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flections of my life
- Jose Ignacio Saez de Ugarte Photography
S. Paul in the rain
중년의 외로움으로 내리는 비
이채
새털같은 시간들이
한웅큼씩 머리카락처럼 빠져나가네
숭숭 구멍이 뚫린 가슴으로
삼베같은 비가 내리고
허옇게 보이는 맨살을 타고
콧잔등이 시큰하도록 불어오는 허무네
지나고보니 솔바람같은 세월이었다
싸리비로 빗물을 쓸던 아버지가 생각나고
우산을 들고 기다리던 어머니가 그리워진다
흘러가버린 시간의 뒷모습이 젖어가고
외로움에 차가운 빗물이
서글픔에 뜨거운 눈물이
온기가 다른 두 액체가
하나로 흐르는 속내를 누가 알 것이냐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 비오는 거리에서
남겨진 것이라고는 흠뻑 젖은 홀로였을 뿐
고독하더라도 진실이 좋았기에
하늘은 흐려도 맑은 눈을 가지고 싶었고
바람은 추워도 따뜻한 손을 지니고 싶었다
폭우가 쏟아지는 막다른 골목길에서도
거짓은 싫었지. 그저 초연하고 싶었다네
지혜에 늘 목이 말랐다. 그래서
생각은 열었으되 입은 굳게 다물기로 했지
침묵을 지팡이로 장님처럼 살고자 했다네
다 살지 않았기에 아쉬움이고
더 살아야 하기에 외로움이다
이제 눈을 감았거늘 빗물은 왜 고여드는가
빗물같은 사랑
빗물같은 흔적
빗물같은 눈물
빗물같은 추억
빗물같은 세월
마디마디 시려오는 천갈래의 쓸쓸함이여!
Raindro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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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ggenrain
The D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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