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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생선회의 모든것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8. 31. 17:32
 
생선회의 모든것
<1회> 오감(五感)으로 느껴야 제맛  
오감(五感)으로 느껴야 제맛

“생선회를 무슨 맛으로 먹느냐 ”는 질문을 하면 “쫄깃쫄깃한 맛, 싱싱한 맛, 담백한 맛, 고소한 맛 때문에...”등 다양한 표현을 한다. 심지어 초장맛으로 먹는다는 대답까지 나온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어떤 맛으로 생선회를 먹는다고 표현할지 궁금하다.
음식 맛이 좋고 나쁨은 우리가 갖고 있는 오감(五感)을 통해 판단한다. 눈으로 보는 시각(視覺), 코로 맡는 취각(臭覺), 귀로 듣는 청각(聽覺), 혀로 느끼는 미각(味覺), 이빨로 느끼는 촉각(觸覺)으로 맛의 정도를 판별한다. 음식종류에 따라 오감의 역할이 달라진다.
일본요리는 눈으로 먹는다는 표현처럼 시각을 중요시한다. 접시에 먹음직스럽게 담겨져 있는 선홍색 참치회는 소비자 시각을 자극, 참치회맛을 한결 좋게하는 효과가 있다. 횟집에서 생선회를 막 썰어 접시에 엉기성기 담는 것은 시각효과를 포기한 것이다.
프랑스요리는 향으로 먹는다고 한다. 커피향, 와인향 그리고 장어구이냄새는 취각을 자극해 향긋한 맛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스낵제품을 씹을때 바삭바삭하는 경쾌한 소리는 청각을 즐겁게 해 음식 맛을 돋군다. 혀로 느끼는 단맛, 짠맛, 쓴맛, 신맛, 감칠맛을 적절하게 조절, 조리한 식품은 미각을 북돋운다. 또 촉감은 음식을 씹을때 주로 이빨로 느끼는 씹힘성(단단함)으로 결정된다. 그리고 이들 오감은 음식 종류에 따라 관여하는 정도가 각기 다르다.
생선회를 먹을때 이들 오감가운데 씹을때 이빨로 느끼는 촉감 말하자면 육질의 단단함(쫄깃쫄깃함)과 혀로 느끼는 미각 즉 지방질 및 엑스분 함량이 주로 생선회 맛을 결정짓는다. 참치회처럼  다양한 생선회와 이를 담는 데코레이션 시각도 일부 관여하지만, 취각과 청각은 생선회 맛의 결정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흰살 생선회는 씹힘성을  붉은살 회는 혀로 느끼는 맛

생선회는 크게 흰살 생선회와 붉은살 생선회로 나뉘어진다. 대체로 넙치, 우럭, 돔, 농어 등과 같은 흰살 생선회가 방어, 참치, 고등어 등과 같은 붉은살 생선회보다 육질이 단단해 씹힘성이 좋으므로 고급횟감으로 취급된다. 반면 붉은살 생선회는 흰살 생선회보다 씹힘성이 떨어지지만 혀로 느끼는 맛이 괜찮다. 따라서 육질이 단단한 흰살 생선회는 씹히는 맛을 느끼려고 노력해야하고, 붉은살 생선회는 혀로 맛을 음미해야 참맛을 볼수 있다.

복어회는 어떻게 즐기나
육질이 단단한 복어회는 씹힘성이 강해 세계 4대 진미식품으로 취급된다. 일인분에 10만원 이상 고가여서 서민들이 먹기에 다소 부담스럽다. 복어회는 육질이 단단하기 때문에 나비가 날아가듯 얇게 썰어야 적당한 씹힘성을 유지하게된다. 얇게 썬 복어회 한점을 입에 넣고 혀로 굴려 담백한 맛을, 씹으면서 씹히는 맛을 느끼면서 고급스럽게 먹어야 한다.
지방질이 30%나 듬뿍든 참치 배살(도로)은 혀로 느끼는 맛이 일품이어서 최고의 생선회로 꼽힌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로 잘 알려져 있는 가을 전어도 지방질 및 혀로 느끼는 맛이 일품이다.
접시에 담겨져 나오는 생선회는 맨먼저 담은 모양이나 종류별 선택 또는 썰어진 형태 등을 눈으로 먼저 느껴야한다. 먹을 때는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씹힘성과 미각의 두 감각을 총동원, 종류별 생선회의 오묘한 맛을 되씹어야 할 것이다.

홍어회 맛은 어떻게 느낄까
 홍어회는 호남지역 특산품으로 코를 톡 쏘는 독특한 냄새와 오돌오돌한 씹힘성이 매력이다. 흰살 생선회는 씹힘성, 붉은살 생선회는 미각으로 느낀다면, 홍어회는 코를 찌르는 독특한 냄새가 강할수록 고급으로 치기때문에 후각으로 먼저 느끼고 오돌오돌하게 씹히는 맛을 그다음 즐겨야한다.
 홍어는 가오리과에 속하며 생김새만으로는 가오리와 구분이 어렵다. 홍어가 가오리보다 비싼 이유는 홍어육에 톡 쏘는 요소와 TMAO(트리메틸아미네옥사이드)물질이  대단히 많아 회로 만들면 암모니아와 TMA가 많이 생겨 냄새가 강하게 나기 때문이다.
 
미식가가 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음식맛을 잘 아는 미식가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인간이 갖고 있는 5감을 향상시키려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일본, 프랑스에서는 초등학생들에게 미각을 훈련시키는 프로그램을 교육하고 있다. 미식가는 먹는 행복을 다른 사람보다 더 느낄수 있어 더 풍부한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얼기설기 썰고 대충 먹는 우리의 생선회 식문화를 하루 빨리 고쳐 종류별 생선회의 독특한 맛을 느끼면서 먹는 방법으로 바꾸면 한결 회를 음미하기 좋을것이다.(趙永濟 ․ 부경대교수)
<2회> 비오고 흐린날 생선맛 변함없어  
비오고 흐린날도 생선회맛 변함없어
비가 오거나 흐린날은 보통 생선횟집에 손님 발길이 뚝 끊긴다. 흐린날, 비오는날은 생선회를 먹으면 안좋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과학적 근거가 전혀없는 이런 인식의 발로가 무엇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생선회를 많이 먹는 일본은 비오고 흐린날에도 여전히 생선회를 즐긴다. 왜 우리국민들은 비오고 흐린날에 생선회를 먹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지 근거를 유추해 보자.
첫째, 지금처럼 양식기술이 발달되기 이전 자연산 생선회만 먹었던 시절에는 비오고 흐린 날은 일기불순으로 고기잡이 배가 출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이 경우 며칠전 잡아 수조에 가두어 두었던 자연산 활어는 좁은 수조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육질이 퍼석해져 갓 잡은 생선회보다 맛이 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양식기술이 발달, 날씨에 상관없이 언제라도 싱싱하고 맛있는 양식산 생선회를 구할수 있으므로 그럴 염려가 없다.
둘째, 비가 오거나 흐린날은 맑은날보다 습도가 높기 때문에 이런 날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는 생각도 할수 있다. 패혈증 원인균인 비브리오 블니피쿠스 증식에 미치는 습도와 온도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필자 연구실에서 넙치육에 비브리오균을 오염시킨 후 각종 습도(겨울철 습도 40%, 여름철 습도 70%, 비오는 날 습도 90%)로 조절된 용기에 넣고 30℃ 및 7℃에 저장하면서 균 증식 정도를 실험했다. 아래 표처럼 비브리오균 증식에 습도 영향은 거의 받지 않았다. 또 7℃ 저장상태에서 생선회를 먹는데 걸리는 2시간까지 균 증식이 없었다. 따라서 비오고 흐린날은 습도가 높아 식중독이나 패혈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생각은 잘못됐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생선회를 위생적으로 취급하고 저온으로 보관하면 식중독 이나 패혈증은 전혀 걱정거리가 아니다.
셋째, 예전 냉장고 등 저온시설이 없고 위생관념이 부족할 때 바닷가 또는 재래식시장 노점에서 여름철에 생선회를 썰어놓고 판매하는 것을 먹고 식중독에 걸릴 확률도 배제할수 없다. 또 지나가는 소나기에 흠뻑 젖은 생선회를 먹어보면 그 맛이 좋았을 리가 만무하다. 이런 현상들때문에 비오고 흐린날은 생선회를 먹으면 안된다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요즘 생선횟집은 전부 실내에 있고 위생적으로 회를 취급하고 있을뿐아니라 살아있는 생선을 조리하기때문에 비오고 흐린날이라고 해서 식중독에 걸리기 쉽고 맛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이런 날은 손님이 적어 대접을 더 잘 받을 수 있다.  일부러라도 흐린날이나 비오는 날을 골라 생선회를 먹어보자.

매년 여름 찾아오는 불청객 적조

매년 여름이면 비브리오 패혈증과 함께 반갑지않은 불청객 적조가 찾아온다.  양식장에 적조가 덮치면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우던 활어들이 순식간에 대량으로 폐사된다. 적조를 막기 위해 황토를 바다에 뿌리는 것이 현재로선 유일한 퇴치 방법이지만 적조발생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바다를 오염시키지 않아야 한다.
적조는 육지에서 흘러 들어오는 식물성 플랑크톤 코클로디늄이 오염된 연안에서 수온이 높은 여름철에 급격히 증식, 발생한다. 해류로 바닷물이 유동할때 연안으로 확산돼 연근해 양식장에 피해를 준다.
적조띠가 가두리양식장을 덮치면 코클로디늄이 활어 아가미에 붙어 질식해 대량으로 죽는 것이지 코클로디늄의 독성 때문에 폐사하는 것이 아니다.
적조를 일으키는 코클로디늄은 독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적조로 폐사한 양식 어류는 즉시 수거해 매장 처리되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활어는 위생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적조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 생선회 먹기를 꺼리는 사람이 많은데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없는 얘기다. 적조가 오고 패혈증 주의보가 발령돼 손님이 적을때 횟집을 찾으면 오히려 특급손님 대접을 받을수 있다. 필자는 이때 생선회를 더 많이 먹는다.<3회> 야채에 싸서 먹는 습관 버려야  
야채에 싸서 먹는 습관 버려야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선회를 먹는 방법은 상추 및 깻잎 등 야채에 생선회 몇 점을 올려놓고 양념 된장, 마늘, 고추 등을 넣어 싼 다음 우적우적 씹어 먹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생선회를 이렇게 먹는 방법이 보편화된 것은 우리의 식문화가 쌈문화인 것도 하나의 큰 이유가 될 것으로 추측된다.
생선은 쇠고기, 돼지고기 등 축육과 마찬가지로 산성식품이므로 알칼리성 식품에 속하는 야채와 함께 섭취, 산성식품과 알칼리식품의 균형을 취해주는 것은  건강을 위해 대단히 좋다. 그러나 안심이나 등심 등 쇠고기 고급 부위만큼 비싼 생선회 고유의 향과 맛을 보지도 못하고 자극성이 강한 마늘, 된장 등과 같이 먹으면서 잡탕 맛으로 우리 미각을 둔감하게하는 시식방법은 생선회를 먹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비싼 고급음식을 저급음식으로 바꾸어 먹는 셈이다. 또 마늘 및 된장 등 강한 향이 생선회 고유의 맛을 떨어뜨릴뿐더러 야채가 생선회의 씹힘성을 막아 회맛을 느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22페이지 사진 1장>
생선회를 이렇게 먹는 것이 우리나라의 대표적 생선회 식문화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같은 이론적 뒷받침없는 식문화로는 우리 생선회를 국제화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필자는 강연 및 홍보 자료 등을 통해 생선회를 야채에 싸먹지 말고 생선회 따로, 야채 따로 먹자는 주장을 자주 하는데 대부분 수긍하면서도 지금까지 싸먹던 습관을 단번에 버리기가 쉽지않다는 말을 한다.  
생선은 쇠고기, 돼지고기 등 축육과 마찬가지로 산성식품이다. 따라서 알카리성 식품인 야채와 같이 먹는 방법은 균형있는 시식법이라 하겠다. 체중의 60~70%를 차지하는 우리 몸의 체액은 pH 7.5 정도의 약알카리성이므로 채소와 과일류, 해조류 등 알카리성 식품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고 회와 야채로 쌈을 싸먹거나 비빔식으로 마늘, 양념장과 곁들여 먹으면 고유의 맛을 잃게 되니 절대 피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선회를 야채에 싸 먹는 것을 보고 일본사람들이 눈이 휘둥그레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생선회를 잡탕 맛으로 먹는 방법을 버리고 생선회 따로, 야채 따로 먹으면서 고급음식으로서 맛과 가치를 알고 느껴야 할것이다.

왜 참치회를 김에 싸서 먹나
우리나라 참치어선이 남태평양에서 본격 참치잡이를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초반.  당시 참치는 잡은후 바로 일본으로 수출하는 외화벌이 효자품목이었다.
 어획한 참치는 내장과 아가미를 제거하고 영하 60℃ 이하로 초급속 동결,  어창에 보관했는데 꽁꽁 얼어 돌맹이처럼 단단한 라운드상태 참치가 파도로 배가 흔들리면 어창안에서 이리 저리 굴러 상처를 입기 때문에 경매가격이 떨어졌던 것이다.  참치가 구르지 않도록 하기위해 참치와 같이 잡았던 기름치(Oil Fish, 게르치과의 심해어)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참치 사이에 고정대로 끼워 넣었는데 고정대 역할을 했던 기름치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참치회로 둔갑한 것이다. 기름치는 이름 그대로 지방질이 대단히 많아 그냥 먹으면 느끼한 맛이 강해 이 맛을 상쇄시키려고 김에 싸 먹었던 것이다. 이것이 습관화돼 지금처럼 참치회를 김에 싸 먹는 웃지못할 아이러니를 만든 것이다.
<58페이지 사진 1장>
 참치회를 김에 싸 먹으면 김의 독특하고 강한 냄새성분(황화수소, 메틸디슬파이드, 유기산 등)과 맛(아미노산, 이노신산 등)이 참치회의 고유한 맛을 반감시키므로 참치회의 참 맛을 느낄 수 없게 된다.  참기름에 찍어 먹어도 참기름의 강한 향이 참치회 고유의 맛을 약화시켜 참치회를 김에 싸거나 참기름에 찍어 먹는 방법은 분명히 손해를 보는 시식방법 이다. 역시 참치회는 한점씩 고추냉이(와사비)에 찍어 먹는 것이 참치회 고유의 맛을 최대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4회> 한국과 일본 생선회문화 차이  
한국-일본 생선회문화 차이
우리나라와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생선회를 먹기 시작한 역사도 조선중기 정도로 비슷하지만 생선회 식문화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우리국민의 생선회 식문화는 살아서 펄떡펄떡 튀어야 생선회라는 개념과 생선회의 맛은 먹을때 이빨로 느끼는 육질의 단단함 즉 씹힘성을 중요시하는 활어회(活魚膾) 문화 또는 씹힘성의 문화로 표현할 수 있다. 반면 일본은 죽여서 일정시간 지난 후 먹으면 맛이 더 좋아진다는 개념과 혀로 느끼는 맛에 중점을 두고 먹는 선어회(鮮魚膾) 문화 및 미각(味覺)의 문화로 구분된다.  
 우리나라는 활어 수송차량을 이용, 어류를 살려서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수송할 뿐만 아니라 횟집에서도 수조시설이 필요한 반면, 일본에서는 죽여서 선어 상태로 수송하며 수조도 필요 없다. 따라서 선어 수송은 경비 절감효과 뿐만 아니라 수송중 생선회 맛이 좋아지는 효과도 있다.
 내년부터는 우리나라도 우리국민의 생선회 식문화인 씹힘성에 적합한 선어회 수송방법을 실용화시키기 위해 필자 연구실에서 해양수산부 용역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선어회가 보급되면 수송경비나 시설비를 절약할수 있어 지금의 1/2~2/3정도로 값이 저렴해지고 위생적으로 안전하며 맛있는 생선회를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먹는 방법과 양념장의 차이
 일본 사람들은 생선회를 한점씩 고추냉이(와사비) 소스에 찍어서 생선회의 종류별에 따른 고유한 향과 맛을 느끼면서 먹는 반면, 우리 국민들은 생선회를 야채에 마늘, 된장, 초장, 고추 등과 함께 싸서 포식하며 생선회만의 맛보다는 여러 가지 맛을 한꺼번에 느끼면서 먹는 쨤뽕의 시식방법이다. 그리고 일본은 생선회의 양념장이 주로 고추냉이(와사비) 소스인데 반하여, 우리는 고추냉이 소스는 물론이고 주로 된장과 초장 그리고 이 것들을 혼합하여 먹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시식방법은 된장과 초장의 강한 향과 맛이, 생선회의 고유한 향과 맛을 느끼지 못하도록 막아 버린다.
 우리나라는 생선회와 초밥의 소비 비율이 약 7:3으로 생선회 중심인데 반하여 일본은 초밥과 생선회의 소비 비율이 약 7:3으로 초밥 중심이다. 이는 생선회 식문화가 우리나라가 씹힘성의 문화이고, 일본이 미각의 문화인 것과 깊은 관계가 있다. 참고로 일본은 전국 초밥조합이 전국 41개 도도부현(都島府縣)과 그 산하 6백개 이상의 시지부로 구성된 거대한 단체로 돼있으며 초밥 단일 품목으로 연간 약 15조원의 거대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종류 따라 양념장도 달라

생선회 양념장에는 고추냉이(와사비)를 간장에 푼 고추냉이소스, 초장, 된장 등이 일반적이며 기호에 따라 선택하도록 횟집에서 모두 내놓고 있다. 우리 식문화가 비빔문화여서인지 양념장도 어김없이 이것저것 섞어 개인 성향에 맞는 양념장을 제조하는 사람도 있다.
생선회는 종류에 따라서 고유의 향과 맛이 있으므로 생선회 고유의 맛과 향을 최상으로 느끼기 위해서는 흰 살 생선을 중심으로 하는 대부분 생선회는 고추냉이소스에 찍어서 먹는 것이 좋으며, 고추냉이에 있는 톡 쏘는 맛의 시니그린은 비린내를 제거함과 동시에 항균력이 있다.
지방질이 많은 생선은 선도 저하가 빠르며 좋지 못한 냄새를 내므로 이런 냄새 를 된장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 흡착해(콜로이드 흡착) 냄새를 느끼지 못하도록 하거나 된장의 발효 생산물인 카르보닐화합물이 냄새성분을 비휘발형으로 만들어 버린다. 따라서 지방질 함량이 많은 전어, 고등어 등은 된장에 찍어 먹는 것이 좋다.
그리고 굴, 우렁쉥이, 오징어 등과 같은 패류 및 연체류는 초장에 찍어 먹는 것이 고유한 맛을 느낄 수 있다.

<5회> 종류따라 먹는 순서 있다  
생선회는 종류에 따라서 먹는 순서가 있다

- 흰 살 생선회는 육질이 단단하고 맛이 담백하며, 붉은 살 생선회는 육질이 연하고 진한 맛을 낸다
생선은 육색이 흰 복어, 넙치, 돔, 우럭, 농어 등의 흰 살 생선과 육색이 붉은 방어, 참치, 전어, 고등어, 전갱이 등의 붉은 살 생선으로 나눌 수 있다. 흰 살 생선이 붉은 살 생선보다 육질이 더 단단하므로 고급 횟감으로 취급되며 맛이 담백한 반면에, 붉은 살 생선은 육질은 흰 살 생선보다는 연하지만 혀로 느끼는 맛 성분이 많아서 맛이 진하다.

- 흰 살 생선회를 먼저, 그리고 붉은 살 생선회를 먹어야 생선회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선회를 먹는 순서는 담백한 맛을 내는 흰 살 생선회를 먼저 먹고, 다음에 맛이 진한 붉은 살 생선회를 먹는 것이 각각의 생선회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시식 방법입니다. 그렇지 않고 반대로 붉은 살 생선회를 먼저 먹고 흰 살 생선회를 뒤에 먹으면, 붉은살 생선회의 진한 맛이 입에 남아 있기 때문에, 흰 살 생선회 고유의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없게 됩니다.
미식가들이 생선회를 먹을 때에 흰 살 생선회를 붉은 살 생선회보다 먼저, 그리고 생선 초밥을 먹을 때도 하나  먹은 다음에는 차(茶)를 마시거나  생강 초절이를 씹어서 그 맛을 깨끗이 씻어낸 후에 다음 생선 초밥을 먹는 방법은, 생선회의 종류에 따른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올바른 시식 방법입니다.

누드회가 생선횟집에서 유행한다고 하는데, 누드회란?

 누드회라는 용어를 처음 들어보신 분이 많으실 겁니다. 생선회를 낼 때에 접시에 무채를 깔고 그 위에 생선회를 놓는 것이 일반적이죠. 그런데, 무채를 깔지 않고 접시 위에 바로 생선회를 놓는 것을 누드회라고 합니다.

생선회 접시에 무채를 까는 이유?
 - 생선회를 낼 때에 접시에 무채를 깔고 그 위에 생선회를 놓는 이유가 있죠. 그 이유는 보기 좋게 하는 시각적인 효과도 있을 뿐만 아니라, 생선회는 건조되면 맛이 떨어지죠. 무채는 생선회의 건조를 막아서 습기를 적당하게 유지하므로서, 생선회의 맛을 보존하도록 하고, 또, 무채가 생선회의 비린내를 없애는 역할도 합니다.
 - 이런 무채의 역할을 모르고, 무채를 까는 것이 생선회의 양을 많게 보이도록 하는 속임수라는 인식 때문에, 누드회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 생선회는 비싼 고급 음식이죠. 고급 음식을 고급스럽게 먹어야, 고급 음식으로서의 가치를 가질 것입니다. 막 썰고 막 먹는 형태에서 벋어나서, 생선회의 종류에 따른 맛을 음미하는 시식방법으로 발전되어야 우리의 생선회 식문화가 up-grade될 것입니다.
   
생선회에 레몬즙을 짜지 말자

- 횟집에서 조리한 생선회의 쟁반에는 생선회와 함께 1~2개의 레몬조각이 놓여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레몬을 짜서 생선회 위에 고르게 뿌린 다음에 생선회를 먹으며, 니가 짜니까 나도 짠다는 식으로 무의식적으로 짜고 있다. 어떤 사람은 레몬즙이 생선회의 비린내를 없앤다고 생각하고 있다.
- 레몬즙은 강한 산성(pH 2.4)이므로 생선회 위에 레몬즙을 짜면 생선회의 색택이 변할 뿐만 아니라, 생선회는 살아있는 활어를 바로 조리하므로(pH 7.0) 비린내가 거의 없다.
- 생선회에 레몬즙을 짜면 생선회의 종류에 따른 독특한 향과 맛을 강한 레몬즙의 향이 막아 버리므로, 생선회에 레몬즙을 짜는 것은 생선회 고유의 향과 맛을 느끼지 못하는 시식 방법이다.
- 생선 요리에 레몬즙을 뿌리는 것은 생선이 선도가 떨어지면 알칼리성 물질인 암모니아, 아민 등 좋지 못한 냄새 성분이 많이 나오므로, 산성인 레몬즙이 알칼리성 물질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 따라서, 선도가 떨어진 원료로 만든 생선구이 등의 생선 요리에는 레몬즙을 뿌릴 필요가 있지만, 생선회는 선도가 아주 좋기 때문에 레몬즙을 뿌릴 필요가 없다. 개인적으로 레몬즙 맛을 선호한다면 자기의 양념장에 짜 넣어야 할 것이다.
- 다른 한편으로는 레몬즙이 비브리오균을 죽이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한다. 비브리오균은 산(酸)에 약하므로 레몬즙에 빠뜨리면 죽겠지만, 생선회에 레몬즙을 짜는 정도로는 죽지 않는다. 비브리오균이 죽을 정도로 생선<6회> 생선회 가장 맛있는 온도  
생선회가 가장 맛있는 온도는?
 음식을 먹을 때 맛을 가장 좋게 느끼는 적온(適溫)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 체온을 중심으로 상하 25~30℃의 범위이다. 사람 체온이 약 36℃이므로 끓여서 먹는 음식은 60~70℃, 차게 먹는 음식은 5~10℃로 보면 될 것이다. 따라서 밥, 매운탕 등 따뜻하게 하여 먹는 음식을 먹을 때에 가장 맛을 좋게 느낄 수 있는 온도는 60~70℃이다. 한편, 가정용 냉장고에 맥주, 음료수 등을 넣어두는 냉장실의 온도 분포는 5~10℃로 조절돼 있다. 또 맥주, 음료수 등은 차게 하여 먹는 것이 맛은 더 좋게 느끼게 된다. 여름철에 냉각되지 않은 맥주를 마시는 연상을 하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펄펄 끓고 있는 매운탕을 시원하다는 소리를 연발해가면서 먹는 사람도 있지만, 음식 온도가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가우면 맛을 느끼는 혀의 미각이 마비되어 버리므로 참 맛을 느낄 수 없게 된다.
 요즘은 횟집의 수족관에도 활어의 활력(活力) 보존을 위해 대부분 냉각시설이 돼 있어 여름철에도 수조 온도가 15℃ 정도로 조절되어 있고 어류는 변온동물이므로, 생선회를 조리하면  육질은 이 온도가 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냉각시설이 없는 수조의 수온은 여름철은 20℃를 훨씬 넘으며 이런 활어를 생선회로 조리해 먹으면, 미지근하고 퍼석퍼석한 느낌이 들뿐만 아니라 육질의 단단함의 저하도 빠르다.
 그렇다면, 생선회의 가장 맛있는 온도는 몇 도일까? 생선회는 60~70℃가 되면 생선회가 아니므로,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온도는 차게 해서 먹는 5~10℃ 일 것이다. 일식집에서 생선회를 즉살시켜서 넣어두는 냉장고의 온도를 5℃ 전후로 맞추는 것은 저온에 의한 근육수축으로 육질의 단단함이 증가하는 효과 외에도, 생선회를 먹을때 가장 맛을 좋게 느낄수 있는 저온으로 온도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 그리고 필자 연구실이 개발한 육질향상기의 저온특수용액(-12.5℃)에 활어를 약 5분간 침지하면 육의 온도가 약 5℃가 되므로, 본 장치로 활어를 처리시 근육 수축이 일어나 육질의 단단함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생선회를 가장 맛있게 느끼는 온도로 낮추는 효과도 있다.

(삽화: 생선회 100배 즐기기 67페이지)

생선회와 소주는 찰떡궁합인가?
 생선회는 우리나라 외식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며 외식을 하는 경우 집에서 식사보다는 다른 의미를 가지며 으레 술이 곁들여지기 마련이다. 생선회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은 어느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 많은 사람들이 소주라고 대답한다. 생선회를 먹을때 우리 국민의 대중술로 알려진 소주와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해 찾는 경우가 많다.
 생선회를 사시미(sashimi)라는 일본말로 국제 공용어로 만들어 놓은 일본은 어떤가. 일본에도 소주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의 소주와는 달리 알콜 농도가 높으며 대중화되지 못하고 지역 특산품화 돼 있다. 반면 일본술이라고 불리는 정종이 우리의 소주처럼 대중화돼 있으며 일본 사람들은 생선회를 먹을때 정종을 많이 찾는다.
 소주와 정종은 제조방법도 희석주와 발효주로 차이가 있고 알코올 도수도 24도와 13도로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에서도 알코올 도수가 13도 정도의 술로 정종, 화랑, 메실주, 백세주 등의 다양한 종류가 소주보다는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생선회는 단백질 식품이므로 전분 식품보다 술에 취하는 정도를 완화시키고 다음날 숙취를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알코올 도수가 높은 소주와 찰떡궁합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술이 한두잔 들어가면 취기가 우리 인간의 오감(五感)을 둔감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생선회를 마늘, 고추, 된장, 초장과 같이 야채에 싸서 소주 안주거리로 막 먹는 방법은 비싼 생선회 고유의 향과 맛을 느끼지 못하게 되므로, 고급 음식 생선회가 저가인 소주와 격을 같이 하는 안주거리로 변해 버린다. 생선회는 쇠고기의 고급 부위보다도 비싼 음식이다. 이렇게 비싼 생선회가 대중 술인 소주와 찰떡궁합이라는 인식 때문에, 소주의 위상인 저급으로 격하돼 버린다. 고가인 생선회를 저가인 소주의 위상으로 끌어내릴 것이 아니라, 소주를 고가인 생선회의 위상으로 끌어올리면 더 좋지 않을까.
 횟집에서 회식하는 광경을 상상해 보자. 땅콩, 야채 등의 안주거리와 술이 나오면, 맥주로 입가심을 하고 생선회가 나오기도 전에 소주잔이 몇 잔씩 돌아가서 얼큰하게 취하게 된 후에 생선회가 나온다. 알콜 때문에 이미 맛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많이 떨어져버린 우리의 미각은 생선회를 마늘, 된장, 초장 등과 함께 야채에 싸서 짬뽕 맛으로 먹는 시식방법 때문에 생선회 종류에 따른 고유한 향과 맛을 느끼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다. 술잔을 돌리면서 부어라 마시라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듯 혀가 꼬부라지고 왁자지끌한 분위기에 생선회 맛인지 술 맛인지도 모르게 된다.      
 그렇다고 생선회를 소주와 함께 먹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 먼저 생선회 종류별에 따른 고유한 향과 맛을 충분히 음미하자. 그리고 생선회를 안주로 해 소주를 마시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자. 이렇게 하면 생선회 맛을 아는 미식가가 될 뿐만 아니라 술도 덜 취해 다음날 숙취로 고생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손님이 떠나고 난 회식자리를 살펴보면 생선회를 다 먹지 못하고 남겨놓은 경우가 많은데, 생선회의 맛이 없기 때문이 아니고 생선회보다 먼저 나오는 부요리(쯔께다시)를 너무 많이 먹어서 주요리인 생선회를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주요리인 생선회가 먼저 나오도록 하여 출출할 때에 생선회의 종류별에 따른 고유의 향과 맛을 먼저 느끼면서 소주를 곁드리도록 해야할 것이다.
회에 레몬즙을 골고루 뿌리면 생선회의 맛이 최악이 될 것이다.<7회> 매운탕 제대로 먹기  
매운탕 먹는 방법은 위생적인가?
 생선횟집에서는 생선회를 먹은 다음 매운탕과 함께 밥을 먹는 순서로 식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매운탕 맛은 양념맛도 중요하지만 매운탕 재료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매운탕 재료는 생선회를 요리하고 남은 것을 사용하므로 선도가 대단히 좋아 맛을 좋게하는 이노신산(IMP)이 끓는중 많이 생겨 매운탕 맛을 좋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선도가 떨어지는 생선으로 매운탕을 끓이면 맛이 나지 않는 것은 이노신산이 생기지않기 때문이다.
 매운탕을 먹을때 여러 사람 숟가락이 매운탕 뚝배기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먹는데 이것은 우리 민족의 공동 식습관 때문이며 이렇게 해야만 정이 든다고 생각한다. 식당 아주머니에게 ꡒ덜어 먹을 그릇 주세요.ꡓ 하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며 ꡒ덜어 먹으면 매운탕 맛이 없어지는데요.ꡓ라는 말까지 덧붙인다. 식자는 이런 형태의 식문화와 술잔을 돌리는 음주문화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위염 및 간염이 많다고도 한다.  
 매운탕의 뚝배기에 여러 사람의 숟가락이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식사 형태를 외국사람이 보면, 왠 야만인들의 식사 방법인가라고 여길 것이다. 위생적으로 좋지 않으므로 각자 접시에 따로 떠서 먹도록 하자. 그리고 매운탕을 먹을 때 나오는 뼈 등의 음식 찌꺼기를 뱉어서 상대방이 보이도록 식탁에 쌓아 놓는 것도 아주 비위생적이다. 이들 음식 찌꺼기가 보이지 않도록 담는 용기를 주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작년 우리나라를 다녀간 일본 관광객수는 약 1백50만 정도이다. 일본은 생선회 값이 비싸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오면 생선회를 많이 먹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한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위와 같은 비위생적인 식문화가 원인 중의 하나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국민의 공동 식습관과 다르게 일본인들 및 서구인들은 개별식이다. 우리 습속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위생이 우선해야 우리 생선회가 세계화될 수 있을 것이다.

생선회나 육고기에 야채를 곁들여야 영양이 균형을 이룬다.

 체중의 약 60~70%를 차지하는 우리몸의 체액은 표와 같이 약알칼리성(pH 7.36~7.5)으로 유지되도록 조절되고 있다. 그러나 식습관때문에 pH가 7.36이하로 떨어지면 쉽게 피로해지고 감기 등 질병에 잘 걸리는 체질로 바뀌게 된다. 따라서 산성체질을 예방 및 개선하기 위해서는 균형 있는 식생활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육고기나 생선은 산성 식품,  야채류 및 해조류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분류된다. 식품 자체에 인(P), 황(S), 질소(N) 등 산성원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곡류, 두류 등 당질 식품과 육류, 생선 등의 동물성 식품이 산성 식품에 속한다. 반면 칼슘(Ca), 칼륨(K), 나트륨(Na), 마그네슘(Mg) 등 알칼리 원소를 갖고 있는 채소나 과실류, 해조류 등이 알칼리성 식품에 속한다.
 최근 들어 육류 및 가공품의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는 경향이 뚜렷, 이런 현상은 우리 몸의 체액을 산성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다량의 육류 섭취로 체액이 산성화되면, 우리 몸은 항상성(恒常性, homeostasis) 유지를 위하여 뼈속 칼슘 성분을 동원해 체액이 산성화되는 것을 막는 생체방어 시스템이 가동된다. 이러한 현상들이 장기간 계속되면 우리 뼈 속의 칼슘성분 부족으로 골다공증(骨多孔症) 및 충치 발병이 쉬운 체질로 변하게 된다. 따라서 산성 식품인 육류를 먹을 때는 알칼리성 식품인 야채류를 함께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선횟집이나 불고기집에서 상추, 깻잎 등의 야채와 같이 먹도록 식단을 차리는 것은 균형있는 음식물 섭취를 위하여 대단히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생선회를 야채에 마늘, 된장, 고추 등과 함께 싸서 먹는 방법은 비싼 생선회의 맛을 느끼지 못하고, 고급식품을 저급식품으로 만들어서 먹는 시식방법이다. 야채 따로! 생선회 따로! 먹도록 하자.
 <8회> 생선회는 칼 맛이다  
생선회는 칼 맛이다
 생선회 맛은 칼 맛이라고도 한다. 날카로운 칼로 단번에 생선회를 썰어야 표면이 매끈매끈하고 씹힘성이 좋아진다. 무딘 칼로 생선회를 썰면 씹힘성에 영향을 미치는 콜라겐(collagen)이 찢어져 육질이 단단해지지 않는다.
 생선회 써는 방법은 크게 당겨썰기(평썰기)와 베어썰기로 나눈다. 육질이 연한 어종은 평썰기를 하고 육질이 단단한 어종은 베어썰기를 주로 하는데 간혹 포를 뜨는 것처럼 써는 경우도 있다.
 필자 연구실에서 씹는 방향에 따라서 생선회의 단단함의 차이를 실험한 결과는 그림과  같다. 세포 단면에 이빨이 닿도록 씹을 때(그림의 A방향, 수직)는 세포의 측면에 이빨이 닿도록 씹을 때(그림의 B방향, 수평)보다 단단함이 약 75%가 되며, A와 B의 중간 방향에서는 87.5%였다. 이결과는 생선회를 씹을때 이빨이 콜라겐 섬유에 닿는 면적이 넓어야 육질의 단단함을 더 많이 느끼게 된다는 것을 입증한다. 생선회를 썰 때 고객이 B 방향에서 썰어야 동일 재료로 육질을 더 쫄깃쫄깃하게 느낄수 있다. 포를 뜨는 것처럼 써는 방법이 여기 해당된다.
 대부분 사람들은 생선회의 맛은 씹히는 촉감을 중요시하기때문에 평썰기 보다 베어썰기 또는 포를 뜨는 것과 같은 형태로 넙적하게 썬 것을 좋아한다. 또 씹을때 입안을 가득 채우는 포만감도 동시에 느끼기를 바란다. 생선회 맛을 최상으로 느끼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니 간과하면 안될 것이다.

생선회는 단면 칼이 좋다
 칼로 식품을 써는 것은 수직으로 누르는 힘의 일부를 양쪽으로 분산, 가르는 힘으로 바꾸는 작용이다. 칼의 각도가 작을수록 아래로 눌리는 힘에 대한 양쪽으로 눌러서 가르는 힘이 크게 작용한다.  얇은 칼일수록 동일 식품을 절단하는데 적은 힘이 들어간다.
 생선회와 같이 연한 절단면을 깨끗하게 자를 때에는 절단면이 칼에 밀착되므로 그대로 눌리면 형태가 변형된다.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칼을 움직이면서 누르면 된다. 이 때 칼을 당기면서 눌러 썰어야 적은 힘으로 썰 수 있다. 한편 야채처럼 조직이 단단한 것은 절단면이 생선과 다르므로 누르는 힘을 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칼은 단면 칼과 양면 칼이 있다. 양면 칼은 양쪽으로 눌러서 나누는 힘이 작용하므로 감자 같은 조직이 단단한 야채를 자를 때 편리하다. 생선회 같이 연한 것을 자를 때는 다른 면에 압력이 걸리지 않는 단면 칼이 좋다.

어육에 맞는 두께로 썰어야
 우리가 먹는 음식맛의 판단은 오감(五感)을 통해 결정되며 식품 종류에 따라 오감의 역할이 조금씩 변한다. 생선회는 오감 가운데 씹을 때 느끼는 촉감(觸感)과 미각(味覺)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다. 생선은 육질이 단단한 어종과 연한 어종으로 구분된다.  단단한 육질로 고급 횟감으로 알려진 복어, 넙치, 돔, 전복 등(주로 흰 살 생선회)은 근육 중에 콜라겐 함량이 많다. 연한 육질인 참치, 방어 등(주로 붉은 살 생선회)은 콜라겐 함량이 적다. 일반적으로 육질이 연한 어종은 두껍게 썰고 육질이 단단한 어종은 얇게 썰어야만 씹힘성(촉감)이 좋아진다.
 복어회를 조리할 때 얇게 써는 것은 복어회가 비싸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복어를 두껍게 썰면 고무 씹는 것처럼 느껴진다. 따라서 나비가 날아가듯이 얇게 썰어 쟁반의 무늬가 보이게끔 펼친다. 얇게 썬 복어회를 전용 양념장에 찍어서 입에 넣고 혀로 굴리면서, 복어육의 담백한 맛을 느끼고, 씹으면서 특유의 쫄깃쫄깃한 씹힘성을 느끼면 가히 일품이다.
흰살 생선횟감으로 인기가 좋은 광어, 우럭, 돔 등은 보통 두께로 썰며 씹힘성을 더 좋게하기 위해서는 두껍게 써는 것도 괜찮다. 한편 참치, 방어 등의 붉은 살 생선회는 두껍게 썰어야만 씹힘성이 좋아진다. 이들 붉은살 어육은 지방질 함량이 많아 혀로 느끼는 미각(味覺)과 씹힘성이 어우러져 기가 막힌 생선회 맛을 연출한다.

<9회>흰살 생선회 과연 좋은가  
어류는 육질(肉質) 색에 따라 적색육(dark muscle, red muscle) 어류와 백색육(ordinary muscle, white muscle) 으로 구분한다. 참치, 방어, 고등어, 정어리 등 장거리 유영을 하는 어류는 적색 육 어류에 속하고 도미, 넙치, 가자미, 조기, 대구 등 한정된 좁은 범위에 정착 서식하는 것은 백색육 어류에 속한다.
적색육 어류는 백색에 비해 지방질이 많다. 고도불포화 지방산을 함유하고 기능성 성분으로 알려진 EPA 나 DHA 함량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미오글로빈(myoglobin), 헤모글로빈(hemoglobin) 같은 색소 단백이 많이 함유돼 있다. 돔의 적색육 중의 햄(heme) 색소 총량은 520mg/100g인데 반하여, 백색육은 6mg/100g으로 큰 차이가 난다. 참다랑어 적색육에는 3.5~5g/100g이나 되므로 철 함량이 풍부, 빈혈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비타민류 및 각종 효소군도 풍부하다.
흔히들 고급 횟감이라고 하면 복어, 넙치, 돔 등 흰 살 생선을 연상한다. 하지만 아래 표와 같이 이들 흰 살 생선은 붉은 살 생선보다 육질이 단단해 씹힘성이 좋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고급 횟감으로 취급되고 소비자 역시 선호한다. 그러나 몸에 좋은 기능성 성분 및 영양분, 또 맛을 내는 성분 함량은 오히려 저급횟감으로 취급되는 붉은 살 생선에 더 많다. 따라서 고급횟감으로 취급되는 흰 살 생선보다 저급 횟감으로 취급되는 붉은 살 생선이 몸에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표 1 백색육과 적색육의 특성 차이

우리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회는 백색 육인 넙치(광어)와 조피볼락(우럭)이다. 이 두 어종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양식량이 제일 많고 양식기술도 가장 발달됐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넙치와 조피볼락을 생선회로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다른 어종보다 육질이 단단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씹힘성이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생선회는 우리와는 좀 다르다. 돔, 방어, 참치 등을 좋아한다. 돔은 흰 살 생선이지만 방어와 참치는 붉은 살 생선으로, 이들 붉은 살 생선은 표와 같이 흰 살 생선보다 맛 성분, 영양분, 기능성 성분들이 많이 들어 있다. 따라서 혀로 느끼는 맛이 진해 일본인들의 생선회 식문화로 대변되는 미각의 문화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일본 국민들의 건강수명이 우리국민의 62.3세보다 훨씬 높은 74.5세로 세계 1위를 기록한다. 모름지기 기능성 성분이 많은 붉은 살 생선회를 좋아하는 것도 그 이유중의 하나로 볼 수 있겠다.

환자식으로는 흰 살 생선이 좋다.

환자식으로는 주로 흰 살 생선을 사용하는데 이유는 붉은 살 생선은 지방질 함량이 많아 지방질이 산화되면 독이 생길수 있다. 또 유리아미노산 가운데 진한 맛을 내는 히스티딘 함량이 많아 쉽게 히스타민으로 성분이 변해 알레르기성 식중독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흰 살 생선을 환자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엑스성분중의 질소화합물(유리아미노산, 저급펩티드, 핵산관련물질 등)은 붉은 살 생선이 흰 살 생선보다 많아 맛이 진하다. 또한 붉은 살 어육은 지방질 함량이 많아 환자의 식욕을 당기지 못한다. 반면 담백한 맛의 넙치, 가자미 등 흰 살 어육은 식욕을 당긴다.

붉은살과 흰살 생선 구별 방법

생선을 절단해 단면을 보면 그림과 같이 체측(體側)에 적갈색의 혈합육과 색이 연한 보통 육으로 나뉘어진다. 그림(A)는 대구, 돔, 농어 등의 근육으로 혈합육 비율이 낮고 보통 육은 흰색을 띤다. 고등어, 정어리 등(그림B)은 혈합육 비율이 높고 보통육은 담적색을 띤다. 참치, 가다랑어, 방어 등(그림C)는 혈합육이 내부까지 분포하여 있으며 보통육은 상당히 붉다. 이와 같이 생선은 3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후자의 2종류를 붉은살 어류로 분류한다.
붉은 살 어류가운데 왕자는 참치류다. 참치의 혈합육은 표층뿐만 아니라 근육의 내부까지 분포돼 있고 심부 혈합육이라고 부른다. 붉은 살 어류의 근원섬유는 흰살 어류보다 약간 가늘고 동일 어종에서도 보통육의 근원섬유는 혈합육보다 약간 굵다. 혈합육 및 보통육이 붉은 색을 띠는 것은 근육색소인 미오글로빈의 붉은 색소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색소 양이 많을수록 붉어진다. 연어와 송어의 핑크색을 인 것은 미오글로빈이 아닌 아스타산틴(astaxanthin) 색소 때문이다. 칙칙한 담청색을 띄는 새우와 게를 삶으면 붉게 되는 현상 역시 이스타산틴이 요인이다 . 연어는 붉은 살 생선에 포함되지 않는다
<10회>아니사키스충을 알아보자  
생선회 성분을 보면 단백질, 지방질, 탄수화물 등 3대 영양소 가운데 단백질이 평균 20%, 지방질이 평균 3% 정도 되며 탄수화물은 0.3%로 대단히 적은 양이다. 나머지 77% 대부분이 수분이다. 이들 3대 영양소 칼로리는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4kcal/g이고 지방질은 9kcal/g으로 지방질이 단백질의 두배 이상 칼로리를 갖고 있다. 생선회 가운데 붉은살 생선회가 흰살 생선회보다 지방질 함량이 많아 칼로리가 높은 편이다. 어종별로 성분조성 및 칼로리를 살펴본다.

흰살과 붉은살 생선회의 대표격 넙치와 방어를 각각 1백g씩 섭취했을때 칼로리는 넙치가 87.6kcal, 방어는 1백73.4kcal나 된다. 이처럼 같은 양의 생선회를 먹었을때 방어회 칼로리가 넙치회의 갑절에 이른다.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지방질 함량이 많은 붉은살 생선회를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방어회에는 몸에 좋은 기능성 성분 EPA 및 DHA가 많이 들어 있어 고칼로리 섭취로 얻는 해(害)보다는 기능성 성분 섭취에 따른 득(得)이 더 많다고 볼수있다.

아니사키스충이란 무엇인가
아니사키스 유충은 생선횟감으로 많이 섭취하는 방어, 붕장어, 고등어, 오징어 등 내장에 기생하고 있다. 흰색을 띄며 형태는 가늘고 긴데 보통 2~3cm 길이다. 주로 내장에 기생하고 있으나 상처 부위를 통해 근육안으로 파고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회를 먹을때 육안으로 보이기 때문에 생선회 맛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인간은 물론, 어류 역시 살아있을 때는 이물질(異物質)이 근육안으로 파고 들어오지 못하는 생체 방어체계가 갖추어져 있다. 따라서 아니사키스충(Anisakis simplex)은 근육안으로 파고 들어가지 못하고 주로 장이나 간에 기생하고 있다가, 활어가 죽은후 근육 생체 방어체계가 무너지면 근육안으로 침투한다. 죽은 후 신속하게 내장을 제거, 아니사키스충이 근육안으로 파고 들어갈 시간을 주지 말아야 위생적인 생선회를 먹을수 있다. 또 도마, 칼 등을 통한 2차감염을 막기 위해 도마, 칼 등의 조리기구를 철저히 세척 및 소독해야 한다.
만약 아니사키스충에 감염된 생선회를 먹었을때 위염 등으로 위벽이 헐어 있을 경우 이 상처를 통해 아니사키스충의 일부가 위벽을 파고 들어갈 수도 있다. 이때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을뿐 아니라 아니사키스충때문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복통, 설사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충은 극히 일부가 위벽을 뚫고 들어가 위안에서 주머니를 만들어 기생하지만 며칠후 스스로 죽기때문에 질병을 유발하지지는 못한다.
특히 한국인들은 살아서 퍽떡펄떡 튀는 것을 먹는 활어문화를 중요시하고 있어 살아있는 활어를 바로 조리해 먹기 때문에 아니사키스충 감염 위험이 극히 낮은 편이다. <趙永濟 부경대교수. 생선회협회 이사장><11회>자연산과 양식산 차이  
자연산 활어는 자원고갈과 오염 때문에 많이 잡히지 않는다. 대충 시중 유통활어의 95%가 양식산이고 나머지 5%정도가 자연산으로 보면 된다. 양식산도 국내산이 60%, 수입산이 35% 정도이나 점차 수입산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자연산 생선회는 원하는 수요만큼 공급할 수 없어 자연산 전문횟집이라는 간판이 달린 곳도 사실은 양식산을 많이 쓸수 밖에 없다.

생선회를 먹을 때 비싸더라도 자연산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횟집에서 자연산은 양식산의 3~4배 값이다. 자연산은 활동 범위가 넓고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패쇄된 수조에서 고밀도로 양식되는 양식산보다 약 10% 정도 육질이 더 단단하다. 하지만 그 차이를 알수 있는 사람은 10명중에 1명 이하라는 실험 결과가 있다. 따라서 실제로 맛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면서 자연산만을 찾는 소비자들에겐 바가지 요금이 따라다닐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문가도 판별 어려워

살아있는 활어는 외관, 색택, 모양, 이빨 등으로 구별이 가능하지만 생선회로 조리해 접시에 담아 놓으면 생선회를 많이 먹는 필자도 자연산과 양식산 구별이 불가능하다. 필자가 부경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생선회전문가과정 수강생중 생선회 조리경력이 20년 이상 되는 분들도 썰어진 생선회가 자연산인지 양식산인지 구별해보라면 모두다 자신이 없다고 한다. 하물며 일반 소비자들이야 어떻겠는가.
자연산은 넓은 바다에서 살면서 생존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또 자신이 먹이를 포획해야 하기 때문에 굶을 때도 있을 것이다. 반면 양식산은 양식업자들이 영양분이 듬뿍 든 양질의 사료를 넉넉하게 주므로 먹고 싶으면 언제라도 배불리 포식 할 수 있다. 당연히 사료속 영양분과 기능성 성분이 양식 활어의 근육에 축적될 수밖에 없다.
양식어류 사료는 정어리와 같은 등푸른 생선을 주로 사용, 등푸른 생선에 많이 들어있는 기능성 성분 EPA 및 DHA가 자연산보다 양식산에 많이 들어 있다. 참돔의 경우 양식산이 자연산보다 EPA 및 DHA 함량이 5배나 많이 들어있다. 따라서 양식산이 자연산 보다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혈전 등과 같은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및 당뇨병 예방 등에 효과가 있는 건강식이다.

자연산이 더 맛있나

일반적으로 자연산 생선회는 양식산 생선회보다 육질이 단단하고 깊은 맛을 갖고 있다. 때문에 3~4배 돈을 들여서라도 미식가들은 이를 찾아다니며 먹는다. 그렇다면 과연 자연산은 양식산보다 반드시 맛이 좋을까. 자연산 생선회가 본래 갖고 있는 육질의 쫄깃쫄깃함과 깊은 맛을 간직하기 위해서는 주위 환경이 최적상태로 유지돼야 한다. 그런데 잡을때 그물에 걸려 잡히는 경우 그물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면서 체내 에너지가 소모되고, 장시간 이상태가 계속되면 스트레스로 육질의 단단함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또한 자연산은 양식산과 달리 넓은 환경에서 자유롭게 성장했기 때문에 좁은 횟집의 수조에서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양식산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런 상태의 자연산 생선회는 육질이 퍼석퍼석해질 뿐만 아니라 에너지 과다 소모로 영양가도 떨어진다. 더욱이 자연산이 지니는 독특하고 깊은 맛도 없어져 양식산보다 맛이 떨어진다.
따라서 자연산이라고 반드시 양식산보다 맛이 더 좋은 것이 아니고 활력이 좋은 자연산 활어인 경우에만 독특한 쫄깃쫄깃함과 깊은 맛을 간직하는 것이다. 양식산 생선회를 먹는 것이 자연산과 맛의 차이도 없고 가격도 훨씬 싸며 몸에도 더 좋아 일석삼조(一石三鳥)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양식산 넙치는 6백~8백g, 조피볼락은 4백~6백g 정도의 중량이다. 작은 중량의 활어를 유통시키는 것은 가격, 사료효율, 질병에 걸릴 염려 등의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소형은 맛이 좋지않다. 맛이 떨어지는 소형 양식산 생선회가 유통되기에 소비자들이 자연산 생선회를 선호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중량이 2kg 이상 되는 대형넙치는 양식산이라도 자연산에 뒤지지 않는 맛을 낸다.

양식하려면 어병치료용으로 항생제를 부득이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 항생제는 생선회보다 훨씬 자주 우리 식탁에 오르는 닭, 돼지 등에서도 문제가 되기는 마찬가지이다. 소비자들은 유독 양식어류에 항생제가 다량 함유됐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때문에 잔류항생제를 우려해 양식어류 대신 비싼 자연산 생선횟감을 선호하고 있다. 양식어류에 사용되는 항생제는 중금속처럼 체내에 축적되지않는다. 또 어체에 투여된 직후부터 흡수, 순환 과정을 거쳐 시간이 경과하면 이내 배설된다. 양식업자들은 모두 출하전 2~3주간의 안전 휴약기간을 준수, 충분히 잔류를 방지하기때문에 안심하고 양식산 생선회를 즐겨도 된다. <趙英濟 부경대교수>
 
<12회>비브리오 패혈증 염려 '뚝'  

매년 여름철이면 국내 모든 횟집들이 울상이다. 불청객 비브리오패혈증때문이다. 지난 2000년 8월 보건복지부가 치사율이 높다면서 제3군 전염병으로 지정한후 사람들은 으레 여름에는 생선회를 먹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조금만 신경써서 위생처리하면 전혀 문제가 없고 전염도 되지않는 것을 전염병으로까지 지정, 생선회 관련산업을 모두 죽여야 하는지 도대체 알수가 없다. 이번주에는 비브리오패혈증 실체와 예방법을 집중 보도한다.

□ 비브리오 패혈증(敗血症)
지금까지 알려진 비브리오균은 총 34종이고 이 가운데 병원성인 것은 12종이다. 비브리오패혈증 원인균은 비브리오 블니피쿠스(Vibrio vulnificus) 이다. 패혈증이란 말 그대로 비브리오균때문에 패혈, 즉 피가 제 기능을 하지못해 사망에 이르는 질병이다. 패혈증은 역사가 짧아 약 20년 전부터 보고되기 시작됐을뿐 그 이전에는 단순히 식중독세균으로 알려져 있었다. 어패류를 섭취한 후 24시간 이내에 발병, 발열과 오한, 피부병변, 구토 등의 증상을 수반한다.

□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어디 있나
비브리오패혈증균은 소금을 좋아하고 소금이 있어야 살 수 있는 미호염성(微好鹽性, 2~3%) 세균으로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연안에 서식한다. 겨울철에는 수온이 낮아 바다밑 갯벌에서 월동하다 봄철 해수온도가 15℃ 이상으로 올라가면 표층수에서 검출된다. 특히 해수온도가 20℃ 이상 되는 6~10월 바닷물 표층에서 많이 검출된다.

□ 감염 경로
대부분의 간질환자, 알콜 중독자, 당뇨병 등 지병(持病)이 있는 면역력 약한 노령자가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오염된 수산물을 비위생적으로 생식했을 때 감염된다. 또 상처있는 사람이 해수욕장에서 비브리오패혈증균에 오염된 바닷물과 접촉했을 때 상처를 통해 균이 침입, 발병하기도 한다.

□ 건강한 사람도 걸리나
비브리오 패혈증 특징은 건강한 사람의 감염은 매우 드물다는 것. 음주를 많이해 간기능이 저하된 알콜 중독자가 감염률이 높고 증세 역시 강하다. 비브리오 패혈증에 의한 사망자의 90% 이상이 간경화 등 간질환자, 알콜 중독자, 만성 신부전, 백혈병 등의 환자로 면역력이 약한 노령자가 대부분이다. 건강한 사람은 걸릴 확률이 대단히 낮다. 남녀 비율은 5:1로 남자가 많다.

□ 생선회 살점은 무균 상태
사람은 물론이고 활어 등 살아있는 생명체는 이물질이 근육 안으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생체 방어체계를 갖추고 있어 균이 아가미, 껍질, 비늘 밑에 붙어있다. 따라서 생선회를 조리할 때 비위생적으로 조리하면 칼, 도마 등 조리기구에 묻어 2차오염의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껍질과 비늘을 제거하거나 내장을 빼내는 칼과 도마, 그리고 생선회 살을 자르는 칼과 도마를 별도로 사용하면 된다. 또 손, 도마, 칼, 행주 등을 철저히 소독해 위생적으로 조리하면 전혀 걱정할게 없다.

□ 균 한 마리라도 먹으면 패혈증에 걸리나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산(酸)에 약하기 때문에 위(胃)를 통과할때 pH 2.0이하의 위산(胃酸)과 섞이면서 사멸한다. 우리나라는 생선회에 비브리오균이 한 마리라도 검출되면 안되지만 일본에서는 1백개까지 허용하고 있다. 이 정도 균은 먹어도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릴 염려가 없다.

□ 냉장고에서도 증식하나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중온성 세균으로 사람의 체온에서 증식이 가장 빠르다. 체온보다 높은 온도에서는 증식이 늦어지고 60℃에서는 사멸한다. 체온도보다 낮은 범위에서는 온도가 낮을수록 증식이 억제될뿐 아니라 10℃ 이하가 되면 현저히 줄어든다. 냉장고 온도인 5℃ 이하에서는 균이 증식하지 못하고 아예 휴지(休止) 상태가 된다. 따라서 5℃ 이하 온도를 유지하면 비브리오 패혈증이나 식중독에 걸릴 염려가 없다.

□ 동결시키면 죽나
가열하면 세균을 사멸하지만 동결은 세균을 사멸시키지 못한다. 생선회를 동결하면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상식을 믿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 동결시키면 균이 휴지(休止) 상태로 있다가 해동하면 다시 증식한다. 따라서 동결하는 것은 비브리오 패혈증을 막지도 못하고 생선회를 맛이 없게 만드는 것이다.

□ 민물에 씻으면 죽는가
필자 연구실에서 도마에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오염시키고 수돗물에 넣어둔 실험에서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전부 사멸한 실험결과를 갖고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묻어있을 가능성이 있는 아가미, 껍질, 비늘 등을 처리할 때는 수돗물로 충분히 씻어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죽여야 한다.

□ 레몬즙을 짜면 예방될까
레몬즙을 짜면 비브리오 패혈증 및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상식 때문에 너도나도 생선회에 레몬즙을 짜댄다. 레몬즙은 pH 2.4의 강산성이긴 하나 접시에 담겨져 있는 생선회에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죽을 수 있게 골고루 레몬즙을 짤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레몬즙을 골고루 짜면 강한 향때문에 생선회 맛을 느낄 수 없다.

□ 비브리오 패혈증은 전염병이 아니다
전염병이란 콜레라, 장티푸스, 감기, 아폴로눈병처럼 발병된 환자로부터 세균, 바이러스 등에 의해 전염되는 질병을 말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전염성이 없다. 따라서 수산관련 단체가 요구하고 있는 권역별 주의보 발령도 안될 이유가 없다.

□ 여름철에 문제가 되는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 발령체계는
비브리오 패혈증이 제3군 전염병으로 지정돼 여름철 바닷물, 갯벌, 어패류에서 검출되면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 발령을 내지 않을수 없도록 돼있다. 주의보 발령체계는 균 검출 즉시 각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이 국립보건원에 보고하고 국립보건원은 확인후 전국에 주의보를 발령하는 아주 단순한 체계로 돼있다. 그러나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여름철 바닷물 수온이 올라가면 표층부에서 검출되는 흔한 균인데 지금대로라면 언제나 여름에는 주의보를 발령 내려야한다.

□ 주의보 발령에 따른 시민 반응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일반 시민은 주의보가 발령되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면서 당연히 생선회를 멀리한다. 더욱이 날이갈수록 " 여름철은 생선회를 먹으면 안된다" 는 인식이 고착화되고 있다.
여름철이라고 생선회를 멀리할 이유가 없다. 되레 자주 먹는다. 일본인들이 여름철을 맞아 생선회를 한껏 먹는것과는 달리 생선회를 먹으면 안된다는 반응을 보이는 우리국민들과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 일본도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가 발령되나
일본에도 연간 비브리오 패혈증에 의한 사망자 수는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여름철에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 발령은 단 한번도 없고 언론도 보도하지 않는다. 이는 일본에서는 비브리오 패혈증을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같은 문제를 두고 우리나라와 일본 정부 및 언론이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한 대처방법 및 보도형태에 차이가 나는 이유를 과학적 근거를 갖고 다시 검토해야 할 숙제다.

□ 비브리오 패혈증 보도는 신중해야 한다.
여름철에 비브리오 패혈증이 검출돼 주의보가 발령되거나 환자가 발생하면 언론은 기다렸다는듯이 경쟁적으로 환자를 화면에 떠올리는 등 무시무시한 질병으로 보도, 국민들의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준다. 앞으로는 환자 건강 상태와 조리 위생정도 등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린 이유를 상세하게 알리는 예방차원의 보도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 수출도 타격받는다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가 발령되면 일본으로 수출되는 넙치 가격이 3분의2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에따라 일본 활어 유통업자들은 매년 여름철이면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 발령을 은근히 기다린다는 말도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가 발령됐을때 수입어종을 생선회로 먹고 일본에서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렸다는 보도는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다. 일본인들은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리지 않는 특수 체질인가. 우리 양식업자는 피해를 보고 일본 수입업자를 배불리는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 발령은 분명히 잘못돼 있다.

□ 주의보 발령으로 입는 경제적인 손실은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가 발령되면 1주일 정도 횟집에 손님 발길이 뚝 떨어진다. 주의보 1회 발령때문에 전국 생선횟집이 입는 경제적 손실은 대략 3천억원. 한 업소 하루 매출액을 약 50만원으로 추정, 전국의 생선회 관련 업소 8~9만여 곳을 기준한 액수다. 매출손실뿐만 아니라 양식업자, 유통업자, 부식업자 등의 손실까지 감안하면 줄잡아 5천억원은 타격을 받는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 위생관리 시스템 도입으로 예방
비브리오 패혈증을 단 한방에 예방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은 없다. 수조관리에서 소비자들이 먹는 시점까지 철저한 위생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한국생선회협회가 개발한 위생관리 시스템으로 생선회를 조리하면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할 수 있다.
위생관리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해수 및 활어와 함께 수조로 유입된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수조의 온도를 낮춰 증식을 막거나 오존처리 등 살균장치를 장착, 사멸시킨다. 둘째 조리전 전처리 단계에서 싱싱 활어기 등을 사용, 활어 아가미 및 껍질 등에 부착된 비브리오균을 죽이는 살균뿐만 아니라 생선회를 쫄깃쫄깃하게 해 맛을 좋게 한다. 셋째 조리할때 조리사 그리고 칼, 도마, 행주 등의 조리기구에 의한 2차 오염을 막을 수 있는 위생적인 조리를 한다. 즉 머리를 자르고, 비늘을 벗기고, 껍질을 벗기는 처리를 하는 오염구역과 생선회 포를 뜨고 살점을 써는 처리를 하는 비오염 구역으로 나누어 처리장소 및 담당 조리사 그리고 칼과 도마를 다른 것을 사용한다. 넷째 시식하는 동안 상기 과정에서 남아있을 수 있는 비브리오 패혈증균 증식을 막기 위해 냉각된 생선회접시를 사용하는 방법 등이다.

□ 무허가를 없애야 한다
생계형이라는 명목으로 생선회관련 무허가 음식점이 많다. 한정식, 중화요리, 육고기 등 가열하는 음식은 병원성균에 일부 오염됐더라도 조리과정에서 사멸되므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생선회는 가열 과정이 없기 때문에 위생적인 조리가 대단히 중요하다. 국민건강을 위해 생선횟집 만은 무허가업소를 단속해야 한다. 포장마차 및 노점에서 생선회를 안주로 소주를 기울이는 낭만도 좋지만 비위생적으로 조리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포장마차에 생명을 담보할수 없다.

□ 제 3군 전염병에서 제외해야 한다
전염병도 아닌 것을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 해수, 갯벌, 어패류 등에서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검출되면 국민건강 예방이라는 미명하에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를 발령한다. 일본은 우리처럼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를 발령하지 않는다.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생선회를 먹었다는 역사도 조선중기 이후로 비슷한 두 나라가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해 정책차이가 나는 이유를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바다나 갯벌에서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검출됐다고 주의보만 발령할 것이 아니라 생선회의 위생적 조리교육 및 관리감독 정책으로 전환해야한다. 또한 일본처럼 비브리오 패혈증을 제 3군 전염병에서 제외시켜 주의보 발령에 따른 국민들의 공포를 불식시키고 생선회 관련산업을 보호해야만 한다. <趙英濟 부경대교수>


<13회>명칭부터 바르게 부르자  

생선의 명칭은 표준말이 있으나 생선회 관련 업소는 아직도 일본말 또는 방언을 종종 사용하고 있다. 생선회 식문화를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는 잘못 불려지고 있는 생선회 명칭부터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생선회를 ‘사시미’, 초밥을 ‘스시‘라고 많이 부르고 있는데 이것부터 고쳐야 한다.
일식집 및 생선횟집에서 주요리가 아닌 부요리(또는 곁요리, 받침요리, 주변요리)라고 표현하는 일본말 쯔께다시(付け出し)가 통용되고 있다. 생선회 가운데 자연산 단일 어종으로서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고 ‘도로’로 불리는 뱃살회는 가장 맛이 좋다. 참치는 기능성 성분으로 알려진 DHA 및 EPA 함량이 어류중 가장 많은데 ‘마구로’로 흔히 부른다.
이밖에도 강태공들이 가장 좋아하는 돌돔을 ‘시마다이’라고 부르지만(줄이 있다고 줄돔이라고도 함), 돌돔의 일본말은 ‘이시다이’이다. 봄철이 제철이며 자연산으로 가장 인기가 있는 돌가자미를 ‘이시가리’라고 부르는데 정확한 일본어는 ‘이시가레이’이다. 일본에서는 크면서 맛이 좋아지는 생선을 크기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르는 출세어(出世魚)라고 한다. 출세어에는 방어, 전어, 참돔, 숭어, 농어, 참다랑어가 있다. 방어를 ‘히라스’ 또는 ‘부리’라고 부르지만 정확한 일본말은 중간 크기 방어를 ‘하마치’ 큰 것을 ‘부리’라고 부른다. ‘히라스’는 방어류인 잿방어의 일본 방언이다.

생선회를 처음 먹을 때 흔히 먹는 붕장어를 ‘아나고’ 라고 하거나 성질이 급해 활어상태로는 수송이 거의 불가능한 바다장어인 갯장어를 ‘하모’라 부른다. 또 학꽁치(표준말은 학공치)의 일본말은 ‘사요리’. 단일 어종으로 우리나라에서 소비가 가장 많고 피로 회복제 박카스에 첨가하는 타우린 함량이 많은 오징어를 ‘이까’라 한다. ‘오도리’는 회로 먹는 보리새우가 팔딱팔딱 튀는 것을 형상화한 일본말이며 보리새우의 일본말은 ‘구루마애비’이다. 세꼬시는 도다리 새끼(도다리는 일본말이 아님)나 전어 등을 뼈채 썬 것을 말한다.

사투리로 잘못 부르는 말

볼락을 '뽈라고' 또는 '뽈라구'라고 부른 것이 대표적 예. 또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횟감 넙치와 함께 해산어류 양식량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조피볼락을 우럭이라고 부르는데 조피볼락이 표준말이다. 우럭볼락은 자연산으로 다른 종이다. 광어는 방언이므로 넙치라고 불러야 한다. 쥐노래미를 '게르치'라고 부르는데 '게르치'라는 생선은 따로 있다. 포장마차에 종종 소주 안주로 등장, 껍질을 벗긴 후에도 꿈틀거리는 먹장어를 부산에서는 '꼼장어'라 부른다.
참숭어는 지금이 제철이다. 성인병을 예방하는 기능성 성분을 포함하는 지방질 함량이 많아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 일본에서 귀한 생선으로 애용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급 생선회로 취급하는 이 참숭어를 밀치라고도 하며 조그만 숭어를 '모치'라고 부른다.

정량제 가격표시 필요

생선회는 건강 기능성 고급 식품으로 우리 국민의 단골 메뉴로 사랑을 받고 있다. 대부분 생선횟집 메뉴판에는 특대(特大), 대(大), 중(中), 소(小)로만 구분해 놓고 특대는 8만~10만원, 대는 5만~8만원, 중은 3만~5만원, 소는 2만~3만원으로 업소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난다. 특대, 대, 중, 소는 특별한 기준이 아니다. 주방장 마음대로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지난 2000년 9월 10일자 조선일보는 생선횟집의 경우 1kg 짜리 광어로 직접 회를 떠본 결과 생선회가 4백50g이 나왔음에도 불구, 조사 대상업소의 81.8%가 이보다 적은 양을 내놓았다. 가장 적은 양은 2백70g에 불과했고 대부분 업소에서 4백50g을 기준으로 10~40% 적게 회를 주고 있다는 것. 또 생선횟집의 53.3%가 아예 가격표시를 하지 않는다는 소비자보호원의 조사를 인용, 보도했다.

생선횟집에서 생선회 대(大)를 시켜놓고 눈어림으로 ꡐ이 정도구나ꡑ라고 생각하고 먹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소비자보호원이 조사한 것처럼 업소에 따라 10~40% 적게 놓을 수밖에 없다. 생선회를 접시에 놓을때 몇 줄이냐에 따라서 양이 많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줄수에 따라 특대, 대, 중, 소를 결정한다면 생선회의 써는 두께에 따라 줄수가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할 수도 있다. 만약 소비자가 대(大)가 아니라고 따지더라도 기준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할 방법이 없다.

생선회가 지속적인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업소가 양심적으로 정량을 속이지 말아야 할 것이며 생선회 무게를 손님이 확인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서 조속히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趙永濟 부경대교수>
<14회>물에 씻으면 맛 떨어진다  

생선회를 조리할때 피, 비늘 등이 우리가 먹는 생선회 살점에 묻으면 상품가치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므로, 조리하면서 물에 씻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여름철에 비브리오 패혈증 예방을 위해서도 물에 씻는다.
목을 자른후 내장과 비늘을 제거할때 수도물을 흘려 내리면서 아가미, 내장, 껍질, 비늘에 오염된 피와 비늘을 씻어내고, 비브리오균을 죽이는 효과도 있다. 이같이 포떠기 전의 단계에서는 물로 씻어도, 생선회 살점에 있는 맛 성분 및 영양분이 물로 빠져 나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물도 생선회 살점으로 흡수되지 못한다.

그러나 포를 뜬후의 생선회 살점을 물에 씻으면 생선회 살점에 있는 물에 녹는 맛 성분 및 영양분이 물과 함께 빠져나갈 뿐만 아니라, 물이 근육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생선회가 물기를 머금으면서 생선회 맛은 닝닝하고 물컹해져 맛이 떨어진다.
생선회를 조리할 경우 포를 뜨기전의 라운드 상태에서는 물에 씻어도 근육에 물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상관이 없지만, 포를 뜬 상태에서는 씻지 말아야 한다. 만부득이 씻어야 할 경우 얼음물에 약간의 소금을 넣은 물에 씻으면, 근육의 외측 단백질이 응고하므로 맛 성분이 빠지거나 물이 근육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어느 정도는 막아준다. 그러나, 생선회 맛을 최상으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물에 씻어서는 안되며, 수건으로 닦아야 한다.

생선회 동결하면 맛 보존되나

최근 횟감용으로 공급해야 할 활어가 외국산 활어범람과 국내 양식업계의 과잉생산으로 제대로 출하되지 못해 국내 양식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양식업계의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생선회를 급속동결, 비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한다.
냉동기술 발달에 따른 장기간 저장법으로 오늘날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식품의 동결저장법은, 식품을 본래의 상태로 오랫동안 보존 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으며, 영하 20℃에 동결 저장하면 6개월~1년 정도는 보존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반 식품과는 달리 생선회는 동결시키면 생성되는 얼음 결정에 따라 생선회의 쫄깃쫄깃한 맛을 내는 근육 단백질이 파괴돼 퍼석퍼석한 저질생선회로 육질의 질이 떨어진다. 이같은 현상은 액체질소를 사용해 초급속도로 동결해도 막을 수가 없다. 먹다가 남은 생선회를 냉장고 동결고에 넣어두었다가 먹으면, 퍼석퍼석해져 맛이 없어지는 것을 경험한 식도락갇르도 많을 것이다.

참치회는 왜 동결하는가

참치회는 영하 60℃ 정도의 초저온 동결고에 저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참치는 태평양, 인도양 등의 원양에서 잡히기 때문에, 동결해 가져오지 않으면 선도가 떨어져 생선회로 먹을 수가 없다. 따라서, 동결해 육질이 퍼석퍼석해져도 방법이 없기 때문에 동결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영하 60℃의 초저온에 보관하는 것은 선홍색을 띠는 근육색소 산화를 막아 육색을 선명하게 보존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에 일본에서는 더 맛있는 참치회를 먹기 위해 어획후에 동결하지 않고 생선상태로 비행기를 이용, 공수(空輸)하는 경우도 있으며, 지중해, 호주, 중남미 등지에 어획한 참치를 축양하면서 필요한 때 냉장상태로 공수하기도 한다. 이것은 동결에 의한 참치근육의 파괴를 막아서 더 쫄깃쫄깃한(단단한) 참치회를 먹기 위한, 즉 더 맛있는 것을 찾는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 수송비가 엄청나게 들어가는 이런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다.
특히 우리 국민들은, 생선회는 육질의 단단함 즉 쫄깃쫄깃함을 중요시하는 씹힘성 문화에 젖어 있으므로, 동결해 육질이 퍼석퍼석한 생선회는 외면할 것이다.

활어의 품질판정 지표개발과 고품질의 생선회를 생산하자
작년말 현재 우리나라 횟감용 어류 양식량은 10년 전의 약 15배나 증가하고있다. 그리고, 생선회가 건강식이라는 인식의 확산 및 소득수준의 향상, 주 5일 근무제 실시 등 사회적 여건변화로 생선회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으며, 우리나라 외식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중국산 활어 대량 유입에 따라 국내 양식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다,
양식산 횟감용 활어 유통 실태를 살펴보면, 생선횟감으로서 제일 중요한 품질 판정지표가 돼야 할 생선회 맛과는 관계없이 외관으로 구별이 가능한 색택, 중량, 모양 등을 중심으로 활어 등급이 정해지고 유통되므로, 양식업자들도 이러한 기준에 맞추어서 양식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표피 색택을 자연산처럼 보이도록 밝게 만드는 기술 및 중량을 늘이는 기술은 생선회 맛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선회를 고급화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관행부터 고쳐야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생선회 맛을 판정할 수 있는 활어 품질 지표가 개발되지 못하므로, 색택, 중량 위주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고급활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양식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생선회 맛과 직결될 수 있는 횟감용 활어의 품질판정 지표개발이 선행돼야한다. 활어 품질판정 지표개발은 중량 및 외관 위주의 양식기술에서 벗어나고 고품질의 활어양식 기술개발을 위한 촉매가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양식업의 경쟁력 향상 및 생선회 식문화의 업그레이드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15회>회, 언제부터 먹었을까  

생선회(生鮮膾) 문화가 언제부터 형성됐나 하는 문제는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헌을 뒤지다보면 조선조 중기 이후에 많이 나타난다. 이 가운데 조선조 광해군때 유몽인(柳夢寅)이 지은 어우야담(於宇野談)을 보자. 임진왜란때 명나라 군사 10만명이 우리나라에 오랫동안 주둔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선회를 먹는 것을 보고 대단히 비아냥 거리고 더럽게 여겼다. 그것을 본 우리나라 선비가 논어(論語)에 회는 가늘게 쓴 것이 좋다고 했고 생선회나 육류를 썰어서 회를 만드는 등 공자(孔子)도 회를 좋아했는데 왜 그러냐고 반박을 했다는 재미있는 내용이 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생선회 문화는 조선조 중기 이전에 벌써 형성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불교가 융성해 살생을 함부로 하지 않는 종교적 영향으로 회를 즐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몽고 사람을 통해 육회 먹는 법을 배웠다는 기록도 있다. 조선시대에 접어들면서 숭유사상을 국치이념으로 삼았으므로 ‘공자가 회를 즐겨 먹었다’는 사실에 아무런 저항감도 갖지않고 회를 본격적으로 먹었던 것이다. 그래서 회라면 육류든 어패류든 가리지 않고 즐겨 먹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생선회에 대한 가장 구체적인 근거는 17세기초 조선조 숙종(肅宗)때 홍만선(洪萬選)이 지은 산림경제(山林經濟)에 나온다. 껍질을 벗기고 살을 얇게 썰어 얇은 천으로 물기를 닦아낸 다음 생강이나 파를 생선회 접시 위에 올려 곁들여 먹고 양념으로 겨자를 쓴다고 기록하고 있다. 여름에는 얼음 위에 올려 먹는등 생선회 문화가 오늘날과 다름없을 정도로 발달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조선 숙종때 회 문화 발달

중국의 회문화를 보면 지금부터 2천5백여년전 공자가 쓴 논어 향당편에 음식은 정갈해야 하며 회는 가늘어야 한다는 대목이 있다. 그때 이미 회를 맛깔스럽게 먹었음을 알 수 있다. 오중노회(吳中魚盧膾) - 중국의 진서 장안전에는 농어회의 맛에 반한 한 선비의 고사가 전해진다. 제나라에 장안이라는 벼슬아치가 고향인 오나라의 농어회맛을 그리워하다 벼슬을 버리고 낙향한다는 내용으로 농어회맛이 일품임을 뜻한다. 중국은 2천5백여년전 이미 생선회 문화가 상당히 발달했음을 엿볼 수 있다.

조선조 선조 때의 지봉유설(芝峰類說)에 중국 사람들은 회를 먹지 않았다는 기록이 나오는데, 공자(孔子)가 좋아했던 생선회가 중국에서 사라진 이유가 무엇일까. 11세기 송나라 시대까지 회를 먹었다는 기록은 매요신(梅堯臣: 1002~1060)이 회를 차려놓고 손님을 대접한다는 시(詩) 가 남아있어 이를 증명한다. 그 후 대역병(大疫病)이 유행해 많은 사람이 죽자 그 원인이 생선회에 있다고 생각했으며 그 후로 날 것을 먹지 않고 불을 사용하는 화력요리(火力料理)가 등장했다.

사시미(刺身)의 유래는 어디서

생선회를 대표적인 음식으로 꼽는 일본의 경우 1399년 무로마치 시대 교토의 한 신관의 일기 속에 생선회에 대한 기록이 나타난다. 이 일기가 일본에서는 생선회에 관한 가장 오래된 문헌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 회 기록이 처음 나타난 것이 1399년이라고 볼 때 일본이나 우리나라 모두 생선회 문화가 비슷한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생선회를 일본말로는 사시미(刺身)라고 하며 '칼로 살을 찌른다'는 뜻의 살벌한 말인데 비해 '생선을 회친다'는 뜻의 우리말인 생선회는 품위가 있어서 좋다.

옛날 일본의 무사정권 시대에 오사카(大阪)의 어느 장군이 멀리서 귀한 손님이 방문해 직속 부하에게 맛있는 요리와 술을 준비하게 했다. 장군 지시를 받은 조리장은 평소에 갈고 닦은 실력을 평가받을 좋은 기회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산해진미의 음식과 열 가지가 넘는 생선회로 진수성찬을 올렸다.
장군은 지금까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생선회를 손님과 맛있게 먹게 됐는데 맛에 반한 손님이 문득 "장군 이 회는 무슨 고기로 만든 것이지요"라고 물었다. 그러나 생선 이름을 잘 몰랐던 장군은 당황하여 조리장을 불러 물었다. 조리장은 조목조목 횟감에 사용된 고기 이름과 조리법에 대한 설명을 잘해 손님으로부터 칭찬을 받았고 장군은 어려운 국면을 모면할 수 있었다.

이후 조리장은 어떻게 하면 장군께서 어려운 생선 이름을 외우지 않고도 생선회를 즐길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궁리를 하던 끝에 하나의 묘안을 냈다. 그 묘안은 작은 깃발을 만들어 그 깃발에 생선 이름을 적어 생선회 살에 꽂아 상에 올리는 것이었다. 이후 장군은 조리장의 기발한 생각으로 생선 이름에 신경을 쓰지 않고도 손님들과 맛있는 회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시미의 사시(刺)는 꽂음을 의미하며, 미(身)는 몸, 물고기나 생선, 짐승의 살을 의미한다. '생선의 살에 작은 깃발을 꽂았다'고 해서 일본에서는 생선회를 '사시미'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횟집 수조에 있는 활어는 형태, 색택 등으로 이름을 알 수 있지만 접시에 담겨 나오는 생선회 이름을 잘 아는 소비자들은 극히 일부이다. 소비자들이 생선회를 먹으면서 이름을 알게 하는 배려도 우리 업소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6회> 생선회도 제철 있다  

생선은 1년 사계절 가운데 가장 맛이 좋은 시기가 있다. 이 시기를 제철(旬)이라고 부른다. 생선에 함유된 영양소 가운데 단백질은 1년을 통해 변화가 거의 없지만 지방질은 계절따라 그 양이 많아지거나 적어진다. 지방질 함량이 가장 많은 시기가 생선회의 맛이 제일 좋은 제철이다. 달리 말해 어패류는 산란기 전에 활발하게 먹이를 섭취하기때문에 체내에 지방질, 아미노산, 글리코겐 등 영양분을 잔뜩 축적한다. 이 시기가 사계절중 맛이 가장 좋다. 그러나 산란기가 되면 이런 영양분을 알에 대부분 빼앗겨 산란후는 맛이 최저로 떨어진다. 생선은 종류에 따라 알을 낳는 산란기가 다르므로 맛이 제일 좋은 제철도 따라서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일정 크기 이상의 성어는 그 생선 본래의 맛을 갖고 있지만 새끼는 독특한 맛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성어는 맛있는 시기와 맛이 없는 시기, 즉 제철이 확연히 구분되는 반면 새끼는 일반적으로 1년내내 거의 비슷한 맛을 낸다. 대부분의 생선은 중간 정도의 크기가 맛이 제일 좋다. 너무 큰 것은 살이 질겨 오히려 맛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방어나 삼치는 예외다. 크면 클수록 맛이 좋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선횟감으로 가장 좋아하는 광어라는 방언으로 불리는 넙치는 2~3kg의 것은 양식산이라도 자연산에 거의 맛이 뒤지지 않는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은 사계절에서 도다리는 봄에, 전어는 가을에 지방질 함량이 가장 많아 맛이 제일 좋다는 의미다. 가을 전어는 봄 전어보다 지방질 함량이 약 3배나 되므로 고소하고 맛이 좋다. 봄이 제철인 생선은 도다리, 방어, 삼치, 참돔, 학공치가 대표적이다.

도다리는 양식기술이 개발되기전 넙치에 가려서 빛을 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양식이 안되는 자연산뿐이라 인기가 더 높다. 방어와 더불어 크면 클수록 맛이 더 좋은 삼치와 일본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참돔과 학공치(사요리)도 봄이 제철이다.

여름엔 농어, 돌돔 등이 맛이 좋다. 농어의 경우 그 맛을 못잊어 벼슬을 버리고 낙향한다는 이른바 오중노회(오중노회)라는 일화를 달고 다닌다. 일본인들의 여름철 스태미너식 뱀장어와 향이 좋고 글리코겐 함량이 많은 멍게도 괜찮다. 강태공이 가장 좋아하고 몸통에 줄이 있는 돌돔도 여름이 제격이며 환자식 및 산후조리식으로 애용되는 전복도 여름이 최고맛을 낸다.

가을대표는 역시 전어. 볼에 깨를 서말씩 붙이고 다닌다고 알려져 있다. 고등어 또한 빼놓을수 없다. 바다의 보리로 불리며 DHA, EPA 등 몸에 좋은 기능성 성분이 많고 등푸른 생선의 대표주자이기도 하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이 수산물 가운데 가장 많이 먹는 오징어는 당뇨병 예방, 피로 회복, 시력 회복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타우린이 많이 들어 있다. 한여름철 어선들이 제주도 밤바다를 낮으로 만드는 장면을 텔레비전에서 흔히 보았을 것이다. 갈치배다. 잡아 올린 갈치의 은빛이 춤출때마다 영롱하게 반짝이는게 볼수록 감칠 맛이 난다.

겨울에는 아무래도 복어에 따라갈만한 어종이 없다. 복어는 거위간, 떡갈나무 버섯, 철갑 상어알과 함께 미국 FDA가 세계 4대 진미식품으로 정한 어종이다. 이름이 20가지나 되는 출세어로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방어도 있다. 조피볼락과 함께 우리나라 양식량의 약 90% 정도를 차지하는 넙치, 또 바다의 우유로 유일하게 유럽 사람들이 날 것으로 먹는 굴도 겨울 대표수산물이다. 알칼리식품 해삼도 겨울 맛이 그만이다.

출세어(出世魚)
성장함에 따라서 맛이 좋아지는 어종을 일본에서는 이름을 바꾸어 부르며, 이를 출세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사용하지않는다. 출세어는 수산업에서 유용한 어종으로, 성장 단계에 따라 풍미(風味)가 달라지므로 상품가치에 현격한 차이가 난다. 중세 이전의 일본에서는 성인이 되면 이름을 바꾸는 습관이 있었는데, 예를 들면 토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와 같이 비약적으로 출세를 한 인물일수록 몇 번이고 이름을 바꾸었으며, 이런 습관이 생선에도 적용돼 크기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르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방어로, 지방에 따라 그리고 크기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르고 있으며, 이름이 20개 이상이나 된다. 방어 외에도 전어, 농어, 참돔, 숭어, 참다랑어 등이 있다.
<趙永濟 부경대교수. 생선회협회 이사장>
<17회>주요리로 승부하자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푸짐하게 차려야만 체면을 세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고급 음식점이든 싸구려든 음식이 떨어지면 무료로 제공한다. 반면 일본은 추가된 음식값을 더 받는다. 푸짐하다 보니 남기고 이것이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이 여간 아니다.가끔은 아까우니까 다시 손님상에 오를수 있어 위생적인 문제로까지 발전한다.
  생선횟집이나 일식집에 가면 일본말로 쯔게다시 라고 부르는 부요리(곁들임 요리, 받침 요리)가 순서도 없이 나와 미처 젓가락 한번 가지 못하는 요리가 있을 정도이다.  푸짐한걸 좋아하는 별난 손님이 많으니까 손님을 뺏기지 않으려고 옆집보다 부요리를 한가지라도 더 내려다보니 경쟁적으로 부요리 숫자를 늘리게 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요리보다 부요리의 원가가 되레 더 비싸져 주요리가 부실해지는 사태로까지 발전한다. 주객이 전도된 셈이다.
  요리를 내는 순서도 이런 점을 부채질한다. 주요리가 나오기 전에 이것저것 부요리가 먼저 나온다. 한참 집어먹다 보면 배가 불러서 정작 맛있게 먹어야 할 주요리는 다 먹지도 못하고 남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맛있는 생선회를 먹기 위해 생선횟집을 찾았다가 맛없는 부요리만 실컷 먹고 맛있는 주요리는 남겨 놓기 십상이다.
  요리 내는 순서를 바꿔야 한다. 주요리 맛을 당기게 할 수 있도록 먼저 가벼운 요리 2~3가지를 낸 다음 바로 주요리를 내서 고객이 주요리의 맛을 느끼게 하자. 그래야만 주요리의 경쟁력이 커진다. 또한 부요리를 몇 가지 더 낸 다음 추가를 원하는 고객에게 부요리를 더 내는 방법이 좋을 것이다. 부요리가 적게 들어가면 그만큼 주요리에 경쟁력이 생길수 있다.  요리를 내는 순서도 먼저 차가운 요리를 다음에 뜨거운 요리 순으로 해야 한다.

조리법에 따른 영양분의  차이

  생선의 조리방법은 크게 생선회, 생선구이, 생선튀김, 생선탕(매운탕, 지리), 생선조림 등으로 나뉜다. 조리방법에 따라 영양성분이 조금씩 변화된다. 생선육에서 수분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단백질은 생선구이, 생선튀김, 생선탕, 생선조림 등의 형태로 조리하면 가열에 의한 단백질의 변성으로 생선회보다도 소화 흡수율이 약간 떨어질 것이다.
  단백질 다음으로 많은 지방질은 흰 살 생선보다 붉은 살 생선에 많다. 지방질 함량이 높은 붉은 살 생선은 구이를 하면 맛이 좋다. 생선을 구으면 지방질 함량의 약 25%가 떨어지며 이때 기능성 성분인 EPA 및 DHA, 그리고 타우린, 비타민, 무기질 성분도 함께 유출된다. 물론 가열에 따른 지방질 및 비타민의 가열산화도 일어난다.
  생선튀김 및 생선탕으로 조리하는 경우 절반가량의 지방질이 튀김유 및 국물로 빠져 나온다. 또 다른 기능성 성분도 빠져 나올 뿐만 아니라 가열때문에 산화도 일어난다. 생선탕으로 조리할 경우 국물을 전부 먹으면 영양분 손실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생선튀김을 할때 기름에 넣어 튀기는 동안 비중이 낮은 생선 기름이 밖으로 나오고 비중이 높은 튀김 기름이 그 자리로 치환되는 자리바꿈현상도 일어난다.  
  가열하지 않는 생선회로 먹는 것이 영양분과 기능성 성분을 모두 섭취할수 있고 생선회의 쫄깃쫄깃하고 오묘한 맛도 느낄 수 있게된다. 그러나 생선회는 선도가 생명이다. 또 날 것으로 먹는 특성때문에 식중독 및 비브리오 패혈증의 염려가 없도록 선도 관리를 잘하고 위생적으로 취급해야 한다.

수입산이 국내산보다 나쁜가

  국내에서 생선횟감으로 유통되고 있는 활어의 국내산과 수입산의 비율은 국내 양식산이 약 60%, 국내 자연산이 약 5%, 수입산이 약 35% 정도이다. 수산물 수입 자유화와 통상 마찰에 따른 조정관세 비율의 축소로 중국산 양식활어의 수입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며 이때문에 국내 양식 산업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2년 7월 1일부터 활어도 원산지 표시의 의무화로 국내산과 수입산을 구분하여 활어 수송차에 적재해야 하고 수조에도 따로 넣어야 한다. 최근 중국에서 대량 수입돼 양식업계에 타격이 큰 홍민어는 민물 잉어와 민어를 교잡한 잡종으로 중국 남부의 복근성(복근성) 일대에서 대량 양식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횟감인 넙치와 중국산 수입 홍민어의 품질을 필자의 연구실에서 비교 실험한 결과는 별표와 같다. 단백질 및 지방질은 넙치와 비슷하다. 생선회 맛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육질의 단단함도 거의 동일하다. 반면 시중 가격은 넙치보다 싸고 참돔과 비슷한 모양으로 보일 수 있도록 조리 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여름철 대표 생선횟감인 농어뿐만 아니라 참돔도 중국산을 비롯한 일본산이 대량 수입되고 있다. 횟집 수조에 원산지 표시만으로 ‘수입산이니까 맛이 없다’는 식의 홍보로 우리 양식업계를 지키겠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수입산에 이기는 고품질의 양식 활어를 생산할수 있도록 양식 기술을 개발하는 것만이 우리 양식업과 생선회 산업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18회>싱싱회가 최고  

생선횟집에서 살아있는 물고기를 회로 조리하는 것을 활어회(活魚膾)라고 한다. 활어회는 죽인 바로 직후여서 육질이 단단하지만 혀로 느끼는 맛은 최상이 아니다. 반면 활어를 죽여 일정시간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먹는 것을 선어회(鮮魚膾)라고 한다. 일식집에서 아침에 활어를 포로 뜨고 수건에 싸서 냉장고에 보관, 점심 그리고 저녁에 손님에게 내는 것이 선어회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살아 펄떡펄떡 튀는 생선회를 좋아하는 활어회 문화를 지녔으나 일본인들은 활어를 죽인 다음에 일정시간이 지난 선어회 문화를 즐기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활어가 유통되지만 일본은 95% 이상이 선어회로 유통된다. 일본 사람들은 활어를 즉살 후 저온에 보관하면서 3~4일까지 생선회로 취급, 거래한다. 이 시점에서는 육질의 단단함(씹힘성)은 최하이다. 하지만 이노신산이 최대여서 미각이 좋아지므로 생선회 맛이 좋다고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씹히는 맛을 즐기는 우리국민들은 씹힘성이 떨어져 퍼석퍼석한 선어회를 좋아하지 않는다. 일본에서 수십년간 일반화된 선어회가 우리나라에 상륙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싱싱회란 일본의 선어회처럼 활어를 죽여 수송후 먹는 형태는 동일하다. 선어회 생명시간은 3~4일 정도로 긴 반면 싱싱회의 생명시간은 5~10시간 이내로 대단히 짧은 것이 차이다. 활어를 죽인후 5~10시간이 지나면 근육 수축으로 육질의 단단함이 약 15~20% 증가할 뿐만 아니라 혀로 느끼는 맛도 10배 이상 증가한다. 씹힘성이 최대로 유지되는 5~10시간까지를 싱싱회 생명시간으로 하는 것이다. 해양수산부가 양식활어 소비확대 및 생선회 관련산업 활성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싱싱회 보급은 바로 이 때문에 인기를 끌수 있을 것이다.

싱싱회 내년 후반기 유통

활어회는 물류비 시설비 운영비 등이 많이 들어가 값이 고가일 수밖에 없다. 활어회 단점을 보완한 싱싱회가 보급되면 생선회가 소비확대로 이어져 우리나라 생선회 관련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목적으로 해양수산부는 인천, 포항, 완도, 거제 4개 지역에 각각 국고 보조 20%(5억), 지자체 보조 20%(5억), 융자 20%(5억), 자비 40%(10억) 총 25억 규모로 싱싱회 가공공장 신축을 추진, 싱싱회 보급 확산을 꾀하고 있다. 내년 전반기까지 싱싱회 가공공장이 완공되면 후반기부터 백화점 식품코너, 대단위 아파트 및 대학가 등의 싱싱회 전문점이 들어서게 된다. 어디서든 맛좋고 비브리오 패혈증 걱정이 없는 위생적인 싱싱회를 싼값으로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생선회를 씹을때 육질의 단단함을 보면 사후 10시간까지 단단함이 약간 상승, 최고치를 유지하는데 어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약 10~15% 늘어난다. 그 이후는 단단함이 떨어져 하루가 지난 뒤에는 최하값이 된다. 육질의 단단함 변화는 자연산과 양식산, 생선횟감의 종류, 크기, 치사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다. 큰 차이는 없으나 자연산이 양식산보다, 흰살 생선이 붉은살 생선보다 단단함이 유지되는 시간이 길고 대형이 소형보다, 안락사가 고민사보다 역시 육질의 단단함이 더 오래간다. 생선회 살에는 맛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어종에 따라 차이가 나며 일반적으로 붉은살 생선이 흰살 생선보다 많다. 맛 성분은 단시간 내에는 그 양의 증감은 거의 없다. 그러나 감칠맛을 내는 이노신만은 살아있는 활어에는 그 양이 극히 적지만 죽인 후에 보관하는 동안에 증가해 반일~하루가 지나면 값이 최대가 된다.이후 3~4일 정도 최대값을 유지하다가 감소한다.
<19회>맛 좋고 저렴한 싱싱회  

활어회는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도소매 등 여러 단계의 유통경로를 거치지만 싱싱회는 생산자에서 소비자까지 바로 연결된다.
활어를 수송하는 물차 안에는 20~30%가 활어이고 나머지 70~80%가 물이다. 20~30% 활어도 머리 내장 뼈 등 먹지 못하는 부분(불가식부)이 절반이나 차지한다. 생선회로 먹을 수 있는 10~15%를 위해 나머지를 수송하는 셈이다. 이때문에 수송비가 많이 든다. 싱싱회로 유통하면 물과 불가식부를 나르지 않아도 되므로 수송비가 대폭 절감된다. 자연히 생선회 가격이 싸질수 있다.
활어로 수송할때는 활어차를 비롯, 도소매지 및 소 횟집의 활어 수조뿐만 아니라 정화나 정수장치까지 필요하다. 싱싱회로 수송하면 이러한 시설이 전혀 필요 없다.
또 활어수조의 정기청소 및 해수 정화 등을 위해 인건비나 약품값이 들어가지만 싱싱회는 이같은 관리비가 필요없다. 활어유통의 경우 산지에서 kg당 1만원으로 출하된 것이 소비지에서 5만원 이상으로 판매되는 것은 바로 이런 수송비, 시설비, 인건비 부담 때문이다. 싱싱회로 유통하면 수송비, 시설비 등이 절감돼 활어회 가격의 1/2~2/3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할수 있다.

싱싱회는 활어회보다 육질의 단단함이 약 10~15% 상승해 이노신산이 증가함으로써 혀로 느끼는 맛이 약 10배 이상 좋아진다. 싱싱회 가공공장에서 HACCP시스템으로 처리하기때문에 비브리오 패혈증, 식중독 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이에따라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 발령에 따른 생선회 관련산업 피해도 막을 수 있다.

수산물 수입 자유화에 따라 중국산 활어가 대량 수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활어회는 이미 국제 경쟁력을 상실했다. 활어를 즉살 후 소비자가 먹는 시점까지의 시간을 보자. 일본의 선어회는 3~4일인데 비해 우리의 싱싱회는 5~10시간 이내로 대단히 짧다. 싱싱회 형태로는 중국 등지에서 수입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싱싱회 유통시간이 짧은 것이 국내 유통에서 단점이 될 수 있지만 중국 등 외국의 무분별한 수입을 막을 수 있는데 장점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그렇게되면 충분히 경잭력이 있게된다.

싱싱회 가공공장은 생선즉살후 생명시간이 짧은 점을 감안, 입지조건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대도시 주변 근거리지역 △교통이 편리한 곳 △양식장이 있는 곳에 중소형으로 공장을 마련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생선 즉살후 10시간 내에 소비자에게 배달하려면 대도시인근 고속도로가 바로 연결되거나 항공수송이 원활한 곳이어야 한다. 또 양어장과 싱싱회 가공공장이 떨어져 있으면 활어를 수송하거나 보관 할때 물고기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생선회 맛이 저하된다. 활어 수송비, 시설비(활어차, 수조, 냉각기, 정수장치 등도 만만치 않고 인건비나 운영비 부담이 늘기 때문에 가급적 가까운 곳에 입지해야 한다.
공장규모는 싱싱회의 짧은 생명시간에 맞추려면 소량생산 중소형이 적합하다. 운영시스템은 오전에 싱싱회로 가공 처리, 저녁에 먹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해야 싱싱회 맛이 제일 좋을때 소비자에게 공급할수 있다. 이렇게 가공된 싱싱회를 한번 먹어본 소비자는 반드시 다시 찾게 된다.

싱싱회를 가공할 때 원료는 일정중량의 건강하고 외관이 개끗한 것을 사용해야 한다. 보관은 저온(0~5℃)상태에서 위생용기에 담아야 하며 비브리오균은 100cfu/g 이하, 분변계 대장균은 230cfu/g 이하로 유지돼야 한다. 기타 병원성균은 오염돼선 안된다. 또 아래 내용을 포장지에 기록한다.
※ 즉살 후 10시간까지 생선회의 맛이 가장 좋습니다.
(즉살 시간: 00일 00시 00분)

싱싱회를 보급하는데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싱싱회 생명시간은 씹힘성이 최대로 유지되는 5~10시간 정도로 대단히 짧아 생명시간 연장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그럴지 못한 상태에서는 이 시간이내에 배달될 수 있도록 유통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소비자 인식전환도 또하나의 걸림돌이다. 우리 국민들은 생선회는 살아서 펄떡펄떡 튀어야 가장 맛이 좋다는 활어회 문화인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돼온 활어회 문화를 일시에 바꾸기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싱싱회가 값 싸고 맛 좋고 위생적이란 점을 강조, 점차적으로 싱싱회 문화로 바꾸어 가야 할 것이다. 초창기에는 활어회와 싱싱회를 병용하면서 점진적으로 싱싱회를 확대시키는 방법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식의 선어회와 우리의 싱싱회를 외관으로 구별하기는 어려우므로 영세업체들이 난립하면 싱싱회를 선어회 형태로 유통시킬 가능성이 있고 위생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싱싱회 가공처리 및 유통기준을 엄격히 만들고 HACCP 도입을 의무화시켜 영세업체의 난립을 막아야 할 것이다.
//趙永濟 부경대교수. 생<20회>생선회의 생명시간  

생선회는 요리후 언제까지 먹을 수 있나, 생선회를 동결시키면 장기간 보존이 가능한지 등의 질문들을 가끔씩 받는다. 생선회 생명시간에 대한 질문은 맛의 측면과 위생적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맛의 측면에서는 우리국민들이 좋아하는 씹힘성의 맛과 일본 국민들이 좋아하는 미각의 맛이 있다. 위생적 측면은 병원성 세균에 의한 식중독과 히스타민 식중독으로 나눌 수 있다.

씹힘성의 생명시간

보통 생선회는 펄떡펄떡 튀어야만 가장 맛이 있다고 생각하는 활어회 문화를 지향한다. 또 생선회 맛은 육질이 단단해 씹힘성이 좋아야한다는 씹힘성 문화로 표현할 수 있다. 활어회 문화와 씹힘성 문화는 연관이 있다. 대부분의 활어를 즉살 후 5~10시간까지 근육 수축으로 육질의 단단함이 약간 증가하거나 유지돼 씹힘성이 최상이다. 생선회의 단단함이 유지되는 씹힘성의 생명시간은 어종, 크기, 치사방법 등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대략 이 시간대에 해당한다. 최근 해양수산부가 보급하고 있는 싱싱회는 활어회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비브리오 패혈증을 막을 수 있으며 우리국민들이 좋아하는 씹힘성의 생선회 식문화와 잘 어울린다. 지금까지 활어회 만이 가장 맛이 좋은 생선회라는 생각을 버리고 싱싱회를 소비 확대시켜 생선회 관련산업을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미각의 생명시간

생선회에 들어있는 맛 성분은 어류의 종류 및 크기, 그리고 계절 등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붉은 살 생선회가 흰 살 생선회보다 맛 성분의 양이 많으므로 맛이 진하다. 생선회에 들어있는 혀로 느끼는 대부분의 맛 성분은 죽인 후의 짧은 기간 내에는 거의 변화하지 않으나 감칠 맛 성분인 이노신산(IMP)만이 유일하게 많아졌다가 적어진다. 이노신산은 살아있는 활어 근육에는 그 양이 극히 적지만 죽은 후 서서히 증가, 반일~하루가 지나면 최대값이 돼 며칠간 유지된 후 감소한다. 따라서 생선회 미각의 생명시간은 씹힘성의 생명시간보다 훨씬 길어 4~6일 정도가 된다. 일본인들은 미각의 생선회 식문화이므로 생선회를 선어회 형태로 유통하면서 5일까지도 생선회로 유통시키고 있다.

위생적인 생명시간
비브리오균 등의 병원성 세균은 5℃ 이하에서는 증식하지 못한다. 이때문에 조리한 생선회를 5℃ 이하의 저온에 보관하는 경우 생선회 선도가 떨어져 맛이 없고 냄새가 나서 못 먹을 상태가 돼도 식중독에는 걸리지 않는다. 따라서 위생적 생선회 생명시간은 대단히 길다. 그러나 조리 후 상온에 방치하면 병원성 세균이 증식해 생선회 외관에 이상이 없고 냄새가 나지 않아도 식중독에 걸리게 된다. 생선회 조리후 상온에 두지 않고 5℃ 이하로 보관하는 이유가 바로 생선회의 위생적 생명시간을 연장하려는 것으로 볼수 있다.

전어, 고등어, 전갱이 등의 붉은 살 생선회는 맛을 내는 유리아미노산인 히스티딘(histidine)이 흰 살 생선회보다 많이 들어 있으므로 진한 맛을 낸다. 그런데 사후 선도가 떨어지면 식중독을 일으키는 히스타민(histamine)으로 변하기 때문에 붉은 살 생선회는 관리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고등어회의 히스타민 식중독을 막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것을 조리해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제주도에서 어획한 고등어를 수송비를 엄청 많이 들여 활어 상태로 서울 고등어 전문점에 수송하고 있는데 이것 또한 대단한 인기가 있다. 최근에는 침술을 이용, 고등어 신경을 마비시켜 뒤집어져서 숨만 깔딱깔딱 쉬는 살아있는 상태로 수송 또는 보관해 히스타민 식중독을 막는 방법이 실용화되고 있다.

동결 생선회의 생명시간
일반적으로 생선회는 동결할때 생기는 얼음 결정이 근육 조직을 파괴하므로 육질의 씹힘성이 급격히 떨어져 맛이 없어진다. 작년 남해안에서 과잉 생산된 우럭을 비축하기 위해 수협에서 급속동결로 우럭 보관요령에 관한 자문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동결속도(급속동결 또는 완만동결)에 관계없이 생선회는 동결하면 우리국민들이 좋아하는 씹힘성이 떨어진다.
예외로 유일하게 참치는 동결 저장(영하 60℃)하는데 이는 참치를 원양에서 어획 후 냉장상태로 장기간 보관 또는 수송하면 선도가 떨어져 생선회로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동결하는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육질의 단단함 즉 씹힘성은 떨어지지만 수송과 보관을 편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영하 60℃의 극저온에 참치를 보관하면 씸힘성의 생명시간은 짧아지지만 미각 및 위생적 생명시간은 그대로 보존이 가능하다.
//조영제 부경대교수. 생선회협회이사장

 <21회>맛깔스런 고추냉이 소스  

고추냉이(와사비, 山葵)는 생선회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재료중의 하나다. 고추냉이는 생선 비린내를 제거하는 효과는 없지만 코를 찌르는 특유의 매운 맛과 향기로 미각과 후각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생선 비린내를 느끼지 못하도록 한다. 따라서 매운맛이 없는 고추냉이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고추냉이는 매운맛 외에도 식욕증진, 항산화 활성, 항균 활성, 비타민 B1 합성 증강, 베타 아밀라제 활성 촉진 등의 효과가 있어 건강 식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고추냉이는 ‘생’과 ‘분말’ 등 두 종류가 있다. 고추냉이 줄기를 갈아 만든 것을 ‘생 고추냉이’ , 분말 고추냉이를 반죽한 것이 ‘반죽 고추냉이’다. 뿌리줄기부분 매운맛이 강하며 이 부분을 강판에 갈아 만드는 생 고추냉이가 매운맛과 향기가 뛰어난 상등품이다. 하지만 고가인 탓에 분말 고추냉이 보급이 많은 편이다.

생 고추냉이

고추냉이는 재배조건이 까다로와 여름에도 수온이 10℃ 정도로 일정한 지하수가 솟아 오르는 사지(砂地)가 아니면 제대로 자리지 못한다. 절대 물이 깨끗해야 한다. 1년에 약 3cm 정도 밖에 자라지 않는다. 다 자라려면 2~3년이 걸리는데 그나마 생산량이 적어 가격이 비싸다. 고추냉이를 강판에 갈아 세포를 파괴시켜 공기와 접촉시키면 티오글루코시다제 효소가 결합한 당을 떼어내므로 매운맛 성분인 시니그린이 생긴다. 이 시니그린은 살균력이 있기 때문에 식중독 방지, 식욕증진 및 신경안정 효과가 있다. 고추냉이의 매운맛을 내는 시니그린을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세포가 잘 부서지게 갈아야 한다. 즉 칼눈이 아주 작은 강판이나 상어 껍질로 만든 고추냉이 전용 강판으로 천천히 갈아 공기에 충분히 노출시키면서 효소반응이 잘 일어나도록 한다. 강판의 칼눈이 거칠지 못할 때는 칼로서 두들기면 점성이 더 좋아지고 매운맛이 강해진다. 강판을 따뜻하게 해서 갈아도 점성이 좋아지고 매운맛이 더 난다. 고추냉이의 매운맛 성분은 휘발성이어서 시간이 지나면 매운맛이 약해지므로 필요량만 만드는 것이 좋고 갈아서 저장하는 경우도 반드시 싸 두어야 한다.

분말 고추냉이

분말 고추냉이는 본래 생 고추냉이를 건조시켜 분말로 만든 것이다. 급증하는 수요를 채우기 위해 하급품 생고추냉이나 서양 고추냉이(고추냉이 무우)를 주 원료로 쓰고 있다. 서양 고추냉이 뿌리의 건조 분말은 흰색이므로 염료로 녹색으로 착색, 조미료와 겨자분을 첨가해 사용한다. 매운맛은 있지만 향기에서 생 고추냉이와는 차이가 난다. 매운맛 성분은 생 고추냉이처럼 휘발성으로 보관방법이 나쁘면 매운맛이 약해지므로 반드시 밀폐된 용기에 넣어 습기를 막아 냉암소에 보관해야 한다. 분말 고추냉이를 갤 경우 찬물 또는 따뜻한 물(30℃ 정도)을 붓고 손가락으로 강하게 갠후에 뚜껑을 덮어 두면 매운맛이 나오는데 따뜻한 물을 사용하는 것이 매운맛이 빨리 나온다. 그러나 열탕을 사용하면 효소가 작용하지 못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갠 것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싸서 보관해야 한다.

고추냉이의 품질을 평가하는 방법이 있다.
△ 입안에서 톡 쏘는 맛이 일시적으로 퍼지면서 사라지는 것이 고급제품이며 매운맛이 오래 남는 것은 다른 향을 첨가한 제품이다.
△ 물에 갠 후 매운 맛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 좋다.
△ 간장에 잘 풀리고 매운맛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 좋다.
△ 갠지 오래돼 매운맛이 떨어진 고추냉이에 레몬즙을 넣으면 레몬의 비타민C가 고추냉이 효소(myrosinase)를 활성화시켜 맛과 향이 살아난다.

(사진, 생선회 100배 즐기기 33페이지)

고추냉이소스나 초고추장에 생선회를 찍어 먹으면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외로 많다. 고추냉이, 초고추장, 마늘, 레몬즙 등은 항균성을 갖고 있어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죽이는 효과가 일부 있기는 하나 예방할수 있는 기능은 없다.
//조영제(趙英濟) 부경대교수. 생선회협회 이사장
<22회>가을빛 요술사 전어  

전어(鮗)는 연안의 표층~중층에 사는 연안성 어종으로 큰 회유는 하지 않지만 6~9월에는 외양에 있다가 10~5월에는 연안으로 이동하여 생활한다. 산란기는 3~5월로 내만 입구 저층에 산란한다. 만 1년이면 체장 11cm, 2년 16cm, 3년 18cm 정도로 자라고 4년 20cm, 6년 22cm 정도 크기가 된다. 최대 최장은 26cm, 최대 수명은 7년이다. 일본에서는 전어를 크기에 따라서 이름이 달리 불리는 출세어(出世魚)로 취급한다. 떼를 지어 바다의 표층에서 유영하다가 가을 햇살을 받아 바다를 환상의 푸른 은빛으로 바꾸는 전어는 가을빛의 요술사이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

봄 도다리 가을 전어로 잘 알려져 있는 전어는 우리국민의 가을의 대표적인 생선횟감이다. ‘가을 전어 머리에는 깨가 서말’ ‘집 나간 며느리가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다시 집에 돌아온다’ 등의 구전은 전어 맛이 가장 좋은 제철(旬)이 가을임을 뜻한다. 학술적으로 보아도 가을 전어는 4계절 중에서 지방질 함량이 가장 많아 고소함의 극치를 이룬다.

가을이 되면 연안의 바닷가 횟집을 중심으로 전어회를 찾는 손님으로 북적인다. 지금처럼 전어회가 대표적인 가을 생선횟감으로 각광을 받은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생선회를 오랫동안 취급하신 분들의 말에 따르면 약 10년 전부터라고 한다. 전어회를 많이 찾는 이유를 살펴보면 해산어의 양식량의 증가와 관련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표에 나타난 것처럼 1980년의 해산어류 양식량은 38t으로 극히 미미했다. 1990년 초반부터 생산량이 많아져서 2002년에는 4만8천73t으로 소비량을 훨씬 뛰어넘는 과잉생산 양상을 보이고있다. 이와 같이 양식산 생선회의 기피 현상때문에 가을철에 대량 어획되는 전어를 많이 먹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양식산이 95% 이상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생선회 시장에서 몇 안 되는 자연산이라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전어회는 건강식이다

가을 전어회는 지방질 함량이 많아서 구수하고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지방질에는 고도불포화지방산인 EPA(0.67%) 및 DHA(0.31%)가 많이 들어있으므로, 동맥경화, 뇌졸중, 혈전 등의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예방효과가 있다. 또 당뇨병, 치매, 암발생 등의 예방효과도 있다. 잔뼈가 많기 때문에 칼슘 공급원이 되므로 골다공증 예방효과가 있는데다 나이아신이 풍부하므로 피부염 및 혀의 염증에 효과가 있다. 이 외에도 비타민 A, B1, B2 등의 함량이 높은 건강식이다.

양념된장에 찍어 먹어야 제 맛

생선회 양념장은 고추냉이(와사비)를 간장에 푼 것, 초장, 된장 등이 일반적이다. 지방질이 많은 생선은 선도 저하가 빠르며 좋지 못한 냄새가 날수 있다. 이런 냄새 를 된장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 흡착(콜로이드 흡착)해 냄새를 느끼지 못하도록 하거나 된장의 발효 생산물인 카르보닐화합물이 냄새를 비휘발형으로 만들어 버린다. 따라서, 가을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지방질 함량이 많은 전어를 잔뼈와 함께 잘게 썰어 양념 된장에 찍어 먹으면 지방질과 어우러져서 깨를 씹는 것과 같은 고소한 맛에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전어회를 먹고 설사 등으로 고생을 하시는 분들이 간혹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린 것이 아닌가라고 걱정하지만 그렇지 않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바닷물의 수온이 높은 여름철에 검출되지만 수온이 내려가는 가을철이 되면 해수 표층부에서는 거의 검출이 되지 않는다. 전어철인 가을에는 여름철보다는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릴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가을 전어회에 다량 함유된 지방질은 맛을 좋게 하지만 췌장이 좋지 못한 사람은 지방질을 소화시키는 효소(lipase)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설사로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분들은 맛이 좋은 전어회라고 맘껏 들지말고 적당량을 먹어야 한다. 
<23회>전어 이야기  

전어는 낱마리로 거래되지만 예전에는 열마리를 한 묶음으로 가느다란 대나무에 끼워서 팔기도 했다. 자연히 가느다란 대에 끼워서 엮어야 했는데 바로 여기에서 전어(箭魚)의 이름이 유래됐다. 전어(箭魚)에서 사용된 전(箭)이란 대와 관련이 있으며, 대로 엮어 팔았기 때문에 이름이 전어가 된 것이다. 가을이면 바다가 허옇게 될 정도로 많았던 전어가 요즘은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최고의 전어 어장으로 알려진 경남 삼천포의 마도 사람들도 전어가 별로 안잡혀 맘이 편치않다. 제철이 되면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에서 예약이 폭주하지만 양이 적어 수요에는 맞출 수 없다고 한다. 요즘에는 대에 꿰어 팔기는커녕 잡히기만 하면 곧 바로 돈이 된다. 산채로 실려 횟집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귀하신 몸이 된 것이다. 그래서 전어 이름도 이제 전어(箭魚)가 아니라 전어(錢魚)가 됐다.

세고시(背越し)란?

우리나라 말로 뼈채 썰기라 하지만 일본말인 세고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전어, 도다리 새끼, 은어 등과 같은 소형의 횟감용 생선을 머리, 내장 등을 제거하고 비늘을 벗긴후 뼈와 함께 얇게 썰어낸 것으로, 뼈가 씹히는 거친 맛과 육의 감칠맛이 일품이다. 세고시를 즐기는 사람은 생선회에 일가견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어를 포를 뜨거나 잘게 썰어 놓고 세고시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으로 뼈채 썬 것이 본래 의미의 세고시다. 어자원의 고갈로 도다리 새끼의 어획량이 줄어들고 도다리 세고시의 소비가 늘면서, 양식 넙치 새끼가 자연산 도다리 세고시로 둔갑되기도 한다.

전어 선자망(旋刺網) 잡이

전어는 아주 원시적인 방법으로 잡는다. 갈매기나 바다에 떠다니는 해초더미 유무와 전어무리가 지나다니면서 생기는 물빛깔을 보고 전어 어군을 발견한다. 어군을 발견하면 그물을 선수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한바퀴 둘러치면 배는 그물의 안쪽에 위치하며, 그물은 부채꼴로 펴지고 그물 밑부분은 뚫려 있다. 어부들은 전어 떼를 둘러싼 상태에서 노를 이용해 전어 쪽으로 접근, 10~15분간 장단에 맞춰 빨래 방망이로 배를 세게 두드리거나 긴 장대나 어른 주먹만한 돌을 줄에 묶어서 바다로 던진다. 표층에서 주로 사는 전어는 소리에 놀라서 주위로 흩어지면서 그물에 꼽히며, 전어는 습성상 밑으로 도망가지는 않는다. 전어가 부채꼴로 둘러싸인 그물에 꼽혀 잡힌다는 뜻으로 선자망(旋刺網) 어법이라고 한다.

활전어는 담수가 많은 곳에 보관

전어는 성질이 대단히 급해 좁은 수조에 가두어 두면 빨리 죽어버린다. 어획후 수송 및 보관 시에 움직임을 둔화시키기 위해 담수와 해수의 비율을 6:4로 한다. 이렇게 해도 하루 이상 살려 놓기가 어려운 어종이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센 날에는 전어잡이 배가 출어하지 못하므로 전어회 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활오징어도 비슷하다. 활어 수송업자의 말을 빌리면 활전어와 활오징어의 저장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지방자치 활성화로 각 지역별로 고유의 특산품을 개발하려는 경쟁이 뜨겁다. 전어회도 예외는 아니다. 전국적으로 열리는 주요 전어축제 개최 일정을 보면 표와 같이 전남 보성 율포와 충남 서천 홍원항은 전어의 제철인 10월에 개최되지만 대부분이 9월이다. 여름철인 8월에 개최되는 곳도 있다. 왜 가장 맛이 좋은 제철보다 1~2개월 전에 전어축제가 열릴까. 전어회 맛을 잘 아는 미식가들은 9월도 맛이 최상이 아니며 10월에 들어서야 맛이 가장 좋다고 단언한다. 제철이 아닌 빠른 시기에 열리는 축제에 초대된 관광객들이 그 지역 전어회를 먹고 어떤 평가를 하겠는가. 기대했던 맛을 느끼지 못하면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자기 지역의 특산품을 알리겠다는 축제가 전시행정으로 끝남은 물론, 전어회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좋지 않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전어회 축제는 지방질 함량이 가장 많아 맛이 제일 좋은 10월에 열어야 그 때 그 곳에서 먹었던 전어회 맛을 못 잊고 다시 찾을 것이다.
전국 주요 전어축제 개최지 및 일정

전어도 축양된다
양식 기술의 발달로 많은 종류의 해산어류 양식이 가능하다고 하나 경제성 등의 문제로 대량 양식되는 어종은 많지 않다. 도다리 세고시가 자연산으로 우리국민들에게 인기가 있어 중국에서 축양된 소형 도다리가 대량 수입되고 있는데, 양식 도다리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양식이란 양식장에서 알을 인공적으로 부화시키고 키워서 출하하는 것을 말한다. 축양이란 자연 환경에서 부화된 것을 내만이나 그물에 가둬 먹이를 주면서 키운 다음 출하하는 것을 말한다. 전어는 양식기술이 아직 개발되지 못해 대부분 자연산이며 극히 일부가 축양되고 있다. 주로 남해안에서 좁은 내만으로 전어떼를 몰아넣고 그물로 입구를 막은 다음에 키우는 것으로, 고등어도 일부 축양되고 있다. 전어는 어획후 하루를 넘기기 어려울 정도로 빨리 죽는 특성을 갖고 있다. 파도가 센 날에는 전어잡이 배가 출어하지 못해 값이 뛴다. 일본인들은 참치를 미국, 남미, 호주, 지중해 등지에서 축양, 냉동회가 아닌 선어회의 형태로 공급하고 있다.
<24회>무병장수 특효약 생선회  

지난 97년 미국상원의 영양과 인간의 욕구에 관한 특별위원회가 서구사람들이 동맥경화, 중풍 등의 순환기 계통 성인병뿐만 아니라 암이나 당뇨병에 의한 사망률이 높은 것은 육식위주의 식생활 때문이라는 발표 한 이후 서양에서는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의 육류소비가 줄어드는 대신 수산물 소비량은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식생활은 오히려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 육류 단백질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서구화 식생활로 바뀌고 있다. 지난 10년 새 우리 국민들의 성인병 발병률이 4~5배나 현저히 증가한 것은 육식 중심의 식생활 영향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생선을 가장 많이 먹는 일본은 세계 최장수 국가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병에 걸려 고생하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수명을 의미하는 건강수명은 평균 75세로 세계에서 가장 길다. 이것은 생선 위주의 식생활로 수산물을 많이 먹기 때문이다. 특히 고등어 전갱이 정어리 등의 등 푸른 생선을 많이 먹기 때문에 건강수명이 긴 것이다.

생선을 많이 먹는 사람이 장수하는 이유

쌀 밀가루 등은 전분식품이고 쇠고기 등의 육류와 함께 생선은 우리 몸의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영양소인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는 단백질식품으로 분류된다. 생선보다 쇠고기에 단백질이 많아 영양분이 더 풍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쇠고기와 생선육의 단백질량은 거의 비슷하다. 반면 생선에는 쇠고기 및 돼지고기에는 거의 들어있지 않는 기능성 성분인 DHA와 EPA로 대표되는 고도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다. 고도불포화지방산은 흰 살 생선보다 붉은 살 생선에 더 많다. 이외에도 타우린, 핵산 등의 기능성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으며 이런 기능성 성분들이 성인병을 예방, 무병장수하게 한다.<표 참조>

<표> 어류 및 육류의 지방질 함량과 고도불포화지방산 비율




DHA와 EPA는 어떤 생리적인 효과가 있는가

첫째는 머리를 좋게 하는 것이다. 시판 우유팩에 DHA를 첨가했다고 적어 놓은 것을 보았을 것이다. 자녀 IQ를 좋게 하기 위해 일반 우유보다 비싸지만 많이 사먹는다. 우유뿐만 아니라 달걀, 음료수, 어묵 등에 DHA 및 EPA를 첨가한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밖에 고혈압 동맥경화 협심증 뇌졸중 등 순환기계통의 성인병 예방과 대장암 위암 유방암 등의 암 발생예방을 비롯, 당뇨병 치매 심장병 예방 등의 다양한 생리적인 효과가 보고 돼 있다.

DHA 및 EPA가 많이 들어 있는 생선회는

기능성 성분인 DHA와 EPA는 지방산이므로 지방질 함량이 높은 생선에 많이 들어 있다. 대체로 흰 살 생선보다 방어 숭어 전어 고등어 등 붉은 살 생선에 지방질 함량이 많다. 세계에서 최장수하는 일본인들의 식탁에는 고등어 전갱이 꽁치 등의 붉은 살 생선이 하루에 한번 이상은 오른다고 한다. 생선 중에서도 비교적 싼 이들 생선을 일본에 수출할 것이 아니라 우리 식탁에 오르도록 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우리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넙치 우럭 농어 등의 흰 살 생선은 지방질 함량이 적어 기능성 성분인 DHA와 EPA의 함유량은 그리 높지 않다.

생선회는 우리들의 건강에 어떤 효과가 있을까

생선에는 EPA와 DHA 그리고 유리아미노산인 타우린과 각종 비타민류, 무기질 등의 기능성 성분들이 많이 들어 있어 생선을 많이 먹는 일본인, 아이슬란드인들은 장수국민으로 알려져 있다. 생선의 건강효과에 대한 조선일보(2002.4.18) 기사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1. 일주일에 최소 한 번 이상 생선을 먹는 임산부는 아기를 예정일보다 일찍 낳는 조기 출산률이 3.5배 낮다(영국 의학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
2. 생선기름 보충제를 복용한 폐경기 여성은 심장병 위험이 27% 감소된다(임상영양학회지).
3. 1인당 생선 소비율이 많은 나라는 우울증 발생률이 낮다(미국 정신과학회).
4. 한달에 1~3회 생선을 먹는 사람은 한달에 한번 미만으로 먹는 사람에 비해 노인성 안질환인 황반변성 위험이 약 50% 낮다(미국 안과학회지).
5. 생선기름이 심장마비환자의 사망위험을 30%나 감소시킨다(영국 의학전문지 ‘랜시’).
6. 생선기름이 정신분열 증세를 25% 정도 줄인다(영국 셰필드대학).
7. 생선기름이 치명적인 부정맥 위험을 감소시켜 심장마비 재발을 크게 줄인다(미국 심장학회학술지 ‘순환’).
8. 생선을 많이 먹으면 전립선암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영국 의학전문지 ‘랜시’).
9. 생선회를 많이 먹는 사람들은 특히 폐암 중 선암발생률이 50%나 낮다(영국의 암전문지 ‘암’).
10. 등 푸른 생선을 일주일에 한번 먹는 사람은 한달에 1회 미만 먹는 사람에 비해 뇌졸중 위험이 22% 줄어들었다(미국의사협회).
11. 생선기름에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이 조울증 환자의 증세를 낮춘다(미국 브리검여성병원).
12. 생선기름이 류머티스 관절염과 관절의 통증 등을 완화시킨다(미국 브리검부인병원).
13. 생선에 들어있는 DHA가 치매환자의 인지기능을 높이고 망상증세를 개선시킨다(일본 사가미화학연구소).

<25회>생선회 콜레스테롤은 몸에 좋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다

콜레스테롤이라고 하면 성인병 주범으로 알려져 섭취를 꺼리고 있지만 성인은 하루에 1.3~2.0g 정도의 콜레스테롤이 꼭 필요하다. 이 가운데 75%는 우리 몸에서 합성하고 나머지 25%는 음식물에서 섭취해야 한다. 콜레스테롤이 들어있는 음식을 너무 많이 먹는 것도 문제이지만 하루 필요량의 25%를 섭취하지 않으면 우리 몸에 이상이 생긴다.

우리 몸에서 콜레스테롤의 역할은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의 세포구조와 기능유지, 신경계 기능유지, 지방 흡수를 도우며 칼슘 흡수율을 좋게 해 뼈를 튼튼하게 한다. 그리고 정력제 역할도 한다. 옛날 처갓집에 사위가 오면 장모가 닭을 잡아 주는데 닭고기에는 콜레스테롤 함량이 쇠고기의 두 배나 되므로, 많이 먹고 딸에게 힘을 쓰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과학적 지식이 없었던 시절 우리 선조들의 지혜로 받아들여진다.

콜레스테롤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음식물로부터 섭취한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소화, 흡수된 뒤 혈액으로 들어가 혈액 안에 있는 지방단백질과 결합, LDL-콜레스테롤(몸에 나쁜 콜레스테롤) 또는 HDL-콜레스테롤(몸에 좋은 콜레스테롤)로 된다. LDL-콜레스테롤은 고혈압 동맥경화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등의 성인병 발병의 원인이 되는 반면 HDL-콜레스테롤은 LDL-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침착돼 동맥경화 뇌졸중 등의 성인병을 일으키는 것을 녹여내는 역할을 해 성인병을 예방한다.

생선 콜레스테롤이 좋은 콜레스테롤이다

수산물 가운데 콜레스테롤 함량은 어패류 종류에 따라 육류보다 1~3배 많으며, 특히 어란 및 계란은 그 함량이 대단히 높다. 5% 돼지기름과 생선기름을 각각 사료에 섞어 흰쥐에 4주간 투여한 결과, <표1>과 같이 총콜레스테롤 함량이 돼지기름 투여 군과 비교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 억제자인 HDL-콜레스테롤 함량이 돼지기름 투여군에 비해 두배 이상 높다. 이같이 수산식품의 n-3계 고도불포화지방산이 성인병 발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총콜레스테롤량을 현저히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HDL-콜레스테롤 양을 증가시킨다는 것은 대단히 흥미 있는 사실이다.

<표1> 생선기름 투여가 쥐 혈액의 콜레스테롤 조성에 미치는 영향


HDL-콜레스테롤로 만들 수 있는 방법

생선에만 들어 있는 DHA 및 EPA 그리고 타우린은 HDL-콜레스테롤이 많이 생기도록 하므로, 생선을 자주 먹으면 혈액 중에 HDL-콜레스테롤이 높아진다. 반면 쇠고기 돼지고기 기름에는 DHA와 EPA가 없으므로 HDL-콜레스테롤이 안되고 LDL-콜레스테롤로 되는 것이다. 누구보다도 생선회를 많이 먹는 필자는 일전에 건강진단을 한번 받았는데 총콜레스테롤량(즉 몸에 좋은 HDL-콜레스테롤과 몸에 나쁜 LDL-콜레스테롤의 합계)은 많았지만, 이중에 HDL-콜레스테롤이 일반인의 평균값보다 훨씬 많다는 검진결과에 흐뭇해 한 적이 있다.

오징어, 새우 섭취는 피해야 하는가

오징어 새우는 지방질이 적으므로 DHA 및 EPA는 적지만, 타우린이 많이 들어있다. 이 타우린은 생선기름 속의 DHA 및 EPA와 같은 역할을 해 HDL-콜레스테롤이 되도록 유도한다. 따라서 오징어와 새우에는 콜레스테롤이 많지만 HDL-콜레스테롤이 되므로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오징어 및 새우에 많이 들어 있는 타우린은 고혈압 동맥경화 뇌졸중 등의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예방은 물론 당뇨병 예방, 시력회복 등의 다양한 생리적 기능도 갖고 있으므로 많이 먹으면 좋다.

일본은 새우 오징어 소비가 가장 많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환자에게 의사가 먹어서는 안 되는 식품으로 새우와 오징어를 포함했을 뿐 아니라 수년전에 일본 병원의 포스터에 이 같은 내용이 들어 있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수산물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새우 및 오징어 생산량의 약 절반을 일본 국민들이 소비하는데 새우와 오징어 등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이 동맥경화 등의 순환기 계통 성인병 원인이 된다면 일본 사람들의 평균수명 및 건강수명은 많이 짧아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안심하고 건강식인 새우와 오징어를 많이 먹도록 하자.

우리 몸에서 식이섬유의 역할은

영양소란 식품에서 섭취하는 물질 중 체내에서 에너지원 및 체성분이 되는 것을 말한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질 비타민 무기질이 5대 영양소이다. 최근 들어 영양소의 과다섭취 및 운동부족에 따른 에너지 과잉으로 비만 등의 사회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때문에 비영양소인 식이섬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식이섬유란 사람의 소화효소로서 소화되지 않는 식품중의 난소화성 성분의 총체로 곡류 채소류 과실류 견과류 등에 많이 함유돼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해조류에는 더욱 많이 들어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이섬유질 섭취량은 1인 1일당 약 20g으로 일본의 16g, 미국의 13g보다 많다. 식이섬유는 △변비 해소 및 치질 예방 △비만방지 △혈청콜레스테롤 함량 저하 △혈당치 상승억제 △대장암 예방효과 △담석예방 △면역력 상승 등의 생리기능을 한다.
<26회>생선회의 쫄깃쫄깃함은 어디에서  

단단함은 콜라겐의 함량, 분포 형태가 결정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그 음식의 맛이 좋고 나쁨은 인간이 갖고 있는 오감(五感)을 통해 결정될 뿐 아니라 음식 종류에 따라 이들 오감의 작용 정도가 차이가 난다. 생선회 맛은 이들 오감 가운데 이빨로 느끼는 단단함(촉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복어 넙치 우럭 돔 등과 같이 육질이 단단할수록 고급횟감으로 취급된다. 생선회 육질의 쫄깃쫄깃함 또는 단단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동물 근육에는 근기질 단백질의 콜라겐이 많으며, 어육에도 콜라겐이 있다. 어종에 따른 콜라겐 함량은 표에 나타난 바와 같으며, 육질이 단단한 어종일수록 콜라겐 함량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콜라겐 중에서도 V형 콜라겐이 생선회의 단단함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V형 콜라겐은 어육 가운데 세포와 세포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V형 콜라겐 붕괴와 근육의 단단함 저하와는 상관관계가 있어 근육중 V형 콜라겐이 붕괴하면 근육이 연화된다.

육질이 단단한 복어와 육질이 연한 정어리 세포와 세포를 연결하는 콜라겐 구조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했다.(그림) 복어 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콜라겐 분포 형태는 칡넝쿨이 엉켜 있듯 아주 무질서하게 분포돼 있으므로 씹을 때 이빨이 들어가기 어려운 구조로서 단단하게 느껴진다. 한편 정어리 콜라겐 분포 형태는 아주 질서 정연하므로 씹을 때 이빨이 쉽게 들어가는 구조로서 육질이 연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 같이 생선회 육질의 단단함은 근육중 콜라겐 함량 및 분포형태에 따라서 결정된다.

쫄깃쫄깃한 탄력이 저하되는 원인은

살아있는 활어를 생선회로 조리해 장시간 두거나 죽은 다음 일정시간이 지난 생선으로 회를 조리하면 육질의 쫄깃쫄깃함이 떨어져 퍼석퍼석해지므로 맛이 없어지는 것이다. 생선회 육질의 단단함은 세포와 세포를 이어주는 콜라겐 함량과 분포 형태에 따라 결정되지만 어떤 원인에 의해 이들 콜라겐이 파괴되면 육질의 단단함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연화가 대단히 빠른 정어리를 4℃에서 24시간 냉장한 후 결합조직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를 조사한 결과, 24시간 저장 후에는 즉살 직후보다 결합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콜라겐 섬유의 망상조직 구조 치밀성이 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그림) 이 결합조직의 형태가 변화한 것은 근육내 효소에 의한 콜라겐(V형) 가용화가 원인이다. 따라서 생선회의 쫄깃쫄깃함이 떨어지는 것은 죽은 뒤 극히 초기단계에 근육내 효소에 의한 콜라겐(Ⅴ형) 섬유의 가용화로 결합조직 망상조직 구조가 파괴돼 나타나는 것이다.

생선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최적기는

즉살직후에 생선회의 단단함은 시간 경과와 함께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가 저하하고 감칠맛은 계속 상승하기 때문에 감칠맛과 육질의 단단함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육질의 단단함이 떨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감칠맛이 상승하는 시점이 생선회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최적기이며, 어종에 따른 최적기는 복어의 경우 즉살 후 24시간 전후, 넙치 조피볼락(우럭) 방어 등은 5~10시간이다. 육질의 단단함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치사후 빠른 시간 내에, 그리고 감칠맛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시간이 약간 경과한 다음에 먹으면 생선회 맛을 더 좋게 느낄 수 있다.

사후경직과 육질의 단단함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어류도 일반동물과 마찬가지로 사후에 체내에서 여러가지 변화가 일어난다. 처음에는 연한 어체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단단하게 되는 사후경직이 시작되며, 가장 단단할 때는 외관적으로는 막대기와 같이 단단하게 되는데, 이때를 완전경직이라고 한다. 완전경직 상태가 일정시간 지속된 후에는 어체가 연하게 되는 해경 그리고 자가소화 단계로 들어간다. 어체가 외관적으로 단단하게 되는 이른바 완전경직까지는 어종에 따라 수시간에서 수십시간이 걸린다. 외관적으로 막대기와 같이 단단하게 보이므로 생선회를 먹을 때 이빨로 느끼는 씹힘성(육질의 단단함)이 이 시점에서 가장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육질의 단단함은 치사 후에 약간의 시간이 경과된 때가 가장 좋으며, 이후에 곧 연해진다. 즉 어체가 완전경직 상태로 되지 않고 경직이 시작되는 초기단계에 육질은 연해지기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어체의 사후경직(외관상의 단단함) 진행과 생선회를 먹을 때 씹힘성(육질의 단단함)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다.
<27회> 어류의 단단함을 향상시키는 방법  

생선회를 쫄깃쫄깃하게 만드는 원리는

생선회의 단단함은 어종, 원료어의 신선도 및 조리후의 보관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육질의 단단함은 어종에 따른 고유의 단단함과 근육 수축에 의한 단단함으로 나눌 수 있다. 어종에 따른 고유의 단단함은 근육에 존재하는 결합조직인 콜라겐 함량과 분포형태에 따라 결정된다. 한편 근육 수축에 의한 단단함은 사후 ATP(00000)의 분해와 함께 일어나는 미오신과 엑틴의 결합에 의한 엑토미오신 복합체의 형성으로, 근원섬유 근절이 짧아져 생기는 육질의 단단함이 늘어난다. 어육의 단단함은 생선회 맛과 직결되며, 육질이 단단한 어종일수록 고급횟감으로 취급되므로 육질을 단단하게 하기 위한 일련의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림 12, 생선회 100배 즐기기 135페이지)

어종별 고유의 단단함을 향상시키는 방법
고유의 단단함은 근육에 존재하는 결합조직인 콜라겐 함량과 분포형태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어종에 따라 콜라겐 함량과 분포형태가 정해져 있으므로 육질이 단단한 생선회와 연한 생선회로 구분된다. 그리고 동일 어종도 새끼는 콜라겐 함량이 적으므로 육질이 연하고, 너무 크면 질기게 된다. 양식산은 운동량이 적을 뿐만 아니라 사료에서 이행하는 지방질이 많이 축적되므로 육질이 연하다. 고유의 단단함을 향상시키는 방법으로는 양식산 활어를 출하 전에 일정기간 강제로 운동시킴으로써 체내에 축적된 지방질을 에너지로 소비해 육질을 단단하게 하는 방법, 그리고 육(肉)중의 결합조직 함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한약재를 사료에 첨가하는 방법 등이 보고 되고 있다.

△강제운동에 의한 육질의 개선
양식어류의 연약한 육질은 식감을 저하시켜 품질을 떨어뜨리게 되고, 이것은 곧 시장가격을 저하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므로 양식 어류 육질개선의 효과적 방법으로 제안되는 것이 운동사육이다. 참돔을 예로 들면 양식산 육질이 자연산과 차이를 나타내는 것은 자연산은 조류가 빈번한 먼 바다에서 색이(索移)행동을 하면서 생활하지만 양식산은 조류가 거의 없는 내만에서 고밀도로 사육되는데다 풍부한 사료가 급이되고 있기 때문에 자발적인 색이행동을 할 필요가 없다. 즉 양식산과 자연산 간에 서식환경 차이에 따른 운동량 차이가 육질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다.양식산 참돔을 매일 12시간씩 4주간 운동시키면 운동시키지 않은 것에 비해 근육에 지방질 함량이 현저하게 감소한다. 비운동 시험구 조직은 지방입자들이 많이 관찰되지만, 운동시켰을 때의 조직은 운동사육기간이 길어질수록 지방입자가 감소하고 4주째에는 자연산과 거의 비슷한 형태를 나타낸다.

사료에 의한 육질의 개선
양식어 육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중요한 한 가지가 양식어 먹이로 주는 사료의 성분 조성이다. 양식어는 어종에 따라 요구하는 영양 요구량이 다르며, 에너지 이용률도 많은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방어의 경우 단백질 요구량이 많고 탄수화물 이용률이 적기 때문에 사료에 유지가 첨가되면 칼로리와 단백질량의 비율이 상승하게 돼 근육에 지질이 축적하게 되는데, 이것은 양식어 육질을 연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영양적으로 불완전한 사료를 급이하면 지방질 이용률이 낮기 때문에 육중의 지방질 함량이 증가한다. 그러므로 양식어 대사 및 성장에 필요한 지방질 요구량 외에 사료에 첨가되는 지질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 않고 근육 중에 축적돼 결과적으로 체중은 늘어나지만 육질을 연약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므로 어류에 요구되는 지방질량을 고려해 사료에 첨가해야 한다. 양식장에서는 양식어류를 대량으로 사육하면서 어류 내병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사료에 항생제를 첨가하거나 구기자, 두충, 글리시리진과 같은 한약재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들 가운데 단순한 어류 질병에 대한 저항성 외에 어류 육질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있다. <표>는 넙치에 어보산을 첨가한 사료를 6주간 투여했을 때 근육의 물리적 강도를 나타낸 것이다. 어보산을 첨가한 것은 경도와 탄력성이 각각 55.97 및 0.59를 나타내 각각 46.44 및 0.54를 보인 대조군에 비해 경도가 20.5%, 탄력성이 9.3%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다.

<표> 어보산 첨가가 넙치육의 육질에 미치는 영향


자연산 어류와 양식산 어류의 체성분 중 가장 큰 차이는 근육 중의 지방질 함량이며, 대부분의 경우 양식산 어류가 자연산에 비해 지방질 함량이 두배 이상 높기 때문에, 양식산이 자연산에 비해 육질이 연약한 이유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므로 양식 어류를 사육할 때는 무게(비만도)만 중요시할 것이 아니라 근육을 구성하고 있는 체성분 조성을 염두에 두고 사료 성분조성을 개선함으로써 양식산 어류의 육질 개선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비만도가 높은 양식어보다 육질이 단단하고 탄력 있는 양식 어류가 경제적으로 더 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절식에 의한 육질의 개선
일반적으로 양식어는 출하하기 전 수일간 사료를 주지 않고 있는데 이것은 수송 중 스트레스에 의한 토사를 방지하고 육질을 단단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무지개송어를 약 6주간에 걸쳐 절식시킨 것과 절식시키지 않은 것을 이용, 근육의 단단함을 측정한 결과, 절식시킨 것이 절식시키지 않은 것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어류를 양식할 때 일정기간 동안 절식시킴으로써 근육이 단단해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절식시킨 어류 근세포와 근원섬유 굵기는 급이한 어류의 절반 이하에 불과한데 이것은 절식에 의해 단백질은 신진대사 작용으로 근세포가 가늘어진 것이다. 근세포가 가늘어지면 그 사이에 있는 결합조직 밀도는 올라가는데 결합조직은 주로 콜라겐으로 구성돼 있으므로 절식에 의해 콜라겐 밀도가 증가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절식시킨 어류와 급이한 어류 콜라겐 함량을 조사해 보면, 절식구가 급이구에 비해 콜라겐 함량이 1~5배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횟집 수조로 옮긴 양식산 활어는 먹이를 주지 않으므로 굶는다. 수조로 옮긴 것을 바로 조리한 것보다 3~4일 수조에 보관했다가 조리한 것이 육질이 단단한데, 이것은 체내 지방질을 에너지로 사용하기 때문에 지방질 함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28회> 육질의 단단함을 향상시키는 방법  

근육의 수축에 의한 단단함은 미오신과 엑틴 수축으로 근절 길이가 짧아지면서 생기는 단단함으로, 사후 조기 근육의 단단함 저하가 일어나지 않는 단계에서 환경조건을 조절해 근육 수축에 의한 단단함을 증가시킬 수만 있다면, 어종에 따른 고유의 단단함에 이 값이 더해지므로 근육의 단단함을 더 증가시킬 수 있다.

□ 즉살 후에 저온 저장
활어를 즉살 후 저온에 저장하면서 육질의 단단함 증가를 조사한 결과 복어는 12시간, 넙치 돔 우럭 방어 등은 5~10시간 후에 육질의 단단함이 즉살직후보다 약 10~15% 증가한다는 결과를 얻고 있다. 이 같이, 즉살 직후에 육질의 단단함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이유는, 어종에 따른 고유의 단단함을 나타내는 콜라겐 섬유가 파괴되지 않는 상태에서 미오신과 엑틴의 결합에 의한 장력 발생, 즉 근육 수축에 의한 단단함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원리는 이전부터 일식집에서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아침에 활어를 조리해 포를 뜬 상태로 수건에 싸서 냉장고에 넣어둔 채 점심 및 저녁에 썰어내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냉장고 보관 중 근육 수축으로 육질이 더 쫄깃쫄깃해질 뿐 아니라, 이노신산의 증가로 혀로 느끼는 맛도 더 좋아진다. 해양수산부는 이같은 원리를 이용, 현재 우리국민의 활어회 식문화를 가격이 싸고, 맛이 더 좋으며, 패혈증 걱정이 없는 싱싱회 식문화로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내년 후반기부터 정부는 가공공장에서 처리한 싱싱회를 시중에 유통시킬 계획이다.

□ 저온 브라인에 침지 처리
필자는 활어를 한꺼번에 대량수송하기 위해 활어운반차 해수온도를 5℃정도로 유지하면서 수송하는 활어 저온대량 수송방법을 개발했다(특허 제0232408호). 5℃로 냉각된 해수에 활어를 넣으면 온도차에 의한 스트레스 때문에 근육 수축이 급격하게 일어난다. 생선 횟집에서 생선회를 조리해 손님이 먹는 시간(약 1~1시간 30분)까지 근육이 수축된 상태로 유지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면서 물이 어는 0℃ 이하의 용액에 활어를 넣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시도를 한 것이다. 넙치처럼 체폭이 얇은 형, 방어처럼 방추형으로 체폭이 두꺼운 형 등 활어 종류와 크기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영하 10℃ 이하의 특수용액에 활어를 일정시간 침지시키면 차가운 용액의 냉기가 활어에 전달되므로 신경자극에 의해 근육 수축이 강하게 일어나 육질이 단단하게 된다. 근육이 수축된 상태의 활어를 끄집어내 생선회로 조리하면 신경전달 체계가 끊어지므로 수축된 근육이 이완되는 가역적 반응이 일어나지 못한다. 따라서 손님이 생선회를 먹는 시간 동안은 육질이 단단한 상태로 유지되므로 쫄깃쫄깃한 생선회를 먹을 수 있다.
활어를 육질 향상기에 넣고 약 5분간 저온처리하면 육질의 단단함이 약 30% 이상 증가하므로 양식산을 자연산보다 더 쫄깃쫄깃하게 만들 수 있다. 어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자연산 생선회가 양식산 생선회보다 육질의 단단함이 약 10% 정도 높은 것과 비교하면 약 5분간 육질 향상기에 넣는 처리가 육질의 단단함을 증가시키는 엄청난 효과가 있다. 한편 5분 동안 영하 10℃ 이하의 특수용액에 활어를 침지시키는 동안 근육 온도가 떨어져 육온이 영상 5℃가 되므로 특히 여름철에 높은 수온 때문에 육질이 퍼석하게 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생선회 맛을 가장 맛있게 느낄 수 있는 5℃부근까지 육온이 떨어지므로 차고 쫄깃쫄깃한 맛있는 생선회를 먹을 수 있다. 이 육질향상기에 활어를 5분간 침지하면 여름철마다 생선 횟집의 불청객 패혈증 원인균인 비브리오블니피쿠스(Vibrio vulnificus)를 죽일 수 있으므로 금상첨화(錦上添花)라고 할 수 있다.(특허 제 333326호) 현재 이 육질향상기는 시판되고 있다.

□ 얼음물 처리
생선회를 포를 뜬 후 얼음물에 잠시 넣으면 근육 수축으로 육질이 단단해질 뿐만 아니라 생선회가 차가와지므로, 일부 횟집에서는 얼음물에 씻는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포를 뜬 생선회를 물에 씻으면, 수용성의 맛 성분 및 영양분이 빠져나올 뿐 아니라 물이 생선회 육안으로 들어가므로 혀로 느끼는 생선회 맛이 떨어진다. 따라서 생선회를 조리할 때 포를 뜬 후 물에 씻어서는 안된다. 협잡물이나 피 등은 수건으로 깨끗이 닦아내야 한다. 그리고 육질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는 상기에서 설명한 육질향상기에서 처리하면 된다.

□ 조리 형태
백화점 생선회 코너에서는 생선회를 슬라이스 형태로 조리한 뒤 냉장고에 진열해 판매하고 있는데 이 방법이 생선회의 물리화학적 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검토는 전무한 상태다. 따라서 조리형태(라운드, 필렛, 슬라이스)가 넙치육 사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검토한 결과, 라운드(round) 및 필렛(fillet) 상태로 0℃에 저장했을 경우 근육 수축에 따른 육질의 단단함은 10시간 후 약 10% 증가했다. 한편 슬라이스 형태의 저장에서는 라운드 및 필렛 형태 변화와는 다르게 육질의 단단함은 8시간 후에 약간 증가한 뒤 10시간 이후부터 빠르게 감소했다. 이러한 결과는 조리 형태가 사후 넙치육 물성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슬라이스 형태로 조리 후 냉장고에 진열, 판매하는 백화점 생선회 코너 판매형태는 라운드형태로 바꾸는 것이 좋다. 0℃ 상태로 저온저장을 하면서 고객이 구매할 때마다 썰어서 판매하는 방법으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생선회 맛을 향상시킬 수 있고 유지기간도 연장할 수 있다.

□ 전기자극
가정용 전원을 연결하고 해수가 들어있는 상자에 활어를 넣고 약 35초간 전기자극을 주면 전기자극에 의한 활어 근육의 급격한 수축으로 생선회 육질의 단단함이 약 20%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필자 연구실에서 실험, 특허(제 105933호)를 취득했다.

□ 아라이(arai)에 의한 생선회 맛의 향상
즉살한 활어 또는 선도가 극히 좋은 어패류 육(肉)을 얇게 썰어 물에 넣고 교반하는 것으로 의도적으로 근육을 수축시켜 독특한 텍스쳐(texture)를 갖게 하는 요리가 아라이다. 아라이 제조 온도는 얼음물 우물물, 온수(48℃부근, 66~65℃ 또는 70~80℃) 등이 있으며, 잉어 아라이처리는 일본 북해도의 특산품이다.
<29회> 생선회 위생처리 시스템 (1)  

□세균과 질병
지구상에 있는 는 수천 종의 세균 가운데 대부분의 세균은 사람에게 유익하게 작용하는 유용세균이지만 일부는 음식을 썩게 하거나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유해세균이다. 유용세균은 체내에서 음식을 소화시키거나 하수처리 및 정화, 의약품의 개발, 요구르트, 술, 간장, 된장, 김치를 익히는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 생활에 유익하게 이용되고 있다. 유해세균은 크게 부패세균과 병원성 세균으로 나누며 부패세균은 식품을 썩게 해 먹지 못하게 하므로 자원낭비를 가져오게 한다. 병원성 세균은 사람에게 식중독을 일으키거나 병이 생기도록 해 괴롭히기도 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세균이다. 병원성 세균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 이 가운데 음식물을 통해 사람에게 식중독 등의 병을 자주 일으키는 3대 병원성균으로는 비브리오,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가 있다. 이들 3대 병원성균 중 살모넬라는 생선회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므로 비브리오 및 황색포도상구균을 생선회 2대 병원성균으로 부르기도 한다.

□ 생선회 2대 병원성 세균

△비브리오균
비브리오 하면 일반적으로 패혈증을 생각하지만 비브리오균의 종류는 34종이나 있다. 이 가운데 병을 일으키는 것은 12종으로 알려져 있다. 패혈증균은 비브리오 블니피쿠스, 집단 식중독을 일으키게 하는 장염비브리오균이라고 불리는 비브리오 파라헤몰리티쿠스, 2001년 추석 전에 전어에서 검출돼 생선횟집을 초토화시켰던 비브리오 콜레라가 있다.
비브리오균은 2∼3% 정도의 소금농도에서 잘 자라는 특징을 갖고 있는 미호염성(微好鹽性) 세균으로 바닷물에 살기 때문에 생선회, 조개, 낚지 등 해산물을 비위생적으로 조리한 것을 먹었을 때 감염된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소금이 있어야만 하기 때문에 민물에서는 살 수 없다. 겨울철에 바닷물 온도가 떨어지면 갯벌에서 서식하다가 봄철에 수온이 올라가면 해수 표층부에서 검출된다. 따라서 여름철 수온이 20℃ 이상되는 바닷물에서는 검출될 가능성이 많다. 비브리오균은 소금이 없는 담수에서는 살지 못하기 때문에 수돗물에 활어를 많이 씻으면 비브리오균은 죽는다.

△황색포도상구균
황색포도상구균은 황색이고 포도송이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로 사람에 의해 전염되는데 손이나 몸에 생긴 상처나 뾰루지에 있으며 감기에 걸린 경우 목구멍에도 황색포도상구균이 있다.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이나 감기에 걸린 사람이 생선회를 조리할 경우 조리사에 의해 황색포도상구균이 생선회로 감염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생선회를 조리해서는 안된다. 비브리오균 및 황색포도상구균은 열에 약한 특성을 갖고 있으므로 중심온도가 75℃ 이상에서 3분 이상 가열하면 죽는다. 그리고 냉장고 온도인 영상 5℃ 이하에서는 증식이 불가능하고 잠을 자는 휴지 상태로 있다.

△위험 온도대
대부분의 병원성 세균은 5∼60℃의 온도에서 빠르게 증식하므로 이 온도대를 위험 온도대라고 한다. 이 온도대에 식품을 보관하면 병원성 세균이 대단히 빨리 증식해 식중독을 일으키기 때문에 식품을 이 온도대에 장시간 방치해서는 안된다. 식품을 보관할 때 위험 온도대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식품을 실내에 놓아둔 경우나 쇼윈도우 등 햇빛에 노출시킨 경우, 천천히 가열하거나 식히는 경우 등은 식중독에 걸릴 확률이 대단히 높아진다. 식품을 60℃ 이상에서 가열조리하면 병원성 세균은 죽기 때문에 병원성균이 오염된 식품은 가열하면 큰 문제가 없다. 그리고 냉장고 온도인 5℃ 이하에서는 비브리오균과 같은 병원성균의 증식이 일어나지 않는 점을 고려, 생선회는 5℃ 이하의 냉장고에 보관해야 안전하다.

△병원성 세균의 증식 속도
병원성 세균은 온도, 영양분 등의 조건이 맞으면 한 개가 두 개로 분열하는데 10∼2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아 위험 온도대에 식품을 놓아두면 순식간에 균이 증식한다. 예를 들어 비브리오균이 1천개 오염된 생선회를 위험 온도대에 둘 경우 10분이 지나면 2천개가 되고, 20분이 지나면 4천개, 30분이 지나면 8천개가 되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균이 불어나 2시간 후에는 4백만개로 4천배로 증가한다. 균의 수가 적으면 식중독이나 패혈증에 걸릴 확률이 낮아지고 균이 증식해 균의 수가 많아지면 걸릴 확률이 그 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생선회는 물론이고 반찬 등의 부식은 조리 후에는 반드시 5℃ 이하의 냉장고에 보관해 병원성 세균의 증식을 막아야 한다.
<30회>생선회 위생처리 시스템(2)  

□ 개인위생
생선회를 조리를 할 때는 가운, 모자 등 개인 위생복장을 착용하고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오면 위생상 문제가 될 뿐 아니라 자기 업소의 이미지가 추락된다. 외출복은 주방에서 갈아입지말고 항시 주방 밖에 보관해야 한다. 그리고 주방에는 불필요한 사람의 출입을 막아야 하며 부득이한 경우 위생복장을 하고 출입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주방에는 쥐, 바퀴벌레, 파리 등 해충 방제를 철저히 하고 고양이, 개 등의 애완동물 출입을 철저히 통제해야 한다. 또한 가락지, 시계 등 액사서리를 하면 안된다. 생선회 2대 병원성균의 하나인 황색포도상구균의 경우 가락지를 낀 사람은 끼지 않은 사람보다 3배나 많은 균이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손톱 길이가 0.5mm일 때보다 3.0mm인 경우 8백배 이상의 균이 손톱 밑에 있으므로 조리사는 손톱을 짧게 깎아야 한다. 손에는 많은 양의 세균이 묻어 있지만 세균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손 씻기를 게을리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음식을 다루는 조리사는 손을 통해 음식을 2차 오염시켜서는 안되기 때문에 손 씻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 불고기나 중국음식 등 열을 가해 조리하는 음식은 병원성 세균이 일부 오염되더라도 가열할 때 죽으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생선회는 가열할 수 없어 오염된 세균을 그대로 섭취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생선회 조리사는 특히 손 씻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리고 조리 도중 얼굴이 가려워 긁은 경우에도 손에 황색포도상구균이 감염되며 이 손을 통해 생선회 살점으로 옮아가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그림 <효과적인 손 씻는 방법>

□ 칼과 도마의 사용
칼과 도마는 야채용, 생선용 등 용도별로 따로 사용해야 한다. 이것을 따로 쓰지 않고 교차해 사용하면 식중독이 일어날 수 있다. 횟집에서 하나의 도마와 칼로 생선회 및 야채 요리를 할 경우 생선에 오염돼 있는 비브리오균은 생선회를 뜰 때 칼과 도마에 묻게 된다. 이 비브리오균이 오염된 도마와 칼로 야채를 썰면 야채에 균이 옮겨진다. 야채 절임이나 오이김치를 만들기 위해 뿌리는 소금은 비브리오균이 증식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만들어 준다. 때문에 주방에 하룻밤만 방치해도 비브리오균은 2시간 만에 2천배나 증식한다. 이것을 먹었을 때 식중독에 걸리는 것이다. 생선회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비늘을 벗기는 것과 생선회 살점을 뜨는 것은 각기 사용해야 하며 주방 내에서도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비늘을 벗기는 장소와 생선회 살점을 뜨는 장소를 따로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조리사도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비늘을 벗기는 역할과 생선회 살점을 뜨는 역할을 따로 하도록 해 조리하는 것이 위생안전에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인간뿐 아니라 활어도 근육 속으로는 이물질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생체 방어체계를 갖추고 있다. 띠라서 생선회 살점은 균이 한 마리도 없는 무균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여름철 바닷물에 많이 있는 비브리오균이 활어에 묻더라도 우리가 먹는 생선회 살점 안으로 파고 들어가지는 못하기 때문에 아가미나 비늘, 껍질 등에 붙어 있는 것이다. 활어가 죽으면 생체 방어체계가 무너지므로 이들 세균은 서서히 근육 안으로 파고들어 온다. 때문에 생선회를 조리할 때 활어 아가미, 비늘, 껍질에 붙어 있는 비브리오균이 생선회 살점에 오염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칼과 도마를 따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비브리오균에 오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칼과 도마에 표시를 하거나 색깔로서 구분할 수 있지만 다른 방법으로는 머리를 자르고 내장처리를 하는 구역과 생선회 살점을 뜨는 구역을 따로 정해 서로 다른 요리사에게 담당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용한 칼은 비누와 살균제를 사용, 세척 및 소독해야 한다. 손잡이와 칼날의 중간 부분에 있는 쇠테부분은 세균이 증식하기 쉬우므로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 그리고 도마에는 상처가 많고 눈에 보이지 않는 조그마한 세균들은 이 상처 틈새에 끼여 있으므로 솔로 씻어도 잘 제거되지 않는다. 따라서 잘 씻은 다음 살균제를 뿌리고 종이타월로 덮어 그 위에 다른 도마를 포개 살균제를 뿌린 뒤 맨 위쪽에는 랩을 싸서 살균제가 날아가지 않도록 해 하룻밤 보관하면 소독이 1백% 된다.
<31회>생선회 위생처리 시스템(3)  

조리때 물과 장갑 사용
생선회는 날 것을 먹는 특성상 위생적으로 조리해 식중독 및 패혈증을 예방하는 것은 기본이며 생선회 종류에 따른 독특한 맛에 변화가 없도록 해 본래의 맛을 느끼도록 조리해야 한다.

물의 사용

생선회와 가장 관계가 깊은 병원성 세균은 비브리오균이다. 이 균은 미호염성 세균으로 소금이 있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 또한 이 균은 바다에서만 살 수 있으며 민물에서는 살 수 없다. 여름철 수온이 20℃ 이상인 바닷물 표층수에는 비브리오균이 검출되기 때문에 활어에는 비브리오균이 오염될 확률이 대단히 높다. 활어가 비브리오균에 오염되더라도 민물에는 살 수 없는 특성을 감안, 생선을 수돗물에 깨끗이 씻거나 담가 놓으면 비브리오균이 죽기 때문에 패혈증이나 식중독 예방이 가능하다.
활어를 조리할 때 포를 뜬 후의 생선회를 물에 씻으면 생선 근육에 들어 있는 맛 성분 및 영양 성분이 물에 녹아 나올 뿐만 아니라 물이 생선회 근육 안으로 흡수돼 맛이 없고 살이 퍼석퍼석한 생선회로 변해 버린다. 그래서 포를 뜬 후 생선회를 물에 씻으면 오염된 비브리오균은 죽일 수 있지만 맛 성분과 영양분은 다 빠져나가고 물기만 잔뜩 머금은 생선회는 맛이 최악일 것이다. 이런 생선회를 먹은 손님이 다시는 그 횟집을 찾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포를 뜬 후에는 물이 생선회 살점에 묻지 않도록 조심해 조리해야 한다. 만약 부득이하게 물기가 묻은 경우는 깨끗한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 내야 한다.
우리 인간은 물론이고 살아있는 활어의 근육 안으로는 이물질이 파고 들어가지 못하도록 생체 방어체계가 갖춰져 있다. 활어에 오염된 비브리오균은 근육 안으로 파고들지 못하고 호흡할 때 아가미 또는 껍질 및 비늘에 붙어 있다.
따라서 활어 머리를 자르고 내장을 제거하고 비늘을 벗기는 등 포를 뜨기 전까지는 물을 많이 사용해야 한다. 민물이 아가미, 껍질, 비늘에 붙어 있는 비브리오균을 죽일 뿐만 아니라 도마와 칼 등에 오염된 비브리오균도 없애주므로 식중독 및 패혈증을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물이 근육 안으로 들어가는 것, 영양분과 맛 성분이 빠져 나오는 것은 껍질이 막아주므로 생선회 맛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포를 뜰 때 물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물을 사용하면 앞서 말했듯이 오염된 비브리오균은 죽일 수 있지만 맛 성분과 영양분이 빠져나가 물기를 머금은 생선회는 최악의 맛이 된다.


장갑의 사용

지느러미 등 날카로운 부분이 많은 활어가 펄떡펄떡 튀는 것을 장갑을 끼지 않은 맨손으로 처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작업능률도 떨어질 뿐 아니라 손에 상처를 입기 쉽다. 따라서 작업 편의를 위해 많은 조리사들이 장갑을 끼고 생선회를 조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활어의 머리를 자르고 내장을 제거하고 비늘을 벗기는 등 포를 뜨기 이전까지는 장갑을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포를 뜨는 작업부터는 장갑을 끼고 조리해서는 안 된다. 장갑에는 활어로부터 비브리오균이 오염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장갑은 주방 상온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균의 증식이 대단히 빠르다. 2시간에 4천배나 증식할 수 있다. 때문에 이 오염된 장갑을 손에 끼고 생선회 살점을 잡으면 생선회 살점으로 비브리오균이 오염되므로 식중독 및 패혈증에 걸릴 확률이 대단히 높아진다.

냉장고 관리

병원성 세균은 냉장고 온도인 영상 5℃ 이하에서는 증식하지 못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런 특성을 이용, 음식을 보관하면 식중독을 막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비브리오균이 1백개 묻어있는 생선회를 5℃ 이하로 유지되는 냉장고에 보관하면 생선회가 썩어서 냄새 때문에 먹지 못하는 시점에도 비브리오균은 1백마리로 그대로 유지된다.
그런데 식품을 냉장고에 넣어두면 식중독으로부터 무조건 안심할 수 있다고 과신하는 것이 문제다. 주방온도가 30℃일 때 냉장고문을 10초간 열어두면 냉장고내 온도가 약 5℃ 올라간다. 문을 닿고 본래의 온도인 5℃로 내려가는 데는 30분 이상 걸린다. 따라서 요리할 때 자주 냉장고문을 열면 5℃인 냉장고 온도가 10℃, 15℃, 20℃로 올라가서 냉장고 안이 위험 온도대가 되므로 냉장고 안에서 병원성 세균이 증식하게 돼 냉장고에 보관한 음식을 먹고도 식중독에 걸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냉장고에는 온도계를 부착해 냉장고 온도가 5℃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철저히 온도관리를 해야 한다.
<32회>생선회 위생처리 시스템(4)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소금이 있어야 살 수 있고 5℃ 이하에서는 증식이 불가능하며 활어 근육 안으로는 파고 들어갈 수 없다는 점, 그리고 산에 약한 특징을 잘 활용해 생선회를 위생적으로 조리하면 바닷물, 갯벌, 아가미, 껍질에 비브리오균이 오염돼 있어도 조리사 및 조리기구에 의한 2차 오염을 막을 수 있으므로 생선회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사)한국생선회협회에서 개발한 생선 횟집 주방의 생선회 위생처리시스템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여름철 바닷물에는 비브리오균이 많이 있으며 비브리오균이 바닷물과 함께 또는 활어 아가미, 껍질 등에 묻어 수조로 들어온다. 활어를 1∼4일간 수조에 보관하는 동안 냉각기로 활어수조의 온도를 약 15℃로 낮춰 비브리오균 증식을 억제한다. 그리고 오존과 자외선 살균장치를 이용, 비브리오균 일부를 죽여 증식을 막는다.
 생선회를 조리 하기 전 필자의 연구실에서 개발한 육질향상기로 영하 12℃로 조정돼 있는 특수용액에 약 5분 동안 침지시키면 껍질에 묻어 있는 비브리오균이 사멸된다. 뿐만 아니라 육질의 단단함도 약 30% 증대되고 생선 체온도 영상 5℃ 정도로 차가워진다.
자연산 생선회를 양식산보다 선호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자연산이 양식산보다 육질이 단단하기 때문이다(어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약 10%). 그런데 이 육질향상기로 5분간 처리하면 육질의 단단함이 약 30% 증가하므로 양식산을 자연산보다 더 쫄깃쫄깃하게 만들 수 있다.
 생선회를 조리 하기 전 이처럼 전 처리를 하면 위생적으로 안전할 뿐만 아니라 생선회 육질도 쫄깃쫄깃해지고 또한 생선회 맛을 가장 좋게 느끼게 하는 5∼10℃ 정도로 육온(肉溫)이 떨어지므로 맛이 좋아진다.
 생선회를 조리할 때 오염구역과 비 오염구역으로 구분해 처리하고, 조리기구도 따로 사용해야 할뿐 아니라 조리사도 오염 및 비 오염구역에 서로 다른 사람을 배치해 각각의 역할만을 하게 함으로써 생선회를 위생적으로 안전하게 그리고 맛있게 조리할 수 있다.
 여름철 활어 아가미, 껍질, 비늘 밑에는 비브리오균이 오염돼 있을 가능성이 많다. 활어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비늘을 벗길 때는 오염된 비브리오균이 교차 오염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민물에서는 죽는 비브리오균의 특성을 이용, 이같은 처리를 할 때는 수돗물을 많이 흘려 아가미, 내장, 껍질, 비늘에 오염돼 있는 비브리오균을 죽이거나 씻겨 흘러내리도록 처리해야 한다.
 포를 뜨기 전의 단계에서는 물로 씻어도 생선회 살점에 있는 맛 성분 및 영양분이 물로 빠져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물도 생선회 살점으로 흡수되지 못한다. 그리고 칼과 도마에도 비브리오균이 오염돼 있으므로 물로 자주 씻어야 되며 이때는 장갑을 끼고 처리해도 상관이 없다. 포를 뜨는 단계부터는 그 이전에 사용하던 칼과 도마를 사용해서는 안된다. 장갑을 착용해도 안되고 손은 철저히 소독한 뒤 조리해야 한다. 특히 포를 뜨는 단계부터 물을 사용해서는 안되는데 물을 사용하면 생선회 살점에 있는 맛 성분 및 영양분이 물로 빠져 나올 뿐 아니라 물도 생선회 살점으로 흡수돼 밋밋하고 물컹한 생선회로 변해 버린다.
 포를 뜬 생선회는 물로 씻지 말고 수건으로 닦아야 한다. 더불어 한번 사용한 수건은 소독 후에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장갑에는 피가 묻을 수 있으며 피는 많은 영양분을 갖고 있어 사용한 수건을 주방에 방치하면 균이 증식하므로 장갑에서 우리가 먹는 생선회 살점으로 비브리오균이 오염돼 패혈증에 걸릴 수 있다. 따라서 포를 뜨는 단계부터 장갑을 끼면 안된다.
 이상과 같이 설명했던 활어수조 관리 및 조리 전 처리단계에서 활어에 오염된 비브리오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또한 조리 때 위생적으로 처리하면 여름철에 아무리 생선회를 먹더라도 패혈증 및 식중독에 걸릴 염려는 없다.
 병원성균이 2차 오염되는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고 더불어 맛있는 생선회를 손님에게 공급하기 위해 생선회 접시에 얼음을 까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생선회 밑에 얼음을 깔면 생선회가 가장 맛있는 상태인 5∼10℃가 유지, 맛이 좋아질 뿐 아니라 비브리오균은 5℃ 이하에서는 증식하지 못하므로 위생적으로도 안전하다. 최근에는 생선회 살점을 차갑게 하기 위해 얼음접시뿐 아니라 냉장고에서 미리 차갑게 한 대리석 접시에 생선회를 깔아 먹는 방법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사)한국생선회협회에서 개발, 생선 횟집에 보급하고 있는 생선회 위생처리시스템에 따라 생선회를 조리하면 여름철마다 문제가 되는 패혈증 및 식중독 예방이 가능한데다 건강식인 생선회 맛을 최상으로 해 소비자에게 공급함으로써 수익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33회>초밥 맛있게 먹는 비법  

카운터에 앉아서 손놀림의 예술을 보며 먹어라
 일식집에서 초밥을 먹을 때 테이블에 앉아서 먹는 것도 좋지만 카운터에 앉아서 조리사의 손놀림을 보면서 조리사의 손을 떠난 것을 바로 먹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초밥의 밥알 숫자는 초밥의 종류, 크기 등에 따라 조리사가 적합하게 조절하겠지만 2백알에서 몇 알도 차이가 나지 않는 밥알을 반사적으로 움켜잡고 그 위에 생선회를 올리고 뒤집어서 초밥을 만드는 예술의 경지에 가까운 손놀림을 감상하면서 먹는 것이 초밥의 제맛을 한층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전문가인 조리사의 초밥에 대한 상식도 곁들이면서 취향에 맞는 것을 주문해 먹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간장을 생선에 찍을 것인가, 밥에 찍을 것인가
 초밥은 신선한 생선과 초밥 밥맛의 조화이며 여기에 간장 맛을 곁들여서 초밥의 맛을 더 좋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간장이 맛의 주체가 돼서는 안된다. 간장은 아주 조금 묻히는 것이 좋다. 그리고 초밥 밥에 간장을 듬뿍 묻히면 밥이 흩어져서 먹기가 어렵게 된다. 따라서 초밥을 먹을 때는 간장을 생선에 묻히는 것이 좋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밥에 찍을 경우는 밥알이 흩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손으로 먹을 것인가, 젓가락으로 먹을 것인가
 일본에서 지금과 같은 초밥이 탄생한 것은 포장마차에서 였다. 처음에는 손으로 집어먹었으며 손은 포장마차 가장자리에 늘어뜨린 배 조각에 닦았다고 하니 비위생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 후 초밥집이 옥내로 들어오고 또 비위생적인 점을 감안, 젓가락을 사용하게 됐으나 젓가락으로 먹지 않으면 안 될 이유는 없다. 손이든 젓가락이든 먹기 쉽고 위생적이면 될 것이다. 손을 물로 씻거나 물수건으로 깨끗이 닦고 초밥을 엄지손가락, 집게손가락, 가운뎃손가락으로 가볍게 쥔 후 손목을 가볍게 돌려서 생선에 간장을 살짝 묻히고 생선을 혀에 먼저 닿게 해 입안에 넣고 먹는 방법이 초밥의 맛을 음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초밥의 먹는 순서
 초밥 위에 얹는 생선은 흰 살 생선과 붉은 살 생선이 있으며 또한 조개류도 있다. 붉은 살 생선 및 조개류는 엑스분 함량이 높아서 진한 맛을 낸다. 따라서 담백한 맛을 내는 흰 살 생선 초밥을 먼저 먹고 조개류 및 붉은 살 생선 초밥을 뒤에 먹는 것이 초밥의 종류에 따라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초밥을 하나 먹고 생강 초절이 또는 연한 차(茶)로 입안에 남아있는 생선 맛을 살짝 씻어낸 다음 초밥의 맛을 즐기는 것이 좋다.
체온 정도의 온도 때 먹어야 가장 맛이 좋다
 초밥은 카운터에 앉아서 조리사가 만든 것을 바로 먹는 것이 맛이 가장 좋은데 이것은 기분만의 문제가 아니며 초밥 밥의 온도가 초밥의 맛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초밥이 가장 맛있는 온도는 체온 정도의 온도일 때다. 밥을 쥘 때 초밥 밥의 온도가 너무 높으면 뜨거워서 쥐기가 어려워 단단함이 적당하게 되지 못하며, 반대로 밥이 식어 있으면 전분이 단단하게 돼 밥알의 붙는 힘이 약해지므로 단단하게 쥘 수밖에 없다.
 초밥의 맛은 입에 넣었을 때 초밥의 형태가 무너지고 밥알이 입안에 흩어져서 침을 빨리 빨아들이는 것에 있다. 초밥은 침을 빨리 빨아들일수록 맛이 좋은데 뜨거운 밥으로 만들면 초밥 밥의 표면에 수분이 생겨서 끈적끈적해 침을 빨아들이지 못하게 된다. 한편 식은 밥을 단단하게 쥐어서 만든 것을 입에 넣으면 밥알이 잘 흩어지지 않고 서로 달라붙어 있으므로 표면적이 작아 침의 흡수가 나빠진다. 그리고 초밥 밥이 너무 뜨거우면 식초 냄새가 강하게 느껴지는데 이것은 식초 성분이 체온보다 약간 높은 온도에서 증발하기 때문이다. 체온보다 낮은 초밥을 먹으면 짠맛과 신맛 등이 강하게 느껴지는데 이것은 짠맛, 단맛, 신맛, 쓴맛 등의 기본 맛이 온도에 따라 다른 강도로 혀에 느껴지기 때문이다. 체온보다 온도가 내려가면 짠맛은 강하게 느껴지지만 단맛은 약하게 느껴진다. 따라서 초밥이 식으면 단맛은 약해지고 짠맛과 신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 차이는 2개의 초밥을 만들어서 하나는 즉시, 다른 하나는 5분 정도 후에 먹어보면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냉장고 보급으로 현재와 같은 생선초밥 발달
 가자미식해와 붕어초밥(나리스시)의 제조방법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생선을 밥과 함께 삭혀서 먹는 원리는 거의 비슷하다. 중국에서 한국, 한국에서 일본으로 전파된 옛날의 문화경로로 보면 초밥의 조상은 가자미식해라고도 할 수 있다. 정태성교수(시가현립대)는 동경 부근의 싱싱한 생선을 먹을 수 있었던 바닷가에서는 2백년 전부터 요즘과 같은 초밥을 먹었지만 선도 저하 때문에 초밥의 보급이 늦어졌으며 냉장고 보급과 함께 날 생선을 바로 밥 위에 올려 먹는 오늘날의 초밥이 발달됐다고 한다. 일천한 역사의 초밥이 전 세계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메고 있으며 냉장고 세대는 초밥이 마치 오래전부터 있어 왔던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냉장고가 없었다면 지금의 생선초밥은 바닷가 사람이나 맛볼 수 있는 음식으로 제한됐을 것이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34회>시원하고 담백한 복어  

 겨울철에 먹어야 제 맛이 나는 복어(河豚)는 복찌, 복쟁이, 점복, 복장어 등의 방언으로도 불리 있다. 복어는 시원하고 담백한 맛 때문에 고급음식으로 취급되고 있으며, 석기시대 유물인 패총에서 다른 어류의 뼈와 함께 복어 뼈가 발견될 정도로 인류가 오래 전부터 먹어온 음식이다.
 또한 약 2천2백년 전 진시황(秦始皇)시대의 산해경(山海經)에도 복어가 사람을 죽인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복어는 그 서식 범위가 열대 및 온대 해역에 넓게 분포해 있음에도 불구, 이러한 독성 때문에 한국, 일본, 중국 이외에는 거의 먹지 않고 있다. 우리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것은 밀복, 참복, 자주복, 까치복 정도다.
복어회는 나비가 날아가듯 얇게 썰어야
 복어 육(肉)에는 지방질이 아주 적고 미네랄이 풍부해 백색의 육질은 담백한 단맛을 낸다. 따라서 복어를 생선회로 먹을 때는 접시 무늬가 투시될 정도, 즉 '나비가 날아가듯이' 얇게 포를 뜨지 않으면 복어 회 고유의 맛이 나지 않는다. 일반 사람들은 복어가 비싸기 때문에 얇게 써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두껍게 썰면 고무를 씹는 것처럼 질기므로 복어회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없다.
"그 맛, 목숨과도 바꿀만한 가치가 있다"
 "그 맛, 목숨과도 바꿀만한 가치가 있다" 이 말은 중국 송(宋)나라 시인 소동파(蘇東坡)가 복어 맛을 찬미한 것이다. 일본에서도 "복어는 먹고 싶고 목숨은 아깝고"라는 말이 전해져 오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1990년대 초 일본 시모노세키(下關) 복어전문 어시장 하에도마리에서 경매된 자연산 자주복(참복)은 1kg에 1백30만원에 낙찰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만약 복어전문 요리점에서 이 자주복 1kg을 먹는다면 소형차 한 대 값과 맞먹는 셈이다.
복어회는 세계 4대 진미 식품
 횟감용 복어로는 자주복, 검복을 사용하는데 자주복은 무게가 1∼3㎏ 짜리가 횟감용으로 가장 좋고 5kg 이상 너무 크면 맛이 떨어진다. 시기는 1∼2월이 가장 맛있고, 3∼5월은 자주복이 산란기에 들어가므로 이 또한 맛이 떨어진다. 일본 시모노세키 복어조합은 3년이라는 긴 기간에 식품안전시험을 거친 후, 미국 식품의약청(FDA) 정식승인을 받아 복어회를 미국으로 수출했는데 뉴욕에서는 복어회의 기막힌 맛을 인정해 복어회를 캐비어(철갑상어 알), 푸아구라(거위 간), 트뤼프(떡갈나무 버섯·송로버섯) 등 세계 3대 진미식품에 더해 세계 4대 진미식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복어 회는 숙성이 비결
 복어 육의 특징은 다른 어종보다 지방질 함량이 대단히 적고 육질의 단단함이 어육과 쇠고기 중간 정도로 적당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생선회는 두껍게 썰면 씹힘이 좋아 맛이 뛰어나지만 복어는 두껍게 썰면 고무를 씹는 것처럼 질겨 맛이 떨어지므로 복어회는 될수록 얇게 뜨는 것이 좋다. 살아있는 복어를 바로 회를 뜨면 근육이 움직여 나비가 날아가듯 얇게 써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하루 정도 숙성시킨 뒤 복어회로 조리하는 것이 좋다.
 일반어류는 사후 5∼10시간 후에 육질의 단단함이 저하되지만, 복어육은 필렛(포)으로 24시간 정도 냉장고에 넣어두면 맛이 좋아진다. 이는 이 시간 동안 육질의 단단함은 떨어지지 않으면서 정미성분인 이노신산(IMP) 함량이 최고가 돼 글루탐산과 상승작용을 일으켜 감칠맛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양식산 복어 사계절 유통된다
 복어 가운데 최고급품으로 널리 알려진 자주복은 12월부터 2월까지의 겨울이 가장 맛있는 제철이다. 겨울을 지나 5월까지는 졸복, 그리고 6월경에는 소형 까치복이 일부 잡히기 때문에 복요리를 즐기는 미식가들은 동결 복어를 기피하고 생복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본, 중국, 한국 등지에서 자주복이 양식되고 있고, 중국에서는 지난 2000년 복어 양식 생산량이 3천t에 이를 정도로 해마다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양식복어는 자연산보다 지방질 함량이 많은 것 외에는 성분상으로 큰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독이 거의 없다는 장점 때문에 소비량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양식복어는 무엇보다 1년 내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자연산 복어와 양식산 복어의 차이
△수조에서 기르는 양식복어는 서로 무는 성질(共食) 때문에 지느러미에 물린 상처가 많고 이 상처는 성장해도 남아 있으며 꼬리지느러미에 특히 많다. 따라서 자연산과 양식산의 차이는 꼬리의 상태를 보면 알 수 있다. 복어 꼬리지느러미가 정상이 아니면 헤엄치기가 어렵고 병에 걸리기 쉽다.
 △일반적으로 양식복어는 자연산 복어보다 지방질 함량이 많아 육질의 단단함이 자연산보다 떨어진다. △복어는 봄에 인공수정으로 4cm까지 키워 방류하는데 방류 복어는 인공적으로 기를 때 생긴 상처가 꼬리지느러미에 남아 있어 완전히 아물지 못하므로 자연산과 쉽게 구별된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35회>시원하고 담백한 복어(2)  

복국은 매운탕보다 지리로 먹어야

 복어는 대표적인 흰 살 어류로 엑스분 및 지방질 함량이 매우 적어 담백한 맛을 낸다. 이같은 담백한 맛은 감칠맛 성분인 이노신산(IMP)과 단맛을 내는 글리신, 알라닌 등이 맛의 주체성분이 된다. 복국은 대표적으로 매운탕과 지리가 있다. 매운탕과 지리의 차이는 매운탕에는 매운 양념 다데기가, 지리에는 지리초가 들어가는데 다데기와 지리초의 큰 차이점은 다데기에는 지리초에 없는 고추장과 고춧가루가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흔히 복 매운탕은 고춧가루 등의 얼큰한 맛에 먹는다고들 하지만 복어만이 갖고 있는 담백한 참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복지리 형태로 먹는 것이 좋다.

생복국과 냉동복국 맛이 차이 나는 이유는

 수산물을 장기간 저장하기 위해서는 냉동보관을 해야 한다. 이 때 보관조건이 나쁘거나 보관기간이 길어지면 수산물이 언 상태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동결 변성된 수산물은 얼리지 않은 수산물이 갖고 있는 본래의 맛이 나지 않으므로 미식가들은 값이 비싼 냉장 수산물을 선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동결된 것이면 무조건 맛이 없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동결 저장기간이 짧고, 저장조건이 좋은 수산물은 동결시키기 전의 품질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냉동시설이 대단히 좋아 동결에 대한 내성이 좋은 오징어, 고등어 등은 이같은 조건만 지켜주면 동결품과 냉장품의 차이가 생각하는 것만큼 크지는 않다.
 시내 복집에서 사용하는 까치복 및 은복은 중국 등지에서 동결된 상태로 수입되는 것이 많다. 중국은 아직까지 냉동시설이 낙후된 어선 및 냉동 창고가 많고, 취급하는 사람들 또한 수산물 냉동에 대한 지식의 결여 등으로 수입된 냉동복어의 품질이 좋지 못한 것이 많다.
 냉동복어 품질저하 현상은 첫째가 동결 저장에 따른 보수력의 저하다. 동결 변성된 복어로 조리한 복국의 복어 살은 수분을 당기는 힘이 적으므로 씹으면 퍼석퍼석해지는 스펀지현상이 일어난다. 둘째 복어는 지방질 함량이 매우 적지만, 동결 저장 중에 지방질 산화가 일어나면 복어의 흰 살이 누렇게 변해 외관상으로 좋지 않고 지방질 산화에 따른 냄새도 나게 된다. 복국을 먹을 때 복어 살의 육질 및 색택을 잘 관찰하고 냄새를 맡아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복국을 매운탕으로 먹으면, 색택은 물론이고 냄새도 관찰할 수 없다.
 따라서 복집에서는 색택이 누렇게 된 부분을 숨기기 위해 복어껍질이 붙어 있는 부분을 위쪽으로 하거나, 조미료를 많이 넣어 동결 냄새를 감추기도 한다.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생복국의 맑고 담백한 국물맛과 탱글탱글한 살의 씹힘성이 생복국 맛의 비밀이다.

까치복국 값은 왜 은복국 값의 두 배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복국을 대단히 좋아하는 국민이다. 복국이 숙취에 좋은 특효약으로 판단, 과음한 다음날은 반드시 복국을 찾는다. 팔팔 끓인 복국에 고춧가루를 확 푼 복매운탕을 땀을 뻘뻘 흘리며, "시원하다"는 소리를 연발해 가면서까지 먹는 모습을 외국인들이 봤을 때 의아해 할 것이다.
 일반 복집의 경우 까치복국과 은복국이 주된 메뉴로 등장한다. 업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은 까치복국의 값이 은복국 값의 두 배가 된다. 까치복국과 은복국 맛이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필자도 손님이 항상 붐비는 유명 복집에 가끔 들러 까치복국 또는 은복국을 먹지만 미각이 둔해서인지 맛의 차이를 느끼지는 못한다. 따라서 언제부턴가 맛의 차이도 모르면서 값을 두 배로 주고 먹는 까치복국은 돈이 아깝다는 생각에서 먹지 않게 됐다. 그러나 손님과 같이 가는 경우는 아깝다고 생각하면서도 까치복국을 주문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생복으로 조리한 복국은 까치복국과 은복국의 맛의 차이를 알 수 있지만 실제로는 복국의 원료로 냉동복어가 많이 사용되므로 맛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냉동복어는 동결 보관할 때 복어의 선도, 동결방법, 저장온도, 저장기간 등의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품질에 많은 차이가 생긴다. 따라서 동결 저장조건이 좋지 않은 까치복을 원료로 조리한 까치복국은 저장조건이 좋은 은복으로 조리한 은복국보다 맛이 안좋을 수도 있다.

복어의 냉동 보관법은

 1997년 7월 수산물 수입 완전개방 이후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복어는 중국 등지에서 수입한 냉동 복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복어의 냉장 및 동결기술과 방법은 대단히 중요하다. 복어를 냉동 저장할 때 복어의 간장 등 유독 부분에서 근육부분으로 복어독이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복어는 사후에 간장의 부패가 대단히 빨라서 간장의 황색 및 차색이 흰 근육으로 옮겨 가면서 독성분이 함께 이행된다. 따라서 복어를 냉동 저장 할 때는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얼린 복어를 사용하는 경우 동결 및 해동에 따라 복어독이 유독 부위에서 근육으로의 이행을 막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을 지켜야 한다.
△동결은 최대빙결정생성대를 빨리 통과하는 급속 동결을 하고 글레이징(glazing)작업을 충분히 함과 동시에 가능하면 내장을 제거한 상태로 동결해야 한다. △동결 보관온도는 -18℃ 이하로 하고 보관 중에는 온도변동을 적게 한다. △해동은 흐르는 물 등을 사용해 빨리 해동하고 해동 후에는 바로 처리한다. 재동결은 하지 않아야 한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36회>시원하고 담백한 복어(3)  

테트로도톡신(TTX)으로 불리는 복어 독은 어종이나 부위에 따라 차이가 난다. 참복과에 속하는 복섬, 흰점복, 메리복은 근육에도 어느 정도 독력을 갖는 반면 밀복, 가시복, 거북복, 육각복 등과 같이 간장이나 난소에 독성이 없는 것도 있다. 또한 같은 어종이라도 개체나 계절, 어획지역에 따라 달라진다. 또 유독복도 난소(알), 간장, 내장은 독성이 강하지만 근육은 비교적 독성이 약하다.
복어 독은 3백℃의 고온에서도 분해 되지 않는다. 산란기 봄철 독성이 매우 강할 때는 참복 한 마리 내장이 성인 33명을 죽일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으며, 0.5mg이면 체중 50kg인 성인 한 사람을 치사할 수 있다. 중독 증상은 입술과 혀의 마비로 시작, 두통→복통→구토→운동신경마비→언어장애→호흡곤란→치사로 이른다. 복어의 독에 중독 되면 먼저 입술, 혀끝에서 팔다리의 지각신경까지 마비돼 손발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호흡이 급해지거나 약해진다. 이러한 중독 증상은 식후 20분~3시간 사이에 나타나며 치사시간은 빠르면 1시간30분, 길어도 8시간이지만 보통 4~6시간이 가장 많다. 그리고 복어 독에 중독 되더라도 일단 회복되면 후유증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천국과 지옥의 복어 생식소

복어 수컷은 정소, 암컷은 난소를 항문 근처의 장말단(腸末端)의 좌우에 하나씩 갖고 있다. 생식선이 미성숙했을 때는 정소와 난소 모두 1~3cm 정도로 작지만 성숙기가 되면 10배로 증대된다. 정소(白子)는 표면이 흰색으로 평활하고 절단하면 야쿠르트 또는 부드러운 두부 모양으로 대단히 맛이 좋으나 적합한 크기로 되는 시기는 산란전의 수개월에 제한되기 때문에 희소가치가 대단히 높아 고가로 거래된다. 난소는 표면에 다수의 혈관이 뻗어 있고 연한 난황색 또는 황갈색을 띄고 절단하면 미세한 난립(卵粒)이 저장돼 있다.
정소는 강독의 흰점복, 약독의 복섬과 졸복을 제외하고는 독이 없으며 대단히 맛이 좋다. 그러나 난소는 정소와 반대로 강독과 맹독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식용으로 불가능하다. 이같이 복어 생식소는 맛이 좋아서 고가인 정소와 독이 있어 위험한 난소를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복어 중독은 간장과 난소가 각각 50%씩을 차지한다. 그러나 정소에 독이 없다고 해서 1백%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가끔 있는 양성인 복어에 들어 있는 생식소를 먹으면 정말 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정소와 난소 사진 , 생선회 100배 즐기기 205페이지)
필살! 간장

간장은 생명체에 대단히 중요한 장기다. 유독한 물질을 해독하며 담즙을 만들고 영양을 축적하는 기관으로 비타민A 등이 풍부하다. 자주복 한 마리 간장의 총 독량은 32만5천MU로 성인 한사람 치사량이 1만MU라고 하면 32.5명을 죽일 수 있는 독량이다. 복어 간장은 총중량의 17.6%로 가자미 4.6%의 약 4배에 이른다. 전 장기 중량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버리기는 아까우나 절대로 먹어서는 안된다. 또 간장은 약 60%가 지방질로 복어가 섭취한 지방질은 거의 대부분 간장에 집중적으로 축적된다.

복어의 독화기구

복어의 독화기구에 대해서는 먹이사슬에 따른 것인지 복어 자체에서 합성하는 것인지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으며 오래 전부터 연구돼 왔다. 최근에 복어 자신이 독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먹이사슬을 통해 복어독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즉 양식 또는 실험실에서 사육된 복어는 독이 없다는 것이 여러 실험을 통해 증명됐다. 그리고 이러한 무독 양식 복어에 유독 복어의 간장을 투여하면 단시간에 독화된다는 사실도 밝혀져 있다.
복어 독의 축적경로는 먼저 해저 퇴적물 중에 있는 세균으로 복어 독이 만들어지고 이 독소는 세균 포식자에 의해 체내로 유입, 먹이사슬을 통해 복어에 축적된다. 또 일부는 내장, 피부 등 체내에 분포하는 세균류가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연산 유독 복어의 소화관에서 복어 독을 보유하는 권패류의 패각이 발견되고 있으며, 어떤 복어는 테트로도톡신을 함유한 납작 벌레를 먹이로 하는 점 등으로 미루어 적어도 일부는 먹이사슬에 의해 독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무독 양식 복어와 유독 자연산 복어를 같은 수조 안에서 사육하면 무독 양식 복어가 독화되는데 반해 수조 안에서도 각각을 그물로 격리시켜 두면 무독 양식 복어가 독화되지 않는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접촉 감염도 예상되며 유독 복어의 표피에서 채취한 세균이 테트로도톡신을 생산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37회>바다의 귀족 참치  

참치(鮪)는 다양한 종류가 있고, 각각의 특징을 갖고 있다. 고대 로마인들은 참치(다랑어)를 투니(tunny)라고 했으며, 서양사람들은 지금도 ‘바다의 귀족’ 또는 ‘바다의 닭고기’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다. 우리들은 참치하면 붉은 색을 떠올리지만 살이 붉은 이유는 근육이 혈액을 가득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치는 모세혈관이 밀집돼 있어 끊임없이 다량의 산소를 근육에 보내고 있으며 혈액을 다량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죽은 후에는 부패하기 쉽다.

<표> 참치횟감의 어종별 특징
(참치회 첨부 사진)

참치라는 이름은 어떻게 불려지게 됐나

우리나라의 생선이름 중에는 ‘치’자가 들어 있는 것이 대단히 많다. 횟감으로 가장 좋아하는 넙치(광어), 칼슘 공급원인 멸치, 서민식탁 단골 메뉴 갈치와 꽁치, 오징어 사촌으로 다리 길이가 한 치(寸)밖에 되지 않는다는 한치, 간식용 쥐치, 가시가 많은 준치, 산후 조리용 가물치, 구이용 삼치 등이 있다. 그런데 참치는 이들 생선 중 가장 크고 당당하게 생겼을 뿐만 아니라 가장 맛이 있기 때문에 으뜸이라는 ‘참’자를 붙여 참치라고 불렀다고 한다.

참치는 언제 어떻게 잠을 자나

참치의 유영속도는 평균 시속20~30km이고 최고시속은 1백20~1백30km이다. 이런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산소가 필요하므로 해수로부터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기 위해 입을 조금 벌린 상태로 빠르게 움직여 아가미에 접촉하는 해수의 양을 많게 한다. 다시말해 참치는 빠르게 유영하지 않으면 안되는 숙명을 타고난 장거리 육상선수로 유영하지 않으면 산소공급이 되지 않아 질식해 죽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참치가 자면서 유영한다는 말은 인간이 자는 것과는 다르다. 눈도 뜨고 있으며 감각도 있는 것으로 적의 기습 등 이변을 느끼는 기관과 헤엄을 치는 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기관이 휴식하는 것이다.

다섯 가지의 제일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다

참치는 △맛이 제일 좋다 △덩치가 제일 크다 △불포화고도지방산 EPA와 DHA 그리고 타우린 함량이 많다 △일생동안 유영시간이 제일 길고, 속도가 제일 빠르다 △뱃살의 값이 제일 비싸다 등 다섯 가지의 제일 이라는 명칭을 달고 있다.

참치회가 맛이 가장 좋을 때는

참치 회는 1년 사계절 모두 맛이 좋다. 이유는 원양어선이 전 세계 바다를 돌면서 참치 종류에 따라 가장 맛이 좋은 시기에 어획, 영하 60℃로 동결저장하면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제철에 나는 참치는 지방질 많고 고가에 거래된다는 시장논리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등식은 공수(空輸)되는 선어상태의 참치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참치 뱃살에는 EPA, DHA가 많이 들어 있다

참치 뱃살에는 고도불포화지방산인 EPA(2.0%)와 DHA(2.9%)가 많아 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EPA와 DHA는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졸중 등과 같은 순환기계통의 성인병 예방효과는 물론 당뇨병과 암, 치매예방의 효과도 있으며 머리도 좋게 한다. 그리고 참치 눈에도 이러한 성분들이 많아 참치횟집에서는 단골손님에게 건강하게 오래 살라고 참치 눈을 서비스로 내놓기도 한다. 또한 참치는 철분과 칼륨 등 미네랄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신경 및 근육을 정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며 등살의 붉은 살은 저지방, 저칼로리의 천연 건강식이자 다이어트식으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 외에 필수 미량원소인 셀레늄은 지방 산화와 과산화지질 생성을 방지한다.

참치도 양식이 되는가

참치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세계 참치 어획량의 약 60%를 소비한다. 참다랑어는 참치류 가운데 가장 고급으로 일본 긴키대학에서 지난 2002년 6월 세계 최초로 참다랑어 양식에 성공했으나 아직 산업화는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가까운 시일 내 양식 참다랑어가 식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도 참치 치어를 잡아 먹이를 주면서 성장시키는 축양(畜養)은 가능하며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냉장 참치회는 축양된 것이 대부분이다. 참치 축양은 미국 보스톤에서 처음 시작해 모로코와 스페인 등으로 파급됐으며 지금은 오스트레일리아, 크로아티아, 로스앤젤레스 등에서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원보호를 위한 어획규제가 엄격하게 되고 있어 축양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시중에 시판되는 참치 회는 진짜인가

“가짜 참치 판매 유명체인점 적발”이라는 기사가 신문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적이 있다. 기사의 내용은 카스트로라고 하는 상어와 만다이로 불리는 열대어를 고급 참치로 속여 팔아온 다수의 유명체인점들이 적발됐다는 것이다. 소비자를 우롱하는 이같은 처사는 천벌을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우리 소비자들로서는 알 수가 없으니 이래저래 속는 것이다. 이런 일들이 어디 참치뿐이겠는가. 뷔페식당 등에 가보면 참치회와 비슷한 색택을 하고 있는 횟감이 빠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것을 참치 회로 알고 “참치회 맛이 이렇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먹는다. 식당주인은 참치회라고 표시를 하지 않았으니까 소비자를 속이지는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참치회가 아닌 것을 참치회로 생각하고 먹게 한 행위자체는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가짜 참치의 맛을 참치 본래의 맛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서글퍼질 수도 있다.
<38회> 바다의 귀족 참치2  

참치육의 구조 및 부위별 명칭
 참치는 육색 및 지방질 함량에 따라 다지방질살(뱃살육·참치 뱃살 중 앞쪽의 가장 부드러운 부위)과 중지방질살(피하육·참치 뱃살 중 중간 부위·중급)와 뒷 부위(하급)로 나눌 수 있다. 살이 곱고 윤기가 흐르는 부위로 회 또는 초밥 재료로 쓰이며 지방질 함량이 많아 식감을 매끄럽게 하는 등 맛을 좋게 한다. 한편 붉은 살은 등 쪽 부분의 살로 나무의 나이테처럼 생긴 둥근 결이 있으며 근육색소인 미오글로빈이 많아 선명한 붉은 색을 띠고 있어 인간이 갖고 있는 오감 중 시각으로 맛을 느끼게 하는 효과가 크다. 참치육의 지방질 함량은 다지방질살, 중지방질살, 붉은 살 순이며, 가격도 많은 차이가 있다.
결 모양이 세로로 난 것이 가장 고급
 참치는 보통 일정 크기로 잘라 유통, 판매되고 있는데, 아래 그림과 같이 결 모양이 세로로 된 것이 가장 고급이고, 결의 간격이 좁은 것과 반원형으로 된 것은 저급이다.
뱃살은 쇠고기 안심 및 등심과 같은 구조
 참치 뱃살은 그 성질 및 구조가 다른 어류의 지방질과 현저히 다르다. 어류 특유의 성분인 고도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지방질일수록 육의 표면이 반짝거리면서 스며 나오는 경향이 있지만, 참치 뱃살의 지방질은 성질이 달라서 쇠고기 등심이나 낙엽살 부위와 동일한 구조로 어육에 지방질이 미세하게 분포해 있다. 따라서 입에 살살 녹는 맛이 난다. 그렇지 않고 다량의 지방질이 고등어, 전어처럼 어육 표면에 스며 나오는 성질이 있다면 하급 어류가 됐을 것이다. 지방질 분포형태가 축육의 최고급 부위와 동일하므로 참치 뱃살이 최고의 생선 횟감 및 초밥 재료가 될 수 있다.
참치육의 부위별 지방질 함량 차이
 다랑어류는 종류 및 부위에 따라 맛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은 많은 차이가 있다. 그 이유는 뱃살이 등살에 비해 약 10배 정도의 지방질을 갖고 있으므로, 기능성 성분인 DHA 및 EPA가 풍부하고 맛도 좋기 때문이다. 참치가 제맛을 내는 겨울에는 다지방질살 중의 지방질 함량이 40%에 달하기도 한다. 뱃살은 30%를 넘는 지방질이 근육과 잘 어울려 분포돼 있으므로 입에 넣으면 "살살 녹는다"는 표현처럼 맛이 좋다. 대형 참치의 가식부(可食部)는 약 60%로 일반 어류의 50%보다 높으며 대형일수록 지방질살의 비율이 높아지지만 엄밀히 말해 뱃살은 5% 전후밖에 되지 않는다.
 참치 뱃살 부분은 전체 어류 중 최고량의 DHA(2,877mg%)와 EPA(1,972mg%)를 함유하고 있다. 2백30kg 정도의 참다랑어에서 얻을 수 있는 뱃살부분은 15kg에 불과하며 부위별로는 10~15배 이상 가격차이가 난다(참다랑어 뱃살부위는 kg당 25만원선).
부위에 따라 자르는 두께는 어느 정도
 생선회는 육의 특성에 따라 자르는 두께를 달리해야 적당한 씹힘성이 돼 맛을 최상으로 느낄 수 있다. 즉 육질이 단단한 생선은 얇게, 그리고 육질이 연한 생선은 두껍게 써는 것이 좋다. 참치 육은 본래 육질이 연할 뿐만 아니라 동결로 인해 육질이 더 연해져 있기 때문에 두껍게 잘라야만 씹힘을 느낄 수 있다. 지방질 함량이 많은 뱃살을 등살 육처럼 두껍게 썰어 먹으면 씹힘은 좋아지겠지만, 많은 지방질 때문에 느끼한 맛이 강하게 느껴져 비싼 뱃살육의 참맛을 볼 수 없다.
 따라서 참치는 부위별 지방질 함량을 감안, 써는 두께를 달리해야 한다. 즉 지방질 함량이 적은 등살은 약 1㎝ 정도로 두껍게, 중지방살(중도로)은 7, 8㎜ 정도, 그리고 지방질 함량이 가장 많은 다지방살(오도로)은 5㎜ 정도의 두께가 적당하다.
참치회는 왜 김에 싸서 먹는가
 우리나라는 1960년대 초반 남태평양에서 본격적으로 참치잡이에 나섰다. 그 당시에는 일본으로 수출하는 외화벌이의 효자품목이었다. 어획한 참치는 내장과 아가미를 제거하고 -60℃ 이하로 초급속 동결시켜 어창에 보관했는데 꽁꽁 얼어서 돌맹이처럼 돼 있는 라운드 상태의 참치가 파도로 배가 흔들리면 어창 안에서 이리 저리 굴러서 상처를 입기 때문에 경매가격이 떨어졌다. 참치가 구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참치와 같이 잡힌 기름치(게르치과의 심해어)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참치 사이에 고정대 역할로 끼워 넣었는데 기름치가 국내에 들어오면 참치회로 둔갑하기도 했다.
 기름치는 이름 그대로 지방질이 매우 많아 그냥 먹으면 느끼한 맛이 강하므로 그 맛을 상쇄시키기 위해 김에 싸서 먹었던 것이 오늘날 참치회를 김에 싸먹는 식문화(사진 아래)로 발전된 것이다.
 또한 참기름에 찍어 먹는 것은 참기름의 강한 향이 참치회 고유의 맛을 느끼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참치회를 김에 싸거나 참기름에 찍어 먹는 방법은 분명히 손해를 보는 시식방법이다.
 역시 참치회는 한점씩 고추냉이(와사비)에 찍어 먹는 것이 참치회 고유의 맛을 최대로 느낄 수 있는 시식방법이라 할 수 있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39회> '바다의 귀족' 참치 3  
왜 -60 ℃ 이하 동결고에 보관하는가

생선회는 동결시키면 육질의 단단함이 떨어져 퍼석퍼석 해지므로 생선회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 그런데 왜 참치는 동결, 저장하는 것일까. 참치는 낚시 등에 걸려 몸부림 칠 때 육온이 50℃까지 급상승하므로 급속하게 체온을 내리지 않으면 동결처리 중에 근육색소인 미오글로빈이 열에 의해 적흑색으로 변색된다. 따라서 원양 참치조업 선단에서는 잡는 즉시 영하 -60℃ 이하로 급속 동결시켜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참치 회의 색깔은 선홍색으로 시각적으로 먹음직스럽게 보이는데 이것은 참치육의 근육색소인 미오글로빈 때문이다. 선홍색을 띠는 미오글로빈이 산화하면 검은색으로 변해 생선회로서의 가치가 없어진다. 참치회를 -60℃의 극저온에 동결, 저장하는 이유는 동결에 따른 빙결정 생성으로 육질의 단단함(씹힘)이 떨어지지만 근육색소인 미오글로빈의 선홍색이 산화에 의해 흑갈색으로 변하는 것을 막아 상품가치를 유지시키기 위한 것이다.

해동할 때에 빨간 액즙이 나오는 이유는

동결 참치는 해동할 때 빨간 액즙이 나올 뿐 아니라 냉장 참치보다 맛이 떨어진다. 그러나 선도는 오히려 동결 참치가 좋은데 이것은 냉장 참치는 어획 후에 경매, 운반 등의 과정을 통해 3만(확인요)에 식탁에 오르므로 이 기간 동안에 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빙온관리를 하면 10일까지도 먹을 수 있다. 반면 동결 참치는 잡은 뒤 몇 시간 안에 급속 동결(-60℃)하기 때문에 이후에는 선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동결에 의해 생기는 얼음결정이 세포를 파괴하므로(물이 얼면 부피가 약 9% 팽창하는 원인도 추가됨) 해동할 때는 그 곳을 통해 참치육 중의 핏물, 수용성인 맛 성분 및 영양분 등이 드립(액즙)으로 유출돼 맛이 떨어지게 된다.

동결 참치와 냉장 참치는 맛의 차이가 있는가

생선회는 동결시키면 육질의 단단함이 떨어지고 퍼석퍼석해져 생선회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므로 생선회는 동결시키지 않는다. 그러나 참치는 원양에서 어획될 뿐만 아니라 선도저하가 빨라 냉장수송하면 소비자가 먹는 시점에서는 색택 변화 등의 상품가치가 떨어져 버려 어쩔 수 없어서 동결 저장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일본을 중심으로 동결참치가 아닌 어획 후에 냉장(冷臟)해 선어회(鮮魚膾) 상태로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방법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연간 5만여 t의 수요시장이 형성되고있다. 냉장 참치 회를 맛있게 고가로 팔기 위해 호주, 지중해 등지에서는 참치를 축양하고 있다. 참치 회를 냉장 상태로 소비자에게 선어로 공급하는 시장이 형성되는 것은 생선회의 독특한 씹힘을 느끼려는 우리 인간의 본능이 찾아내는 방법인 것이다.

동결 참치를 맛있게 먹는 지혜

△해동 포인트=급속해동을 하고 자연해동은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용기에 해수와 같은 농도의 소금물(3.5%, 40℃)을 준비한다(담수에 해동하면 표면이 희게 된다). 동결 참치 표면을 흐르는 수돗물에 스쳐서, 표면의 오물을 씻어낸다. 소금물에 담가 참치 표면은 녹고 내부는 아직 얼어있는 반 해동 상태에서 끄집어낸다. 흐르는 수돗물에 스쳐서 소금기를 씻어낸다. 종이타월이나 마른 수건 등으로 살살 눌리면서 물기를 완전히 닦는다. 그 상태로 1~2시간 냉장고에 넣어두면 완전 해동이 되고, 근육색소인 미오글로빈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해 선홍색으로 발색도 된다. 안쪽에 얼음이 녹지 않고 남아있는 반해동 상태에서는 맛이 떨어지므로 10℃ 전후로 완전 해동해야 한다.
△보관의 포인트=해동 전의 보관; 동결 참치는 -50~-60℃로 순간 동결되는 것이므로 빨리 냉장고의 동결실에 넣어야 한다. 이 경우 냉기가 잘 닿게 하기 위해서는 뭉치가 아닌, 한 조각씩 저장해야 한다. 그리고 가정용 냉장고의 동결실 온도는 -15℃ 정도이므로 2~3일 안에 먹는 것이 좋으며 수일이 경과하면 조금씩 변색되는 것도 있다. 해동 후에는 동결실이 아닌 냉장실에 보관하고 빨리 먹는 것이 좋다.

참치육의 변질

참치를 어획 후에 빨리 냉각시키지 않으면 체온이 상승해 척추골 부위가 차색(茶色)으로 변하고 육질이 바삭바삭해지는 변질 현상이 일어난다. 이 경우 참치회로서의 가치는 없어진다. 이러한 변질 현상은 외관으로는 구별이 불가능하며 냉기의 전달이 늦은 뼈 근처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잡은 후에는 빨리 냉각시켜 체온의 상승을 막아야 한다.

참치초밥은 부위별로 30종류가 있다

초밥의 원조는 우리나라 동해안에서 가공되고 있는 수산 발효식품인 식해라고도 하지만 지금은 일본 초밥(스시)이 세계 공용어가 돼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에 스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렇게 스시가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생선회가 몸에 좋은 건강식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지만 일본 국민들의 스시에 대한 열정이 무엇보다도 큰 것이 원인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초밥보다 생선회 소비량이 많으며, 그 비율은 7대3정도다. 반면에 일본은 스시가 생선회보다 많아 그 비율은 반대로 7대3 정도이며 일본 초밥시장은 연간 14조원 규모의 어마어마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렇게 초밥이 일본 국민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꾸준한 연구와 개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참치는 단일 어종으로는 생선회 및 초밥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참치 부위는 크게 등육, 중지방살(중도로), 다지방살(오도로) 등 3부위로 나눌 수 있는데 부위별로 맛과 값이 천차만별이다. 일본에서는 참치를 재료로 30종류의 생선초밥을 만들고 있으며 그 값 또한 스시 하나에 50엔에서 1천5백엔까지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40회>겨울철 제 맛 내는 방어  

 방어(사진 위)는 겨울철에 최고의 맛을 내는 대표적인 붉은살 어류로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횟감이다. 자연산 보다 양식산이, 그리고 등살보다는 뱃살 쪽이 지방질 함량이 높다. 특히 기능성 물질 DHA(1,784mg%)와 EPA(1,165mg%), 타우린(672mg%) 함량이 많아 혈액중의 중성지질과 LDL-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고 반대로 HDL-콜레스테롤 함량을 증가시켜 고혈압,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의 순환기 계통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많다. 대부분의 어종들이 일정 크기를 넘으면 맛과 향기가 떨어지므로 중간 크기를 최고로 치는 것이 보통이지만, 방어와 삼치는 크면 클수록 영양소가 많아지고 맛이 좋아지는 어종이다. 그리고 초밥 원료로 사용할 경우 참치에 필적하는 맛을 지니고 있다.
 일본에서는 방어를 크기에 따라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이처럼 크기에 따라 다른 이름이 붙는 어종을 출세했다는 의미를 부여, 출세어(出世魚)라 부른다. 일본 관동지방과 관서지방에서는 체장을 기준으로 15cm 전후를 와카시(わかし)와 츠바스(つばす),40cm 전후를 이나다(いなた)와 하마치(はまち), 60cm 전후를 와라사(わらさ)와 메지로(めじろ)로 각각 달리 부른다. 하지만 80cm 전후는 부리(ぶり)라는 이름을 쓴다. 방어는 크기 및 지방에 따라 20가지 이상 다른 이름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세어란 용어는 방어 외에도 전어 농어 참돔 숭어 참다랑어 등에도 쓰인다. 방어는 한문으로 사주(師走)라고 쓴다. 일본말로는 부리(ぶり)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방어를 히라스라 부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히라스는 방어와 비슷한 부시리(히라마사)의 사투리다.
 음식맛은 인간이 갖고 있는 오감(五感)을 통해 결정된다. 이 중 텍스처(texture)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물론 식품의 종류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맛의 50% 이상이 텍스처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텍스처란 음식을 입에 넣었을 때 단단함, 탄력성, 씹힘, 짙은 맛, 미끄러운 맛의 종합적인 자극이다. 그런데 참치, 가다랑어, 방어 등 붉은살 생선회는 육질이 연해 텍스쳐가 떨어진다. 따라서 얇게 썰면 충분히 씹었다는 촉감을 느끼기 이전에 끊어져 버리므로 씹힘을 강조해 회 맛을 좋게 느끼도록 하기 위해 두껍게 써는 것이다.
△방어
 방어(부리)는 전갱이과로 자연산과 양식산이 형태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다. 자연산은 양식산보다 꼬리 곡선이 날카롭고 육색이 핑크빛이다. 방어는 겨울철에 최고의 맛을 내는 생선이며, 대표적인 붉은살 어류의 하나로 지방질 함량이 높다.
△부시리
 부시리(히라마사)는 열대성으로 스마트한 체형을 하고 있다. 잿방어와 같이 큰 것도 있지만 1m 전후의 것이 많다. 방어보다 혈합육이 적고 육질이 단단하며, 몸통에 있는 황색줄이 방어보다 진하다. 방어가 가장 맛있는 제철은 겨울이지만 부시리는 여름철이 가장 맛있다. 일본관서지방에서는 히라스라고 부른다.
△잿방어
 잿방어(간파치)도 열대성이지만 부시리와 방어의 중간인 가을철에 가장 맛이 좋다. 체형은 방어와 비슷하나 체색은 방어보다 황색이 진하고 차색(茶色)을 띠므로 체색으로 구별이 가능하다. 방어는 대형이라도 1m 정도에 불과하지만 잿방어는 2m가 되는 것도 있다. 그러나 큰 것은 맛이 떨어지며, 80cm(4~5kg) 정도가 가장 맛이 좋다. 산란 후에는 풋 냄새와 같은 악취를 낸다. 우리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 횟감은 넙치(광어)와 조피볼락(우럭)이지만 일본인들은 우리와 달리 참돔을 비롯, 방어와 참치를 좋아한다. 일본의 경우 옛날에는 방어 양식을 많이 했으나 최근에는 잿방어 양식을 주로 하고 있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41회>쫄깃쫄깃한 겨울의 미각 숭어  

숭어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내만의 염분 함량이 낮은 곳에 서식한다. 식성이 까다롭기 때문에 대부분이 자연산이지만 일부 양식이 되고 있다. 출세어(出世魚)로 알려져 있어 어릴 때는 모챙이라 부르고 그 외의 것은 숭어라 한다. 부산 지역에서는 3월 중순에서 6월 초순에 많이 어획되며,가덕도 앞바다를 비롯한 남해안에서 잡히는 숭어는 서해안의 참숭어와 비교해 개숭어라 부른다.
숭어의 껍질에는 나이아신이 많은데 이것은 사람의 세포 합성에 관여하고 있어 이것이 결핍되면 피부나 점막에 장애가 일어난다. 다른 어류에 비해 철의 함량이 높아 조혈작용도 우수하고, EPA와 DHA의 함량이 높아 동맥경화 등의 순화기 계통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 겨울 숭어
생선은 1년 4계절을 통해 지방질 함량 변동이 있으며, 지방질 함량이 가장 많은 계절이 맛이 제일 좋은 제철이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란 말은 도다리는 봄에, 전어는 가을에 지방질 함량이 가장 많아 맛이 제일 좋음을 의미한다. <표>에 나타낸 바와 같이 겨울 숭어는 가을 전어와 비슷한 함량의 지방질을 갖고 있으며 기능성 성분인 EPA 및 DHA 함량은 오히려 전어보다 많다. 다른 한편으로 생선회 맛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육질의 단단함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횟감으로 가장 좋아하는 넙치의 약 1.7배로 가히 겨울철의 생선 횟감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계절에 따라 가장 맛있는 생선회를 표현하는 의미인 “봄 도다리, 가을 전어”에 겨울 숭어를 붙여서 “봄 도다리, 가을 전어, 겨울 숭어”로 해도 좋을 것이다.

<표>생선횟감의 주요성분 비교

노량포구에서 양식되는 참숭어의 육질은 쫄깃쫄깃하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李舜臣)장군이 경남 남해대교 밑의 노량포구 유속을 이용해 왜군을 무찌른 전과는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하동수협을 주축으로 하는 어업인들이 이곳 노량포구의 빠른 유속을 이용해 밀치라고 부르는 참숭어양식에 나서고 있다. 고대 이집트와 희랍시대 그리고 일본에서도 귀한 생선으로 취급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하급 생선회로 취급당하고 있는 숭어를 이 지역의 특산품으로 알리겠다는 의지는 높이 살만하다 하겠다. 지난 2001년 12월9일 제1회 참숭어 축제가 열리고 필자도 초청인사로 참여해 연구실에서 분석한 참숭어의 기능성과 생선회로서의 우수성 및 개발방법 등에 대해 발표했다.
생선회 맛은 우리 인간이 갖고 있는 맛을 느끼는 5개의 감각 중에서 이빨로 느끼는 육질의 단단함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므로 생선 횟감의 육질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양식산 어류를 출하 전에 강제로 운동을 시키는 방법, 사료에 한약재를 첨가하는 방법, 저온처리하는 방법 등이 개발되고 있다. 앞으로도 생선 횟감용 어류의 육질 향상을 위한 연구가 많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노량포구는 해수 유속이 빠른 천해의 조건을 갖고 있으므로 인공적인 운동이 아닌 자연산과 비슷한 조건에서 운동을 하면서 자라므로 이곳에서 양식되는 참숭어 육질은 자연산처럼 쫄깃쫄깃하다.

가덕도 대항마을의 숭어잡이 축제

부산 가덕도 대항마을은 1백60여 년간 이어 내려오는 전통 재래식 숭어 잡이 방법인 ‘숭어들이’를 이용, 매년 ‘가덕도 대항 숭어들이’라는 지역축제를 열고 있다. ‘숭어들이’에는 1~2t톤정도의 무동력 소형어선 6척이 선단을 이룬다. ‘숭어들이’를 할 때 6척의 위치와 명칭은 <그림>과 같으며, 숭어 떼는 밖목선과 안목선 사이의 그물입구로 들어와서 밖귀잽이와 안귀잽이에 모이게 된다. 수십년의 경험을 가진 어로장이 산위의 망대에서 바다를 살피다가 숭어 떼가 연안수면 가까이로 떠오르면서 바다표면의 색깔이 변하고 그물 안에 들어갔다고 판단되면 “밖목선 그물 조지라” “안목선 그물 조지라”라고 고함을 지르고, 어부들은 그물을 당겨서 숭어 떼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다. 그 다음 안장등, 밖잔등, 밖귀잽이, 안귀쨉이가 거의 동시에 그물을 들어 올리면서 서로 좁혀서 숭어를 건져 올린다.
숭어 떼가 올 때는 주로 북풍이 불며, 숭어 떼가 많이 몰려오면 바다물빛이 불그스레하게 변하고,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은빛 숭어 떼의 모습은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장관을 이룬다.

전통 수산식품 명인 1호 ‘영암어란’

우리나라 어란은 ‘영암어란’을 으뜸으로 친다. 기름진 펄을 먹고 알이 통통하게 밴 참숭어가 알을 낳으러 올라오는 영산강이 바로 전남 영암에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영산강 상류의 몽탄숭어알을 제일로 알아주는데, 몽탄숭어는 찰진 감탕과 미생물을 흠뻑 먹고 살이 쪄 알이 크고 달기 때문이다. ‘영암어란’은 옛날 석작에 넣어 명주 보자기에 싸서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귀한 식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필자가 수산물 가공산업 육성심의회 위원장이던 지난 99년 11월19 해양수산부로부터 김광자할머니가 ‘영암어란’으로 수산전통식품 명인1호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42회> '바다의 보리' 고등어  

 고등어(鯖)는 한자로 푸른(靑) 생선(魚)으로 지방질이 많은 정어리와 전갱이 및 꽁치 등과 함께 4대 등푸른 생선으로 불린다. '바다의 보리'라고도 부르며, 생산량에선 정어리, 멸치와 갈치, 그리고 오징어와 더불어 우리나라 연근해어업 주요 어종 중의 하나이다. 특히 고등어 생산은 대형 선망어업의 본거지로 알려진 부산이 전체의 76∼90%를 차지한다. 고등어는 수온 10∼20℃의 맑은 연안 바닷가를 회유하며, 산란기는 4, 5월경이며 가을이 제철로 지방질 함량이 가장 높다.
 지방질을 구성하는 지방산 조성은 특히 동맥경화, 뇌졸중, 심근경색 등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을 예방하는데 효능이 높은 고도불포화지방산 EPA(1천2백14mg/1백g)와 DHA(1천6백27mg/1백g) 함량이 많으며, 핵산(2백1mg/1백g) 및 타우린(1백68mg/1백g) 등의 기능성 성분이 풍부한 균형 잡힌 수산물이다. 인체는 수많은 세포로 구성돼 있는데 세포의 핵심을 이루는 물질이 바로 핵산이다. 따라서 핵산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으면 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는 원리를 내세운 핵산 식사법이 주목을 끌고 있다. 생선 중에서는 정어리, 멸치가 핵산 함유량이 가장 많고 연어, 고등어 등도 이에 못지 않다.
 고등어는 독특한 진한 맛이 있는데 이것은 고등어 살에 아미노산의 일종인 히스티딘이 많기 때문이다. 이 맛 때문에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고등어회 전문업소가 성업이다. 그런데 선도가 좋을 때는 독특한 진한 맛을 내는 히스티딘이 선도가 떨어지면 세균이 생성하는 탈 탄산효소에 의해 식중독의 원인물질인 히스타민으로 변해 두드러기, 복통, 구토, 발열 등 여러 가지 식중독 증상을 일으킨다. 따라서 고등어를 회로 먹을 때는 이 점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구이 찜 국 등으로 가열해 먹으면 식중독 염려는 없다.
 고등어는 자가소화 효소의 활성이 강하므로 사후경직 시간이 짧고, 꽤 신선하게 보이는 것도, 히스타민이 많이 생성된 것과 관련이 있다. 히스타민 생성량이 50mg/1백g 이상이면 식중독에 걸리는데 히스타민에 대한 반응은 사람에 따라 다르며, 평소에 선도가 좋은 고등어를 먹는 바닷가 사람들은 히스타민에 민감하고, 선도가 떨어진 고등어를 먹는 내륙지방 사람들은 걸리기 어려운데 이것은 오랫동안 히스타민을 미량씩 섭취한 내성 때문이다.
독특한 고등어 회의 감칠 맛
 일반적인 고등어 어획법은 군(群)을 이루고 회유하는 고등어를 그물로 한꺼번에 어획하므로 일종의 고민사가 돼 선도저하가 대단히 빠르다. 그러나 낚시로 한 마리씩 어획해 즉살시킨 후 저온저장하면 선도보존이 잘 돼 꼬들꼬들한 식감과 단맛을 내는 감칠맛이 나므로 독특한 고등어 회 요리가 된다.
 초가을부터 늦가을까지가 가장 맛이 좋은 고등어는 옛날에 고부(姑婦)간 갈등이 심할 때 "가을 배와 가을 고등어는 며느리에게 주지 않는다"고 할 만큼 알아준다. 고등어 맛은 지방질과 히스티딘 양에 의해 결정된다. 고등어 지방질 함량은 평균 16.5%이며, 봄 고등어가 13%, 제철인 가을 고등어는 20% 이상이 된다. 지방질 함량 17%인 생고등어를 간장에 삶으면 지방질은 약 14%가 되고 소금구이의 경우는 13% 정도가 된다. 그리고 가을 제철이 되면 엑스질소 함량이 많아지는데 엑스질소 중에는 특히 히스티딘의 양이 많으며 히스티딘, 지방질, 이노신산(IMP)이 어우러져 고등어의 감칠맛을 낸다.
히스타민 식중독을 막는 방법
 고등어는 성질이 급해 활어 상태로는 수송이 불가능하다. 일부 미식가들은 선어 상태로 수송된 고등어 회를 즐기고 있으나 고등어는 죽으면 고등어 살의 독특한 단맛을 내는 유리아미노산인 히스티딘이 선도 저하에 의해 히스타민으로 변하며, 그 양이 50mg/1백g 이상이 되면 히스타민 식중독에 걸리므로 날것으로 먹을 때는 이 점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최근 제주도에서 침으로 급소를 찔러 고등어를 숨만 쉬는 가사상태로 만드는 방법은 살아서 호흡을 하는 동안에는 히스타민이 생성되지 않으므로, 식중독 염려 없이 고등어회를 누구나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미식가들의 기대가 크다. 또한 가사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이 3, 4일 이상은 된다고 한다. 따라서 앞으로 자연산 최고 생선 횟감으로 각광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에서 개발된 이 방법은 고등어, 전갱이 등과 같이 성질이 급해 일반 활어차로는 수송이 어렵거나 붉은 살 생선을 날것으로 먹을 때 문제가 되는 히스타민 식중독 염려가 있는 어종에 이용이 가능한 적절한 방법이다. 그러나 넙치, 조피볼락 등 일반 어류의 활어 수송에 적용하는 것은 숙련성, 대량처리, 인건비 등의 문제로 한계가 있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43회>바다의 카멜레온 넙치  

 넙치는 우럭이라 부르는 조피볼락과 더불어 우리나라 해산어류 양식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어종이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회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광어라는 방언으로 많이 부르고 있다. 10월에서 이듬해 2월 사이가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있는 시기다. 육질에는 콜라겐이 많아 단단하고 씹는 맛이 좋으며 지방질 함량이 적어 대단히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넙치는 콜라겐 함량이 높아 세포막을 튼튼하게 할 뿐 아니라 팽팽하고 윤기 있는 피부를 만들어 준다. 끓인 것을 냉각했을 때 생기는 조린 국물의 엉김은 콜라겐이 열에 녹아 나와 젤라틴으로 변형됐기 때문이다. 넙치는 양질의 아미노산으로 영양 균형이 잘 잡혀져 있으며, 소화가 아주 잘 되는 저지방질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환자 회복 및 산후 조리에 효과가 있다.
 한편 일반인들이 넙치와 혼돈하기 쉬운 가자미는 넙치와 달리 오른쪽으로 눈이 두 개 모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봄이 제철이고 일부 종류를 제외하고는 아직 양식되지 않는다. 따라서 자연산 생선회로 인기가 높다. 맛은 넙치와 비슷해 육질이 단단하고 담백하며 지방질 함량이 적다. 넙치는 겨울철에 지방질 축적량이 가장 많지만 봄이 되면 '3월 넙치는 개도 안 먹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맛이 떨어진다. 반면 가자미는 '봄도다리'라고 부를 만큼 봄에 가장 맛이 좋다.
넙치와 가자미의 구별법
 넙치와 가자미의 경우 알에서 부화할 때는 다른 물고기와 마찬가지로 눈이 양쪽에 하나씩 있지만 성장하면서 눈이 한 쪽으로 이동하는 변태를 한다. 이때 오른쪽 눈이 왼쪽으로 이동해서 두 개의 눈이 왼쪽에서 합쳐지는 것이 넙치다. 영어로는 Left eye Flounder라고 한다. 이와 반대로 왼쪽 눈이 오른쪽으로 이동해서 합쳐진 것을 가자미라고 하는데 영어로는 Right eye Flounder이다. 그래서 넙치와 가자미를 구별할 때는 눈의 위치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좌광우도'라는 말처럼 배를 아래쪽에 두고 머리 앞에서 볼 때 눈이 왼쪽에 몰려 있으면 넙치, 오른쪽에 몰려 있으면 가자미다. 그리고 오른쪽 가자미(세글자), 왼쪽 넙치(두글자)식의 글자수로도 구분할 수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이빨이 크고 날카로우면 넙치고 작으면 가자미다(사진 아래).
넙치와 가자미는 날개 살이 가장 맛있다
 넙치 또는 가자미회에서 가장 맛있는 부위는 운동량이 제일 많은 엔피라 혹은 엔가와(綠側)라 부르는 담기골살로 지느러미에 붙어 있는 날개 살이다. 여기에는 기능성 다당류인 콘드로이틴황산과 고도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근육 지방질 함량은 1% 정도인데 반해 날개 살은 30%)돼 지방질과 함께 어우러져 입안을 감도는 오돌오돌한 씹힘이 일품이다.
 횟집에서 넙치회를 조리, 접시에 담을 때 이 부위는 뱃살육과 함께 가장자리에 두는 경우가 많아 일반인들은 맛이 없는 부위라 생각해 젓가락이 잘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생선회가 나오면 이 부위부터 가장 먼저 집어 먹어 실속을 챙기지만 예의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3, 4kg 정도 크기의 넙치에서 나오는 날개 살은 양도 많을 뿐만 아니라 그 맛 또한 일품이다. 그리고 넙치는 껍질을 벗겨 보면 선도를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처음에 선명한 무지개 빛깔의 살결이 시간이 갈수록 퇴색한다.
자연산과 양식산을 구별하는 방법
 연근해 어자원 고갈로 자연산 활어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활어 대부분은 양식산(95%)이다. 양식산은 자연산보다 육질이 연하고 죽은 뒤 선도저하도 빠르다. 눈이 없는 배 쪽 흰 부분, 특히 꼬리지느러미가 연결되는 부위의 껍질에 검은 반점이 있는데 이것은 인공 종묘생산의 결과다. 인공으로 생산한 치어를 바다에 방류, 자라난 자연산도 이러한 반점이 있다.
 양식산은 사료 효율 및 치사 위험 등 경영 사이클 측면에서 대형품을 생산할 수 없으므로 1.5kg 이상 넙치는 전부 자연산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인공방류로 자연에서 자란 것은 육질이나 성분이 자연산과 차이가 없으므로 자연산으로 취급해야 하며, 가두리에서 탈출한 것은 육질이 연할 뿐 아니라 지방질 함량이 높으므로 이들을 분석하면 자연산과 구별이 가능하다.
넙치와 가자미는 바다의 카멜레온
 넙치와 가자미는 몸색깔을 주위 환경에 따라 보호색으로 바꾸는 능력을 갖고 있다. 피부의 진피층에 있는 수많은 색소 세포속의 색소립이 늘었다 줄었다 하면서 색깔이 변한다. 주위 환경 색으로 바뀌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15분 전후다. 일반적으로 양식산 넙치는 자연산보다 색깔이 진하므로 양식산을 자연산에 가까운 색택으로 만드는 기술도 개발돼 있다. 수조를 황토로 처리한 양식장에서 기른 넙치가 색택이 연한 것은 넙치의 체색 변화 특성을 잘 활용한 것이다. 그런데 양식산 넙치가격이 색택에 따라 결정되고 있는 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껍질을 벗기고 생선회로 조리하기 때문에 껍질의 색택은 생선회 맛과 아무런 연관도 없다.
중국산 도다리가 설친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봄에 가장 맛이 좋아 봄철 별미로 인기를 끌던 도다리가 올해 남해안에서 잘 잡히지 않자 중국에서 수입된 점도다리가 국내산으로 둔갑해 횟집 수조를 점유하고 있다. 매년 봄에 경남 고성 당항포에서 열리는 당항포 도다리 축제에서도 작년에는 연근해산 도다리보다 값이 절반에 불과한 중국산 점도다리가 상당량을 차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중국산 점도다리는 지방질 함량이 적어 고소한 맛이 떨어지므로 전문가들은 판별이 가능하다고 하니 다행스럽기도 하다. 그리고 해양수산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입활어 원산지 표시제가 정착되면 이러한 문제는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44회>여름철 최고 보양식 장어  

 장어는 민물장어인 뱀장어(鰻), 아나고(穴子)로 불리는 붕장어, 바닷장어로 알려진 갯장어, 곰장어구이 원료가 되는 먹장어 등이 있다. 이들 장어는 여름철 최고의 영양가와 함께 맛이 좋을뿐 아니라 비타민A, 지방질, 칼슘 등이 풍부하게 함유된 여름철 보신용이다.

붕장어
 붕장어(穴子)는 낮에는 갯벌에 몸을 숨기고 있는 습성 때문에 일본명으로 '아나고·穴子'로 불리며, 밤이 되면 활동하는 야행성을 지니고 있다. 붕장어는 1년 내내 맛이 있지만 대량 어획되는 여름이 제철이다. 그러나 새끼를 회로 먹을 때는 이른 봄이 좋다. 백색육으로서는 높은 지방질이 맛을 내는데 깊은 관계가 있으며 지방질은 뱀장어보다 적어 약 10% 밖에 안되고 비타민A도 뱀장어보다 적지만 다른 어종보다는 많아 시력을 향상시키고 야맹증에 효과가 있다. 생선회를 만들 때는 담수나 염수에 피를 깨끗이 씻어내야 하며, 독소는 60℃에서 분해 된다. 정력제라고 해서 장어피를 소주와 섞어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절대로 안된다. 이것은 혈액 속에 약한 단백독소인 이크티오톡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혈액 중의 독소가 눈에 들어가면 결막염이 생기고, 상처에 묻으면 피부가 약한 사람은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붕장어는 칼슘 함량이 2백mg%로 대체로 많아 하루 섭취량 6백~7백mg의 3분의 1을 여기서 섭취할 수 있는데 특히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많다. 그리고 EPA(0.6%) 및 DHA(1.32%) 함량도 높아 순환기계통의 성인병 예방에도 효험이 있다. 구이, 초밥, 튀김용 그리고 연제품 원료로 사용된다.

갯장어
 갯장어는 일본말로 하모라고 하며, 등 쪽은 자줏빛 갈색, 배 쪽은 은백색이다. 대형은 전장이 2m가 된다. 육질이 담백하고 바다장어 중에서는 제일 고급이면서 성질이 워낙 급해 살려서 서울까지 수송하기 힘들다. 싱싱한 갯장어를 먹으려면 남해안으로 직접 내려 갈 수밖에 없다. 살은 백색으로 지방질 및 EPA, DHA 함량이 붕장어보다 많고 맛이 대단히 좋아 데침 회 및 초밥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여름이 제철이다. 측선 상에 흰점이 있는 것이 붕장어다. 갯장어는 붕장어보다 주둥이가 길쭉하며 이빨이 크고 예리하다. 그리고 갯장어는 회백색이고 붕장어는 짙은 갈색을 띠고 있다.

먹장어
 부산 사람들이 꼼장어라고 부르는 자갈치 명물 먹장어는 수분 함량(75.8%)이 많아 지방질 함량은 떨어지지만 서민들의 술안주로 포장마차의 으뜸 메뉴로 알려져 있다. 껍질이 벗겨진 채 불그스레한 색깔로 꿈틀거리는 모습은 징그럽게 느껴지지만 10시간 정도 견딜 수 있는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 수컷 한 마리에 암컷 1백마리의 성비로 구성된다. 구울 때 나는 특이하고 구수한 냄새는 지나는 술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하며, 포장마차 주인은 일부러 태워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먹장어는 약탈성이 강해 그물에 걸려 있는 물고기에 흡착해 먹어 치우기도 하고, 죽은 고기를 뜯어먹기도 해 '바다의 청소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껍질은 콜라겐 함량이 많아 질기므로 뱀장어 껍질과 함께 지갑, 벨트, 장갑, 자동차 시트커버 등을 만드는 피혁(皮革)산업에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부산에도 먹장어 껍질 가공공장이 있으며 기장지역에서는 짚불 곰장어구이가  성행하고 있다.

뱀장어
 구이용으로 일본 사람들이 최고로 치는 뱀장어(鰻)는 하천이나 호수에서 자라 성어가 되면 초가을에 바다의 산란장으로 향할 준비를 한다. 이때 눈이 커지면서 살이 찐다. 이것은 산란장에 도착할 때까지 몸에 축적한 영양분만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상태의 뱀장어는 양식 뱀장어보다 맛이 월등히 좋아 비싼 값으로 거래된다. 산란장소는 대서양 서남부에 위치한 버뮤다해역이다. 수심이 4백m나 되는 깊은 곳에 산란한다. 동북아지역 뱀장어 산란장은 동북아에서 3천km나 떨어진 마리아나 열도와 필리핀 사이의 서북 태평양으로 추정되고 있다. 알에서 부화된 후 바다에서 일정시간 생활한 뒤 실뱀장어 형태로 봄에 하천으로 올라오는 것을 잡아 양식용 치어로 사용한다. 뱀장어는 지방질 함량이 17.1%로 붕장어보다 높으며 EPA 및 DHA, 그리고 칼슘 함량도 1백57mg%로 높다. 여름철 일사병 방지 및 체력회복에 좋다. 또한 비타민A 및 E 함량도 많다. 비타민E는 체내에서 불포화 지방산 산화를 억제하고, 노화방지에도 효과가 있다. 여름에서 초가을이 제철이다.
장어 꼬리는 정력제인가
 성경에서 금기 식품으로 "지느러미와 비늘이 없는 생선은 먹지 말라"고 하는데 비늘이 없는 대표적인 생선이 장어다. 장어는 풍부한 비타민A와 불포화지방산 비율이 높은 지방질도 풍부하므로 체력을 보존하고 생리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식품이다. 비타민A의 생리작용은 야맹증 예방 등 시력에 관한 것, 성장과 생식기능 그리고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다. 장어구이 집에 가면 장어꼬리를 유별나게 찾는 경우가 많다. 남자들끼리 가면 서로 먼저 꼬리를 먹으려고 젓가락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이것은 장어꼬리를 강정제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꼬리에 특별하게 강정성분의 함량이 많은 것은 아니다. 꼬리가 많이 꿈틀거리기 때문에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편 장어껍질에 들어있는 콘드로이틴은 피부노화를 방지하고 관절 운동을 원활하게 한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45회>여름철 최고 보양식 장어2  

 장어를 숯불에 구울 때 부채로 부치는 이유는 약한 불을 강하고 균일하게 하는 것 외에도 나쁜 냄새를 날려버리는 역할도 한다. 지방질이 많은 장어류 및 전갱이, 고등어 등을 숯불로 구우면 2백℃ 이상 고온에 노출돼 껍질이 타고 구멍이 생기며, 녹은 지방질이 숯불 위로 바로 떨어진다. 이 지방질이 숯불에 타서 생긴 그을음 때문에 생선은 그을려져서 검게 될 뿐만 아니라, 지방질이 분해돼 알데히드 등과 같은 나쁜 냄새성분 그리고 아크로레인이라는 자극성 유해가스도 발생된다. 이런 악취 성분들이 장어 살에 흡착돼 풍미를 나쁘게 하므로 숯불에 장어를 구울 때는 부채로 바람을 일으켜 악취가스를 날려 버려야 한다(사진). 숯불은 원화(遠火)로 굽기 때문에 장어와 떨어져 있으므로 악취가스를 날려 보낼 수 있다. 그리고 초기에 발생하는 자극취가 없어진 후에는 원화(遠火)로 굽는 것이 장어구이의 비결이다.
곰(꼼)장어 이야기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장어의 종류에는 곰장어, 민물장어, 바다장어, 아나고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곰장어는 먹장어, 민물장어는 뱀장어, 바다장어는 갯장어, 아나고는 붕장어가 정확한 이름이다. 이들은 모두 몸의 형태가 가늘고 긴 모양을 하고 있으며 물밑 모래바닥이나 갯벌에 파고 들어가는 습성이 있다.
 다른지방 사람에게는 부산하면 자갈치가 떠오를 정도로 자갈치는 부산의 명물이며, 자갈치에는 별의별 생선이 다 있다. 하지만 자갈치하면 떠오르는 것이 곰장어구이다. 부산을 거쳐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꼼장어와 소주에 자신들의 젊은 날 진한 추억을 묻어 두었기 때문이다. 철판에 지글지글 구워진 곰장어가 입안에서 소주와 섞이는 특유의 감칠맛에다 비싸지도 않으니 어찌 서민들의 사랑을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지금도 자갈치 갯가 어디쯤에서는 곰장어를 안주 삼아 소주 한잔에 그들의 고된 삶을 해풍에 날려 보내거나 사랑의 앙금을 털어내고 있을 것이다.
 부산사람들은 왜 이 먹장어를 곰장어라 불렀을까. 해방 전 부산 앞 바다에는 게를 잡는 어업인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 어업인들이 게를 잡기 위해 통발 속에 미끼를 넣고 가라앉혀 두면 게는 없고 먹장어가 걸려들었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모양도 완전한 장어도 아닌 것이 맛도 없고 요리방법도 몰라 바다에 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누군가 우연히 그걸 짚불에 구워 먹었더니 그렇게 맛이 있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구워먹어도 뼈가 씹히지 않고 구수했으며 가죽을 벗겨 지갑을 만들었더니 일본 사람들이 아주 좋아했다. 그때부터 먹장어를 본격적으로 잡기 시작했으며, 지금도 부산 기장 숯불 곰장어구이가 유명한 것이다.
 눈이 없는 먹장어는 밤에 주로 활동하고 있는데 먹장어를 꾀어들게 하겠다는 속셈으로 정어리 등을 통발에 넣어 바다에 빠뜨려 뒀다. 예상대로 먹장어가 꼼수에 잘 걸려들었으며, 꼼수에 잘 빠져드는 장어같이 생긴 것이라 해서 곰(꼼)장어가 됐다는 것이다.
갯장어 요리의 진수 데침회
 갯장어 조리법의 하나인 데침회(유비키)는 샤브샤브 형식의 조리법으로 껍질 벗기기, 잔뼈 제거 등의 전 처리를 한 살코기에 칼집을 넣고(약 3cm 정도의 크기에 22∼24개의 칼집을 넣음), 뜨거운 물에 넣으면 살점이 오그라들어 칼집을 넣은 부분이 펼쳐지면서 꽃송이처럼 피어난다. 얼음물에 넣어 차게 한 뒤 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탱글탱글하고 보드라운 식감이 일품이다.
장어구이 먹는 양을 제한하는 이유
 뱀장어 구이는 일본인들이 여름철에 보양식으로 많이 먹는데, 1회에 먹는 양을 약 50g 정도로 제한하고 있다. 장어류에는 비타민A 및 지방질이 많이 들어 있다. 비타민A는 야맹증 예방, 발육촉진, 피부보호와 건강유지, 지방질은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및 당뇨병 예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어류는 강정제로도 소문나 있다. 강정효과는 함량이 많은 지방질과 비타민A의 효과가 합쳐져 나오는 것으로 정력을 위해 뱀장어를 달여서 상식하는 사람도 있다. 나일강에서 많이 잡히는 뱀장어를 많이 먹었던 이집트 왕들은 후궁의 수가 엄청 많았다는 기록이 있으며, 이집트 왕조의 평균 수명이 로마 왕조 및 중국 왕조의 41∼42세보다 짧은 30세였다고 한다. 이는 뱀장어 간에는 비타민A가 살의 3배, 그리고 지방질 함량이 많다는 데이터도 없던 시절에 왕들이 정력제로서 뱀장어 살보다는 간을 상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비타민A는 비타민E, D, K와 같이 기름에 녹는 지용성으로 체지방에 축적되기 때문에 과잉섭취하면 머리가 멍해질 뿐 아니라 두통, 메스꺼움, 피부 건조 및 탈피, 탈모증, 골반비대 등의 증상을 수반한다. 따라서 비타민A의 하루 섭취량은 2천IU로 정하고 있다. 뱀장어살의 비타민A 함량은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살 1백g당 4천IU이므로 일본에서 뱀장어구이를 1회에 먹는 양을 약 50g으로 제한하는 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이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46회> 눈처럼 살살 녹는 오징어  

 오징어는 낮에는 수심 1백m 정도의 깊은 바다 속에 살지만 밤이 되면 수면 가까이 떠오르는 습성이 있고 불빛을 좋아한다. 살오징어 표피는 4층으로 돼 있고 제1층과 제2층 사이에 흑갈색의 색소세포가 존재, 수축할 때 몸 빛깔을 바꾸는 역할을 한다. 오징어는 환경변화에 대단히 민감해 흥분 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적색이나 다갈색을 띤다. 이러한 색깔 변화로 활오징어 선도를 판정할 수 있는데 횟집 수족관에 있는 오징어 색이 투명해 내장까지 보이면 선도가 좋은 것으로 판정해도 된다.
 오징어의 정미 유효성분은 단맛을 내는 글리신과 맛의 완충작용을 하는 TMAO(트리메틸아민산)이다. 그리고 함황아미노산인 메티오닌, 시스틴, 타우린이 다른 어류에 비해 많이 들어 있어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단백질이며 특히 타우린 함량이 많다. 타우린은 박카스를 연상할 정도로 피로회복제의 대명사다. 마른 오징어 껍질에 묻어 있는 백분은 타우린, 글루탐산, 베타인 등의 기능성 성분이다. 따라서 먹을 때 껍질을 벗기거나 백분을 털고 먹는 방법은 기능성 물질을 버리고 먹는 격이 된다.
다리가 한 치밖에 안된다해서 붙여진 한치
 화살오징어는 꼴뚜기과에 속하며 다리 길이가 한 치(약 3cm) 가량 된다고 해서 한치라고 부른다. 한치는 9월부터 겨울까지 많이 잡히며 봄에는 어획량이 현저히 줄어들고 여름에는 거의 잡히지 않는다. 살오징어보다 살이 연하고 맛이 뛰어나 물회로 인기가 있으며 살이 물러서 건조시키는 것도 다른 오징어보다 공을 들여야 한다.
오징어 이름의 유래와 먹물
 오징어의 특징 중 하나가 시커먼 먹물 주머니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먹물의 주성분은 멜라닌 색소로 방어물질이며 항암성 및 항균성 등의 기능이 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옛날에는 오징어를 오적어(烏賊魚)라 불렀는데, 정약전(丁若銓)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오징어가 죽은 것처럼 물위에 떠 있다가 날아가던 까마귀가 쪼려고 앉을 때 발로 감아 잡고 물 속으로 끌고 들어가서 되려 잡아먹는다"고 했다. 즉 오징어란 이름은 까마귀를 해치는 도적이라는 뜻의 오적어가 변해서 된 것이다.
오징어와 새우의 콜레스테롤은 몸에 좋다
 우리 국민들이 가장 즐겨 먹는 오징어는 새우와 같이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아 꺼리는 사람이 많다. 위에서 소화돼 장으로 흡수된 콜레스테롤은 고밀도 지방단백(HDL) 또는 저밀도 지방단백(LDL)과 결합해 혈관으로 운반된다. 오징어 및 새우중의 콜레스테롤은 HDL과 결합(양질의 콜레스테롤)하는 비율이 높으므로 혈관 중에 적게 침착될 뿐만 아니라 LDL과 결합, 혈관 중에 침착된 LDL-콜레스테롤(저질의 콜레스테롤)을 용해시켜 배설하는 작용을 한다. 그리고 오징어에 다량 함유된 타우린도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달라 붙는 것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당뇨병 예방에도 효과가 크다.
활오징어 수송방법을 개발하면 갑부가 된다
 활오징어는 적으로부터 자기방어를 위해 먹물을 뿜는 특성이 있는데 이 특성 때문에 활오징어 수송은 대단히 어렵다. 활오징어를 수송하는 활어차 수조에는 2∼3%의 활오징어밖에 담을 수 없다. 만약 밀도를 높이면 오징어가 스트레스를 받아 먹물을 뿜고 옆에 있는 놈이 또 먹물을 뿜는 연쇄반응으로 수조안의 물이 시커멓게 된다. 이렇게 되면 먹물에 의한 호흡곤란 등의 증상으로 더욱 스트레스를 받아 다리 흡판을 옆에 있는 놈의 몸통에 붙여 빠는 등 수조 안은 아수라장이 된다. 오징어채낚기어선이 활오징어를 잡은 후 보관할 때 어창에 넣을 수 있는 양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 어선 갑판 위에 물통을 만들어 그곳에 잡은 활오징어를 넣는다. 어선을 건조할 때는 중심이 있게 마련인데 갑판 위에 불법으로 설치한 물통이 어선의 중심을 위로 끌어올리므로 파도 등에 의한 전복 위험이 대단히 크다. 해양수산부가 이를 불법인 줄 알면서도 단속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근본적 해결책이 없기 때문이다. 활오징어 수송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 개발이 절실하며 만약 누군가 활오징어 수송방법을 개발하면 큰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오징어 살에 칼집을 넣는 이유
 오징어 몸통을 요리할 때는 몸통에 칼집을 넣는데 이것은 맛 성분이 근육에 스며들기 쉽고 시각적으로 먹음직스러울 뿐만 아니라 먹기 쉬운 등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큰 목적은 오징어 몸통이 둥글게 말리는 현상을 막기 위한 것이다.
 칼집은 가로 세로 두 방향으로 모두 넣어야 하는데 이것은 오징어 껍질 구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오징어 껍질은 긴 섬유가 4층의 구조로 외층의 3개 층은 단단한 단백질인 콜라겐섬유가 몸통을 둥글게 감싸고 있는 횡방향의 망상조직으로 돼 있고, 가장 안쪽의 네 번째 층은 콜라겐섬유가 나선형 결합조직으로 머리에서 발의 방향으로 뻗어 있다. 이같은 가마니 모양의 특수한 구조 때문에 오징어는 체축과 같은 방향으로는 잘 찢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오징어를 가열하면 네번째 층인 나선형 섬유가 수축하므로 껍질 쪽을 안쪽으로 둥글게 말린다. 오징어 껍질을 벗기더라도 외층의 2개 층 밖에 벗겨지지 않고, 종방향과 횡방향의 섬유층이 각각 1개층씩 남아 있다. 따라서 껍질을 벗기더라도 두 방향으로 칼집을 내야 가열할 때 몸통이 말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사진설명: 왼쪽부터 한치오징어, 입술갑오징어, 화살오징어, 날개오징어, 귀꼴뚜기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47회> 바다의 카멜레온 문어  

 문어는 전세계 해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으며 서양에서는 악마의 물고기라고 해서 거의 먹지 않는다. 구멍에 들어가기를 좋아하는 문어의 특성을 이용, 문어는 단지를 이용하는 통발어법으로 잡는다. 백합 등의 이매패를 먹을 때는 작은 돌로 패각이 닫히지 않도록 하며, 때로는 자신의 다리를 잘라먹지만(공식·共食) 곧 자라난다.
 몸통, 머리, 다리로 구성되며 8개의 다리 길이는 보통 몸통의 4, 5배다. 체색은 암갈색이고, 몸 표면에는 크로마토포레스라는 세포로 돼 있으며 각각의 세포는 색소포(황색, 적색, 흑자색)가 분포해 단순한 신경자극으로 순식간에 몸의 색깔을 바꿀 수 있다.
 문어의 맛은 오징어와 비슷하고 표피는 타우린 함량이 높으며, 감미를 갖는 글리신, 베타인이 1천2백mg% 함유돼 이 두 가지 성분이 문어의 정미발현 성분이다. 먹통 속의 먹물은 치질치료에 쓰이고 한방에서도 성인병 예방과 빈혈치료에 효과가 많을 뿐 아니라 시력회복에도 좋다.

선도 판정법
 문어의 선도판정은 살아 있는 경우에는 어렵다. 살이 단단하므로 부패해도 판별이 어렵고, 부주의하면 식중독에 걸리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신선한 것은 회백색으로 주근깨 모양의 반점이 있으며, 흡판에도 탄력이 있어 닿기만 하면 빨아 당긴다. 반대로 이 반응이 약하고 몸에 끈적끈적한 점액이 있으면 선도가 나빠 부패에 가까운 상태로 보면 된다.
 삶은 문어의 경우 선도가 떨어진 것은 껍질이 벗겨지기 쉬우므로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삶은 문어에 식중독이 많은 것은 수송, 보관, 취급 등이 원인일 경우가 많다. 즉, 깨끗하지 못한 곳에 두거나 다른 어류와 혼합해 두지 말아야 한다. 특히 문어는 기름을 싫어하기 때문에 신문지 등에 싸서 두면 껍질이 벗겨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삶을 때 차(茶)를 넣는 이유
 차(茶) 성분중의 하나인 탄닌과 문어 표면의 단백질계 색소가 결합해 벗겨지기 어려운 적갈색으로 돼서 껍질에 정착하게 되는 색소고정 현상이 생긴다. 차를 넣지 않고 삶으면 핑크색이 되는데 이것은 표피의 오모크롬이 알칼리로 변하면서 단백질과 결합하기 때문이다.
주꾸미 즙, 시력 회복용으로 최고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일본이 최후의 발악을 할 때, 연합군의 3만t급 함정의 철판 두께가 약 30cm 정도 돼 갑판에 아무리 폭탄을 투하해도 꿈쩍하지 않자 해군특공대(가미카제·神風)가 경비행기의 양쪽 날개에 폭탄을 달고 연합군 함정의 굴뚝을 향해 돌진, 기관실을 파괴하는 작전을 폈다. 목표점인 직경 6m 전후의 굴뚝을 정확히 찾을 수 있는 방법은 그 당시에는 조종사의 시력에 의존해야 했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시력이 좋은 병사를 뽑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시력이 좋았던 병사도 고된 훈련과 부족한 영양 때문에 출격 때가 되면 시력이 나빠져 주꾸미를 달인 즙을 출격 1, 2개월 전부터 매일 먹여 시력을 회복시켰다는 기록이 있다. 주꾸미에 많이 들어 있는 타우린이 시력회복에 좋은 점을 이용한 것으로 오징어와 문어를 달인 즙도 먹였을 것이다.
 주꾸미는 전장이 20cm 정도이고, 제철은 가을에서 봄이며, 봄철에 알이 많은 주꾸미는 대단히 맛이 좋다. 주산지는 서해안이다.

세 부분의 머리, 몸통, 발
 문어와 오징어의 몸은 머리, 몸통, 발의 세 부분으로 돼 있다. 발이 붙어 있는 부분에 눈과 입이 있는데 이것이 머리이고 대부분이 문어의 머리라고 생각하는 타원형을 하고 있는 부분이 몸통으로 안에 내장이 들어 있다. 8개의 발이 있는데 문어와 낙지는 발이라고 하고 오징어는 다리로 부른다. 발 가운데 제일 긴 것은 교미용으로 끝 부분에 정액을 묻혀 암놈의 체내에 삽입한다.

오징어와 문어의 차이점
 문어는 고온에서 가열하면 육질이 딱딱해지고 껍질도 흐물흐물 해지므로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는 약한 불로 오래 끓여야 한다. 오징어는 장시간 끓여서는 안되고 끓는 물에 2, 3분간 데치면 충분하다. 가열방법이 다른 것은 오징어와 문어의 근육조직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저기능성 성분인 타우린 함량이 많은 것은 동일하다. 끈적끈적한 점액이 있으면 선도가 나빠져 부패에 가까운 상태로 보면 된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48회>코끝 '찡' 알싸한 맛 홍어  

 홍어회는 전남 목포지역 특산품으로 유명하다. 홍어를 잘 씻어 자른 후에 삼베에 싸서 장독에 넣고 숙성시키면 코를 찌르는 쿰쿰한 썩은 냄새에 처음 먹는 사람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홍어는 삭힐 때라도 신선한 것이라야 비린내가 없으며 달고 꼬들꼬들하며 삭힐수록 톡 쏘는 매콤한 맛이 강해지고 살이 부드러워진다. 항아리에 넣고 삭힐 때 생기는 점액은 그대로 둬야 하며, 삭혀서 찜을 하려면 겨울에는 1주일, 봄과 가을에는 3∼4일 삭힌 후에 마른 수건으로 점액을 잘 닦아낸 후 쪄야 한다.
  홍어는 수컷 한 마리와 암컷 한 마리가 교미하는 일부일처(一夫一妻)제이며 암놈이 크고 맛도 좋다.
만만한 것이 홍어 X
 홍어는 오래전부터 한국인들이 즐겨먹고 있는 수산물이다. 홍어 수컷은 교미 때 2개의 대롱 모양의 생식기를 통해 정액을 암컷 생식기로 집어넣는다. 홍어 생식기는 몸 크기의 1/3∼1/5 정도로 꼬리 양쪽으로 보기 싫게 늘어져 있고 가시가 붙어 있다. 옛날 뱃사람들은 잘못하면 홍어 생식기 가시에 손을 다치게 될 뿐만 아니라 요리해 먹을 수도 없으므로 잡히면 제일 먼저 칼로 쳐 없애버렸다. 이런 조업형태에서 유래돼 홍어 생식기를 만만한 사람에 빗대어서 '만만한게 홍어X'이라는 비속어가 있다.
홍탁삼합
 홍어회는 묵은 배추김치와 돼지고기를 안주로 탁주 한 사발과 함께 먹는 홍탁삼합(洪濁三合)이 제격이다. 풍류를 아는 사람은 이렇게 먹어야 술맛이 제대로 난다고 한다.
 처음에는 지리고 매운 냄새에 눈살을 찌푸리고 물러서지만 일단 맛을 들인 사람은 꼭 다시 찾는다. 홍어회 한 점을 입에 넣고 숨을 깊게 들이 마시면 지린 냄새가 콧구멍을 뚫고 나오면서 체증이 송두리째 뽑히는 느낌이 든다. 또 혀끝에 도는 알싸한 맛과 목과 코를 자극하는 썩은 냄새는 홍어회만이 갖는 독특한 매력이다. 감기로 귀가 멍하도록 꽉 막혀 있던 코가 펑하고 뚫리는 홍어회의 감기에 대한 약효는 의약분업으로 구하기 힘든 감기약 대용으로 일품이며, 고춧가루와 마늘을 듬뿍 넣고 끓인 홍어국의 코끝을 쏘는 매운맛과 시원한 국물 맛은 몽둥이찜질을 당한 듯한 욱신거리는 몸살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한다. 그리고 꾸들꾸들 말려서 찜을 해 먹으면 쫀득쫀득한 살과 홍어의 톡 쏘는 풍미를 함께 맛볼 수도 있다.
 전남지방에서는 관혼상제에 홍어회가 빠지면 안 될 정도로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귀한 고급식품으로 인식돼 있다. 필자도 홍어회 맛을 알고부터는 일식집에 가면 일부러 주문해 지린 냄새가 콧구멍을 통해 나오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것과 같은 오묘한 맛을 즐기곤 한다.
톡 쏘는 맛 암모니아와 TMA
 판새류 또는 연골어라고 부르는 상어와 가오리류는 일반적인 경골어류와 달리 삼투압조절에 필요한 요소(尿素)와 TMAO(트리메틸아민산)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살중의 요소는 죽은 뒤 암모니아로 변해 악취의 원인이 된다. 그리고 TMAO는 세균이 갖고 있는 TMAO 환원효소에 의해 TMA(트리메팅아민)로 되며, TMA는 어육의 선도가 떨어질 때 나오는 냄새성분이다. 생선이 부패하기 시작할 때 암모니아 및 TMA가 생성되며, 이 생성량이 부패 초기의 선도지표로 사용된다. 일반 경골어의 암모니아는 선도저하에 따른 부패세균이 어육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나오는 것이지만 상어와 가오리에 생성되는 대부분의 암모니아는 단백질 분해가 아닌 요소로부터 생성되는 암모니아이므로 부패가 아니다.
 단백질은 분해되지 않았으므로 홍어회는 오돌오돌한 씹힘이 남아 있다. 따라서 부패한 냄새는 나지만 회(膾)로 불리는 것이다. 그리고 상어와 가오리살에는 TMAO 함량도 많기 때문에 TMA 생성량이 많아 암모니아와 더불어 독특한 자극적인 냄새를 내게 마련이다. <표>에 나타낸 것처럼 경골어인 고등어 살에는 요소는 없고 TMAO가 0.03%인데 반해 상어와 가오리 살에는 요소가 약 2%, 그리고 TMAO가 약 1.5% 함유돼 있는 특성을 이용, 전남지역 특산품인 홍어회를 만든다.
왜 홍어를 고급어종으로 취급하는가
 수입수산물을 분류할 때 홍어와 가오리를 구분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판정기준이 전 세계에 통용된다. 홍어는 마름모꼴로 어깨부위가 각이 지며 굵은 꼬리 상단에 등지느러미가 2개 있는 반면, 가오리는 원형 또는 오각형 꼴로 어깨부위가 둥그스름 하고 길고 가는 꼬리 가장자리에 가시가 1∼2개 있는 것으로 형태상 구분이 가능하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모양이 거의 비슷해 구분이 쉽지 않으며 외관상 구분이 가능한 꼬리와 등뼈를 뺀 가공품은 구분이 불가능하다. 연근해 수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 홍어는 35%의 높은 조정관세가 부과되지만 가오리는 기본관세 10%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수입업자들이 홍어를 가오리로 속여 들여오는 사례가 많다.
 홍어를 가오리로 속이고 수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홍어가 가오리보다 고가로 거래되기 때문이라면 홍어가 고가로 거래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회로 만들었을 때 홍어 살에는 가오리 살보다 요소 및 TMAO의 함량이 많아 톡 쏘는 정도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홍어회를 먹어보면 냄새가 강한 것과 약한 것이 있는데 이것은 홍어회를 삭히는 방법보다는 원료에 들어 있는 요소 및 TMAO의 함량 차이에 따른 것이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
 <49회>행운 가져오는 어류의 왕 돔  

 돔은 육질이 단단하고 맛이 좋아 일본 사람들은 '백어(百魚)의 왕'이라 부를 정도로 최고급 생선횟감으로 친다. 우리국민들도 이를 선호하고 특히 강태공들이 가장 좋아하는 어종이다. 또한 우리나라 관혼상제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생선이다. 그러나 유럽 등지에서는 하급 어류로 취급되는 식문화의 차이를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어류가 돔이다. 영국에서는 '돔 같은 것은 유태인이나 먹는 잡어', 프랑스에서는 '돔은 식충어', 미국에서는 '낚시하기에 재미있는 고기'로 일컫는다.
 돔은 발달된 지능과 인간보다 더욱 엄격한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것 외에도 참돔의 수명은 옛날 사람의 평균수명과 거의 비슷해 보통 20∼30년, 최장 50년까지도 산다고 하니 가히 어류의 왕으로서 부끄럽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참돔은 행운을 가져다주는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회갑잔치 때 돔을 올리는 것은 수명이 길어 오래 살라는 기원에서, 결혼식에서는 일부일처제를 준수하며 일몰 때만 사랑을 나누는 도덕성 때문에 돔이 사용된다.
 돔은 종류에 따라 진미를 느낄 수 있는 계절적인 차이가 있다. 참돔은 겨울에서 봄이 제철이며, 감성돔과 돌돔은 여름, 황돔과 옥돔은 겨울에 제맛을 낸다. 돔은 원래 담백하고 육질이 쫄깃쫄깃하다. 특히 생선회로서 그 맛은 부인한테도 양보할 수 없는 입안을 감치는 독특한 맛이 있다.
참돔 양식산과 자연산의 지방질 함량 차이
 일본 사람들이 생선 횟감으로 가장 즐기는 참돔은 고갈된 자연산을 보충하기 위해 일본에서 많이 양식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많은 양이 수입되고 있다.
 참돔의 지방질 함량은 <표>와 같이 자연산과 양식산, 그리고 등 쪽 살과 배 쪽 살에 차이가 크다. 배 쪽 살은 양식산이 자연산의 4.8배, 등 쪽 살은 3.6배이며, 자연산의 DHA 및 EPA 함량은 0.36%와 0.18%인데 반해 양식산은 1.66%와 1.20%로 양식산이 자연산보다 4.6배와 6.7배 높다. 이 같이 양식산에 고도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은 것은 사료 때문이다. 따라서 양식산이 자연산보다 몸에 좋다고 할 수 있다.
'썩어도 준치', '썩어도 돔'이라는 의미
 어류는 죽으면 산소 공급이 끊어지는 무기호흡 상태가 돼 사후경직이 일어난다. 이때 근육 속의 글리코겐이 해당 작용에 의해 유산으로 변해 근육에 축적된다. 살아있는 근육은 pH 7.5부근의 약알칼리성이지만 사후에는 해당 작용에 따라 생성된 유산 때문에 산성이 된다. 사람의 혀는 약산성의 음식을 맛있게 느낄 뿐만 아니라 근육중의 ATP(아데노신 삼인산·고에너지화합물 일종)가 분해돼 정미성분인 이노신산(IMP)이 많이 생성되므로 미각이 가장 좋은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사후경직이 끝나면 단백질 분해효소에 의한 자기소화가 시작돼 육질이 연하게 되며 부패세균이 번식, 몸체의 형태가 일그러지고 분해하면서 알칼리 성분이 생겨나 냄새가 나고 맛이 떨어진다.
 그런데 돔 넙치 준치 등과 같이 운동량이 적은 흰 살 생선은 사후경직의 시작이 늦고 진행도 장시간 계속될 뿐 아니라 이들 어류는 소화효소의 활성이 약해 자기소화 속도도 늦어진다. 이 때문에 고등어 가다랑어 등과 비교하면 선도 및 맛의 보존기간이 길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속담에서는 '썩어도 준치', 일본은 '썩어도 돔'이라 하는 것이다.
돔 껍질 열탕처리(유시모, 湯霜)
 돔 농어 넙치 가다랑어 등은 생선 횟감 중에서 껍질에 감칠맛이 있는 어종이다. 돔은 껍질 부분만 열탕처리를 하면 보기 좋고 육질이 단단해질 뿐만 아니라 비린내도 제거되기 때문에 껍질도 먹을 수 있다. 그리고 껍질은 비타민 B2 함량이 높아 어린이 발육 및 피부보호, 구강염, 입과 혀의 염증 등에 효과가 있다.
돔 껍질을 열탕처리 하는 이유
 돔과 가다랑어와 같이 껍질의 맛이 좋은 것은 껍질 굽기 처리 또는 껍질 열탕처리를 해 껍질을 먹을 수 있게 한다. 그런데 가다랑어는 껍질 굽기 처리를 하고, 돔은 껍질 열탕처리를 하는 이유는 흰 살과 붉은 살의 특성상 차이 때문이다. 돔은 담백하므로 그 풍미가 가능한 한 없어지지 않도록 처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껍질 굽기 처리로 껍질을 구우면 멜라노이딘과 같은 향기성분이 생겨나 이것이 돔의 담백한 풍미를 막아버리기 때문에 껍질 열탕처리가 적합하다. 생선껍질은 끈적끈적한 느낌이 있지만 껍질 열탕처리를 하면 보송보송한 식감으로 되기 때문이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50회> 최고 건강식 중국 국빈요리 상어  

 상어(鮫)는 악취의 전구물질로 요소와 TMAO(Trimethylamine oxide)가 경골어보다 대단히 많으며, 특히 요소의 경우 일반 경골어는 4∼30mg/1백g인데 반해 상어는 약 2천mg/1백g이나 된다. 그러나 요소 자체는 무미 무취하므로 선도가 좋으면 냄새가 없다. 때문에 상어의 종류에 따라 흰 살생선과 같이 생선회로도 이용되고 있다. 또 빙장하면 3주간은 튀김용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상어 살에서 악취가 생성되는 메커니즘은 미생물이 생산하는 효소가 주된 원인이다. 즉 요소는 우레아제에 의해 암모니아로, TMAO는 몇몇 효소가 관여해 TMA(Trimethylamine)가 되면서 악취가 발생한다. 일반 경골어에서 암모니아가 발생하는 것은 부패하면서 어육 단백질이 분해돼 생기지만, 상어의 암모니아 자극취는 주로 요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살이 흐물흐물해지는 부패 상태는 되지 않는다.
 별상어, 돔발상어, 곱상어, 청상아리, 환도상어, 악상어, 귀상어 등의 살은 비교적 냄새가 없기 때문에 그냥 먹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연제품 원료로 사용된다. 그리고 살색은 일반적으로 희고 투명하지만, 청상아리는 청 또는 진한 복숭아 색을 띠며, 붉은 살색을 띠는 귀상어는 뷔페에서 참치회로 둔갑해 나오기도 한다. 카스트로라고 불리는 상어를 참치로 속여 팔았던 유명 참치 체인점이 적발되기도 했다.
간 기능 개선 작용에 좋은 상어간회
 상어, 참치, 넙치(광어) 등의 간을 회로 먹는 경우가 있는데 <표>에 나타난 것처럼 간은 일반적으로 지방질 함량이 높은 편이다. 두툽상어(괴상어)의 간은 38.4%, 넙치 간은 33.5%의 지방질이 함유돼 있다. 넙치, 돌돔, 참치, 상어, 고래 등의 간에서 생성되는 간유에는 비타민A와 D의 함량이 보통 간유보다 많기 때문에 야맹증, 구루병, 골경화증, 각막연화증 등에 치료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지방질은 소화가 어려워 위 안에 오랜 시간 머물러 있기 때문에 설사를 일으키기 쉬운 반면, 간유는 소화, 흡수가 잘되는 지방질이므로 그런 염려는 없다. 하지만 불포화도가 높아 산화되기 쉬우며 불쾌하고 특이한 냄새가 나서 먹기 어려운 결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간에는 기능성 성분인 비타민A와 스쿠알렌의 함량이 높아 피로회복, 시력회복, 산소공급에 의한 피부건강 향상, 간 기능 개선작용 등이 있다.
상어간유, 건강보조식품으로 인기
 상어의 간장에는 비타민A와 D가 풍부하게 포함돼 있어 2차 세계대전 전에는 대구 간유와 같이 비타민A와 D의 원료로 각광 받았다. 간유는 생체 내에서 콜레스테롤 및 담즙 산의 합성에 이용된다. 그리고 상어간유의 비중은 통상의 지방질 비중인 0.9∼0.94보다 낮은 0.86g/㎠로 부력의 확보에 이용되는 고도불포화탄화수소인 스쿠알렌이 33∼90% 함유돼 있으며, 심해 상어 중에는 전어체중의 20%가 되는 것도 있다.
 스쿠알렌을 수소로 이중결합해 포화시킨 포화탄화수소인 스쿠알란은 -60℃에서도 얼지 않고, 내한성 윤활유로 카메라 셔터 오일에 이용되며, 이밖에 화장품, 야맹증, 구루병, 골경화증, 각막연화증, 각막보조증, 빈혈증, 결행증 등의 의약품과 내한성을 필요로 하는 군수용 기기의 윤활유 등에 사용된다. 최근에는 다양한 생리기능이 밝혀지면서 건강보조식품으로도 인기가 있다.
상어연골, 신경통 류마티스 관절염 특효
 중화요리 소재로 사용되는 상어연골 제조방법은 머리부, 등부, 지느러미에 연결돼 있는 연골을 5∼6㎝ 정도로 끊어 30분간 자비(煮沸)후에 끄집어, 내어 충분히 단단하게 될 때까지 건조해 만든다. 열탕에 넣으면 연하게 돼 곤약과 같은 식감을 갖는다. 최근에는 상어연골의 생체조절기능이 관심을 끌고 있다. 상어연골에는 콘드로이틴황산이 많이 함유돼 있어 신경통과 류마티스 관절염에 특효가 있다. 정제시켜 식품 첨가물 또는 내복약품으로 이용하고 있다.
고급 중국요리 재료 상어지느러미
 상어 지느러미는 건조시켜 고급 중국요리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건조한 상어지느러미는 백색과 흑색으로 나누는데 백색의 귀상어와 흉상어의 지느러미가 고급품이다. 한편 흑색제품은 수염상어, 청새리상어, 괭이상어의 지느러미로 만든다. 상어에서 생 지느러미를 얻는 수율은 약 5∼8%이고, 이것을 건조시키면 또 절반으로 줄어든다. 그리고 머리 및 등골을 자숙해 건조시킨 제품도 만든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51회> 바다의 우유 굴  

 굴은 돌에 붙어 자라기 때문에 석화(石花)라고도 한다. 성장한 굴은 9월부터 채취에 들어가 이듬해 4∼5월까지 계속되며, 늦가을부터 겨울에 맛이 가장 좋다. 생굴은 식품이기 이전에 각종 심장질환과 간장에 특수한 효능이 있는 약품이다.
 굴은 구미사람들이 옛날부터 날것으로 먹는 유일한 수산식품으로, 수산물 중 가장 완전식품에 가까워 바다의 우유라고도 부른다. 이 같이 좋은 식품이면서도 약품으로 불리는 굴은 우리나라에서는 보리가 피면 먹어서는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일본에서는 벚꽃이 지면 굴은 먹지 말라는 말이 있다. 서양에서는 달력의 영문 가운데 R자가 들어 있지 않은 달에는 생굴을 먹어서는 안된다고 주의를 주고 있다. 이 시기는 굴의 산란기여서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굴은 칼슘 함량이 쇠고기의 약 8배, 비타민A는 17배로 월등히 높다. 특히 굴에는 정자 생성에 깊게 관계하는 아연 함량이 40mg%나 돼 모든 어패류 중에서 가장 높다. 아연은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미국에서 성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 성관계 직전 굴을 다량 먹도록 했는데 먹은 사람의 절반 이상이 좋은 효과를 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미네랄 및 비타민이 풍부한 굴은 적혈구 제조를 촉진시켜 빈혈예방, 어린이 발육 및 허약체질 개선에 도움을 준다.
 더불어 굴은 타우린 함량이 1천1백78mg%로 매우 높아 콜레스테롤계 담석용해, 간장의 해독기능 강화,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 알코올 독소 제거 등의 효과도 있다. 그리고 메티오닌, 시스테인 등 함황아미노산의 함량이 1천3백76mg%로 전복 다음으로 많기 때문에 피로회복을 촉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간장의 해독작용도 강화해 준다. 특히 알코올 독소를 제거하는 효과가 대단히 크며 혈액의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작용이 있어 기능성 아미노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굴은 글리코겐의 왕이다
 굴은 글리코겐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에너지로 바로 사용 가능한 글리코겐 함량이 높다. 계절에 따라 함량이 변하는데 늦은 겨울부터 이른 봄에 걸쳐 급증하지만 점차 감소해 산란기가 되는 8월에 최저가 된다. 단백질은 글리코겐과 반대의 변동을 보여 글리코겐이 축적되는 시기에 최저가 되며, 생식선이 발달함에 따라 글리코겐은 감소하고 단백질은 증가한다. 산란기전의 6∼7월에 최고가 되고 8월 산란과 더불어 감소한다.
굴은 정력제이면서 완전식품
 굴은 패류 가운데 번식력이 강한 조개 중의 하나다. 굴은 역사 속에서 선사 이전 구석기 시대부터 먹어 왔다는 것을 고대의 패총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헌상에 굴이 등장한 것은 긴 역사로 보면 최근의 일이다. 굴을 식용으로 이용한 것은 동서양을 비롯해 인류 최초의 역사와 함께 시작됐지만 특히 그리스, 로마 사람들이 많이 먹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등 서양에서는 날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오직 굴만은 날것으로 먹는다.
 맹물에 씻으면 맛과 영양분이 녹아 나오므로 소금물에 헹구는 것이 바람직하며 레몬이나 무채를 곁들이면 비린내를 막을 수 있다. 굴은 바다의 우유, 바다의 현미, 바다의 의약품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며 우유에 필적하는 완전식품이다. 영웅들도 굴을 좋아했는데 암가계(癌家系)로 유명한 나폴레옹도 암 예방을 위해서인지 정력을 위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장에서도 끊임없이 굴을 먹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도 하루에 1백75개의 굴을 먹었다고 한다.
반각 굴 상태로 유통되는 이유
 굴은 청정해역으로 이름난 경남 통영에서 수하식으로 많이 양식돼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연안 오염으로 양식 굴의 크기가 매년 작아지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일식집, 생선횟집, 뷔페 등의 음식점에서 생굴의 형태로 많이 소비되고 있다. 굴에는 기능성 성분인 타우린이 많다. 타우린은 물에 잘 녹는 수용성이 강해 깐 굴을 물에 담아두면 타우린이 많이 녹아 나오므로 물의 양이 많을수록 굴의 영양분이 떨어지게 된다. 즉, 굴을 까서 물에 넣어 수송하면 타우린의 절반 이상이 물에 녹아 나와 버린다.
 생굴은 유통할 때 양식장에서 패각의 한쪽 부분을 떼어낸 반각 굴(하프셸)의 형태, 또는 완전히 탈각한 깐 굴의 형태로 유통되고 있으며, 깐 굴을 유통할 때는 굴끼리의 마찰에 따른 부스러짐 현상을 막기 위해 물을 20∼30% 넣고 수송하고 있다.
 깐 굴을 수출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방법은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국내에서는 물 반 굴 반의 형태로 많은 양의 물을 넣어 유통되고 있는데 이런 방법은 기능성 성분인 타우린의 많은 양을 버리게 되는 형태가 되므로 고쳐야 할 부분이다. 생굴을 반각 굴의 형태로 유통하면 깐 굴 형태의 유통보다 수송비가 3∼4배가 되는데 유통비를 많이 들여가면서까지 반각 굴의 형태로 수송하는 이유는 수용성인 타우린이 물속으로 녹아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
<52회> 패류의 황제 전복  

 패류의 황제로 불리는 전복은 영어로 Abalone, Ear Shell 이라고 하며, 일본명은 Awabi(鮑)라 한다. 한자어로는 복어(鰒魚), 포어(飽魚), 경면어(鏡面魚) 등으로 부르고 있다. 전복류는 전 세계적으로 1백여 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소형인 오분자기를 비롯해 참전복, 말전복, 둥근전복, 시볼트전복 등 5종이 있고, 이들 가운데 참전복을 제외하고는 남방 종으로 제주도 해역에서만 서식한다.
 전복은 육질이 청흑색이고 단단한 수컷과 붉은색을 띤 연한 암컷으로 구분된다. 전복은 갈조류인 미역, 대황, 다시마 등을 먹고 살기 때문에 패각이나 외투막의 색조가 먹이인 해조류에 따라 좌우되며, 전복껍질에는 식물체에 들어있는 엽록소, 베타카로틴, 루테인 등이 많이 있는데 이는 먹이인 해조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복 껍질은 나전칠기 등 공예품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전복에는 타우린(1천7백59mg)이 많이 들어 있다. 또한 아르기닌, 글리신과 같은 감미를 가진 아미노산과 감칠맛을 지닌 글루탐산과 같은 아미노산, 펩티드인 글리신-베타인이 9백75mg이나 들어 있어 독특한 맛을 낸다. 전복은 비타민B1, B2 등의 비타민B군이 많고, 칼슘, 인 등의 미네랄이 풍부해 산모의 젖이 나오지 않을 때 전복을 먹으면 큰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환자의 회복식으로 전복죽이 많이 애용되고 있다.
전복은 함황아미노산 보고
 아미노산 가운데 황을 함유하는 타우린, 메티오닌, 시스틴은 수소와 결합한 설퍼하이드릴기(-SH, sulfhydryl)를 갖고 있으며, 이것은 올리고펩티드인 글루타티온과 같은 해독기능을 갖는다. 이것 때문에 간장의 해독 능력이 좋아져 피로회복이 빨라진다. 함황아미노산 함량이 높은 전복, 홍합, 피조개, 바지락, 굴, 오징어, 농어 등은 간 기능 향상에 따른 피로회복, 시력회복, 당뇨병 예방 등 여러 가지 생리적 기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섭취량이 높은 소금의 해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계절별 콜라겐 함량 변화
 지방질 함량이 적은 전복의 제철(旬)은 단백질중의 콜라겐 함량이 적고 텍스처가 연한 시기와 일치한다. 콜라겐 함량이 가장 적은 7월과 가장 많은 1월의 전복 근육을 알칼리 처리해 주사형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7월의 육질이 연한 제철에는 1월과 비교해 콜라겐 망목의 치밀함이 덜함을 알 수 있다.
냉장고에 장시간 보관하는 요령
 전복은 껍질에서 떼어내도 살아 있다. 대사를 계속해 살아가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한데, 탈각 후에는 먹이 및 에너지공급이 불가능하므로 체내 성분을 사용해 에너지로 바꿀 수밖에 없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맛있는 감미성분인 글리코겐이 에너지로 소비되고 육질도 야위어 맛이 없어지며, 최후에는 죽게 된다. 따라서 가능한 한 호흡량을 줄여야 장시간 보존이 가능하므로, 숨구멍을 막아 호흡량을 줄이고 죽지 않을 정도의 저온에 보관하면, 세포내 효소의 작용도 억제되므로 장시간 보존이 가능하다.
선도판정 방법
 전복은 살아있는 것이 아니면 생선회 및 초밥의 재료로 사용할 수 없다. 껍질 또는 살을 만졌을 때 많이 움츠러들수록 선도가 좋은 것이다. 또한 살이 껍질에서 부풀어 오르는 것이 좋다. 그리고 껍질에 돌이나 이물질이 많이 붙어 있는 것보다 깨끗한 것이 좋다. 또 전복은 종류별로 육질의 단단함이 다르기 때문에 조리목적에 따라 선별해야 하며, 푸른색 껍질(수컷)은 육질이 단단해 생선회용으로, 황갈색 껍질(암컷)은 육질이 연해 가열 조리용에 적합하다.
조리와 소금의 역할
 전복을 회로 먹는 경우, 수컷(푸른색 껍질) 육질이 단단하므로 맛이 더 좋다. 전복은 소금으로 처리한 뒤 사용하는데 소금을 뿌리면 점액이 제거돼 육질이 단단하게 수축된다. 또 전복에 소금을 뿌리고 솔로 세포에 상처를 주면 상처를 통해 소금이 침투하기 때문에 살이 오그라든다. 전복의 입을 자른 후에 소금을 입에 넣어 살을 단단하게 하는 것은 같은 원리로 이렇게 하면 육질 전체에 소금이 골고루 퍼지므로 살이 균일하게 수축한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53회>'바다의 인삼' 해삼  

 우렁쉥이(멍게)와 더불어 횟집이나 일식집의 서비스로 자주 등장하는 해삼은 극피동물로 우리나라에는 청해삼, 홍해삼, 흑해삼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으뜸으로 치는 홍해삼은 외해에 사는 반면, 청해삼은 내만에, 흑해삼은 유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내만의 얕은 갯벌에 서식하고 있다. 초여름 산란이 끝나면 가을부터 겨울에 걸쳐 활동하므로 이때부터 맛이 좋아지기 시작해 동지 전후가 가장 맛이 좋다.
 해삼은 알칼리에 약해 바로 녹아버리지만 산성에서는 단단해진다. 그리고 여름에는 하면(夏眠·여름잠)을 하는데 수온이 17℃ 이하에서 운동이 활발하며, 17℃ 이상에서는 식욕이 감퇴하고 소화관이 위축된다. 25℃ 이상에서는 단식상태로 들어가면서 완전한 하면에 들어가게 된다.

재생력이 탁월하다
 해삼의 재생력은 놀라울 정도여서 두 개로 절단되더라도 3개월 만에 절단부분이 치유된다. 재생률은 홍해삼이 90%, 청해삼이 1백7%나 되고, 앞부분보다 항문이 있는 뒷부분의 재생률이 훨씬 높다. 그리고 해삼내장을 얻기 위해 해삼을 길게 째고 내장만을 들어내 다시 바다에 넣어두면 1개월 만에 내장이 가득 차게 된다. 일본에서는 '고노와다(해삼창자젓) 재생산'이라고 해서 시코쿠(四國) 지방에서는 전문적으로 해삼을 양식하고 있으며, 기다란 창자를 정갈하게 씻고 다듬어 좋은 정제염을 10%쯤 넣고 봉한 다음에 1주일쯤 지나면 젓갈 특급품이 된다.

알칼리성 식품이자 기호식품
 쇠고기 등의 육상식품은 물론 생선 등의 동물성 식품은 산성식품이므로 음식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야채 등의 알칼리성 식품과 같이 섭취해야 건강에 좋다. 그런데 해삼은 동물성 식품 중에서 보기 드문 알칼리성 식품으로 옛날부터 '바다의 인삼'으로 불리며 강장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해삼에는 비타민류의 영양소는 별로 없지만 칼슘, 요오드, 알긴산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혈액을 정화해 준다. 그리고 해삼 연골에는 콘드로이틴 성분이 많아(1천3백rmg/1백g) 대단히 단단하며, 내장 및 피부노화를 방지하고 주독을 중화하기 때문에 강정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해삼은 소화율이 63%로 영양식품이라기보다는 콘드로이틴 및 다른 물질에 의한 기능성이 중요시되는 기호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내장은 꼭 챙겨먹자
 해삼 내장은 고노와다의 원료로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해삼의 생산량 감소로 횟집 등에서의 서비스 물량도 부족한 실정이어서 대부분이 날것으로 소비되고 있다. 해삼 내장은 생으로 먹어도 대단히 맛이 좋아 횟집에서 해삼 한 접시를 시키는 경우 내장은 빼고 주는 경우가 있으므로 해삼 내장은 꼭 챙겨 먹어야 밑지지 않는다.

다른 어류와 분리해야
 해삼은 방어물질로 사포닌의 일종인 홀로톡신이라는 독성물질을 분비하는데 만약 다른 어류와 같이 수조에 넣어 둘 경우 홀로톡신이 다른 어류의 아가미를 통해 혈관으로 들어가 강력한 용혈작용(溶血作用)으로 혈구를 파괴, 심할 경우 죽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은 홀로톡신이 소화관으로 들어가 몸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홀로톡신은 무좀 치료제
 본초강목(本草綱目)에 "해삼의 건조분말을 화농의 상처 표면에 바르면 그 표면을 깨끗이 치유한다"고 기록돼 있으며, "해삼의 삶은 즙이 무좀에 효과가 있다"라는 옛말도 있는데 이는 모두다 해삼의 방어물질인 홀로톡신 때문이다. 홀로톡신은 식물성 병원균, 각종 곰팡이, 효모 등에 강한 항균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 무좀 치료제에 비해 상당히 저농도에서도 백선균에 대한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54회>생각만 해도 군침이 꿀꺽 멍게  

 생선 횟집이나 일식집의 서비스로 등장하는 단골메뉴인 우렁쉥이(멍게)는 영어로 시 스쿼트(Sea Squirt) 즉 '바다의 물총'이란 뜻이다. 일본에서는 우렁쉥이를 '일본 제일의 풍미'라고 찬양하기도 한다. 일본 이와데(岩手)현 지방에서는 6∼8월경 우렁쉥이 맛이 절정에 달할 때 "음력 5월의 우렁쉥이는 시집온 며느리에게도 주지 마라"고 말하고 있다. 이같이 우렁쉥이는 6∼8월에 맛이 가장 좋으며 글리코겐 함량이 겨울철의 7배나 높다.
 우렁쉥이는 탄수화물 함량이 많으며 탄수화물의 대부분이 글리코겐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맛이 가장 좋은 여름철에는 글리코겐 함량이 굴의 글리코겐 함량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기도 한다. 또한 우렁쉥이는 기능성 아미노산인 타우린이 많이 함유돼 있으며 피부 노화를 방지하는 콘드로이틴 함량도 대단히 높다. 그러나 수확 후 선도가 저하됐을 때는 강력한 타이로시나제 효소에 따른 멜라닌 색소 생성으로 흑갈색이 되므로 가공적성이 대단히 낮다.
 우렁쉥이의 엑스질소 및 유리아미노산 함량의 계절적 변동을 살펴보면 여름 제철에는 겨울철의 약 두 배 정도로 많다. 그리고 엑스질소의 50∼70%를 차지하는 유리아미노산 중에서는 타우린 함량이 가장 높으며 프롤린, 글루탐산, 글리신, 아라닌 등이 풍부하다. 이밖에 핵산관련물질 베타인 등도 여름철에 풍부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우렁쉥이 껍질에서 콘드로이틴황산을 추출하는데 성공했으며 콘드로이틴황산은 관절염 치료뿐만 아니라 피부미용, 노화방지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유의 향과 맛은 무엇일까
 우렁쉥이의 독특한 맛과 향은 우렁쉥이만이 갖고 있는 특성으로 자연산이 양식산 보다 향이 더 좋다. 1962년 일본수산학회지에 보고 된 참우렁쉥이의 생화학적 연구에 따르면 바다에서 건져 올린 후 몇 시간이 지나면 옥타놀과 신티아놀 등의 불포화 알코올이 생성되면서 형성되는 향긋한 향미가 그 매력이다. 그리고 엑스성분의 글리신, 프롤린, 타우린, 글루탐산 등이 어우러져 특유의 맛을 낸다고 보고하고 있다.

멍게 향은 알코올류 때문
 우렁쉥이 껍질은 식물 셀룰로오스에 유사한 다당류를 함유하고 있으며 독특한 향기는 옥타놀, 디세놀, 신티아놀 등 10가지 성분 이상의 C8, C10 포화 및 불포화 직쇄 1급 알코올 때문이다. 이런 알코올류는 생체내에서는 무취의 알킬황산염 형태로 존재하지만 이것이 내장의 알킬슬프하이드로라제에 의해 가수분해해 강한 냄새를 발생하는 알코올류가 생긴다. 우렁쉥이가 양륙 직후에는 향기가 약하지만 시간이 경과할수록 강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 독특한 향기 때문에 우렁쉥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것이 오히려 식욕을 당긴다는 사람도 있다.

냉동 우렁쉥이회의 맛은 어떨까
 우렁쉥이는 양식기술 개발로 대량 양식되고 있으면서도 적당한 가공방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도 먹는 사람이 많지 않아 주로 횟집의 서비스 요리로 소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남 통영에서는 지역 특산품으로 독특한 향을 지니고 있는 우렁쉥이 젓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일본산 우렁쉥이가 국내시장을 파고 들어 연간 4천∼5천t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영에 본소를 둔 멍게수하식수협에서는 최근 우렁쉥이의 상큼한 맛을 그대로 간직한 도시락형 냉동 우렁쉥이 회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우렁쉥이 내장을 제거한 근육 부분만을 발라내 영하 40℃에서 급속 동결시킨 것으로 이때 내장이 같이 들어가면 동결에 의한 조직 파괴로 내장 안에 많이 들어 있는 타이로신이 멜라닌의 흑색으로 변해 상품가치가 떨어지므로 내장이 포함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된다. 이와 유사한 동결 우렁쉥이는 필자가 1990년 미국에서 객원교수로 있을 때 교포들을 상대로 수출되던 제품을 먹어본 적이 있다. 생선회를 동결하면 생성되는 빙결정 때문에 살 조직이 파괴돼 단단함이 풀어져 버리기 때문에 상품가치가 떨어진다. 그러나 우렁쉥이의 맛은 우리 인간이 갖고 있는 오감(五感) 가운데 씹힘의 촉각보다는 향(후각)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렁쉥이의 독특한 향을 느낄 수 있도록 개발하면 지역 특산품으로 각광 받을 수 있을 것이다.
<55회>五臟(오장)을 이롭게 하는 피조개  

 피조개(赤貝)는 간조선에서 약 50m의 수심에 분포하고 있으며, 파도가 적고 조류가 심하지 않은 뻘이나 모래 질에 주로 서식하고 있다. 연체부가 적자색을 띠고 있고 피가 붉게 보여 피조개라 부르는데 이것은 혈액 중에 다량의 헤모글로빈 색소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 패류의 혈액색소가 헤모시아닌인 것과는 다르다.
 피조개는 늦가을부터 봄에 걸쳐 채취된다. 2, 3월에 가장 맛이 좋으며 봄이 되면 살이 여위어 맛이 떨어진다. 피조개는 타우린 함량이 7백80mg%로 많아 시력회복 및 당뇨병 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 또한 메티오닌과 시스틴이 합해진 함황아미노산의 함량도 대단히 높아 간 기능 향상과 피로회복 등에도 좋다. 더불어 글리코겐, 단백질, 비타민류, 미네랄 등의 중요성분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빈혈에 중요한 약리작용을 한다. 특히 피조개에 함유된 베타인이라는 성분은 주객(酒客)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지방간을 예방하는 작용이 있으며, 10mg 가까운 철분을 지니고 있어(시금치 3.7mg) 성인 하루 섭취 권장량 10mg을 충족할 수 있어 저혈압이나 빈혈이 있는 젊은 여성들이나 임산부에게 좋다.
 한방에서는 피조개가 '오장을 이롭게 하고 위를 튼튼하게 하며 식욕증진과 소화기능을 도와주고, 양기를 돋우며 갈증을 멈추게 한다'고 흔히 말하고 있다. 여기에 피조개만의 색깔과 피조개만이 갖는 특이한 탄력성 때문에 주로 날것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또한 미각, 시각, 영양가면에서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피를 날 것으로 먹으면 생명 위험해
 정력을 위해 사슴 목에서 솟아 오르는 피뿐만 아니라 피조개의 시뻘건 피도 선호하는, 정력을 위해서라면 무엇인들 못할 것이 없다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그러나 피조개의 피가 시뻘건 것은 어류 및 포유동물의 피와 같이 혈액색소인 헤모글로빈 때문이다. 햄 색소 안에는 철이 들어 있다. 철은 빈혈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성인 하루 권장량(남자 10mg, 여자 12mg)이 정해져 있다. 피조개의 핏속에는 철분이 5mg% 들어 있어(쇠고기 2.3mg%, 시금치 3.7mg%), 피조개 피를 먹으면 철분 섭취의 하루 권장량은 쉽게 넘는다. 그러나 강정성분인 아연의 경우 피조개 살에는 6.2mg%, 피조개 피에는 0.7mg%로, 굴(40mg%)의 각각 16% 및 2% 정도의 값으로 정력증진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한편, 간 기능 해독능력이 있는 함황아미노산 함량은 1천3백63mg/1백g으로 굴과 비슷해 효과가 있다.
 여름철이 되면 어김없이 생선횟집이 철시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연례행사가 있다. 비브리오블니피쿠스가 원인이 되는 패혈증으로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을 때 이 균에 의해 발병하며 심하면 죽기까지 한다.
 비브리오균은 바다에서 유래된 호염성 세균으로 연안의 뻘에 많으며, 움직이는 어류보다는 패류에서 오염될 확률이 높다. 따라서 비브리오 패혈증은 패류를 날것으로 먹는 경우에 발병하기 쉽고, 그것도 간 질환 등 지병이 있는 사람에게 확률이 높다.
 피조개의 시뻘건 피를 정력제로 생각하고 마셨을 때 목숨이 달아날 수도 있다. 피조개 피는 열을 가해도 무기질인 철과 아연 등은 줄어들거나 변하지 않으므로 호기를 부리지 말고, 비브리오균 등 위생적으로 문제가 있는 요인을 제거하고 먹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피조개를 세게 두드리면 움직이는 이유
 피조개를 세게 두드리면 움직이는 것은 선천성 반사 또는 단순반사라고 하는 것으로 생물이 죽은 뒤에도 관찰되는 움직임이다. 예를 들면 뇌를 제거한 개구리의 배에 연한 산용액을 뿌리면 개구리는 뒷다리를 들어 배를 비빈다. 이런 현상은 생명은 끊어졌지만 근육은 살아있는 상태가 일정시간 계속됨을 나타내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세게 두드려서 움직이지 않는 피조개는 생명이 끊어진지 오래이므로 선도가 저하됐을 것이고 식중독의 위험도 있다.
<56회>쫄깃쫄깃 고소한 새우  

 새우(海老)는 보행류와 유영류로 분류할 수 있으며 보행류는 대하, 유영류는 보리새우로 대표된다. 또 보행류의 대형은 랍스터, 유영류의 중형은 프론, 소형 새우는 시림프로 구별하고 있다. 새우류는 한번에 60만개의 알을 1년에 두세번 낳지만 대부분 먹이가 되고 성체로 성숙하는 것은 1.9% 정도다. 새우는 고가이므로 미국 및 일본이 세계 교역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오징어와 같이 새우 콜레스테롤은 고밀도지질단백(HDL)과 결합해 타우린과 함께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및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갑각류 껍질에서 키틴과 키토산을 추출해 기능성 식품 소재, 의료용 재료, 오니(汚泥) 분리재료, 분해성 포장재 등의 다양한 용도로 이용하고 있다.

□보리새우
 보리새우의 성체는 체장이 25cm정도이며 껍질 색은 담갈색 외에 차갈색이다. 시장에서 살아있는 것은 대부분 양식산으로 보면 된다. 보리새우는 여름이 산란기여서 봄에서 여름에 대량 어획되고 있으나 살이 충실한 것은 늦은 가을이다. 보리새우의 계절별 성분 변화는 겨울철에 단맛을 내는 글리신이 1천6백mg/1백g까지 상승하다가 여름철에는 절반으로 줄어들며 아르기닌은 이와 반대 경향이다. 그러나 새우는 계절에 따른 맛의 차이가 크지 않으므로 연중 거래된다. 특유의 정미성분은 단맛을 내는 글리신(1천2백22mg%) 및 아르기닌(9백2mg%) 등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맛이 대단히 좋고 살아있는 보리새우는 즉살 후 회 또는 초밥으로 생식하는 것이 좋지만 튀김, 구이 등으로 조리해 먹어도 좋다.

□대하
 큰 것은 체장이 35cm나 돼 대하(大蝦)라고 하며 주로 통발 및 저인망으로 잡는다. 대하는 새우 중 가장 값이 비싸고 맛이 좋아 고급요리 재료로 사용된다. 새우 및 게 등의 갑각류는 살아 있을 때는 종류에 따라서 자줏빛 갈색, 청록색 등을 띠지만 가열하면 껍질이 붉게 변하는 것은 가열 전 단백질과 결합돼 있던 붉은 색소인 아스타산틴이 열에 의해 단백질과 분리되기 때문이며 영양분이 파괴되는 것은 아니다.
트로포미오신, 갑각류 알레르기 증상의 원인
 예전부터 갑각류 및 연체류를 섭취할 때 알레르기 증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었다. 최근 들어 새우 가재 소라 굴 오징어 등의 근육에 함유된 조절계 단백질인 트로포미오신이 알레간(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의 본체임이 밝혀졌다.

새우젓과 돼지고기의 궁합
 돼지고기에는 단백질(14.9%)과 지방질(32.5%) 함량이 많으며 돼지고기를 많이 먹으면 소화가 잘되지 않고 더부룩하므로 소화제를 먹는 경우가 많다. 새우젓은 생새우를 30% 이상의 식염과 함께 넣고 잘 혼합해 장기간 발효시켜 만든다. 그래서 새우젓에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프로테아제뿐만 아니라 지방질을 분해하는 리파아제가 많이 들어 있다. 따라서 돼지고기에 새우젓을 찍어 먹는 것은 새우젓에 많이 들어 있는 이들 효소를 이용하는 매우 합리적인 음식 궁합이다. 새우젓은 변질되면 멜라닌 색소를 생성, 검게 될 뿐만 아니라 악취를 풍기게 된다. 변질된 새우젓을 돼지에게 먹이면 돼지가 죽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고농도의 식염과 부패물질 때문이다.

일본, 새우·오징어 소비 가장 많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환자에게 의사가 먹어서는 안되는 식품으로 새우와 오징어를 포함시키며, 수년전에 일본 병원의 포스터에 이 같은 내용이 들어 있어 문제가 된 적도 있다. 새우와 오징어에 콜레스테롤 함량이 많기 때문에 구매하지 않는 주부들이 많다는 대형 마켓 수산물 판매 담당자의 말도 들린다. 새우와 오징어 콜레스테롤 함량은 각각 1백64mg% 및 1백80mg%로 다른 식품보다 높다. 그러나 새우와 오징어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은 우리 혈액으로 들어가 지방단백과 결합,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로 되기 때문에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수산물 유통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새우 교역량의 3분의 1, 그리고 오징어 생산량의 약 절반을 일본인들이 소비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새우와 오징어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이 동맥경화나 뇌졸중 등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원인이 된다면 일본 사람들의 수명이 많이 짧아졌을 것이다.
<57회>"니들이 게 맛을 알아?"  

 게(蟹)는 지방질 함량이 낮고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 감미를 갖는 글리신과 아라닌, 쓴맛을 내는 아르기닌 등의 유리아미노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글루탐산과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아데닐산(AMP·32mg/1백g) 및 감칠맛을 내는 구아닐산(GMP·4mg/1백g)가 들어 있으며, 이들 6종이 대게의 중심적인 정미성분이다. 게는 대기호흡을 하므로 운반할 때에는 톱밥으로 동면(冬眠) 처리한다.
□ 대게
 대게(Snow Crab)는 수심 2백∼3백m에서 서식하며, 7, 8년 동안 1회 탈피해 성숙한다. 갑폭(甲幅)이 11, 12cm 정도가 되기까지는 15년이 걸릴 정도로 성장이 느린데 우리나라 동해안에서는 자원관리 실패로 멸종 위기에 있다. 동해안 영덕만 근해에서 잡히는 대게는 몸이 커서(大)가 아니라 대나무(竹)처럼 크고 긴 다리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11∼5월에 주로 잡힌다. "대게 하나로 시장기를 면한다"고 할 만큼 속살이 찼고, 기능성 성분인 타우린이 4백50mg% 함유돼 있어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및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시판되고 있는 대부분의 활대게는 러시아 등지에서 수입된 것이고 암게는 수게의 10분의 1정도 크기다.
□ 꽃게
 꽃게는 전남 완도 및 충남 대천, 안면도 등의 서해안에 많이 분포하고 있고, 1년 만에 성장이 거의 끝나며 산란기는 6∼9월이다. 4월부터 6월까지의 살이 단단하게 꽉 들어찬 암놈을 최고로 쳐 주는데, 그 중에서도 그물로 잡은 것이라야 제값에 팔린다.
 꽃게는 대표적인 야행성 동물로 낮에는 모래펄 속에 들어가 잠을 자고 밤에 섭이활동을 하므로 주로 밤에 어획된다. 달이 밝은 보름 전후의 꽃게는 섭이활동이 활발하지 못해 살이 많지 않으므로 맛이 떨어진다. 기능성 성분인 타우린이 대게보다 많은 7백11mg% 함유돼 있으며, 함황아미노산은 1천2백84mg%다.
 꽃게에 다량 함유돼 있는 타우린은 혈압을 정상적으로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하지만 부작용은 없다. 또한 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의 양을 줄이고 고밀도(HDL) 콜레스테롤의 양을 증가시켜 동맥경화를 예방하며, 혈액 속의 중성지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암시야능력(暗視野能力)의 저하를 막아준다. 이밖에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血糖) 상승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당뇨병 치료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꽃게의 엑스분은 프롤린, 글리신, 알라닌, 알기닌 등과 같은 유리아미노산, 트리메틸아민옥사이드(TMAO) 및 베타인 등이 주성분인데 이들은 단맛이 가미된 좋은 맛을 내지만 양이 많아 부패하기 쉽다. 게의 갑각(甲殼) 및 표피에는 아스타산틴이 존재하며 일반적으로 유리형(遊離形) 또는 지방산의 에스테르로 존재하는 것과는 달리 단백질과 결합돼 있으며 청록색을 띤다. 이 색소 단백질을 오보베르딘이라 하며 결합력은 그렇게 강하지 않아 70℃ 정도의 가열로 쉽게 끊어져 삶으면 청록색에서 붉게 변하게 된다.
새우와 게를 삶으면 붉어지는 이유
 생물 새우는 회색이 섞인 갈색이지만 삶거나 구우면 금방 붉은색으로 변한다. 이 변색 마술의 비밀은 아스타산틴이라는 색소에 있다. 이 색소는 단백질과 결합돼 있을 때는 청록색이지만 분리되면 붉은색으로 변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새우가 살아 있을 때는 단백질과 결합돼 있기 때문에 암갈색으로 보이지만 일단, 가열을 하면 단백질과 분리됨과 동시에 산화돼 아스타산틴이 단독으로 남기 때문에 붉은색으로 변한다. 게 역시 삶으면 붉게 변하는 것도 마찬가지 원리다. 그러나 껍질이 붉은색으로 변한다고 해서 새우나 게의 영양분이 변질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칙칙한 암갈색보다는 밝은 붉은색이 더욱 식욕을 돋워 주기 때문에 어쩌면 고맙기 짝이 없는 변색인지도 모른다.
까만 반점은 멜라닌 생성 때문
 새우나 게 등의 선도가 떨어지면 배 쪽을 중심으로 까만 반점이 나타나기 시작해 온몸으로 퍼져 상품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이런 현상은 아미노산에 속하는 타우린이 효소 역할을 하는 타이로시나제에 의해 검은색의 멜라닌색소를 생성하기 때문이지만 동결저장하면 이런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우렁쉥이(멍게)를 동결 후에 해동하면 멜라닌 색소 생성으로 전체가 까맣게 되는데 이것은 동결할 때 우렁쉥이의 연약한 조직이 빙(氷) 결정에 의해 파괴돼 타이로시나제 효소가 유출되면서 멜라닌 색소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58회>국물맛 개운한 홍합  

 홍합(紅蛤)은 담치, 섭조개, 합자, 참담치 등으로도 불린다. 진주담치(홍합)와 담치는 자웅이체(雌雄異體)이고, 탈각했을 때 살 색깔로 암수를 구별할 수 있다. 붉은색이 수놈, 연한색이 암놈이며 암놈이 수놈보다 맛이 좋다.
 홍합류는 현재 18종이 알려져 있으나 산업적으로 중요한 것은 진주담치다. 홍합 건제품은 담채(淡菜)라고 해서 예로부터 유명한데 이것은 배건(焙乾·불에 쬐어 말림)한 자건품(煮乾品)을 일컫는 말로 중국요리의 재료로 인기가 있다. 담치라는 이름도 담채에서 유래된 것이라 보고 있다. 홍합은 국내에서 자건품으로 많이 가공되지만 수출은 냉동품과 통조림이 주를 이루고 있다.
 홍합은 부착성 생물로서 그 해역의 오염이나 환경변화를 나타내기 때문에 지표생물로 많이 이용된다. 특히 계절에 따른 패류독의 축적은 식용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패류독의 축적 정도는 시기에 따라 아주 다르게 나타나는데 대표적으로 마비성패독(PSP)은 원인이 삭시톡신으로 유독 플랑크톤을 먹고 자란 홍합 등에서만 발견된다.
 전국의 포장마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홍합 국물은 아주 독특한 맛을 나타내는데 이것은 홍합의 글리신, 세린, 알라닌, 글루탐산, 아르기닌 등의 유리아미노산과 베타인, 산화트리메틸아민(TMAO), 아데닌산(AMP), 숙시닐산, 젖산, 말산 등 유기산이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홍합류는 기능성 성분인 타우린 함량이 9백74mg%로 굴 다음으로 많아 당뇨병 예방, 시력회복 등에 효과가 있으며, 함황아미노산은 1천4백38mg%로 전복 다음으로 높아 간 기능 향상 및 피로회복 등에 좋다.
마비성 패류독이란
 마비성 패류독(PSP)은 주성분인 삭시톡신과 고니아톡신을 비롯한 10여 가지 성분의 복합체 물질로서 냉장 및 냉동은 물론 가열했을 때에도 잘 파괴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이 패독성분은 알렉산드륨속의 타마랜스, 카테넬라 등의 플랑크톤 몸속에 많이 있는데 진주담치 굴 바지락 피조개 가리비 등이 이들을 섭취했을 때 조개류 속에 쌓이고, 이 조개를 먹은 사람의 몸에 축적돼 인체에 마비현상을 일으키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마비성 패류독소는 매년 2월 중순부터 진해만에서 출현해 4월 중순경에 최고치에 이르고, 5월 중순이후부터 서서히 소멸된다.
홍합과 진주담치
 홍합과 진주담치는 모양새나 크기가 비슷하기 때문에 혼동하기 쉽다. 그러나 그 특징을 바로 알고 있으면 구분하기 어렵지 않다. 홍합은 조가비가 두껍고 안쪽에서 진주빛 광택이 나는데 비해, 진주담치는 껍질이 얇고 광택이 나지 않는다. 또 조가비 꼭지가 홍합은 약간 구부러져 있는 반면 진주담치는 곧으며 꼭지 부위 색깔도 홍합은 연갈색이나 백색을 띠지만, 진주담치는 연보라 빛이다.
 홍합은 대체로 조가비에 다른 부착생물이 붙었던 흔적이 많은데 비해 대량 양식되는 진주담치는 표면이 매끄럽고 깨끗하다. 진주담치는 홍합에 비해 크기도 작고 맛도 뒤지지만 대량 생산으로 값이 싸기 때문에 조개탕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경북 울릉도에서는 홍합밥이라는 토속식품이 있다. 또 남해안 경남 통영지방에서는 예로부터 독특한 맛을 내는 마른 홍합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토속식품들이 인스턴트식품에 밀려 우리들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 했던가, 옛것을 되살려 새로운 것을 찾는 일은 정말 뜻 깊은 일이다. 한 여름 "뒷장에 섭죽 끓여 먹으러 가자"며 놀이 삼아 쑤어 먹던 섭죽도 예사로 볼 일이 아니다
<59회> 숙취해소에 그만인 재첩  


 가장 많이 소비되는 패류 중의 하나인 재첩은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해 염분이 적은 섬진강 및 낙동강 하류 등의 모래톱에 서식한다.
 재첩은 부추와 음식궁합이 맞다. 재첩국의 시원한 맛과 부추의 향긋한 냄새가 묘한 조화를 이룬다. 부추는 재첩에 모자라는 비타민A의 모체 베타카로틴이 풍부(1천8백IU·IU는 비타민 양을 나타내는 국제계측단위)할 뿐 아니라 푸른 부추가 뽀얀 국물 속에 우러나 새벽의 푸른 안개와 같은 빛깔을 띠어 식욕을 돋운다.
 특히 숙취해소와 간 질환, 황달 환자에게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으며 겨울철에 맛이 더욱 좋다. 살은 단백질 12.5%, 지방질 1.9%, 탄수화물 5.8%로, 지방질 함량이 낮은 반면 단백질 함량은 높다. 그리고 알라닌 등의 아미노산과 맛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기산의 호박산이 많으며, 감칠맛과 향미가 있다. 무기질은 칼슘이 2백23mg%, 철분이 41mg%로 많아 뼈 형성 및 빈혈 예방에 효과가 있다. 또한 예로부터 숙취제거를 위해 재첩을 많이 식용하고 있다.
 재첩은 주로 재첩국으로 많이 이용되며 재첩찜 등의 조리방법도 있다. 우리나라는 섬진강 재첩이 유명한데 파우치 또는 통조림으로 만들어 시판되기도 한다. 하천오염으로 재첩 생산량은 줄어드는 반면, 소비량은 증가하고 있어 중국산 재첩이 섬진강 재첩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산지따라 영양분 차이 커
 재첩은 <표>에 나타낸 바와 같이 산지별로 성분 조성의 차이가 대단히 크다. 해양수산부 수산물가공 산업 육성심의회에서 재첩의 품질규격을 조단백질 함량으로 제한하고 있다.

조개의 모래 빼기
 조개는 바닷모래 안에 숨어서 생활하기 때문에 호흡할 때 물과 함께 많은 모래를 빨아들인다. 이 모래를 빼내기 위해 하루 밤 정도 서식환경과 같은 약 3% 식염수에 담가놓으면 된다. 이 때 쇠칼을 같이 넣어 두면 철이 산화할 때 물속의 산소를 소비하므로, 산소가 적어져 빨리 모래를 토해 낸다.
 한편 갯조개는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곳에 서식하므로 해수에 담가놓을 필요는 없고 담수면 충분하다. 이때 상온의 어두운 곳에 두면 모래빼기 효과가 더 좋아진다. 그리고 배출한 모래가 아래쪽으로 빠져 나가게 해 조개가 다시 흡입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봄 조개, 가을 낙지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봄에는 도다리가 가을에는 전어가 1년 사계절을 통해 가장 맛있는 철이라는 것으로, 체내에 지방질 함량이 가장 높은 시기다. '봄 조개 가을 낙지'라는 말도 봄에는 조개가, 가을에는 낙지가 가장 맛있는 제철이라는 의미다. 바지락, 재첩, 대합, 가막조개 등의 조개류를 삶은 뽀얀 국물에는 타우린, 베타인, 글루탐산, 이노신산, 호박산 등이 어우러져 감칠맛이 있으며 몸에도 좋다
<60회>기운을 돋우는 생선의 '최고봉' 은어  

 조기는 사람의 기운을 돋우는 생선이란 뜻이다. 흰 살 어류에 속하는 조기는 비린내가 적어 영양식이나 병후 조리식으로 많이 이용된다. 그리고 머릿속에 돌(石)이 들어있기 때문에 석수어(石首魚)라고도 한다. 조기의 대표적인 가공품은 굴비. 이밖에 고추장굴비, 조기젓, 조기탕으로도 소비되고 있다. 새끼 조기는 연제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영광굴비의 유래
 굴비는 전남 정주(현 영광 법성포)에서 귀양살이를 하던 이자겸(李資謙)이 해풍에 말린 굴비의 맛에 반해 자신은 "비굴하지 않다"는 뜻을 담아 정주굴비(靜州屈非)라는 이름을 붙여 임금에게 진상했다는데서 유래됐다. 회유성 어종인 조기는 중국 상해 동남쪽 바다와 제주도 남서부 해역에서 겨울을 나고, 산란을 위해 회유를 시작해 3월쯤 전남 영광근해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때 조기는 알을 배고 지방질 함량이 많으므로 맛이 대단히 좋다. 저온시설이 없었던 옛날에는 많이 잡히는 조기를 소금으로 절여 말렸으며, 이것이 영광굴비로 유명해진 것이다.
영광에서 말리면 영광굴비?
 영광굴비는 칠산 앞바다에서 잡은 참조기를 말린 것이다. 법성포가 영광굴비의 원산지로 유명한 것은 이곳이 염건 조기를 가공하기에 적합한 자연조건(해풍, 습도, 일조량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기의 자원고갈로 칠산 앞바다의 참조기 어획량이 급감, 최근에는 중국산 수입 조기와 원양산 조기 등으로 영광굴비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따라서 영광 근해에서 어획된 것이 아니라도 영광지역에서 가공하면 영광굴비로 불러야 하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경북 안동은 간고등어로 잘 알려져 있지만 내륙지방이어서 고등어 생산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간고등어를 가공하는 곳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보면, 영광에서 가공되는 굴비는 영광굴비라 불러도 괜찮을 것이다. 더욱이 법성포는 고품질의 염건 조기를 만들 수 있는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으므로 지역 특산품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조기가 제상에 꼭 올라가야 하는가
 조기는 어획량이 격감해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값비싼 생선중의 하나로 취급되고 있다. 일본인들이 잘 먹지 않는 조기를 왜 우리 국민들은 이렇게 선호하는 것인가. 이것은 우리 국민들이 관혼상제 때는 빠져서는 안 되는 생선으로 인식하고 있는 조상숭배 사상과 이것을 볼모로 한 상인들의 매점매석 때문이다.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겨냥해 부세를 대량 양식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왜 조기가 제상(祭床)에 빠지면 안 된다는 것인가. 조선 총독부 통계연보에 따르면 해방 이전 30여 년간의 우리나라 어획량 통계에서 조기는 2∼4위로 어획량이 많아 구입이 용이했다. 또한 조기는 정갈하고 맛이 좋으며, 식중독 염려가 없었고, 흰 살생선으로 지방질 함량이 낮을 뿐만 아니라 보존성이 좋으므로, 냉장고가 없던 그 시절에 즐겨 먹었으며, 제수용으로 많이 사용됐던 생선으로 추정된다.
 평소에 즐겨 먹던 음식이라서 제상에 올라야 한다면 피자, 햄버거를 좋아하고 즐겨 먹는 지금의 젊은 세대의 미래 제상엔 조기 대신에 피자, 햄버거가 올라야 할 것이다. 따라서 조기가 제상에 꼭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을 바꾸어야 할 때다. 생선을 대표음식으로 하고 있는 일본인들은 조기, 명태, 갈치 등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들 어류가 특별한 기능성 성분이나 영양분이 많지 않은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굴비 건조 최상의 조건은
 전통 굴비는 보존성 때문에 수분함량이 40% 이하로 육질이 딱딱했지만 최근에는 저온시설 발달로 건조를 약간하고 수분함량을 높여 육질을 연하게 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심지어 조기를 소금물에 처리한 염장조기를 동결저장하면서 굴비로 유통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수분함량이 많으므로 중량을 늘리는 방법으로도 악용되고 있다.
 필자가 해양수산부 수산물가공산업육성심의회 위원장이던 1999년 12월, 굴비의 전통식품 표준규격을 제정할 당시, 굴비는 전통식품이니까 옛날의 딱딱한 제품처럼 수분함량을 낮추어야 한다는 주장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연한 육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기호에 적합한 수분함량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 투표로 결정한 적이 있다. 전통은 그대로 지켜져야만 하는 것인가, 시대 변화에 따라 변해야 하는 것인가. 그러나 굴비의 쫄깃쫄깃한 맛은 근육 속에 들어 있는 염용성 단백질이 소금에 녹아 나오면서 나는 맛이므로 소금을 너무 적게 처리하면 굴비 고유의 맛이 없어지므로 가공할 때 이 점은 주의해야 한다.
굴비 가격은 무게보다 길이로
 보통 2세 이상의 조기가 굴비로 가공돼 유통되는데, 크기에 따라 가격 차이가 커 2cm 안팎 더 크면 통상 10마리 기준 5만∼10만원 가격. 굴비가격을 길이로 할 것인지 무게로 할 것인지의 상반된 주장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무게로 하면 건조상태에 따라 중량이 다르고, 동결 때 물을 뿌리면 무게가 늘어나게 된다. 반면 길이로 하면 길이의 정확한 기준이 문제가 된다. 즉 머리와 꼬리가 어디고, 또 어디에서 어디까지 재야하는지가 점포마다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게보다는 길이로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며, 길이의 정확한 기준은 입에서 꼬리지느러미까지의 전장으로 하면 될 것으로 판단된다.
<61회>수박향 은은한 '香魚' 은어  

 담수어의 대표적 어종인 은어는 언제나 맑은 물이 흐르는 여울목에 사는 깔끔한 물고기다. 간디스토마 균이 없으며, 괸 물에서는 살 수 없다. 하천에서 태어나 치어기에는 바다에서 자라고 다시 하천으로 돌아가 성장 후에 산란한다. 산란기는 보통 10∼12월로 하천 중하류의 모래바닥에 알을 낳고 죽는다. 부화 후 체장 3cm 정도로 자란 은어는 바다로 내려가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성장한다. 겨울을 바다에서 난 은어는 약 6∼7㎝로 자란후 3∼5월경 하천으로 올라오면 식성이 달라져 조류(藻類)를 먹고 자란다. 이 식성이 은어가 독특한 향을 내는 요인이다. 조류의 향이 은어의 체내로 옮겨가 밴 것이다. 은어는 이끼 향을 내므로 향어(香魚)라고도 부른다. 은어는 여름에서 겨울에 걸쳐 20cm 전후로 성장한뒤 강 하구의 가까운 산란장으로 옮겨 간다. 최근에는 해산 치어 은어를 양식해 방류하는 증식방법 외에도 인공수정으로 은어 치어를 부화하고 있다. 자연산의 급감으로 양식산 생산량이 크게 늘어 1998년 은어 생산량의 대부분(97% 이상)은 양식산이다.
자연산과 양식산의 성분 특성
 자연산 은어 특유의 향은 내장 및 피부에 많고, 먹이가 되는 조류의 향과 일치하지만, 인공사료로 키운 양식산 은어에는 이 향이 없다. 또한 자연산 은어는 향이 좋고 육질이 단단하며, 단맛도 풍부해 맛이 좋다. 양식 은어는 육질이 연하고 지방질 함량이 대단히 많은 편이다. 특히 내장에 지방질이 많아 자연산에 비해 맛이 떨어진다. 은어의 맛은 근육의 맛뿐만 아니라 내장을 포함하는 풍미가 중요시된다. 가장 맛있는 것으로 알려진 소금구이 특유의 떫은 맛과 향은 내장을 제거하면 반감한다.
 자연산과 양식산은 성분에 꽤 차이가 있다. 양식산은 자연산보다 수분 함량이 적고 지방질 함량이 많으며, 계절, 산지에 따라서 차이가 적다. 그리고 양식산 은어는 특히 등지느러미 아래에 특유의 지방조직을 갖고 있어 구우면 지방질 냄새가 나고 먹어도 맛이 짙어 자연산 은어와 같은 상쾌한 식감이 없다. 그리고 자연산은 유리아미노산 함량이 풍부한 반면, 양식산은 당질 및 글리코겐 양이 대단히 많은데 이것은 사료에서 비롯된 것이다.
 은어의 감칠맛은 엑스분의 함량과도 관계되지만, 자연산과 양식산의 차이는 타우린과 안세린의 영향이 크다. 타우린은 양식산의 엑스분 중에 많고, 자연산은 제철에 증가한다. 또 안세린은 자연산에 많아 은어 맛에 크게 영향을 주는데 안세린은 약한 단맛과 약간의 떫은 맛 및 수축성이 있으므로 이 성분을 많이 함유한 엑스성분은 짙은 맛이 난다.
은어 소금구이 맛의 비밀
 은어는 맛이 담백하기 때문에 은어의 향미를 살려서 먹는 방법은 소금구이가 가장 좋다. 은어를 통째로 씻고 꼬챙이에 끼워 소금을 뿌린 뒤 각각의 지느러미에 화장 염을 해 통째 굽는다. 소금구이의 원칙은 선도가 좋은 은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보통 어시장에서 빙장해 파는 것은 어획 후 하루 정도 경과한 것이므로 성숙기에 들어 있어 소금구이에 최적이다. 소금을 뿌릴 때는 지느러미에도 가볍게 화장 염을 뿌리면 좋은 향을 내면서 구워져 맛이 좋아진다.
 은어는 내장에 향미가 있으므로 옛날부터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먹는 것이 기본이다. 은어요리는 장의 향미와 쓴맛도 동시에 느끼는 것이 특징. 소금구이를 먹을 때 여귀초를 사용하는데, 이것은 비린내를 막을 뿐만 아니라, 초의 맛과 여귀의 매운 맛이 상쾌한 은어의 육질을 수축시키므로 한층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말짱 도루묵
 옛날 임금님이 난리를 피해 동해안 바닷가로 와서 당시 많이 잡혔던 도루묵요리를 먹고서는 맛이 좋아 배 쪽이 은빛인 고기의 이름을 은어라고 했다. 서울로 되돌아간 임금님이 그 맛을 잊지 못해 은어를 구해 오도록 해 먹어보니 그때 먹던 맛과는 천지차이이므로, 임금님이 "에이, 도로 물려라"고 호통을 친 데서 유래돼 생선이름이 도루묵으로 바뀌었다. 신하들 입장에서는 동해안까지 가서 도루묵을 구해온 수고는 아랑곳없이 공든 탑이 무너지고 도로 물리는 처지가 돼서 생긴 속담이 '말짱 도루묵'인 것이다. 임금님이 이름을 붙였던 은어는 담수어인 은어와는 다르며, 서울로 되돌아와서 먹었던 도루묵의 맛이 피난길에서의 맛이 달랐던 것은 제철이 아니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62회>"이제 횟집 경영도 국제화 시대"  

 우리나라 생선회 관련업소는 전국적으로 8만∼9만개로 추정된다. 생선회 산업규모는 연간 6조∼7조원으로 우리나라 외식산업의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주 5일제 근무 정착에 따른 외식기회 확대로 생선회 관련 산업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여름철 불청객인 비브리오 패혈증과 "비 오는 날 생선회를 먹으면 안된다"는 우리국민들의 왜곡된 생각이 생선회 관련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부산시는 생선회의 도시답게 관광객이나 시민들이 비브리오 패혈증이나 식중독 걱정 없이 언제라도 생선회를 안심하고 즐길 수 있도록 모든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 작년부터 생선 횟집도 고객만족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전국 지자체 중에서 유일하게 생선 횟집 ISO9001 인증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사)한국생선회협회는 생선회업소에 적합한 ISO9001 인증컨설팅을 실시, 비브리오 패혈증이나 식중독을 막을 수 있는 생선회의 위생적 조리뿐만 아니라 종업원들의 서비스 질을 향상시켜 경쟁력 있는 업소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생선 횟집 ISO9001 인증제도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정한 품질경영 및 품질보증체제에 관한 규격으로 규격번호가 9000번의 계열로 부여된 일련의 규격이다. 이 규격에서 정한 요건에 적합한 품질보증체제를 구축해 운용하면서 공급되는 제품 또는 서비스가 고객의 요구사항을 지속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음을 인증기관이 능력을 평가해 인증하는 제도를 말한다. 그러므로 생선 횟집 ISO9001 인증은 생선 횟집이 ISO9001 규격에서 정한 품질보증에 필요한 요소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객관적인 제삼자가 평가해 인증하는 것이다. 최종제품 또는 서비스자체에 대한 인증이 아니라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는 보증능력을 확보함을 의미하고 있다.
 특히 한국생선회협회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조리작업 구역에 따라 생선회 위생처리시스템을 ISO9001 인증업소에 도입, 위생적으로 안전할 뿐 아니라 생선회를 탄력 있게 만듦으로써 업소의 신규 고객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일본이 초밥(스시)을 세계화시키면서 일본의 식문화를 무기화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 국내에서 위생적으로 완벽한 초밥 조리시스템을 완성시켜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생선회를 국제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내에서 비브리오 패혈증이나 식중독 발생은 물론이고 비 오는 날에 생선회를 먹어서는 안된다는 고정 관념과 문제점을 완벽하게 해결하고, 나아가 생선 횟집도 ISO9001 인증제도와 같은 선진화된 경영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국제화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63회>"생선회, 항생제로부터 안전하다"(1)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1만달러로 접어든지 어느덧 9년째, 도로에는 중형 이상의 신모델 차량들이 즐비하고, 광장 및 체육공원에는 주말마다 마라톤, 골프, 인라인스케이트 등 여가와 운동을 즐기는 시민들로 북적거리는 광경이 이제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일상의 생활로 다가선 것이다.
 이 같은 생활수준의 향상은 곧바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되게 마련이다. 건강한 삶에 대한 욕구가 그 어느 때 보다도 많은 이 시대에 건강기능성이 우수한 수산물의 선호도가 높은 것은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맛과 기호성에서 생선회와 견줄 만한 것은 별로 없으며 이에 따라 생선 횟감으로 우리 국민들이 좋아하는 넙치(광어), 조피볼락(우럭), 농어류, 돔류 등의 고급 해산어류를 중심으로 양식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렇다면 양식 활어와 항생제는 서로 어떠한 관계가 있기에 소비자들이 생선회를 먹으면서 항생제의 잔류문제를 걱정하게 되었을까. 단, 여기서 다루는 항생제란 용어는 약리학적 용어의 전문구별이 아닌 합성항균제를 포함한 모든 광범위한 약제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음을 밝혀두고자 한다. 양식은 원래 제한된 면적에서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 양적 생산증대를 위주로 한 고밀도 사육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칫 양식어업인들이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수용밀도에 치중하고 양식 활어에 대한 관심을 덜 갖게 된다면 사육환경은 당연히 악화될 것이고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 양식 활어의 질병저항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이치다. 나아가 이러한 환경에 놓인 양식 활어는 각종 세균성 질병에 감염됨으로써 사람이나 가축과 마찬가지로 질병의 치료약제인 항생제를 부득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항생제 사용문제는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쇠고기, 돼지고기, 닭 등의 가축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유독 양식 활어에 항생제가 다량 함유돼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과 대중매체의 홍보성 보도 때문에 양식 활어의 항생제 잔류를 우려한 나머지 자원도 없고 값비싼 자연산 횟감을 선호하는 경향이 팽배해 있다. 사실 가격차이 만큼의 양식산과 자연산 횟감의 다른점을 시각 및 미각을 총동원해 알아 맞추는 소비자는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가끔씩 1백% 자연산 횟감(?)을 먹을 때 "아! 바로 이 맛이야. 이 맛이야 말로 자연산 횟감이야"라고 탄성을 지르는 것을 목격하면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양식 활어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항생제는 중금속과 달리 어체에 투여된 직후부터 흡수, 순환 과정을 거쳐 시간경과에 따라 배설되기 때문에 항생제 사용이 곧바로 체내 잔류로 직결되는 일은 사실상 없다. 물론 이 경우 항생제를 사용한 뒤에는 약제가 배설될 수 있는 충분한 휴약기간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사항이 전제된다. 이 같은 실정인데도 대중매체는 마치 양식 활어가 생선 횟감으로서의 안전성에 커다란 문제가 있는 것처럼 수박 겉핥기 식 보도를 함으로써 양식 활어의 소비 증가를 둔화시키는데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양식 활어의 세균성질병 치료제로서 정부에서 허가를 받아 시판되는 항생제는 대략 30여 종. 그런데 양식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수산용 항생제의 대부분은 활어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아니라 인간이나 가축치료용으로 개발된 것을 활어에 선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옥시테트라사이클린 등의 순수 항생제가 전체 사용량의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항생제는 1㎏당 몇 만원에서 수 십 만원 이상 호가하기 때문에 실제로 양식장에서 치어기를 제외하고는 항생제 사용이 경제적인 부담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량의 항생제를 그것도 생선 횟감으로 출하되는 활어에 잔류문제를 야기 시킬 정도로 사용하는 경우는 결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양식 활어의 체내 항생제 잔류 문제는 출하 전 항생제별로 지정된 안전 휴약기간을 준수하면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젠 소비자들도 상식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한편 양식어업인들도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노력을 기울여 자신이 생산한 양식 활어를 자신 있게 언론 등에 홍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그동안 소비자들이 생선 횟감에 대해 갖고 있던 안 좋은 이미지도 개선할 수 있다. 나아가 양식어업인들은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는 확고한 실천의식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불어 관계부처의 지속적인 관리가 함께 이뤄진다면 생선회의 항생제 잔류문제는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김태진 박사<(사)한국생선회협회 연구소장>
<64회> "생선회, 항생제로부터 안전하다"(2)  

 어류의 항생제 경구투약 기준은 체중에 의한 것이 가장 정확하다. 대부분의 양식장에서는 효율적인 생산을 위해 동일한 크기로 선별, 사육하기 때문에 투약 대상 집단의 전체 중량은 파악돼 있다.
 투약기준량은 기준이 되는 단위체중에 대한 약제의 양을 의미하며 실제 어류에 투여되는 투약량(투약기준량×사육 총중량)과는 다르다. 투약기준량의 결정은 약제마다 치료에 필요한 약제의 체내 유효농도를 빠르게 상승시켜 유지될 수 있도록 필요한 양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경구투여에 사용되는 약제용 사료는 배합사료와 선어사료로 나누는데 전자는 고형(펠렛, 크람블)과 분말이며, 후자는 선어 그대로의 것, 세단한 것 그리고 갈아 놓은 것으로 나눈다.
 물에 녹지 않는 제제는 모든 종류의 사료와 혼합이 가능하나 사료의 종류에 따라 그 방법이 다르다. 배합사료인 펠렛과 크럼블에 혼합시키는 경우는 사료 중량의 5∼10%를 유지하고 약제를 잘 혼합시켜 사료의 표면에 약제를 흡착시킨다. 분말과 선어사료는 약제와 사료를 잘 혼합한다. 물에 녹는 제제의 경우 펠렛에는 약제의 수용액을 침투시켜도 좋지만 입자가 작은 크럼블에 수용액을 침투시키면 형이 부서져 불가능하다. 분말사료는 우선 약제의 수용액으로 분말을 반죽해 경구투약용 약제 사료를 만든다. 선어사료는 자체 수분에 의해 약제가 녹아 유실돼 버리거나 수중에 용출되기 때문에 병든 고기에 약제가 거의 섭취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선어사료에 항균제를 혼합해 사용할 경우에는 반드시 점결제를 사용해 유실을 방지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체내농도는 치료효과와 비례해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사료량은 통상 급이량의 50%가 좋으며, 급이횟수는 하루 1회 전량 먹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발병이 확인되면 병원체를 확인하면서 섭이상황, 유영상태, 폐사어수 및 외관 증상을 확인, 투약시기를 판단한다. 보통 하루 폐사어 마릿수가 총 사육 마릿수의 0.1% 이상에 달하고 증상이 계속 나타나고 있을 경우에는 투약을 개시한다. 약제의 치료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3∼5일을 요하기 때문에 5∼7일간의 투약기간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육수중 혹은 용기에 약제를 녹여 어체의 표면 등 외부에 기생하고 있는 병원체에 직접 작용케한다든지 환부와 아가미에 약제를 흡수시킴으로써 체내의 병원체에 작용시키는 방법이다. 물에 약제를 녹여 치료하기 때문에 우선 수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으면 약제를 결정된 농도로 조정할 수 없다. 약제는 그 약제마다 사용농도가 결정돼 있어 그 농도에서 사용하는 한 안전하지만 어류의 경우 수온에 따라 약제의 독성이 다르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수온이 증가하면 독성도 증가하기 때문에 수온이 양식 적수온보다 높을 때는 농도를 낮추는 편이 안전하다.
 친어나 관상어에 사용하는 주사법은 가장 효과적인 투여방법이지만 전문적 기술이 필요하다. 분무기로 약액을 어류의 아가미 등에 뿌려주는 분무법은 백신투여나 마취제를 투여할 때 많이 사용된다. 환부에 약액을 직접 바르는 외과요법인 도포법은 외부상처나 기생충증 감염의 치료에 많이 이용된다.
 약물 투여의 성패는 투약계획에 크게 의존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는데 약물 투여로 인한 최소 부작용과 최대 치료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수용체(대상어류)에서 최적의 약물농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항생제는 안전역이 넓어 투약법에 엄격한 개별화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최소 억제농도보다 높은 약물농도를 혈장 중에 유지시키기 위한 임상적 판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양식장에서 치료 약제로 사용되는 대부분의 약제는 극히 소량으로 건강을 해치거나 생명을 위협할 만한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양식생물에 수산용 약제를 사용할 때 사용방법을 준수하면, 약제사용에 따른 사람이나 어류 또는 주변 환경과의 안전성 문제는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사람도 아프면 약을 먹어야 하는 것처럼 활어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항생제를 염려해 웰빙 식품인 생선회를 즐기지 아니함은 본인만 손해다. <김태진 박사 /(사)한국생선회협회 연구소장>
<65회>"생선회, 항생제로부터 안전하다"(3)  


 활어는 변온동물로 가축과는 전혀 다른 약물 대사와 배설 메커니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산용 약제의 제조허가나 사용 승인 때는 약물동태학적 변동에 대한 수산전문가의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식품위생법이 엄격한 미국과 일본에서도 활어를 양식할 때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으나 항생제 사용자체가 최근 들어 문제를 일으킨 사례가 없으며, 출하 전 휴약기간을 준수하면 양식어류의 식품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항생제는 중금속과 달리 어류에 투여한 직후부터 급속히 소실된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음식문화를 감안할 때 양식 활어의 일일 섭취량이 극히 적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최근에 식품으로 인한 각종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우리 국민들도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높기 때문에 관계 당국도 양식 활어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21일 사상 처음으로 어(魚)의사 자격시험인 수산질병관리사 국가시험을 실시, 자격을 갖춘 전문가로 하여금 양식 활어의 체계적인 질병 및 약제 관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양식장에서도 활어에 대한 항생제 사용을 점차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수산과학원은 약쑥, 삼지구엽초 등 한약재를 이용해 내병성과 맛이 좋은 보약물고기를 개발, 기술이전을 통한 보급을 실시하고 있다.
 또 식물 추출물이나 우리 국민들이 즐겨 먹는 마늘을 항생제 대신 사용해 질병저항과 품질이 우수한 활어를 생산하고 있는 양식장도 있다. 이 같은 노력은 국내 양식 활어의 생산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품질을 향상시킴으로써 소비자 인식을 전환, 대량 유입되는 수입산 활어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양식업계에서도 증산위주의 활어 양식에서 탈피해 위생안전성 측면을 고려,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양질의 먹을거리를 제공한다는 자세로 고기를 키운다면 장기적으로 더 나은 수익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정부와 학계, 생산자들은 안전하고 품질이 우수한 양식 활어를 생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생선회는 우리의 건강한 바다에서 생산되는 활어로 만든 대표적인 수산식품이다. 양식 활어의 항생제 잔류를 염려해 맛있고 건강에도 좋은 생선회를 멀리 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태진 박사/(사)한국생선회협회 연구소장>
<66회>말만 들어도 군침도는 꽁치·갈치  

성인병 예방에 좋은 꽁치
 가을철에 '꽁치가 나면 신경통이 들어간다'는 말이 있다. 이는 가을철에 꽁치(秋刀魚)의 지방질 함량 이 20% 정도(여름철은 약 10%)로 높고 기능성 성분인 고도불포화지방산 EPA(에코사펜타엔산·0.96%) 및 DHA(도코사헥사엔산·1.44%) 함량이 대단히 많아 이 때 섭취하면 혈액중의 HDL-콜레스테롤 함량을 높여 순환기계통의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고 또한 함황아미노산 함량이 1천1백13mg%로 높아 간장해독 능력을 향상시켜 피로를 빨리 회복시키기 때문이다. 이밖에 비타민 E, 셀레늄, 나이아신 등의 함량도 풍부하다.
 꽁치와 비슷하게 생긴 학꽁치(half beak)는 일본말로 사요리라는 이름의 횟감으로 많이 이용되는데 가을 학꽁치도 맛이 좋지만 가장 맛이 좋은 제철은 3∼4월이다. 학꽁치는 표피가 반짝거리는 전어 고등어 등과는 다르게 보리멸과 같이 지방질 함량이 적어 2% 정도에 불과하다. 학꽁치는 선도가 떨어지면 내장이 변해 은백색의 복부가 갈색으로 바꿔는데 이때는 횟감으로는 부적당하므로 구워 먹으면 된다. 일본 사람들은 바다의 향어라고도 부르며 주로 회, 초밥, 구이로 먹는다.
찬바람 불면 생각나는 과메기
 과메기는 경북 포항시의 특산품으로 날씨가 추워지면 포항사람들은 과메기를 먼저 떠올린다. 꽁치를 반쯤 말린 과메기는 덕장마다 저잣거리마다 대롱대롱 걸려 있다.
 과메기는 원래 청어로 만들었으나, 어획량이 급감한 지금은 꽁치를 원료로 사용한다. 꽁치를 짚으로 엮어 덕장에 걸어 약 보름 정도 밤에는 얼고 낮에는 녹기를 반복하는 자연 동결건조법으로 말린다. 차가운 북서풍이 구룡포를 둘러싸고 있는 금오산과 공개산을 넘어 오면서 습기를 털어버린 건조한 공기가 과메기 건조를 촉진시키며 비린내를 없애준다. 꼬들꼬들해진 과메기 속살은 불그스레한 빛깔을 띠며, 비린내가 없고 구수한 맛을 낸다. 그리고 과메기는 미역이나 다시마에 싸서 먹으면 독특한 맛을 낸다.
 그러나 과메기 원료로 사용되는 청어 및 꽁치는 지방질 함량이 대단히 많으므로 췌장 기능이 좋지 못한 사람은 지방질 분해효소인 리파아제가 원활히 공급되지 못하므로 설사를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건조나 저장 및 유통 중에 지방질 산화에 따른 좋지 못한 냄새의 생성 및 색택의 변화 뿐만 아니라, 이들 어류는 붉은살 생선으로 히스타민 식중독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유리아미노산인 히스티딘 함량이 높으므로 선도 유지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학꽁치의 선도판정 방법
 학꽁치는 아래턱이 길게 튀어나와 있으며 그 선단이 핑크색으로 이 색이 선명할수록 선도가 좋다.
기름지고 맛깔나는 갈치
 갈치(刀魚)는 7월에서 11월까지 어획되는 것이 연간 생산량의 75% 이상을 차지하며 가을이 제철이다. 8월부터 시작되는 제주 앞바다 갈치 조업 때에는 3만kw 이상의 조명을 갖춘 낚시 어선 수백척이 바다를 비추는 모습이 장관이다. 한일 어업협정 발효 이후 우리나라 남해 및 동해 갈치 어장이 일본 영해로 편입돼 갈치 및 생태를 잘 먹지 않는 일본에서 고가로 수입하고 있다. 갈치는 머리를 위로하고 똑바로 서서 유영하는 특성이 있는데 등지느러미가 꼬리까지 뻗어 있어 이 지느러미를 하나씩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근육이 잘 발달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먹이를 찾아 유영을 할 때도 꼬리를 아래로 한 채 똑바로 서서 W자로 상하운동을 하면서 이동을 하고, 낮에 바다 속에서 잠을 잘 때도 선 채로 자기도 한다. 먹이를 잡을 때는 똑바로 선 부동자세에서 머리 위로 지나가는 고기만을 아래쪽에서 잡아먹는다. 갈치는 선도가 좋을 때는 비린내가 나지 않지만, 선도가 떨어지면 구아닌이 공기 중의 산소에 의해 산화작용을 일으켜 산패할 뿐만 아니라 지방질도 덩달아 산화돼 비린내가 난다. 갈치는 회, 소건품, 소금구이, 찌개, 냉동품, 하급 어묵원료(풀치) 등으로 이용되고 내장은 갈치속젓의 원료로 사용된다.
갈치 회는 여인의 살결과 같다
 갈치는 비늘이 없고 체색은 은백색인데 이것은 염기성 물질인 구아닌 때문이다. 옛날에는 이 구아닌이 모조 진주의 염료로 사용됐다. 갈치 회는 뱃사람들이 최고로 치는 음식이지만 일반 사람들은 먹기가 어렵다. 여인의 살결처럼 흰 갈치 살을 발라내 막걸리에 씻어 먹는 맛이 일품이라고 하는데 생선회로서의 맛이 좋다는 것 보다는 일반적으로 잘 먹을 수 없으니까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회 맛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육질이 단단한 것도 아니고 정미성분이 풍부한 것도 아니며, 표피의 구아닌을 잘 씻어내지 못하면 복통과 두드러기 현상이 나타나는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그러나 가열하면 구아닌이 분해해 식중독 염려는 없으며, 최근에는 갈치구이 및 갈치찌개 전문점이 인기를 얻고 있다.
<67회>"아! 생각난다 소주와 삼치, 멸치"  

 삼치의 몸은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하게 돼 있다. 작은 비늘로 덮여 있고 등 쪽은 회청색이고 배 쪽은 은백색이다. 다랑어와 마찬가지로 고등어과에 속하며 난류에 서식하는데 늦은 봄인 4∼6월 산란을 위해 연안에 모인다. 한자로는 어(魚)변에 봄 춘(春)자를 써 봄의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전장은 1.2m나 되는 대형이고, 겨울∼봄철 생선회의 왕으로 소금구이 및 통조림 원료로 주로 쓰인다.
 삼치의 함황아미노산 함량은 9백83mg/1백g으로 평균 이상이며, EPA(에이코사 펜타에노익산·불포화지방산의 일종) 및 DHA(도코사 헥사에노익산·불포화지방산의 일종) 함량은 각각 0.47% 및 1.54%로 DHA 함량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치매예방, 암 발생 억제, 순환기계통의 성인병 예방, 학습능력 향상 등에 효과가 있다.
 삼치는 살이 대단히 연해 선도가 좋아야 생선회로 먹을 수 있다. 배송할 때에는 어체 밑에 판을 대고 끈으로 묶어 어체가 구부러지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살이 연해 끊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손가락으로 눌러 살이 연한 것은 선도가 떨어진 것이므로 생선회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삼치는 크면 클수록 어미일미(魚尾一味)

 대부분의 생선은 일정 크기만 넘으면 맛과 향기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방어와 삼치는 크면 클수록 지방질, 단백질 등의 영양소가 많고 맛이 더 좋다. 또 다른 특징은 보통 어류는 머리가 맛이 더 좋지만 삼치는 머리보다 꼬리 쪽이 일미(一味)로 알려져 있다.
멸치,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
 멸치는 청어목 멸치과에 속하는 어류로 전 세계적으로 1백10여 종이 분포하고 있다. 영명으로는 안초비(Anchovy), 일본어로는 가타쿠치와시(片口)라 부른다. 멸치는 대표적인 난류성 연안회유어로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하며 부화 후 약 1년 만에 성어로 자란다.
 크기에 따라 대멸(77mm이상), 중멸(76~46mm), 소멸(45~33mm), 자멸(32∼16mm) 및 세멸(15mm이하)로 구분하고 있다. 중멸까지는 마른 멸치로 많이 이용되며, 대멸은 젓갈, 액젓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멸치는 대표적인 적색육 어류로 지방질 함량이 어기, 어장, 어체의 크기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멸치는 가난한 사람들이나 먹는 하급어류로 취급되지만, 영양 및 기능적 가치는 상품에 속한다. 또한 뼈를 통째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칼슘 및 인의 함량은 약 6백mg%에 육박하고 있으며, 철은 60mg%에 가깝다. 멸치는 성장기 어린이나 노약자들에게 대단히 좋은 식품인데 이것은 뼈의 발육에 필요한 칼슘 및 무기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이나 뼈가 약해지고 쉽게 부러지는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기장 대변항의 멸치회 축제

 부산시 기장군 대변항은 예로부터 멸치항으로 유명하다. 조선시대 임금님께 진상했다는 기장멸치는 봄과 가을에 잡히는 봄멸치와 가을멸치로 구분되지만 달콤하고 연한 멸치회의 제 맛은 봄멸치가 간직하고 있다. 매년 5월이 되면 대변항에서는 멸치회 축제가 열린다. 대변항은 동해와 남해가 만나는 곳으로 물살이 빨라 운동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봄철이 산란기인 까닭에 알이 촘촘하고 작은 새우(곤지)를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기장멸치 특유의 맛을 낸다. 멸치는 붉은 살 생선으로 히스티딘 함량이 많아 맛이 좋지만 선도가 떨어지면 히스타민 생성으로 식중독에 걸리므로 선도가 좋은 것만 멸치횟감으로 사용된다. 그리고 집에 갖고 가는 사이 히스타민이 생성돼 식중독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대변항에서만 먹을 수 있는 횟감이다.
 싱싱한 멸치를 손으로 뼈를 발라내고 깨끗하게 손질한 후 고추장, 물엿, 설탕, 식초로 만든 양념장과 미나리 등의 각종 야채와 함께 버무려서 먹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이렇게 먹으면 멸치회 맛을 느낄 수 있을까. 양념장과 미나리 맛이 될 것이다.
 대변항의 멸치회 축제를 특화하기 위해서는 양념장과 미나리가 함께 어울리는 멸치회가 아닌, 멸치회만의 독특한 맛을 못잊어 다시 찾아오게 할 수 있도록 개발해야 할 것이다.

죽방렴(竹防簾) 멸치란

 멸치는 우리 식탁에는 빠질 수 없는 단골메뉴로 칼슘 공급원으로도 대단히 중요하다. 중소형 멸치는 건멸치로 주로 가공되는데 권현망어업으로 잡은 뒤 배위 갑판에서 삶아 육지로 옮겨 건조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가공방법이다. 멸치는 선도가 아주 빨리 저하된다. 따라서 이런 방법으로 하지 않으면 선도저하로 상품가치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그물로 잡기 때문에 상처가 나기 쉽고 선도보존이 어렵다. 그런데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해 멸치를 가둔 뒤 물이 빠지면 건져내는 이른바 죽방렴(竹防簾) 어업으로 어획한 멸치는 선도가 대단히 좋아 건멸치로 가공, 최상급으로 판매되고 있다. 길이 6cm 크기의 죽방멸치 2kg 상품 한 상자의 산지가격이 10만원을 넘으며 고소하고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이고 비린내가 전혀 없다.
 죽방렴 어업이란 조류가 흐르는 곳에 V자형으로 길게 말뚝을 박아 대나무와 그물을 이용, V자 꽁지에 통발을 만들어 물고기가 모이도록 한 것이다. V자 팔 길이가 각각 1백m에 달해 이곳을 지나가는 물고기는 어김없이 꽁지의 둥근 통속에 갇히게 된다. 남해 죽방렴의 역사는 대략 1백년으로 경남 남해도와 창선도 사이 지족해협이 물살이 빠르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매우 큰 것으로 유명하며, 남해 12경중의 하나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68회>생선 종류에 따라 맛이 다른 이유  
 우리 국민들이 생선 횟감으로 가장 좋아하는 넙치(광어), 조피볼락(우럭) 그리고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참치, 방어, 전갱이 등의 생선회는 종류에 따라 맛이 다르다. 생선회를 좋아하는 미식가들은 살점만을 먹어보고도 어떤 생선회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데 이것은 생선회의 종류에 따른 색택, 씹힘, 미각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생선의 종류에 따라 맛이 다른 이유를 혀로 느끼는 미각을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엑스성분이란
 일반적으로 흰살 생선회는 맛이 담백하고 붉은살 생선회는 맛이 진한데 이것은 이들 생선회에 들어 있는 혀로 느끼는 맛 성분인 엑스성분의 종류 및 함량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엑스성분이란 식품에서 고분자 성분을 제외한 수용성 성분으로 어패류 맛의 발현에 없어서는 안되는 주체로 질소를 함유하는 유리아미노산, 올리고 펩티드, 뉴클레오티드, 유기염기와 질소를 함유하지 않는 유기산 및 당이 있다.
어패류 정미발현에 중요한 함질소화합물
 넙치회를 먹는 경우는 넙치 맛이 나고 전어회를 먹는 경우는 전어 맛 등 각각의 어종에 따라 맛의 차이가 나는데 이것은 살 조직을 씹을 때 나오는 육즙에 포함돼 있는 각종 수용성 엑스성분의 종류 및 함량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선회 맛의 본체는 엑스성분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엑스성분 중에서도 유리아미노산, 올리고펩티드, 뉴클레오티드, 유기염기 등의 함질소화합물이 유기산 및 당의 무질소화합물보다 많으며 함질소화합물이 생선회 맛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어종에 따른 함질소화합물의 종류 및 분포량은 질소화합물 총량의 경우 붉은살 어류는 5백∼8백mg/1백g인데 반해 흰살 어류는 2백∼4백mg/1백g으로 붉은살 생선의 약 절반 정도다. 그리고 중간 어류인 전갱이는 4백23mg%이고, 연골어류에 속하는 상어는 1천3백∼1천5백mg/1백g으로 대단히 높다. 상어에 유기염기인 요소와 TMAO(산화트리메틸아민)가 많기 때문에 함질소함량이 높으며 경골어류에는 이들 성분이 적다.
어종에 따른 엑스성분의 조성
□유리아미노산
 유리아미노산은 종류에 따라 각각 단독의 맛을 갖고 있다. 글리신, 알라닌, 스레오닌, 플로닌, 세린, 아스파라긴산 등은 주로 단맛을, 글루타민산은 감칠맛, 아르기닌은 쓴맛을 낸다. 어종에 따른 유리아미노산 함량을 아래 표에 나타냈다.
 유리아미노산 가운데 히스티딘 함량은 어종에 따라 크게 다르며, 붉은살 어류인 다랑어류에 특히 많이 들어있다. 흰살 어류는 적고, 고등어(6백76mg%) 및 전갱이(2백89mg%)는 중간 정도다. 고속으로 유영하는 붉은살 어류는 근육운동으로 수소이온이 다량 생성되는데 이것을 그대로 두면 조직이 산성화되므로 이 같은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히스티딘이 수소이온의 축적을 막는 완충역할을 한다. 히스타민의 맛에 관여하는 정도는 전체적인 맛을 진하게 하는 역할로 알려져 있다. 타우린도 조개류 및 흰살 어류에 많고 붉은살 어류에는 적으며, 맛에 기여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타우린은 간 기능을 좋게 해 피로를 회복시키며, 콜레스테롤 축적을 예방하는 등의 약리효과 및 시력회복에 효과가 있다. 글루타민산은 이노신산(IMP)과 더불어 감칠맛의 상승효과를 내는 어패류 감칠맛의 주체성분으로 어류에는 그 함량이 적지만 패류, 갑각류 등의 무척추동물에 많다. 이 밖에 패류 및 갑각류에는 단맛을 내는 글리신, 알라닌, 플로닌 등의 유리아미노산, 그리고 쓴맛을 내는 아르기닌의 함량이 높다.
□올리고펩티드
 올리고펩티드인 안세린과 카르노신은 히스타민처럼 완충작용을 하며 맛을 진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히스티딘, 안세린, 카르노신은 이미다졸기를 갖는 공통의 화학구조를 갖고 있으며, 다량으로 있으면 중성부근의 강한 완충작용이 맛의 진함에 관여한다.
□뉴클레오티드
 활패류의 근육에는 뉴클레오티드인 ATP(아데노신삼인산)가 많이 들어 있으며, ATP는 사후에 분해하면서 감칠맛 성분인 아데닐산(AMP·주로 무척추동물)과 이노신산이 생긴다. 이노신산은 감칠맛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단독으로는 농도가 높아져도 감칠맛이 강하게 되지 않고 글루타민산과 같이 있을 때 상승효과에 의해 감칠맛이 강하게 된다. 이노신산이 분해돼 이노신(HXR) 및 하이포산틴(HX)으로 되는데 이들 성분은 쓴맛의 원인이 된다.
□유기염기
 해수의 염분농도는 약 3% 정도이며 해수에서 생활하는 어패류는 항상 강한 염분의 침입과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 어류는 자체의 여러 가지 기관 작용으로 체내로 침입하는 염분을 적극적으로 배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포에 독성이 적은 물질을 체내에 함유해 체액의 농도(삼투압)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유기염기에는 요소와 TMAO가 있으며 이들 유기염기 및 총함질소 함량이 높은 연골어류는 이들을 체액의 삼투압 유지 및 조절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반면 유기염류 및 총함질소 함량이 적은 경골어류는 아가미나 신장 등에서 염분을 많이 걸러냄으로써 삼투압을 유지한다. 요소 그 자체는 특별한 맛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정미에 공헌하지 못하지만 TMAO는 자체가 약간의 단맛을 갖고 있다.
생선 종류에 따라 맛 천태만상
 어패류에는 각각의 맛을 갖고 있는 여러 종류의 엑스성분이 들어있으며 생선회를 씹을 때 이들 엑스성분이 연한 단맛과 함께 감칠맛을 내는 주체성분이다. 이러한 맛이 나는 것은 좋지 못한 맛을 내는 특정 성분이 많이 들어 있지 않고 단맛 신맛 쓴맛을 내는 유리아미노산이 각각 그 역치 이하이지만 밸런스 있게 들어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글루타민산과 이노신산의 상승효과에 의한 감칠맛이 생선회 맛의 장점이다.
 방어는 글루타민산과 이노신산 외에 히스티딘 그리고 몇 개의 미량성분이 주된 정미성분이며, 어종에 따라 각각 독특한 맛을 내는 것은 성분조성이 양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어패류 살에 들어 있는 엑스분 질소의 조성은 동물 종뿐만 아니라 동일 종류라도 조직이 다르면 당연히 다르며 계절 연령 어장을 포함한 생식 환경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이것이 제철(旬)과 유명 산지가 있는 이유다. <조영제(趙永濟) 부경대교수·생선회협회 이사장>
<69회>생선 조리때 꼭 알아야 할 점  

어패류는 끓는 물에 단시간 삶아야 한다

 생선을 찬물에 넣고 삶으면 표면이 단단해지지 않아 냄새성분이 정미성분과 함께 국물 쪽으로 빠져나올 뿐만 아니라 형태도 찌그러지기 쉬우므로 생선을 삶을 때는 끓는 물에 생선을 넣는다. 이렇게 하면 생선의 표면 단백질이 열에 의해 일시에 응고돼 살 내부의 정미성분이 유출되는 것을 막는다. 삶은 생선은 국물만 먹는 것이 아니고 생선 자체를 먹는 요리이므로 정미성분이 국물 쪽으로 유출돼 버리면 맛이 떨어진다.
 이때 너무 강한 불로 계속 끓이면 표면뿐만 아니라 내부의 살 조직 전체가 수축해 정미성분이 빠져 나가므로 생선을 넣고 다시 끓어오르면 불을 약하게 조정한다. 생선을 삶을 경우도 표면을 프라이팬에 살짝 구워 단단하게 한 뒤에 삶으면 표면 단백질이 굳은 막을 형성해 살내부에 단백질을 가두어 두는 역할을 한다.
가열해 살이 굳어지는 정도는 가열온도가 높을수록 그리고 가열시간이 길수록 더 단단해지므로 필요 이상으로 장시간 가열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끓는 물의 양이 많으면 삶을 재료를 넣어도 온도가 내려가지 않아 단시간에 삶기가 가능하다.

종류 및 선도 따라 삶는 조건이 달라야
 생선을 삶을 때는 조미료를 넣고 삶는데 생선의 종류 및 선도에 따라 삶는 조건을 달리해야 한다. 신선한 생선 및 맛이 담백한 흰 살 생선은 물과 설탕을 조금 넣어 단시간에 삶고, 가다랑어, 고등어와 같이 지방질 함량이 높고 육질이 연하고 냄새가 강한 생선은 많은 양의 물로 장시간 삶아 맛을 배게 한다. 그리고 선도가 떨어진 생선은 간장 설탕 미림 술 등의 조미료를 많이 넣어 맛을 진하게 하는 것이 좋다.

어패류를 삶을 때 뚜껑을 덮지 않는 이유
 야채, 생선 등을 모두 삶을 때 뚜껑을 덮지 않는 것이 보통 대부분이다. 뚜껑을 열어 두면 어패류 및 육류의 경우 비린내가 수증기와 함께 달아나지만 뚜껑을 덮으면 비린내가 살 속에 남아 있게 된다. 야채의 경우는 야채 중의 유기산이 삶은 액에 녹아 이것이 수증기와 함께 날아가 버리지만, 뚜껑을 덮으면 끓는 물이 산성이 돼 산에 약한 녹색야채의 색이 좋지 않게 된다.

비린내의 본체는 무엇인가
 생선은 사후에 시간이 경과되면 냄새가 급격하게 나빠지는데 이것은 쇠고기보다 생선에 이취(異臭)를 발생시키는 효소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발생되는 냄새 성분은 아민과 암모니아 등이다. 또 생선 지방질에 효소가 작용하면 비린내 성분인 카르보닐 화합물이 발생한다. 이런 냄새를 발생시키는 효소는 아가미 내장 혈액 혈합육에 많이 들어 있다. 따라서 원양에서 어획되는 참치는 아가미 내장 혈액을 제거하고 동결 보관한다. 소형어는 이런 처리가 어려우므로 라운드 상태로 보존하지만 아가미 내장 혈액 등을 제거하면 선도보존 기간이 더 길어진다.
 오징어 문어 등을 장시간 삶으면 특유의 냄새가 나는 유황 화합물이 발생되므로 가볍게 삶거나 조미해 구우면 냄새가 억제된다. 생선 비늘에는 냄새성분이 들어 있으므로 비늘을 충분히 제거하고 조리하는 것이 생선조리의 비결이다.

비린내를 없애는 조리법
□식초 및 레몬즙을 사용하는 방법
 생선 선도가 떨어져 생기는 아민과 암모니아는 알칼리성 물질로 산(酸)과 결합하면 중화되고 비휘발성이 돼 냄새가 감소된다. 산에는 식초(초산) 및 레몬즙(구연산)이 사용되며 서구인은 생선 냄새를 대단히 싫어하지만 식초에 담근 청어는 네덜란드 특산품으로 돼 있다. 그리고 초밥에 식초를 섞는 것도 생선 비린내를 약하게 하기 위해서다. 동해안 식해도 숙성 중에 생성되는 유산으로 아민의 냄새를 억제하는 것이며 생선 매운탕 및 생선 조림에 소량의 식초와 레몬즙을 넣으면 비린내가 약하게 된다.

□양조주, 양조간장, 된장, 미림(味淋)을 사용하는 방법
 양조주에는 에틸알코올 외 여러 가지 성분이 포함돼 있어 이취를 막으며 동물육의 냄새 제거도 한다. 양조주에 들어있는 여러 성분들이 복잡하게 관계해 어취를 막는데 예를 들면, 어취 성분의 아민과 양조주에 들어있는 카르보닐 성분은 쉽게 결합(시프트 결합)하는데, 이 시프트 결합물은 냄새를 갖지 않아 이것이 냄새 제거의 원리다.
 된장이 비린내를 제거하는 원리는 된장은 단백질이 많은 식품이며 단백질에는 냄새성분이 잘 흡착된다. 다시 말해 단백질의 일종인 순모 옷을 입고 조리하면 순모 옷에 냄새가 많이 배는 것과 같다. 된장을 사용하는 것은 생선 비린내를 단백질이 흡착(콜로이드 흡착)시켜 그 냄새를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는 단백질이 많은 된장 즉 쌀보다 콩이 많은 된장이 효과적이다. 이 밖에 냄새 성분(아민류)에 된장의 발효 생산물인 카르보닐 화합물이 반응하면 비휘발성 물질이 된다.

□생강, 파 등에 의한 이취 개선
 옛날부터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생선을 조리할 때 생강 파 등이 풍미개선에 사용되고 있다. 이것은 생강과 파에 들어 있는 테르펜류와 다른 냄새를 갖고 있는 물질들이 비린내 성분인 아민류 및 암모니아와 결합해 다른 물질을 만들어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하기 때문이다.
<70회>군침 도는 생선구이의 비밀  

 굽는 것은 물과 증기를 매체로 해 열을 전달하는 삶음이나 찜에 비교하면 열효율이 좋지 않은 가열방법이다. 그러나 구이가 없어지지 않는 것은 잘 구운 생선이나 육고기의 표면에는 적당하게 탄 흔적이 있으며 향기가 좋고, 내부는 연하므로 맛이 좋기 때문이다. 석쇠나 꼬챙이를 사용해 생선이나 육류를 굽는 것을 직화(直火)구이라고 하며, 프라이팬이나 오븐, 호일을 사용해 굽는 것을 간접구이라 부른다. 직화라고 하지만 직접 불에 접촉시키는 것이 아니고 석쇠 위의 식품은 숯불이나 가스 등의 열원에서 방사열(복사열)과 가열된 공기의 대류에 의해 가열된다.
강화(强火)의 원화(遠火)란
 옛날부터 생선은 강화(强火)의 원화(遠火)로 구우라고 했다. 강화의 원화란 무슨 의미인가. 생선을 구울 때 가장 좋은 열원은 숯불이었으며 생선 및 육고기를 맛있게 굽는 것은 원적외선을 많이 방사하며 강력한 화력을 가진 숯불이 가장 좋다. 가스는 화력 조절이 가능하지만 숯불은 일단 불을 지피면 화력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것이 강화다. 따라서 생선을 알맞게 가열하기 위해 숯불과 생선의 거리를 가감(加減)하게 됐으며 너무 가까우면 타버리므로 생선을 불로부터 떨어지게 하는데 이것이 원화다.
 적외선 발생량은 온도에 비례한다. 숯불은 강화이므로 온도가 높아 발생하는 복사열이 대단히 강할 뿐만 아니라 데워진 공기가 숯불 주위에 퍼진다. 이런 화력으로 생선을 구우면 표면 단백질이 단단한 피막으로 돼 감칠맛 및 수분이 빠지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가열돼 단시간에 불이 통한다. 그렇게 되면 표면은 알맞게 그리고 안쪽은 연하게 구워져 맛있는 생선구이가 된다. 즉 강화의 원화란 강한 화력을 사용해 타지 않도록 불에서 조금 떨어져 굽는 것이다.
대합을 구울 때 아래쪽부터
 대합의 살은 패각의 중앙에 위치해 있는 것이 아니고, 패주가 붙어 있는 쪽이 아래쪽이 되며 이쪽을 먼저 굽는다. 대합을 굽는 것은 패각 밖에서 가열하는 것이기 때문에 패각은 일종의 솥 역할을 하고 패각 안의 살은 삶거나 찌는 것과 같이 돼 대합 안쪽에 들어 있는 수분은 국물이 된다. 반대로 구우면 위에 있는 패주가 잘 구워지지 않아 패각 안의 살은 과하게 가열되므로 맛이 떨어진다. 대합 표면과 후면의 구분이 어렵지만, 조개의 경첩(관절의 연결 부분)을 아래로 해 수직으로 세우면 패주가 있는 쪽으로 넘어진다.
김을 구울 때 두장을 겹쳐서
 김은 30~40%의 단백질 외에 칼슘, 비타민 A, B1, B2 등이 풍부한 영양식품이다. 김을 구우면 단백질이 가열 변성돼 조직 전체가 수축하며 양쪽면 모두 구우면 표면과 후면의 열 차이 때문에 수축 정도가 달라져 부서지기 쉽다. 이 때문에 한 장의 김이라도 한쪽 면만을 굽는 것이 좋다. 두장으로 겹쳐서 구우면 열에 의해 휘발하는 수분 및 향 성분이 반대편 김에 흡수돼 파삭파삭하게 건조되거나 향이 빠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한 장을 구울 때도 반으로 접어 양면으로 굽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생선은 껍질 쪽을 먼저 구워야
 구운 생선을 그릇에 담을 때 표면이 되는 쪽을 먼저 굽는 것이 원칙이다. 자른 생선 토막은 껍질 쪽을 표면으로 하는 것이 보통이어서 이 경우에 껍질 쪽을 먼저 굽는다. 그 이유는 표면이 되는 쪽을 뒤에 구우면 이미 구워진 후면으로부터 침출된 지방질이 표면에 흘러내리거나 불이 떨어져 탄 지방질이 발생하는 연기 때문에 표면이 오염되는 외에 후면을 구울 때 표면 쪽 조직도 변형해 형이 나쁘게 되기 때문이다. 지방질이 많은 생선은 살 부분을 구울 동안 표피에 가까운 지방질이 전체에 배어 들어 풍미를 나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생선을 통째로 구울 때 화장염 하는 이유
 생선 한 마리를 통째로 가열하면 꼬리 및 지느러미가 검게 타버리기 때문에 음식점에서는 상품이 되지 못한다.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화장염이라고 해 꼬리 및 지느러미에 소금을 많이 뿌린다. 소금은 배지느러미, 가슴지느러미, 등지느러미, 꼬리지느러미 등의 모든 지느러미에 희게 되도록 뿌리며, 특히 꼬리지느러미는 타기 쉬우므로 알루미늄 호일에 싸서 굽는다. 육고기 및 생선에는 화장염 외 반드시 어체 전체에도 소금을 뿌리는데 그 이유는 맛을 붙이는 것과 동시에 살을 수축시켜 형체가 일그러지지 않도록 하고, 굽기 쉽게 하기 위해서다. 또 육고기 및 생선 단백질의 성질을 이용해 구울 때 빨리 표면을 단단하게 해 감칠맛이 녹아나오는 것을 막는 효과도 있다.
 생선에 소금을 뿌려두면 비린내 성분도 수분과 같이 빠져나오므로 생선에 소금을 뿌린 후는 바구니에 놓아두고 비린내가 있는 물을 빼내야 한다. 굽기 직전에 종이 타월 등으로 표면의 물기를 닦아낸 후 다시 한번 화장염을 뿌려 소금의 결정체가 녹기 전에 구우면 좋다.
<71회>어패류 가열에 따른 맛의 변화  


가열로 변하는 색소 단백
□미오글로빈
 어패류를 삶거나 굽거나 하면 색, 냄새, 맛, 물성 등에 변화가 일어나 날것과는 다른 맛이 난다. 선도가 떨어져 날것으로 먹기에 부적당한 것도 가열함으로써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저항력이 떨어진 환자나 유아에게 회로 먹을 수 있는 신선한 생선을 가열한 후에 주는 것은 먹기 쉽게 할 뿐만 아니라 소화가 잘 돼 몸에 부담을 적게 주고 위생적으로 안전하기 때문이다.
외관상 신선하고 선홍색을 띠어 시각적으로 먹음직스러운 참치회를 가열하면 다갈색으로 변해버리는데 이것은 붉은 살 근육에 다량 들어있는 근육색소인 미오글로빈이 가열로 인해 변성되기 때문이다. 한편 조미료나 향신료 등과 함께 삶거나 구우면 어육중의 아미노산과 조미액중의 당이 아미노 카르보닐 반응을 일으켜 색택이 좋게 되거나 불에 그을려 탄 색택으로 변해 시각적으로 맛을 좋게 느끼게 된다.
□아스타산틴
 연어 살은 가열해도 불투명하게 되지 않고 등적색을 띠는데 이것은 근육 색소가 열에 안정한 카로테노이드계의 아스타산틴이기 때문이다. 도시락에 연어 소금구이 한 조각을 넣는 것은 붉은색의 아스타산틴 색소로 도시락 전체가 맛이 좋게 보이도록 하는 시각적인 효과를 노린 것이다.
 가열에 의해 색이 좋게 변하는 것은 새우 게 등의 갑각류 껍질 부분으로 갑각류 중에서도 닭새우처럼 적색을 띠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흑색 녹색 청색 다갈색 등 으로 돼 봤을 때 칙칙한 느낌을 받는다. 이것은 가열하기 전에는 아스타산틴 색소가 단백질과 결합해 글라스타시아닌이라고 부르는 카로테노프로테인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가열하면 바로 아름다운 등적색으로 되는 것은 카로테노프로테인의 단백질 부분이 변성, 이탈해 아스타산틴의 적색이 발현되는데 따른 것이다. 만약 가열해도 이 같은 색택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칙칙한 색상을 유지한다면 식욕을 당기지 못하므로 새우나 게 등은 고급 요리로 대접받지 못할 것이다.
생선을 삶거나 구우면 중량이 감소한다
 어패류에 열을 가하면 수축돼 작게 된다. 일반적으로 삶는 것보다 굽는 것이 수분의 방출량이 많기 때문에 중량감소가 더 많다. 생선 필렛을 간장 설탕 미림 술 등의 조미액으로 삶은 것과 소금구이 한 것을 비교하면 삶은 것은 13%, 구운 것은 22% 정도의 중량감소가 일어나는데 그 원인은 주로 수분의 증발이며, 지방질 및 수용성 단백질 용출도 관여한다. 고등어 정어리 등의 지방질이 많은 생선을 구우면 지방질이 피막이 돼 수분 증발을 어느 정도 막으므로 넙치 등의 지방질이 적은 생선보다 중량 감소가 적으며, 살도 단단하게 되지 않는다. 지방질 함량이 많은 청어 고등어 정어리 등을 구우면 기름이 많이 떨어지는데 이들 지방질이 많은 생선은 지방질이 적당히 빠지는 것이 맛이 더 좋아진다.
가열하면 감칠맛을 내는 이노신산이 생긴다
 어패류 엑스성분 중에서 정미성분으로 주체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핵산관련물질인 이노신산(IMP)과 유리아미노산인 글루타민산이다. 이 밖에 아미노산류, 유기염기, 유기산, 지방산, 무기질 등이 보조역할을 한다. 이들 맛을 내는 정미성분들은 어패류의 종류 및 크기 등에 따라 함량과 성분 차이가 있으므로 종류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그리고 어패류의 사후 초기단계에서는 이들 정미성분들의 양의 증감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어패류 맛의 주체를 이루고 있는 이노신산만은 그 양이 점점 증가해 감칠맛을 좋게 한다. 살아있는 활어 근육에서는 대부분이 ATP(아데노신삼인산)로 존재하지만 사후 초기에 ATP가 분해돼 이노신산이 생기는데 어종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반나절∼하루에 최고치가 되며, 2∼4일간 최고치를 유지하므로 생선회를 미각으로 즐기는 일본인들은 즉살 후 3∼4일까지도 생선회로 취급하는 것이다.
 선도가 좋아 근육 중에 ATP 함량이 많은 어육을 가열하면 ATP가 급격하게 이노신산으로 분해돼 구이나 매운탕의 감칠맛이 좋아지는 것이다. 국물을 만들 때 많이 사용되는 건멸치도 어획직후의 신선한 멸치를 배위에서 삶아 이노신산을 많이 생기게 하며, 건멸치에 많이 들어 있는 이노신산은 다음 단계로 분해하지 못하므로 감칠맛이 그대로 유지된다.
 그러나 잡은 후 장기간 보관으로 생성된 이노신산이 다음 단계인 이노신(HXR)이나 하이포산틴(HX)으로 분해돼 선도가 떨어진 생선은 가열해도 이노신산이 생기지 않으므로 감칠맛이 나지 않으며 이노신(HXR)이나 하이포산틴(HX)은 쓴맛을 낸다.
 따라서 우리국민들이 대단히 좋아하고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 생대구탕이나 생태탕도 선도가 떨어진 원료로 만들면 감칠맛이 나지 않는다(대구나 명태는 선도저하가 다른 어종보다 대단히 빠른 어종임).
매운탕 맛은 생강을 넣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생선 매운탕을 끓일 때는 간장 설탕 소금 등을 물에 넣은 조미액을 먼저 끓인 다음에 생선살을 넣고서 4분 정도 더 끓인 후 생강을 넣으면 생선 비린내가 없어진다. 가열하지 않은 날 생선에 생강을 넣으면 생강이 비린내 성분과 결합하기 전에 생선 단백질과 먼저 결합하므로 비린내 제거효과가 없어지는 것이다. 또 끓이는 시간이 길수록 생선 단백질이 단단해져 생강성분이 충분히 생선살에 배어들지 못하므로 비린내 제거 효과가 떨어진다. <끝>

                                                        봄의 향기


출처 : 학성산의 행복찾기
글쓴이 : 학성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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