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근새근 숨쉬는 항아리-미력옹기 | |||
| |||
| |||
|
머리끝까지 화가 났어도 항아리에서 퍼온 동치미 국물 한 그릇이면 뭉쳤던 응어리가 풀렸고, 콩쥐를 난감하게 만든 것도 깨진 독이고 보면 옹기는 늘 민초들과 늘 함께 살아 온 것임이 분명하다. 청자와 백자가 우아한 귀족의 모양새를 하고 있다면 옹기는 미련하지만 우직한 돌쇠 모양새를 하고 있다. 손가락으로 두드리면 옹기는 맑고 청아한 소리를 들려준다. 순수한 그릇이기 때문이다. 옹기를 어루만지면 어머님 품안처럼 따뜻하고 포근하게 느껴진다. 쓰다듬으면 진흙이 묻어날 것 같은 솔직함 때문에 나는 우리네 옹기를 끔찍이도 사랑한다. 못생긴 옹기들이지만 함께 모여 있으면 대단한 위력을 발휘한다. 따사로운 가을볕을 쬐고 있는 간장독, 된장독, 고추장독은 보기만 해도 음악이 들려온다. 크기도 제각각이고 볼품없던 것들이 모여 조화된 화음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래서 '옹기종기'란 말이 나왔는지도 모른다. 조선 천주교가 민간인들에게 깊이 파고 든 것도 옹기쟁이 덕이 크다. 박해를 피해 산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옹기를 구워가며 생계를 이어갔던 것이다. 가끔 주님이 보고 싶으면 흙으로 십자가를 만들어 벽에 걸었고 그것을 바라보며 신앙을 지켜나갔던 것이다. 그래서 순교자의 손에는 흙으로 만든 묵주가 늘 걸려 있었고 품안에서 십자고상이 발견하기도 했다. 이렇게 가득 사연을 담았던 옹기들을 이제는 보기가 쉽지 않다. 옹기촌이 하나 둘씩 사라지기 시작했고, 프라스틱 용기와 냉장고의 출현으로 잊혀져 간 퇴물이 전락한 것이다.
"아버지는 제가 옹기를 굽는 것을 무척이나 반대하셨습니다. 천대받는 옹기장이 일은 당신 대에서 끝나기를 바라셨던 거지요. 하지만, 피는 속일 수 없었나 봅니다. 대학시절인 76년 여름 대가 끊기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바로 학업을 중단하고 고향으로 내려 왔습니다. " 그 때만 해도 옹기로 밥을 먹고살기는 힘에 부쳤던 시기였단다. 아버지는 한달 가까이 말 한마디도 하지 않을 만큼 화가 났지만 아들을 이기는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결국 마지못해 아버지는 옹기 전수를 허락한 것이다. 이 대목에서 이학수씨께 고마움을 느낀다. 만약 그때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면 300년 전통의 미력옹기는 영영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들이라고 특별한 대우는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혹독하게 다그쳤으며 결국 온갖 설움을 이기고 아버지의 기술을 이어 받은 것이다. 옹기를 구워서 집안을 꾸려나갈 수 없자 보성에서 안경점까지 차렸을 정도로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 다행히 90년대 초반부터 건강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미력옹기는 차츰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서울 경복궁안 전통공예관, 인사동 통인가게 등 서울을 비롯해 지방 곳곳에서 그의 옹기는 팔려 나간다. 이것은 바로 이학수씨가 옛 문헌을 뒤적여 전통옹기 제작방법을 연구하고, 대학원에 진학하여 도자기 이론 수업을 받는 등 쉬지 않고 노력해온 결실인 것이다. 91, 92년 덕수궁과 잠실롯데백화점에서 열린 옹기문화전에 출품, 작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고, 대한민국 전수공예 미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학수씨의 아내 이화영씨도 옹기제작 기능전수자다. 이화영씨는 조소과 출신의 도예가로 부부가 함께 옹기를 굽는다. 350년 된 가업이 계속됐으면 하는 것이 이들 부부의 소망이다. 숨쉬는 옹기, 과학문명도 잡을 수 없는 선조들의 슬기를 잃지 않기 위해서란다. 다행히 막내 이레군이 옹기제작에 관심이 커 10대째 대를 이을 것 같다고 한다.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실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잿물을 발라 구운 전통옹기는 옹기안과 밖의 공기가 순환해 물과 음식을 오래 보존 할 수 있고, 잘 썩지 않게 한다'라고 발표하면서 미력옹기의 신비를 밝혀주고 있다. '땀을 바깥으로 공기는 안쪽으로…'라는 신발CF처럼 숨쉴 수 있는 그릇을 만들 수 있는 비결은 잿물에 있는 셈이다. 미세한 구멍 때문에 고추장이나 간장을 담가 해를 거듭해 저장해도 변질되거나 썩지 않으며 음식물의 맛과 신선도를 오래 유지시켜 주고, 오염물질을 없애 주는 자연 자정역할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300도 불을 일주일간 지피기 위해 소나무만을 사용한다고 한다. 가마는 나지막한 언덕 구릉 위에 경사 25도로 길게 뉘여 있다. 이는 불길이 자연스럽게 퍼지도록 하기 위함이란다. 물기가 다 마른 옹기가 한 가마분(500∼1천 개)이 돼야 가마에 불을 지핀다고 한다. 불 때는 작업이야말로 미력옹기제작의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피를 말리는 힘든 작업이다. 아주 낮은 온도의 피움불을 사흘간 피워서 수분을 완전히 제거하고, 그 다음 본격적인 돋김불을 지핀다. 이때부터 가마 속 온도가 섭씨 1300도 정도가 될 때까지 일주일간 밤낮으로 불을 때야 한다. 공들여 만든 옹기도 불이 너무 세면 주저 앉아버리고 만다. 잘해도 상품화할 수 있는 것은 반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제작의 어려움 때문인지 미력옹기는 상품화될 수 없는 것일지라도 TV에서 나오는 것처럼 깨부수지는 못한다. 대신에 겨울철 불어오는 찬바람을 막기 위해 심어놓은 청죽 숲 속에 감춰 놓는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 못생긴 옹기는 흙으로 다시 돌아가기 때문이란다.
"제 기술은 여기까지랍니다. 이제부터는 불길이 옹기를 만드는 셈이지요. " 이학수씨의 현명한 결단으로 300년의 가업은 다시 이어지게 되었다. 300년간 옹기장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받았던 멸시와 천대를 이겨냈기에 오늘날 미력옹기가 더욱 아름다운 것이다. 미력 옹기엔 슬픔과 한이 묻어있다. 350년간 흙만 만졌던 옹기장이 집안의 내력을 보면서 착잡함과 감동이 교차된다. 그리고 10대 장인인 막내 이레군에게 시선이 간다. 흙의 숨결이 살아 움직이는 항아리가 수천 년을 이어지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 미력옹기 가는 길 서울-서광주 IC-화순-29번 국도-미력면을 지나 오른편에 자리잡고 있다. 문의: 061-853-8090 |
이 글은 오마이뉴스 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원문보기] |
"발표식품 숙성 돕고 부패 막아"
웰빙 붐 타고 옹기초콜릿, 옹기된장, 옹기음식점 불티
지난 밸런타인데이에 선풍적 인기를 끈 상품 중 하나는 ‘옹기초콜릿’이다.
초콜릿을 종이박스가 아닌 옹기에 담아 선물용으로 만든 이 상품은 초대박을 터뜨렸다.
상품을 개발한 본정초콜릿 이종태 사장은 “서양의 초콜릿과 경쟁하기 위해 특화된 것을 연구하다
인삼초콜릿, 매실초콜릿 등을 생각해냈다”며
“이왕이면 전통을 계승한다는 면에서 옹기를 제품화하면 윈윈(win-win) 효과가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반응을 시험해보기 위해 우선 주문제작한 200개의 옹기초콜릿은 불과 2시간 만에 동나버렸다고 한다.
성공을 예감한 이 사장은 전남 무안의 ‘몽탄옹기’ 제조자인 홍순탁씨로부터 정기적으로 옹기를 납품받기로 계약했다.
“ 옹기는 온도조절 효과가 크기 때문에 온도에 민감한 초콜릿을 담기에 아주 적당합니다.
다 쓴 다음에 저금통, 꽃병, 재털이, 화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고객의 반응이 무척 좋더라고요.
전통옹기를 좋아하는 외국인도 기념품으로 많이 사갑니다.”
현재 본정 옹기초콜릿은 청주 본사와 인사동 매장을 비롯,
공항과 서울시내 최고급 호텔, 미술관, 유명 갤러리 등 20여개 매장에 납품되고 있다.
이 사장은 “옹기는 부피가 크고, 무겁고, 원가가 비싸다는 단점 때문에 포장용으로 쓰기에 불편하다는 고정관념을 깼다”고 밝혔다.
질그릇에 잿물(천연유약) 입혀 구운 것
라이프스타일이 서구화하면서 자취를 감추어가던 옹기가 웰빙 붐을 타고 부활하고 있다.
6·25전쟁 이후 플라스틱, 양은, 스테인리스 그릇에 자리를 내주었던 옹기는
최근 그릇뿐 아니라 제품 포장 용기,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인기다.
예로부터 ‘장독’ ‘항아리’ ‘오지그릇’ 등으로 불려온 옹기 는 질그릇에 잿물(천연유약)을 입혀서 구운 것을 말한다.
약탕관, 콩나물시루, 떡시루 등 다양한 주방용품 외에도 옹기촛병 같은 생활용품으로 쓰였다.
옹기민속박물관 이영자 관장은 “우리 음식은 김치, 간장, 된장, 고추장, 젓갈 등 발효음식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이를 담는 데 가장 적합한 게 옹기”라며
“최근 ‘숨쉬는 그릇’이라는 과학적인 효과가 입증 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남 무안에서 몽탄옹기를 제조하고 있는 홍순탁씨는
“자기(瓷器)는 체에 걸러 입자가 고운 흙만 사용하기 때문에 유리처럼 단단한 반면,
옹기 흙은 입자가 고르지 않아서 구울 때 여드름자국 같은 기포덩어리가 생긴다”며
“이 숨구멍이 바깥으로부터 빗물은 막아주고 내부에서는 통풍이 잘되게 한다”고 말했다.
숨구멍이 바로 공기는 받아들이되 물은 통과시키지 않는 , 고어텍스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때문에 옹기는 발효식품의 숙성을 돕고, 쌀이나 보리 씨앗을 넣어두어도 다음 해까지 썩지 않는 방부성을 자랑한다.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왔던 시판용 된장, 고추장 시장에도 옹기 바람이 거세다.
두산 R&D센터 기술개발연구실 TPS팀 권호령 과장은
“독을 깨서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미세구멍이 굉장히 많아 이 구멍으로 공기가 통한다 ”며
“미세구멍이 필터역할 을 해서 된장을 숙성시키고 맛과 향을 풍부하게 한다”고 말했다.
식기, 꽃병, 인테리어 소품으로 쓰기도
박란희 기자(rhpark@chosun.com)
<출처;naver yangbudl21>
출처 : ..
글쓴이 : 너와집나그네 원글보기
메모 :
'코리아테크 > 전통차,한방차,녹차,차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한중일 문화삼국지 - 녹차의 변신 (0) | 2008.09.15 |
---|---|
[스크랩] 한, 중, 일의 세 가지 맛, 우롱차, 덖음차, 오차 (0) | 2008.09.15 |
[스크랩] 향기로운 차 준비됐어요~*9가지 덕목 (0) | 2008.09.15 |
[스크랩] 다이어트 녹차 알고 마시자! (0) | 2008.09.15 |
[스크랩] 녹차가 내 몸을 살린다 │ 녹차 이렇게 마셔야 효과 만점 (0) | 2008.0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