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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월가 최고의 투기꾼, 제시 리버모어를 읽고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9. 4. 05:40
워렌버펫이나 피터린치의 가치투자 전략은 다양한 언론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고, 개인적으로도 그 분들의 사고와 전략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런데 우연히도 그 분들보다 앞서 살다 간 제시 리버모어라는 분의 투자철학과 인생을 접하면서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제시 리버모어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는데, 책(월스트리트 최고의 투기꾼 이야기. 새빛)을 읽고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그 분의 승부사적인 기질과 실전 투자가로서의 철학이었다. 특히 시간과 감정 그리고 자금의 조절에 대한 원칙을 고수하는 그 분의 면모에서 대단한 실전 싸움꾼의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재미있게 생각했던 것은 개인적으로 자주 이용하는 매매흐름 파악 기법을 제시 리버모어도 그러한 전략으로 매매의 진입과 청산을 조절하는 것이었다. 즉 리버모어는 주식은 그룹별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고, 그것을 이용해 선도주와 순환주를 설정하여 실전 매매에 응용하는 전법을 구사하였는데, 이것을 산업별 단체행동(industry group movements)이라고 표현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도 IT-증권 섹터가 같이 움직이고 철강-소재-중공업주 등이 같이 움직이는 패턴이 나타나는데, 이런 산업별 단체행동에 따른 순환매매 감각을 이용해 투자전략을 짜는 것과 비슷하다.

리버모어는 산업별 대장주를 기본종목으로 분석하면서 대장주가 상승 시 후발주도 동일패턴으로 상승하다가 대장주가 하락으로 전환되는 포인트에서는 그 산업과 연관된 기업을 중심으로 동일 매도선에서 조절하는 전략으로 매수할 때와 공매도할 때 자주 이용하는 것을 설명해놓았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흐름을 매트릭스 분석이라고 명명했다.

산업별 선도주를 구분해 놓고 기간을 설정해 놓은 다음에 그 기간에 종합지수 상승률과 산업별 선도주의 상승률을 비교하면서 선도주가 3-5-8개월 기준으로 구분해놓고 지수 상승률에 3-5배 이상 상승하면 매도하는 감각으로 매매의 순환흐름을 설정해 놓았다.

최근에 분석한 자료에서 각 변곡점 기준으로 지수가 15% 상승 시 3-5배 상승한 종목은 수익을 챙기고 다른 순환가능 종목군을 찾는 것도 비슷한 투자원칙을 이용한 것이다. 리버모어는 여기서 한 단계를 더 실전매매에 응용했다.

국내시장에서는 자유롭게 공매도를 치지 못하는데 미국시장에서 가능한 것을 리버모어는 충분히 이용해서 추세가 지속하다가 마무리되는 국면을 찾아서 집중 공매도로 승부 보는 전략을 선호했다. 그래서 월가에서는 리버모어에게 '위대한 불곰'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 같다.

전반적으로 주도주 그룹 군이 상승률이 저조해지면서 2등주 및 후발주가 각광을 받기 시작하고 서서히 주도주 그룹 군이 무너지면 리버모어는 그 시점을 여러 번 매매감각으로 공격 포인트를 찾아내면서 집중 공매도로 시장에 승부를 보는 전략을 집중했다.

거기서 전설적인 1929년 대공황 전에 이런 흐름을 통해서 급락 가능성을 감지하면서 그 당시 시장 대표주 중심으로 공매도를 집중해서 1억불 이상의 수익을 냈다고 하니 1929년 수준에 1억불이면 현재가치로 계산하면 엄청난 규모로 전설적인 승부사라고 말할 수 있다.

제시 리버모어가 말한 것 중에 영감을 주는 글들이 있다.

"이것만 기억하거라.
원칙과 명확한 전략, 그리고 간결한 투자 안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없으면 주식시장에 널려있는 모든 감정적인 함정에 걸려들게 되지."

"노련한 투기꾼의 직감이란 농부들이 갖고 있는 직감과 같은 것이다. 이 세상의 최고의 투기꾼들은 불확실한 날씨와 수요를 예측하면서 밀, 옥수수, 쌀, 면화, 콩 등을 재배하는 농사꾼들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예언하거나 예측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냥 주식시장이 내게 보여주는 행동에 반응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주식시장은 항상 그 다음에 올 단서를 제공하는데, 그 단서의 퍼즐을 풀어나가면서 공포와 탐욕의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냉정하게 분석하고 행동하려고 할 뿐이다."

"본질적으로 좋은 주식, 나쁜 주식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돈이 되는 주식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매수든 공매도든 배팅하기 좋은 방향이라는 것이 따로 있을 수도 없다 단지 돈 되는 매매방법이 있을 뿐이다."

"개별가격이 높다고 해서 고가를 결코 매도하라는 타이밍 신호로 생각하지 말라. 주식이 높은 가격에 매매된다고 해서 더 높이 올라가지 말라고 하는 법은 없다. 다만 그 개별 가격이 속한 산업별 그룹의 추세가 전환되었을 때에는 추세의 방향이 확인되는 가운데 개별 종목의 공매도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호한다."

"인내심을 잃어버리고 추세 전환점을 기다리지 못하고 손쉬운 수익의 유혹에 넘어갈 때마다 나는 항상 돈을 잃었다. 분석이 무조건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이 아니다. 지그시 앉아서 기다리는 것, 그것이 돈을 벌어다 준다. 그리고 모든 정보를 경계하고, 내부자에게 절대 그 회사 사정을 묻지 마라."

제시 리버모어는 실전 싸움꾼이다. 개인적으로도 후배 애널리스트한테 너희들은 온실 속에 화초라고 사석에서 농담으로 혼내준다. 실전에서 싸울 때 긴장감 어떤 포지션을 선택할 때의 실패의 공포감과 성공의 자만심, 탐욕이 상충하면서 머리에 쥐가 나는 상황을 이겨내는 심리적 내공을 실전에서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애널리스트에서 실전매매의 현장에 나왔을 때 자신감에 넘쳐 있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예측하는 변곡점이 귀신같이 맞아떨어지는 확률이 너무 높기 때문에 세상의 돈은 다 내 것이고, 이제부터 거둬들일 시간이 되었다는 자만심에 실전매매에 임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실전은 감정이라는 질곡이 정신적으로 멍한 상태를 만들고, 매매가 엮이면서 표적 없는 허공에 무모한 실탄을 난발하는 군인처럼 한정된 자금을 낭비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서 정신적 공황 상태까지 경험하게 된다. 제시 리버모어가 어릴 때 '몰빵소년'이라는 별명을 얻고 시장에 싸우다가 돈을 다 잃었을 때 경험했던 정신적 공황 상태와 비슷할 것이다.

여기서 진정한 싸움꾼과 실패자가 구분된다. 포기와 낙담 및 체념이라는 감정에 굴복하는 것이다. 실패하더라도 실패에 굴복하지 말고 다가올 행운의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드는 정신적 동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쟁과 주식시장의 투자는 다를 것이 없다.

총성 없는 전쟁이고 전쟁에서는 전쟁의 룰이 필요하다는 것을 싸움꾼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제시 리버모어는 추세전환 이론이라고 했고 개인적으로는 매트릭스 이론이라고 설정한 투자원칙을 고수한다. 싸움꾼은 시장이 알려주는 단서를 자연에서 바람을 느끼듯이 느끼는 직감을 훈련을 통해서 키워야 한다.

이것을 투자내공이라고 명명한다. 하루아침에 깨달아지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훈련을 통해서 더 나은 투자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는 항상 기회가 강물처럼 흐르고 있다. 좋은 기회를 놓쳤다고 조바심을 내면서 매매에 급하게 휩쓸리지 마라. 감정이라는 괴물이 당신의 돈을 시장의 먹이 감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라. 다른 강물의 물줄기기 흐르면서 다시 기회가 찾아 올 것이다. 그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드는 직감과 투자전략을 간결하게 만드는데 주력하라. 성공적인 매매를 위한 모든 조건들이 나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때까지 매매를 시작하지 마라. 그리고 항상 기억하자. 시장에 항상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제시 리버모어의 인생을 읽으면서 실전 매매가로서 느끼는 것이 많았다.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고 되새김질같이 새롭게 느껴지는 것도 많았으며, 정신적 동력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영감을 주는 말들을 마음속에 담아둘 수 있어 좋았다.

전업투자가 및 실전 투자가들에게 어떤 분석론적 책보다 실전내공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지면을 통해 추천 드리는 바이다.
 
출처 : 울타리
글쓴이 : 김오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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