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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등업] 중국의 기업가정신(2)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9. 7. 08:12

 [차이나워치] 변신·창조 ‘손오공 DNA’가 있다

 중국식 ‘기업가 정신’ ② 變의 세계

  - 거란스 ‘적보다 강한 존재로 변해야 이긴다’

     방직 → 전자레인지 전업 3년 만에 세계 석권

 

  화과산(花果山)의 돌덩어리 안에서 태어난 손오공(孫悟空)이란 캐릭터는

변신의 귀재다. 그가 현장법사를 모시고 서역(西域)으로 불경을 얻고자

떠나는 과정에서 강적을 맞닥뜨릴 때 하는 행동이 있다. 자신의 털을 뽑아

들고 입에 댄 뒤 “변해라(變)!”를 외치는 것이다. 그러면 그 많은 털은

제2의 손오공으로 변해 적을 공격한다.

 

  무수한 요괴(妖怪)를 만날 때 그는 때론 개구리로, 때론 뱀으로, 혹은

독수리로 변한다. 상대보다 강한 존재로 변신해야 적을 이길 수 있다.

따라서 손오공에게 있어 변화와 대응은 절체절명의 과제다.

『서유기(西遊記)』 속의 손오공은 중국인의 일반적 심성을 지배했던 대작

이다. 그 손오공이 펼쳐 보이는 변신과 창조의 능력은 일반 중국인의 사고와 

감성에 숨어 있는 가장 큰 문화적 코드다.

 

  중국 기업인들은 영락없는 손오공의 후계자들이다. 잘나가던 방직업체에서 

느닷없이 전자레인지 제조업체로 방향을 바꾼 거란스가 대표적인 예다.

 

  5일 오후 중국 광둥(廣東)성 포산(佛山)시 순더(順德)구.

세계 최대 전자레인지 생산업체인 거란스의 정문을 들어서니 표어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우수에서 탁월로(從優秀到卓越)’. 위야오창(兪堯昌) 부총재

에게 무슨 뜻이냐고 묻자 “우수해선 안 되고 탁월해야만 일류기업이 될

수 있다”는 답이 돌아온다.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변신 중”이라는 말과

함께.

 

  회사명도 거란스(Galanz:중국명 格蘭仕)로 바꿨다. 이는 원래 프랑스

요트 이름이다. 거친 파도를 헤치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신

하는 요트의 항해술을 본받자는 뜻에서였다. 부장급 이상은 연중 무휴로

일했고, 경영진은 미·일을 오가며 경영 효율화를 배웠다. 변신 3년 뒤인

1998년 거란스는 세계시장에 600만 대를 팔며 세계 최대의 전자레인지

업체로 등극했다.

 

  변화에 대한 강박관념이 눈길을 끈다. 이 회사 선인펑(申銀鳳) 기획부장은 

회사의 변신을 운명으로 돌린다. 50만㎡의 공장 부지가 주장(珠江)을 등지고 

배수진을 치고 있는 데서 보이듯 생존을 위해선 부단한 변신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78년 량칭더(梁慶德) 회장이 공장 부지를 고르며 강가를 고집했을 때 

주위에선 홍수의 위험을 들며 말렸다. 그러자 량 회장은 “배수진을 쳐야

나와 직원들이 나태하지 않고, 변신하고 혁신하며 또 창조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직원들의 반응은 어떨까. 60여 종의 브랜드가 생산되는 공장 4층. 100여m가 

넘는 5개 라인 위로 ‘단결·결사항쟁·실용·변혁·창조·속도’라는 표어가 보인다. 

6개 구호 중 2개가 변화를 강조한다. 관리부 직원 다이야핑(戴亞平)은

생활가전 부문의 올해 모토가 ‘취안신취안이(全新全異)’ 라고 답한다.

모두 새롭고, 모두 다르게 변해보자는 의미다. (최형규 특파원)

 

 


[차이나워치] “최고제품이란 없다 … 어제보다 나은 게 최고”

  - “먼저 변하면 백전백승”

  - 주역·손자병법·삼국지 코드

  - 중국 비즈니스맨들 체질화

 

  중국 기업인은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한다(窮則變 變則通)’는 정신을

체질화한 사람들이다. 『주역(周易)』의 계사(繫辭)에 등장하는 이 말은 다음 

구절로 이어진다. ‘통하면 오래간다(通則久)’다. 이는 오늘날 중국을 주름

잡는 중국 비즈니스맨들의 정신적인 가치다. 상황이 어느 정도 발전하면

곤궁해지게 마련이다. 그러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고, 나아가 변화를

시도해 자리 잡을 경우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이어갈 수 있다는 말이다.

 

  병법의 대가로 알려진 손자(孫子)는 싸움터에서 “병력의 운용을 물과 같이 

하라(兵之勢若水)”고 가르쳤다. 물은 어떤 존재일까. 우선 고정적인 형체가

없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가득 찬 곳에서 빈 곳으로 늘 움직인다.

병법의 요체는 정규군과 비정규군을 함께 조합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

손자의 강조점은 비정규군을 뜻하는 기(奇)에 있다. 고정된 양식과 상황

보다는 변화와 창의적인 사고를 중시했다.

 

  앞에서 든 손오공과 손자에서 풍기는 핵심적인 코드는 변화다.

모두 싸움을 전제로 한 것들이다. 그중에서 강조하는 것은 ‘늘 변하라’는

주문이다. 따라서 중국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변신이 매우 큰 덕목이다.

우리는 변절과 입장을 바꾸는 것쯤으로 여겨 이 변화의 가치를 높게 평가

하는 데 주저하게 마련이지만, 중국 비즈니스맨은 결코 그렇지 않다.

 

  중국의 대표적인 기업은 하이얼(海爾)이다. 요즘 한국의 가전 시장을

강타하면서 강력한 경쟁력을 선보이고 있는 이 중국 최대 기업이 강조하는 

첫째 가치는 무엇일까. 하이얼의 최고경영자 장루이민(張瑞敏)이 내세운

것은 일단 ‘창신(創新)’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중간에 도태

된다는 강박관념을 전제로 한 구호다.

  하이얼의 기업 이념 항목에는 “없는 것에서 있는 상태로,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큰 것에서 강한 것으로, 중국에서 세계로”라는 말이 가장 눈길을 

잡아 끈다.  

 

  광둥성 최대 전자업체인 메이디(美的)의 허샹젠(河享健) 주석이 즐겨 보는 

책은 삼국지다. 신노동법 시행으로 임금이 오르고,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을 삼국지에서 찾고 있다. 그는 새해

간부들과의 간담회에서 “삼국지를 보면 회사의 혁신 방향이 보인다”고

말했다.

 

  과거 중국 상인들의 행위도 다를 게 없다. 우선 중국 상인 중 변화에

능하기로는 용방(甬幇)을 으뜸으로 친다. 저장(浙江)성 닝보(寧波) 상인들

이다. 변신에 능하고 사업수완이 탁월해 청 말 상하이(上海)의 상권 대부분을 

이들이 잡았을 정도다. 위차칭(虞洽卿)은 당시 용방의 거두였다. 그는 끊임

없는 변화로 상대를 제압했는데 비결은 연구와 유연성이었다.

 

  사업에 앞서 상대 기업에 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한 뒤 회사를 변신시켰다. 

그리고 사업에서는 강·온정책을 구사했다. 훗날 그는 용방의 상인들에게

도덕경(道德經)을 배우라고 요구했다. 도덕경에 나오는 ‘굽으면 온전해지고

구부러지면 펴진다(曲則全 枉則直)’는 노자(老子)의 말에서 곡직(曲直)의

병용을 터득하라는 주문이었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강하게 변하라는

얘기다. 지금도 닝보 상인들은 그의 말을 기업 혁신의 금언으로 여기고 있다.

  춘추전국시대 월(越)나라 명재상 범려(范<8821>)는 성상(聖商)으로 통한다. 

후세 상인들에게 처신과 변화, 그리고 상인의 도를 몸으로 보여 주고 있어서다.

 

  그는 월나라 왕 구천(句踐)을 도와 숙적 오(吳)나라를 멸망시킨 뒤 일등

공신이 됐으나, 곧바로 구천의 곁을 떠나 평생 상인의 길을 걸었다. 재상

에서 상인으로의 변신을 마다하지 않은 그의 용기와 혜안은 범인의 범주가 

아니라는 게 후세 사람들의 평가다. 상인이 된 그는 천하를 주유하며 쌀이

필요한 곳에선 쌀장수로, 도자기가 필요한 곳에선 도자기 판매상으로 변신을 

거듭했다. 그리고 철저한 시장 파악과 이에 대한 대비로 천만금의 재산을

모았다. 후일 동료 상인들이 장사의 성공 비결을 묻자 땅바닥에 ‘축시승세

득시물태(逐時勝勢 得時勿怠)’라 썼다. 시장의 변화를 쫓아가고 기회가 오면 

주저하지 말라는 뜻이다.

 

  거란스의 최고경영자(CEO) 량자오셴(梁昭賢)은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소비자를 이롭게 해야 한다는 거란스의 이민(利民) 경영관은 범려의 상도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변(變)을 강조하는 중국 기업인들의 정신 뿌리는 이렇게 수천 년의 역사

속으로 뻗어 오면서 지금의 중국 기업인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변화와 창의를 큰 덕목으로 치는 중국의 기업은 경쟁력 차원에서 강할 수밖에 없다. 

(최형규 특파원)

출처 : 경영지도사.기술지도사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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