그림자를 강조하여 입체감을 부여했다.

카스,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한 디자인 전략
OB맥주는 OB 브랜드와 카스 브랜드의 디자인을 전폭적으로 리뉴얼하는 등 1996년 하이트에게 내준 1위 자리를 탈환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맥주병에 디자인 입히기를 택했다. 카스는 1994년 론칭한 이후 10년 동안 같은 디자인을 고집해왔다. 하지만 카스가 광고나 맛 등을 통해 내세우는 이미지는 젊고 활동적인 데 반해 패키지는 정통적이고 딱딱한 느낌이라는 문제점이 제기되어, 2004년 1월 처음 리뉴얼을 시도했다. 하지만 도발적이고 활동적인 광고로 젊은 층에게 충분히 어필하고 있었으며 큐팩 출시 이후 매출도 상승 곡선을 타고 있었기에 큰 변화를 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채 그저 서체를 다듬는 정도에 그쳤다. 첫 번째 리뉴얼 후, OB맥주는 도머스파스너스(대표 이재옥)와 함께 더욱 일관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두 번째 리뉴얼을 진행했고 지난 6월 새 패키지를 선보였다. 카스는 캐스케이드 폭포에 그 어원을 두고 있는 만큼 전반적인 느낌을 역동적인 이미지로 나타내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새 옷에는 전체적으로 빛이 발광하는 듯한 이미지를 아이코노그래피로 적용하여 카스의 제품 속성을 나타내는 톡(Tok)의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기존의 로고 타입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강해 서체 자체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자칫 카스스럽지 않은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카스는 다른 맥주 브랜드에 비해 병목이 길게 디자인되었다. 진열했을 때 주목도를 높이고 브랜드를 한 번 더 강조하는 넥 라벨도 사용하지 않고 긴 병목을 카스만의 아이덴티티로 강조했다. 이러한 병의 형태는 큐팩의 디자인에도 적용되어 OB나 하이트의 큐팩 디자인과 차별화를 이루는 등 제품의 맛과 속성뿐만 아니라 형태적인 측면도 크게 고려한 카스의 전략이 나타난다.
 


크리미 헤드(Creamy Head)라 불리는 하얀 거품으로 유명한 흑맥주 기네스(Guinness)는 1759년 처음 아일랜드에서 출시되어 세계 최초로 글로벌화를 이룬 브랜드이다. 현재 기네스는 1백50여 개 시장에서 선보이며, 전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가장 광범위한 지역에서 인지되는 맥주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병뚜껑 원래 맥주 병뚜껑은 코르크였으나 코르크는 따기가 불편해서 편하게 마실 수 없었다. 현재의 병뚜껑은 1892년 영국의 윌리엄 페이트가 얇은 철판으로 만든 주름 병마개이다. 뚜껑의 주름 수는 21개로 세계 공통인데 21개보다 적으면 뚜껑이 벗겨지기 쉽고, 더 많으면 열기 힘들다고 한다.

기네스 드래프트(Guinness Draft) 드래프트의 신선한 맛 그대로를 병에 담기 위해 위젯(Widget)을 넣었다. 위젯은 방금 따른 듯한 신선한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된 것으로 위젯이 계속 거품을 만들어줌으로써 기네스 드래프트의 부드러운 맛을 캔과 병으로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 병의 출시로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기네스의 점유율이 급속히 상승했다.

라벨 유리병에 부착되는 라벨은 19세기 후반에 등장했으며 맥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과 함께 아름다워야 한다. 라벨에는 국제적인 관습이나 규제에 따라 정해진 것 외에는 약자를 쓸 수 없으며 판매사의 명칭, 재료(주원료와 여러 가지 첨가물을 사용된 양의 순서에 따라 기록), 내용물의 정확한 양, 유효기간 등을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한다.

코스터 차가운 맥주나 맥주가 담긴 잔의 표면에 생기는 물방울을 흡수하여, 테이블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코스터. 각 맥주 회사들은 자사의 브랜드가 담긴 코스터를 제작해 노출 효과를 증대시켜 광고 효과를 누린다.

트레이 4~6병 정도 묶어 파는 트레이 패키지. 병의 라벨이나 캔 디자인만큼 상자 디자인도 아이덴티티를 주어 디자인한다.

맥주병 맥주를 유리병에 담는 이유는 유리병은 플라스틱과 달리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미세한 틈으로 들락거리지 않음으로써 이산화탄소의 유출을 막아 맥주 특유의 톡 쏘는 맛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위의 제품들은 기네스사의 여러 맥주들.

맥주 캔 맥주 캔이 나온 것은 1930년대 중반으로 처음엔 납땜 주석 스타일이었다. 오늘날과 같은 알루미늄 캔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온 것은 1970년대로, 이때부터 환경을 위한 ‘따개부착형 캔(stay-on-tab)’이 개발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기네스의 경우 캔 디자인에도 크림 거품을 강조했다. 왼편은 기네스의 전용 컵.
 


맥주 판매량이 그해 경제의 바로미터가 될 만큼 일본의 맥주 시장은 광대하다. 현재 일본의 맥주 시장은 삿보로, 기린, 아사히, 산토리가 4대 메이커로 자리 잡고 있는데, 전반적인 일본 맥주의 특징은 병맥주보다 캔맥주 소비의 비율이 더 크다는 것이다. 캔은 병맥주에 비해 운반과 이용이 편리하며,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일본인들은 잔을 돌리거나 같은 병으로 나누어 마시기보다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기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1 ‘별’을 심벌로 하는 삿보로 드라프트 비어. 2 삿보로의 골드컵과 실버컵. 맛으로도 유명하지만 디자인으로 매출을 대폭 향상시킨 사례가 되었다. 3 그린 컬러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돋보이는 훗카이도 나마시보리. 4 기존 맥주병 형태에서 벗어난 삿보로 샷버틀. 5 붉은 도미를 낚은 남자를 심벌로 하는 에비수 올 몰트비어.

삿보로 맥주, 믿고 마실 수 있는 정직함을 담은 패키지
삿보로 맥주의 역사는 메이지 시대에서부터 시작된다. 삿보로는 경쟁사와 달리 다양한 타깃층을 겨냥한 여러 제품을 만들기보다 지금까지 만들어온 맥주들의 품질을 꾸준히 유지하는 데 역점을 둔다. 삿보로 맥주는 크게 에비수 브랜드와 삿보로 브랜드로 나눌 수 있는데, 일본 맥주 중에서 가격대가 높으면서도 애호가가 많은 맥주가 삿보로 맥주이다. 특히 에비수 브랜드의 흑맥주는 그 맛으로 더욱 유명하다. 에비수는 크게 에비수 쿠로(黑)와 에비수 올 몰트 비어로 나뉜다. 낚시로 붉은 도미를 낚은 남자의 그림을 심벌 마크로 흑맥주는 진한 갈색, 몰트 비어는 황금색을 메인 컬러로 한다. 그 위에 깔끔하고 간략하게 상품명을 적은 디자인을 채용하고 있는데 프리미엄 맥주라는 상품의 콘셉트에 맞는 컬러와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 심벌 마크가 소비자의 눈길을 끈다. 에비수 맥주와는 달리 삿보로 맥주 라인의 대표적인 심벌 마크는 별이다. 특히 검은 원 위에 금색으로 표시된 별 디자인의 병맥주 이후, 블랙라벨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그 명칭이 캔 디자인에도 정식 명칭으로 그대로 반영되었다.  삿보로 맥주는 호프 생산 현장의 농민들을 선전에 등장시키고, 삿보로의 관리하에 자라고 있는 호프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형식으로 홍보를 진행한다. 이러한 콘셉트가 캔 디자인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질 좋은 호프로 만든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을 상기시키도록 흰 바탕에 메탈릭 그린을 적용한 홋카이도 나마시보리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눈길을 끈다. 삿보로는 패키지 디자인을 외부 디자인 업체에 맡기는 경쟁사와 달리 사내 디자이너와 상품 개발 담당자를 중심으로 진행한다. 필요에 따라 사외 디자이너, 광고회사 등의 지원을 받기도 하지만 네이밍과 콘셉트 개발이 끝나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패키지 디자인을 진행한다.

1 아사히의 타이포를 검은색으로 강조한 메탈릭한 느낌의 아사히 슈퍼 드라이. 2 제품의 맛을 콘셉트로 실버를 메인컬러로 사용한 아사히 신나마. 3 더운 여름 시원한 맛을 강조하는 아사히 신나마 아쿠아 블루. 4 맥주 패키지에서는 드문 붉은색을 적용하여 히트 친 아사히 신나마 레드. 5 골드 컬러로 맥주의 깊은 맛을 나타낸 아사히 골드 혼나마.

아사히 맥주, 남성적인 감각이 물씬 풍기는 색채 패키지 라인업
아사히 맥주 중에서 가장 지명도가 높고 널리 소비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대표적인 제품은 단연 슈퍼 드라이다. 메탈릭한 캔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 제품명만큼이나 드라이한 디자인을 채용한 이 제품은 아사히 특유의 타이포그래피 로고를 검은색으로 강조해 붉은색으로 적어 넣은 상품명이 더 작게 느껴진다. 반드시 지켜야 할 코퍼레이션 로고의 사용 규칙과 성분 표시, 법적 의무 규정인 주류 관련 표시만을 깔끔하게 적어 넣은 셈이다. 아사히에서 출시하는 맥주는 슈퍼 드라이 외에도 많지만, 짙고 풍부한 맛의 맥주는 황금 톤으로, 가벼운 맛의 맥주는 흰색에 경쾌한 디자인을 채용하는 일반적인 룰을 따르고 있다. 아사히 맥주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슈퍼 드라이의 디자인 요소들을 계승한 발포주 ‘아사히 혼나마(本生)’ 시리즈이다. 2001년 출시된 아사히 혼나마는 맥주 패키지 디자인에서 사용한 적이 없던 빨간색을 채용하여 히트 친 대표적인 제품이다. 빨간 패키지를 선호하는 사람은 다른 패키지를 선호하는 사람보다 애호도가 높다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기존 발포주 시장에 던진 아사히의 출사표였다. 아사히 혼나마는 빨간색으로 상품의 아이덴티티를 두드러져 보이게 하여 눈에 띄는 제품, 애호가를 만드는 제품으로 자리함으로써 현재의 아사히를 있게 한 일등공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러한 성공을 토대로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느끼게 해주는 가벼운 맛의 아쿠아 블루와 그린색의 오프타임 그리고 풍부하고 깊은 맛의 골드 시리즈까지 제품을 확장했다. 이와 같은 주력 상품에 대한 일관성 있는 패키지 운영은, 지난 4월에 출시된 아사히 신나마(新生)로 이어진다. 디자인은 아사히의 로고를 중앙에 크게 배치한다는 점에서 이전 발포주와 흡사하지만, 이 제품의 맛을 콘셉트로 메탈릭 실버를 메인 컬러로 삼았다는 점이 다르다.

1 기린을 심벌로 하는 기린 이치방. 2, 3 레드와 골드를 깊이감 있게 사용한 기린 클래식과 기린 이치방. 4, 5 흰 배경에 그린, 블루 등 밝은 컬러를 적용한 탄레이 시리즈.

기린 맥주, 캐릭터 마크를 중심으로 한 통일감 있는 디자인
기린 맥주는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일본 맥주 브랜드로 모든 캔 디자인이 하늘을 나는 성스러운 동물 기린의 비주얼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린 맥주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회화적으로 표현된 기린을 넣는 것은 규정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다만 이 마크가 판매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착된 것이다. 기린 맥주는 기린 마크를 통해 회사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했고 거기에 맥주가 가지는 기본적인 속성, 제품 자체의 특성을 반영하는 디자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기린은 발포주 탄레이(淡麗) 시리즈와 고쿠나마(極生) 나마쿠로가 대표적이다. 발포주는 맥주보다 호프 사용 비율이 낮은 것(67% 이하)을 일컫는데, 맥주보다 편하고 값싸게 마시기 좋다. 디자인도 샤프하고 깔끔하며 경쾌한 느낌으로 처리했다. 탄레이 시리즈는 가벼운 맛을 상징하기라도 하듯 흰 배경의 밝은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반면, 고쿠나마와 나마쿠로는 진한 청색, 진한 갈색에 흰색으로 글씨를 나타내는 강한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다. 탄레이 시리즈는 젊은 층과 여성들에게, 고쿠나마와 나마쿠로는 강한 느낌 때문인지 남성들에게 선호되고 있다. 기린의 최대 특징인 캐릭터 마크 외에도 기린의 캔 디자인에는 다른 회사와는 차별되는 특징이 하나 더 있다. 용기의 형태에 있어서 캔 뚜껑의 구멍이 타사 것보다 크며, 캔 윗면의 지름은 작다. 윗면에서 몸통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다른 제품들은 계단형으로 디자인되어 있는데, 기린의 캔 디자인은 직선에 가까운 곡선으로 이루어졌다는 것도 다르다. 최근 발매된 ‘기린 노도코시 나마’의 캔 디자인은 컵에 따른 생맥주의 느낌 그 자체를 재현하고 있다. 이 제품은 캔 디자인뿐 아니라 6개들이 패키지, 24개들이 상자까지 같은 디자인으로 통일해놓았다. 기린의 패키지는 대부분 외부 디자인업체에서 개발을 맡아 진행한다.
 











밑이 편편한 원통 모양의 잔, 튤립 모양으로 위가 퍼져 있는 잔, 혹은 다리가 달린 잔 등 다양한 형태의 맥주잔은 맥주의 맛을 즐기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과거 장인들이 만들어내던 예술 작품과도 같은 훌륭하고 멋진 맥주잔이 아니어도, 심플하고 투명한 유리 맥주잔은 맥주 빛깔의 미묘한 자연스러움을 돋보이게 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맥주 회사들은 자사의 브랜드나 상징물 등이 장식된 모양의 맥주잔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맥주잔 입구의 넓이에 따라 향기의 발산 정도가 달라지는 등 맥주 맛에 영향을 미치므로 자사의 맥주와 적합한 디자인의 맥주잔을 택해야 한다.















임페리얼 파인트 .브리티시 에일을 마실 때 많이 적용되는 임페리얼 파인트는 전통적으로 왕관 문장이 찍혀 있다. 아일랜드의 기네스 잔도 임페리얼 파인트 형태를 띠며, 하이네켄 잔의 경우 임페리얼 파인트를 변형한 모습으로, 크기를 좀 더 작게 디자인했다.



튤립 튤립 모양의 컵에 자루가 있다. 고블릿의 일종으로 향이 특히 좋은 맥주에 적당하다. 향을 한데 모아 주어 코로 냄새를 맡는 데 가장 이상적인 잔으로 벨지언 에일에 많이 사용된다. 튤립 잔을 가진 벨기에 맥주 듀벨은 여러 가지 과일 향으로 강한 알코올이 느껴지지 않는, 벨기에가 자랑하는 최고의 에일로 꼽힌다.


고블릿 볼 형태의 잔으로 발과 자루가 있다. 비교적 잔 입구가 넓기 때문에 미세한 향을 깊이 들이켤 수 있어 맛이 진한 맥주에 적합하다. 손으로 맥주를 빨리 덥힐 수 있어 향의 발산을 돕고 보기에도 격이 있어 맛이 진한 고급 에일에 주로 사용된다. 스타우트, 올드 에일, 발리와인 등에 적합하다.









기본형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잔으로 다양한 형태의 맥주를 담기 무난하다. 국내 맥주잔의 형태가 단일하다는 것은 국내 맥주 대부분이 라거 맥주로 스타일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있지만, 아직 맥주에 대한 전통적인 문화가 자리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육각형 14세기 벨기에에서 제조된 맥주 호가든의 잔이다. 특유의 육각형 잔은 전통성과 독창성을 상징하며 다른 맥주잔에 비해 두께가 두텁다. 이는 맥주의 차가움을 오래 유지시켜 호가든의 황금빛 구름색이 지속될 수 있도록 특별히 디자인한 것이다.


머그 500cc, 1000cc 맥주로 많이 알려진 머그는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처리되어 있어 다루기 쉽다. 크고 넓은 잔 입구는 맥주의 향을 쉽게 맡게 한다. 머그는 독일에서 대부분의 라거 맥주에 두루 사용된다. 특히 머그잔에 담긴 맥주는 축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바이젠 잔 윗부분이 활처럼 약간 휜 형태로 키가 크다. 어딘가 둔해 보이는 듯하지만 남부 독일 밀맥주인 바이젠의 과일향을 딱 알맞은 정도로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신맛이 강한 베를린의 밀맥주는 입구가 넓은 샴페인 잔을, 벨기에의 밀맥주는 땅딸막한 텀블러 잔을 사용한다. 같은 밀맥주라도 즐기는 방법이 다르다.



필스너 필스너 역시 맥주의 풍부한 향이 코로 잘 전달되도록 고안되었다. 약간 긴 형태와 투명한 유리는 필스너의 반짝이는 황금색과 계속 올라오는 기포의 흐름을 눈으로 잘 볼 수 있게 한다.

플루트 좁고 길쭉한 원통 모양이다. 이러한 형태는 향이 좋은 맥주에 적합한데, 맥주의 향을 한데 모아주고 바로 코로 전달하는 통로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형태의 특성상 맥주 기포가 오래가도록 해준다.
출처 : 추억의 만화영화 이야기
글쓴이 : Μём`미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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