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자가 뿌연 계란, 버리면 바보?
잘못 알려진 싱싱한 계란에 대한 상식
- 흰자가 희고 뿌여면 갓 난 싱싱한 계란이라는 증거
- 계란은 물로 씻지 말고 냉장실 제일 찬 곳에 보관
완벽한 식품으로 불리는 계란. 반찬이 없을 때 가장 요긴하게 쓰이는 식품이다. 요리도 간단하지만 영양소 또한 풍부하니 주부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어제 농가에서 생산한 계란 2판을 산지에서 직거래로 구입했다. 아침 식사를 준비하던 아내가 계란을 탁 깼다. 그런데 흰자가 맑지 않고 희뿌연 빛이다. ‘어? 흰자가 왜 이렇게 뿌옇지? 상했나?’ 아내는 결국 그 계란은 버리고 다른 계란으로 계란찜을 해 줘서 맛있게 먹었다.
생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계란이어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농촌진흥청 축산담당 직원에게 문의를 했다. 직원은 ‘선배님! 그 싱싱한 계란을 왜 버리셨어요’라고 반문한다. 흰자가 희뿌연 계란이 왜 싱싱한 것인지 해답을 얻었다. 잘못 알고 있는 싱싱한 계란에 대한 상식을 소개한다.
조리가 간편하면서도 영양가가 풍부해 소비자로부터 인기가 높은 식품 계란. 흰색과 갈색 계란 모두의 영양은 같다. 하지만 계란은 신선도가 관건이다. 신선한 계란에 대한 상식을 넓히는 일은 중요하다.
흰자가 희고 뿌연 계란, 버리지 마세요?
대부분 사람들은 계란을 탁 깼을 때 흰자가 맑지 않고 희뿌연 빛이 보이면 상했으니 버리려 할 것이다. 그러나 계란의 흰자가 희고 뿌연 빛을 띠는 것은 계란이 신선하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이렇다.
닭이 호흡할 때 이산화탄소가 생긴다. 물론 닭은 알을 낳을 때도 호흡을 한다. 알을 낳을 때 생긴 이산화탄소는 계란껍질 속에 갇히면 희뿌연 빛을 띠게 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이산화탄소는 계란껍질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온다. 그러면서 흰자는 맑은 빛을 띠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흰자가 희뿌옇다는 건 계란이 오래 된 것이 아니라, 알을 낳은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그렇다. 아침에 깬 희뿌연 계란은 그 계란 중에서 가장 늦게 난 것으로 신선한 계란이었던 것이다. 제일 신선한 계란을 버린 셈이다. ‘에~궁, 아까워라~~’.
신선한 계란(좌)과 신선도가 떨어지는 계란(우)의 모습. 신선한 계란은 계란을 깨 보았을 때 흰자가 퍼지는 넓이가 좁고 노른자의 높이는 높은 것이다. 특히 흰자가 맑지 않고 뿌옇거나 노른자에 피가 섞여 있는 것은 갓 난 계란을 뜻하므로 버리지 말고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노른자에 핏자국이 보이는 것도 갓 난 계란
그러나 만일 흰자가 연분홍, 혹은 푸르스름한 색을 띄고 있다면? 그건 박테리아가 침투해 이미 상했다는 뜻이므로 버리는 게 안전하다. 흰자 속에 들어 있는 밧줄처럼 생긴 건 또 뭘까? 그것 또한 걱정거리가 아니란다. 노른자를 흰자 중앙에 고정시키기 위한 것이니 먹어도 괜찮다.
계란을 깼을 때 노른자에 검붉은 핏자국이 보이는 것이 가끔 있다. 이는 닭이 알을 낳을 때 혈관이 터져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도 알을 낳은지 얼마 되지 않은 계란에서만 볼 수 있단다. 알을 낳고 시일이 지나면 노른자가 흰자의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이 핏자국도 자연히 사라진다. 따라서 핏자국이 아직 남아 있다는 건 계란이 싱싱하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다.
신선한 계란은 노른자의 형태가 둥글게 높게 형성된다. 색깔도 아주 진한 색을 띤다. 계란을 탁, 깼을 때 노른자에 피나 하얀 줄이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알을 낳은지 얼마되지 않은 신선한 계란이란 증거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물에 잘 뜨는 계란은 오래된 것
방금 낳은 계란의 노른자는 색깔이 아주 진하다. 오래 된 계란일수록 노른자 색깔이 희미해진다. 만일 노른자가 색깔을 잃고 흰자도 물처럼 변했다면 아주 오래된 계란이란 증거이므로 안 먹는 것이 좋다.
계란이 물에 뜨는 것은 닭이 알을 낳은 뒤 식으면서 기포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계란이 오래 된 것일수록 조금씩 더 많은 공기가 기포에 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물에 많이 뜨는 계란일수록 오래 됐다는 뜻이다.
신선한 계란은 공기가 적게 들어 있기 때문에 삶으면 껍질을 벗기기가 어렵다. 껍질을 쉽게 벗기려면 1주일 이상 지난 계란을 삶으면 껍질이 잘 벗겨진다. 물론 계란을 삶은 후 찬 물에 담근 후 껍질을 벗겨야 잘 벗겨지는 것은 기본이다.
닭이 알을 낳을 때 계란 표면에 얇은 보호막을 발라 놓기 때문에 세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로 씻거나 삶게 되면 보호막이 손상돼 쉽게 상하게 된다. 날계란은 3주 이상 신선도가 유지되지만 삶은 계란은 하루를 넘기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사진 : 새농이)
씻거나 삶은 계란이 빨리 상하는 이유
계란 껍질에는 최고 17,000개의 미세한 공기구멍이 뚫려 있다. 닭은 알을 낳을 때 이 구멍을 통해 오염물질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얇은 보호막을 껍질표면에 발라놓는다.
그런데 계란 처리공장에서는 이 보호막을 씻어내고 대신 미네랄 오일이라는 것을 발라놓는 경우가 있다. 계란을 삶거나 물로 씻으면 이 막과 인공보호막이 씻겨나간다(계란을 씻어 보관하면 금방 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삶은 계란이 날계란보다 훨씬 빨리 상하는 것이다. 계란 껍질은 오염물질을 차단해주는 보호막이므로 껍질이 깨진 계란도 금방 상하게 된다.
따라서 계란은 구입한 채로 씻지 말고 보관해야 한다. 계란을 오래 두고 먹으려면 보관을 잘 해야 한다. 계란을 냉장고에 저장할 때는 냉장고 문에 두지 말고 냉장실에서 가장 차가운 아채박스 등에 두어야 가장 오래 간다. 하지만, 냉장실에 잘 보관했더라도 4주쯤 지나면 상하기 시작하므로 3주 이상을 넘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디어 다음 블로그 베스트기자 길s브론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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