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화꽃 흐드러지게 핀 마당에서 사찰국수 한 그릇 비우면 봄은 고소하기만 하다. | | ● 곡성
① 삼기 국밥-순대국밥
돼지의 온갖 내장으로 만드는 순대국은 사람마다 좋다 싫다 분명한 음식이지만 이곳 순대국은 아무거나 넣고 만든 ‘잡탕’이 아니다. 20년 전부터 부산에서 순대국을 팔다 3년 전 이곳에 정착했다는 김정옥(57)씨는 “간과 허파는 맛이 없고 냄새가 나서 넣지 않는다”고 주장. 순대 속에 돼지 새끼보(나팔관)를 갈아 넣은 것도 색다르다. 내장국밥 3500원, 머리국밥 4000원. 곡성 장터 뒷편. (061)363-0424
② 새수궁 가든-참게장
남도요리명장대회에서 8번이나 상을 탄 경력이 있는 김혜숙씨가 지휘하는 집. 게장을 담글 땐 진간장 대 조선간장을 10:1로 넣어 너무 짜지 않게 한다. 참게와 더불어 간장물이 든 새송이버섯 맛도 일품. 참게장 백반 1만원, 참게탕 2만5000원. 석곡방향으로 압록교 지나자마자 우회전. (061)363-4633
▲ 순대국밥(왼쪽) - 참게장 | | ③ 나루터-다슬기수제비
3대째 낚시를 생업으로 삼고 있는 ‘강태공’ 김정국씨가 섬진강에서 잡은 물고기를 부인 류근덕씨가 맛깔스럽게 요리해 낸다. 그래서 이곳엔 메뉴판이 없다. 김씨가 뭘 잡아오느냐에 따라 추천메뉴가 달라진다. 좋은 쏘가리가 잡혔으면 쏘가리 탕이 대표메뉴, 다슬기가 풍년이면 다슬기수제비나 다슬기무침을 추천한다. 없으면 안 판다. 다슬기수제비 5000원, 참게매운탕 4만원(4인). 압록리 옆 하한리 17번 도로변. (061)362-5030
▲ 다슬기수제비(왼쪽) - 팥칼국수 | | ● 구례
④ 우리밀식당-팥칼국수
들어가는 재료, 만드는 방법이 간단할수록 맛내기가 쉽지 않다. 팥 칼국수도 마찬가지. 팥과 국수, 소금이 재료의 전부다. 텁텁하고 밍밍하기 쉬운 음식이지만 구례 ‘팥칼국수’는 구례농민들이 경작한 우리밀과 팥을 사용하기 때문에 부드럽고 구수하다. 팥을 곱게 갈아 만든 반죽을 물에 풀고 국수를 끓인 팥칼국수 4000원. 수제비 5000원. 화엄사 입구 구례 특산물 판매장 내. (061) 781-5700
⑤ 지리산식당-싸리버섯전골
지리산에서 채취한 싸리버섯을 소갈비살로 우려낸 육수에 새송이·미나리·청량고추 등과 함께 끓여낸다. 싸리나무처럼 생긴 싸리버섯은 8~10월이 제철. 지금은 염장해 놓은 싸리버섯만 먹을 수 있다. 담백한 국물에 쌉싸래한 싸리버섯맛이 잘 어우러진다. 도라지·달래·취나물·머우나물·토란대·죽순 등 17가지 밑반찬이 미각을 돋운다. 싸리버섯전골 3만원, 산채정식1인분 8000원(2인 이상부터 주문 가능). 화엄사 입구 상가지구. (061)782-4054 매콤한 버섯전골을 원한다면 이곳 아래 지리각식당(061-782-2066)도 괜찮다.
⑥ 은행나무집-흑염소
이곳엔 고깃집 필수품 냉동고가 없다. 그날 그날 잡아서 상에 올리기 때문이다. 99가지 약초가 자란다는 지리산에서 방목한 흑염소만 쓴다. 흑염소 뼈를 고아 우려낸 국물에 데친 수육과 부추를 고추장과 들깨를 섞은 소스에 찍어 먹는다. 산수유차는 서비스. 수육 3만~5만원, 염소탕 1만원. 지리산 온천지구 입구 오른쪽. (061)781-6006
▲ 싸리버섯전골(왼쪽) - 흑염소 | | ⑦ 다슬기 식당-다슬기탕·엑기스
토지면 주민들의 단골 식당. 주인 형필수씨가 개발한 ‘다슬기 엑기스’와 ‘다슬기장’은 어디에서도 맛보기 힘든 이색 메뉴. 다슬기 껍질까지 갈아 즙을 짜낸 초록색 엑기스와 게장처럼 간장에 재운 제2의 밥도둑 다슬기장을 밑반찬으로 서비스한다. 엑기스가 들어간 다슬기 수제비엔 초록빛이 감돌고, 3~4월엔 아욱 대신 쑥을 넣어주는 다슬기탕은 쌉싸름하면서 구수하다. 다슬기탕 5000원. 엑기스 1.5?에 5만원. 토지면사무소 맞은편. (061)781-6756
● 하동
⑧ 단야식당-사찰국수
이끼 낀 계단이 이 집의 30년 역사를 얘기해준다. 원래 ‘백운장’이라는 여관이었는데 10년 전부터 식당으로 쓰고 있다. 스님들이 1년에 한 두 번씩 별미로 먹었다는 ‘사찰국수’(5000원)가 인기 메뉴. 오래 전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여관방에 들어앉아 들깨 국물서 건져 올린 메밀국수를 한 입 넣는다. 들깨 특유의 고소함과 느끼함이 범벅된 맛. 반찬으로 나온 무장아찌와 묵은 김치를 곁들여 먹어야 뒷맛 개운하다. 주인의 음식 철학을 듣다 보면 절대 남길 수 없다. 쌍계사 방면. (055)883-1667
▲ 다슬기탕·엑기스(왼쪽) - 양푼 보리밥 정식 | | ⑨ 옛날 보리밥집-양푼 보리밥 정식
전라도 고흥 출신 아내와 경상도 하동 출신 남편이 운영하는 보리밥집. “요놈 요놈 넣어가꼬 비벼 무그면 참 맛있당께, 참말로.” 주인의 말에 7000원 짜리 양푼 보리밥 정식을 시켜 콩나물·고사리·도라지 등 각종 나물 넣고 비벼 먹었다. 친정에서 공수해온 된장과 고추장이 옛날 보리밥맛을 내는 비결. 보리밥 정식을 시키면 파전, 도토리묵을 ‘리필’해 준다(한가할 때에 한함). 열무비빔밥(5000원), 열무국수(3000원)도 인기 메뉴. 화개 장터 안에 있다. (055)883-9959
⑩ 설송식당-섬진강 재첩국
설송식당은 섬진강 재첩을 낸다. 저렴한 중국산 재첩의 기세가 등등하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 증거를 보여 달라 했더니 주인이 ‘광양 섬진강 재첩’이라고 적힌 보따리를 들고 왔다. 참게장 정식(1만5000원)을 시키면 재첩국이 서비스로 나온다. 재첩국은 약간 짜다. ‘특수 간장’으로 양념한 참게장에는 계피와 녹차잎을 넣어서인지 한약 냄새가 나는 듯 한 것이 비리지 않다. 단 한 마리만 나오는 게 아쉽다. 구 화개장터길 초입. (055)883-1866
▲ 재첩국(왼쪽) - 참게탕 | | ● 광양
⑪ 청해진-참게탕
주민들이 ‘참게탕 맛있다’고 꼽는 집. 맑은 날, 주인이 직접 섬진강에 나가 잡아온 참게와 메기·토란줄기·고사리·취나물·표고버섯 등으로 국물을 우려낸다. 국물 한 숟가락 떠 먹는 순간, 가슴 깊숙한 곳부터 쏴하게 시원해 진다. 국물 맛의 비결은 방아잎. “메기나 참게의 비린 맛을 없애주고, 식중독 예방에도 좋다”고 주인이 설명한다. 참게탕 3만원, 재첩수제비 5000원. 관동 마을 안에 있다. (061)772-4925
⑫ 고향집섬진강재첩국-재첩 정식
6000원짜리 재첩 정식상 등장.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다. 재첩국 빼고 반찬만 20가지가 나온다(2인 이상 주문시). 재첩회·삼합·굴 등 재첩보다 몸값 비싼 반찬뿐 아니라 재첩 파전과 각종 나물 무침도 깔끔하다. 반찬 종류는 날마다 다르다. 손톱만한 재첩을 넣고 끓인 후 부추를 송송 썰어 넣은 재첩국이 시원하다. 재첩 손질 작업 때문에 오후 3시~5시 문을 닫는다. 5시 이후 저녁 식사를 하려면 예약 필수. 진월역 지나 진월 사거리 부근. (061)772-0305
⑬ 삼성횟집-벚굴화로구이·졸복회
원래는 민물장어구이 전문. ‘벚꽃 필 때가 가장 맛있다’혹은 ‘벚꽃처럼 생겼다’는 벚굴화로구이(2인분에 3만원)나 졸복회(2~3인분에 5만원)를 추천. 졸복은 일명 ‘쫄병 복어’. 복어는 복어인데 크기가 한 뼘도 안 된다. 회를 떠도 두어 점 나오는 게 고작. 회 한 접시를 시키면 상당히 많은 수의 졸복이 희생돼야 해 먹기 미안한 감도 있다. 맛은 쫄깃쫄깃 껌을 씹는 느낌. 다 먹고 나면 졸복 맑은 탕이 나오는데 국물 맛 시원하고 담백하다. 과메기· 홍어·개불 등이 딸려 나온다. 망덕 해변 중간 지점. (061)772-2050
▲ 재첩 정식(왼쪽) - 쫄복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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