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땅은 겨울에 봐라

땅은 겨울에 봐라

지인으로부터 소개를 받은 K씨와 이른 새벽 토지 답사를 갔다. K씨는 지난 여름 횡성에 토지를 매입했다고 했다. 새말IC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곳이며 경사도는 20도 정도로 편안한 야산이라고 했다. K씨는 관리지역 전 2,000평과 보전산지 8,000평으로 된 10,000평 땅을 3억5천 만 원에 매입했다고 했다. 또한 정년퇴직 후 이곳에 폔션을 지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요즈음 펜션사업도 침체기에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 펜션부지로서 입지가 좋은지, 아니면 주말주택을 지어 이용하다가 처분하는 것이 좋은지 계획을 세우는데 조언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날은 이른 새벽이라 장롱속의 두터운 겨울옷을 입고 갔다. 가급적 노출된 부분을 적게 하고서 말이다. 날씨가 체감 경기만큼이나 몸을 움추려들게 했으나, 교통 사정이 좋아서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산의 모습이 어두움 속에서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K씨는 내심 입지 선정을 잘했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농사를 지었던 밭과 산의 모습이 자연스레 나타나면서, 내내 기분이 좋아있있던 K씨는 말이 없어지고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이유는 이랬다. 여름철에 봤을 때 완만한 경사의 산이, 겨울을 지내기 위해서 나무가 옷을 벗어 버리니 전혀 다른 모습이 된 것이다. 아름답고 순한 산으로 알고 있었는데 성질이 급한 급경사지에 묘지가 5기나 있는 결코 ‘아름답지 못한 산’이었다. 자연의 포장술에 제 모습을 보지 못했던 K씨의 실망감은 컸다. 우선 묘지를 이장시키지 못하면 주말주택지로도 활용할 수 없어서다. 또한 처분하려면 나무가 두터운 옷을 입어 ‘화장발’이 잘 받는 다음해 여름까지 기다려서, 자기와 같이 콩깍지 낀 부동산 문외한에게 처분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임야 매입시 주의사항 K씨처럼 여름철에 임야를 사게 될 경우에는 경사도나 묘지 유무 등 참 모습을 볼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임야를 매입할 경우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계약시 묘지지상권과 임목분제 등 특약사항을 반드시 둬야 한다. 매입 전 추후 여름철 보이지 않던 묘지가 있을 경우, 묘지 지상권 문제는 매도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명시해야 한다. 또한 매입에 임목을 포함한다는 것도 명기해야 한다. 간혹 임야를 처분하고 좋은 나무만 조경업자에게 처분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출처 : 행복한 동네

글쓴이 : 행복인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