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새벽이면 분주하다.
그러면서도 둘만의 특징이 있다.
늘 부족한 수면의 새벽은 두 사람 다 눈이 떠지질 않아 비비적대며
피차 말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아무 말이 없어도 역할분담은 충실하다.
새벽자명종은 아내가 끈다.
핸드폰은 내가 끈다.
나는 교회 현관 불을 켜고 에리베이트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 문을 연다.
엘리베이트벽에 기댈때 비춰진 잠들깬 내 얼굴을 물끄르미 쳐다보노라면
가끔 목사의 얼굴이 아니다. 감기약 먹은 헐크...
내가 봐도 웃긴다.
눈꺼풀을 억지로 떠기위해 애써다보면 눈꼽낀 한쪽 눈은 찌부러지고, 넥타이는 삐뚤하다.
아내는 더하다.
머리는 산발이고, 패션쇼장에나 볼 수 있는 자유분방한 옷매무새는 새벽기도
참석하는 여성도들은 아마도 공통적이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이 언제일까?
어떤이는 목욕후의 모습이라고 하는 사람도있고,
혹은 결혼식장에서의 모습이라고 말하지만
나에게는 '새벽기도에 산발해 앉아있는 모습' 이 제일 아름답게 보인다
5시29분, 아내는 본당에 불을 켜고, 나는 기도를 돕기 위한 경음악을 크고
단위로 오른다.
묵묵히 그리고 신속하고 일사분란하다.
그 날 새벽,
기도하는 성도가 우리이외에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그날 새벽기도회는 참으로 충만하다.
우리 두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새벽의 재미다.
오늘도 기도하며 다짐한다.
우리 두 사람만이라도 서로 버티면서 서자!
혼자 서는 것 보다 부부가 서면 힘이 된다.
목사와 사모란 타이틀은 다른 부부가 이해할 수 없는 특이한 줄로
묶여진 사람이다.
타인이 갖지 못한 귀한 삶의 체험들을속에 살아가기에, 아따금 하나님을 향해
상한 심령으로 부르짖기도 하지만 거기에 따른 감사와 기쁨도 큰 것이다.
목사와 사모의 길을 오직 하나님만이 아시기에 나중에 나올 정금 같은
아름다움을 그려보면서 이 개척의 길을 마다하지 않고
오늘도 '감기약 먹은 헐크' 와 '산발한 새벽여인' 은 서로를 바라 보며
미소짓는다.
"우리 두 사람만이라도 서로 버티면서 섭시다!"
출처 : 은혜(恩惠)
글쓴이 : 은혜 (恩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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