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유전적인 영향에 의해 발병하는 당뇨병이 식생활이 서양화로 최근 몇 년 동안 급격히 늘고 있다. 해마다 50만명이상의 환자가 늘어 2005년 현재 약 400만명에 달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것이다. 밥, 국, 김치, 나물, 생선 한 조각 등 담백하고 소박한 1970년대의 상차림과 달리 고단백, 고지방, 인스턴트 식품 위주의 식생활에 익숙해지다보니 살찌지 않은 사람은 물론 어린이까지도 당뇨병에 쉽게 노출되어 이제 유전적인 요인이 아니더라도 더 이상 안심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하루 네 번 수라상을 받으면서 고기가 없으면 한 수저도 들지 않을 정도로 육식을 즐긴 데다, 사냥이나 무술 등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몸집이 비대했다고 알려진 세종대왕 역시 소갈증, 즉 당뇨병을 앓았다고 한다. 당뇨병은 과식, 탐식, 잘못된 식습관이 부른 병이라 할 수 있다. 고단백, 고지방식과 정백, 인스턴트 가공식품을 즐기면서도 운동량은 점점 줄어들어 에너지로 쓰이지 못한 과잉 영양분이 당으로 혈관에 쌓이고, 인슐린 분비가 과잉 칼로리를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면서 당뇨병에 걸리는 것이다.
당뇨병 호르몬의 한 종류인 인슐린의 분비가 줄어들거나 제 기능을 못해 혈액속의 포도당이 몸의 에너지로 쓰이지 못하고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병이다. 채 쓰이지 못한 당이 소변으로 흘러나온다 하여 당뇨란 이름이 붙었다. 예전에는 소갈증이라고도 했는데, 당뇨에 걸리면 갈증이 심해지는 증상 때문이었다. 우리 몸은 음식물을 통해 얻는 영양분을 포도당의 형태로 혈관에 흡수시켜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여분의 포도당은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의 도움을 받아 간에 저장되는데, 인슐린 분비에 이상이 생기면 혈당이 소변을 통해 배설되면서 에너지원을 잃게 되고 신체 기능은 저하되어 여러가지 이상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은 식품이 함유한 섬유질의 양에 따라 분비 속도가 조절된다. 자연식품과 달리 섬유질이 적은 정백 가공식품과 인스턴트 식품은 단시간에 소화될 수 밖에 없어 혈중 포도당의 농도를 급격히 상승시키고, 췌장은 이 포도당을 에너지로 바꾸기 위해 짧은 시간에 대량으로 인슐린을 분비하다가 결국 기능이 저하되어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당뇨는 초기 증상이 적게 드러나는 병이다. 그래서 환자가 증세를 자각했을 때는 이미 병이 어느정도 진행된 상태이기 쉽다. 감지할 수 있는 당뇨 증세로는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거나, 음식을 많이 먹거나, 소변량이 많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갑자기 체중이 줄거나, 피로감과 공복감을 부쩍 자주 느끼거나, 눈이 침침하고 초점이 안 맞거나, 피부가 가렵거나, 손발이 심하게 저리고 신경통이 오기도 한다. 당뇨병은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증가하는 고지혈증, 세균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오는 폐결핵/폐렴/신우염/신경증/고혈압/심장병/중풍 등의 여러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기의 치료와 혈당 체크를 통한 예방이 필요하다
식이요법은 당뇨병을 치료하고 조절하는데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방법이다. 무조건 음식을 제한하고 금하기보다는 개인의 상태에 따라 음식의 양과 종류, 식사 시간을 적절히 조절해 혈당이 상승하는 것을 억제하는 방법이다. 당뇨병 환자는 제때, 골고루, 알맞게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강하게 조리된 음식을 규칙적으로 소식하며 영양의 균형을 맞추고, 조리 과정에서 가능한 한 재료 본래의 담백한 맛을 살리고 설탕이나 소금의 사용을 자제하며 인공조미료는 쓰지 않는다. 대신 양념으로 후추, 레몬즙, 겨자 등 자연식품을 이용하고 소금은 사용하더라도 미네랄 성분이 많이 함유된 시 솔트(sea salt)나 록 솔트(rock salt)를 쓰는 것이 좋다. 섬유질이 품부한 음식이 췌장이 인슐린 분비 기능을 원활히 해주므로 현미처럼 도정하지 않은 곡류를 골라 먹고, 신선한 과일과 야채, 해조류를 통해 섬유질은 물론 비타민, 미네랄도 함께 섭취해야 한다
된장이나 고추장, 김치 등 우리나라의 전통 발효식품이나 콩과 두부도 당뇨에 매우 효과적인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인슐린 분비 기능을 저하시키는 술과 담배는 절대 금하고 인공 탄산음료는 최대한 피하며 단맛이 느껴지는 사탕류, 꿀 등의 단순 당질의 섭취도 제한해야 한다. 또한 당뇨환자는 몸이 산성화되기 쉬우므로 알칼리성 식품을 많이 섭취하고, 무엇보다 제철 재료로 만든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자연의 에너지를 얻는 것이 좋다. 당뇨 치료에 좋다고 한가지 식품을 고집하기보다는 매 식사마다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해 영양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씨눈 달린 곡식류 현미, 통보리, 통밀, 메밀, 팥, 녹두, 율무, 조, 선식 등 견과류 :검은깨, 들깨, 잣, 호두, 호복씨, 피스타치오, 해바라기씨 등 버섯류 송이버섯,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팽이버섯, 목이버섯 등 야채 및 구근류 고사리, 근대, 달래, 냉이, 쑥, 죽순,취나물, 상추, 부추, 브로콜리, 미나리, 파,우거지, 고추, 오이, 가지, 양파, 마늘, 연근, 우엉, 무, 도라지, 감자, 당근 등 해조류 다시마, 김, 미역, 해파리, 톳 등 과일류 토마토, 딸기, 자두, 복숭아, 귤, 키위, 사과 등 말린 버섯이나 나물류 : 건표고버섯, 박고지, 말린 취나물, 무말랭이 등
식이요법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운동이다. 운동을 안하고 음식 조절만 하는 것보다는 음식을 맘껏 먹으면서 운동을 많이 하는 것이 낫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운동을 하면 근육 내 혈액순환이 활발해져 인슐린과 혈당의 공급이 원활해지고 세포가 당을 잘 흡수하게 되면서 혈당이 낮아진다. 인슐린의 기능을 배가시키고 혈당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만으로도 운동은 당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치료수단이다. 운동의 종류로는 우선 유산소운동을 권한다. 혈당 조절과 심폐 기능 및 혈중 지질 개선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당뇨에 걸리면 섬유조직이 변해 유연성이 떨어지고 근육도 약해지기 쉬우므로 스트레칭과 근력운동도 함께 해주면 더욱 좋다. 무엇보다 매일 꾸준히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며, 식이요법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임은 말할 것도 없다.
운동 외에도 하루하루의 마음가짐, 생활 습관도 병의 치료와 예방에 대단히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끝없는 욕심은 몸속 에너지의 원활한 순행을 막기 쉬우므로 자제하고, 화를 내지 않고 마음을 편하게 갖도록 노력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함으로써 몸과 마음의 평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약에 너무 의존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자연적인 면역력, 치유력을 높이도록 노력한다. 사실 모든 병은 에너지 흐름의 조화와 균형이 깨지면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원인만 치료해서는 건강을 회복하기에 역부족일 수 있다. 당뇨 또한 마찬가지. 병을 고치고 몸 전체의 에너지 흐름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식이요법, 운동만큼이나 정신적인 건강과 마음가짐 또한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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