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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54] `세계화`와 OECD 가입: "선진국 문턱 진입" 흥분과 기쁨도 잠시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10. 8. 08:36

 

[사진으로 본 '건국 60년, 60대 사건']

 

 

 

                                   

                        ▲ 1996년 10월 25일 프랑스 파리에서 공노명 외무장관과 도널드 존스턴 OECD 사무총장이
                        한국의 OECD 가입 협정서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 자료사진

 

 

 

"선진국 문턱 진입" 흥분과 기쁨도 잠시

 

 

  [54] '세계화'와 OECD 가입

 

대통령 김영삼이 1994년 11월 17일 호주 시드니에서 기자단과 조찬간담회를 가지면서 내놓은 '세계화(世界化) 선언'은, 사실 그 전날 호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급조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그런데 김영삼은 2007년 계간 '시대정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정말로 '세계화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간담회 직후 보트를 타고 시드니 항만을 돌아보면서였다고 말했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많으니 이제 세계로 눈을 돌려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세계화(segyehwa)'는 사회의 모든 방면에서 힘을 가진 구호가 됐다. 그것은 '제도와 규범 개혁' '지식과 기술 신장'에서 '세대교체'나 '여성의 시대'라는 의미까지 포괄하고 있었다. 선진국이 개방을 강요하는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으로 볼 수 있었지만 "치밀한 사전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나온 것이어서 많은 혼선을 빚었다"는 비판도 받았다. '세계화'의 흐름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 한국의 OECD 가입이 확정됐음을 보도한
                                                       1996년 10월 12일자 조선일보.
 

 

1995년, 대한민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드디어 1만 달러를 돌파했다. 그것은 1945년 광복 당시보다 무려 220배 이상 늘어난 지표였으며, 압축적 경제성장의 상징과도 같았다. 승용차가 대중화되면서 문화와 레저의 수요가 급증해 영남대 교수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같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1990년부터 6년 동안 경상수지 누적 적자가 487억 달러에 이르는 상황에서도 정부는 '1만 달러' 기록 달성에 집착했고, 원화 가치는 비정상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었다.

1996년 10월 11일 대한민국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이 확정됐다. OECD의 29번째 회원국이 된 것은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선 것을 의미했으며, 지난 50년에 걸쳐 이뤄진 '대한민국 근대화'의 결실이자 이정표였다. 그러나 '선진국의 환상'에 도취되던 그 순간에 이미 중병(重病)의 증세가 나타났다. 국내 시장 개방으로 외국 자본이 밀려들었고 외채가 쌓여 갔으며, 고비용·저효율의 경제 구조로 인해 기업 채산성이 악화되고 한국 제품의 국제 경쟁력이 저하됐다. 김영삼은 1997년의 연두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우리에게 대단한 결의를 요구하는 도전의 해"라고 말했지만, 그 '도전'이 과연 얼마만큼의 강도로 닥칠 것인지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 1996년의 OECD 가입 등 김영삼 문민정부 시절의 치적을 다룬 1997년

                                             국립영상제작소의 '아! 대한민국'의 일부분. /유석재 기자


 

 

-  2008. 8. 15일자  조선일보  [A8면]  유석재 기자 karma@chosun.com  -

 

 

 

출처 : 내고향 옹달샘
글쓴이 : 옹달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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