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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국인 영어실력 왜 안되나 ?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10. 10. 06:20
 
한국인 영어실력 왜 안되나 ?


 

  한국인은 왜 영어를 잘 못하는가 학교에서 10여년 간 영어를 배워도 외국인과 간단한 의사소통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의 토플 응시인원은 세계 최대이지만 평균 점수는 215점으로 국가별로 볼 때 93위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낮은 영어실력은 국제화시대에 한국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세칭 일류대학이라는 S대학을 졸업하고 모 회사에 10여 년 재직하다 미국의 한 대학으로 연수를 떠난 K씨. 일 년 간의 미국 대학 연수 기간에 그가 올려놓은 것은 영어실력이 아니라 골프 실력이었다. 그는 당초 연수 기간에 영어 실력을 원어민과 어느 정도 대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올려놓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첫 수업시간부터 그는 좌절감을 맛봐야 했다. 교수나 학생들의 얘기를 대부분 알아들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가 더듬거리며 무슨 말을 해도 원어민 교수나 학생들은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K씨는 한 달이 채 되기도 전에 아예 수업을 포기하고 근처 골프장들만 순례했다. 그의 문제는 평생 영어 듣기나 말하기를 학교에서든 학원에서든 공부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K대학을 졸업하고 토익 905점을 받은 K씨. 그는 대학에서 영어듣기를 열심히 공부했다. 그는 비교적 높은 토익 점수 덕분에 회사에서 미국 주재원으로 발령을 받았다. 영어에 자신이 있던 그였지만 햄버거 가게에서부터 벽에 부딪혔다. 종업원이 영어로 "갖고 갈래요, 아니면 여기서 드실래요?(Here or to go?)"라고 묻는 말을 단번에 못 알아듣고 다섯 번이나 "다시 말해주실래요(Pardon me)?"라는 말을 반복했던 것이다. 하루에도 수백 번 그 말을 하는 종업원은 "히어로고(Herogo)"로 웅얼거리며 빠르게 발음했기 때문에 햄버거 가게에 생전 처음 들어간 그가 그 말을 못 알아들은 것은 당연했다.


  그는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사람들의 눈총을 받고 식은 땀을 흘렸다. 중고등학교 6년 간 영어를 공부했고 대학에서도 영문학을 전공했던 그는 햄버거 하나 사먹게 하지 못하는 한국의 영어교육에 분통을 터뜨렸다.


  물론 이 사례들은 극단적인 쪽에 속한다. 한국에서만 영어를 배웠어도 영어 원어민과 유창하게 대화 할 수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객관적인 자료를 보면 한국인의 영어 능력은 대체로 낮은 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세계 토플 시험을 주관하고 있는 미국 ETS가 최근 공개한 2004년-2005년 토플 시험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토플 응시인원 55만4천942명 중 한국의 응시인원이 10만2천340명(약 18.5%)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8만2천438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한국인의 토플 평균 점수는 CBT(컴퓨터로 보는 토플: Computer-Based Toefl) 300점 만점에 215점으로 토플 시험 평균성적이 나온 전세계 147개국 중 93위를 기록했다.


  토플 응시인원이 많은 주요국들의 점수를 대략 살펴보면, 독일(253점), 이스라엘(240점), 프랑스(237점), 케냐(233점), 필리핀(234점), 브라질(230점), 나이지리아(229점), 콜롬비아(221점), 터키(217점), 중국(215점), 이탈리아(205점), 일본(191점)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한국인의 영어 실력이 낮은 것은 한국인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영어 공부를 덜 하기 때문인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지난 5월 MBC 텔레비전은 한국인들이 한해 영어에 쏟아 붓는 돈만 10조원이 넘어 전체 교육비 예산 20조원(2003년)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한국영어교육학회와 공동으로 우리 국민의 영어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한국인이 평균적으로 영어에 투자하는 시간은 10년 간 약 1만5천548시간이며, 전체 투자비용은 2천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왜 한국인은 영어에 그렇게 많은 투자를 하고도 영어 실력은 낮은가.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언어 구조의 차이와 학교 영어교육의 비효율성을 꼽는다. 영어와 한국어는 언어 구조가 너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이 한국어를 배우기도 어렵고 그 반대로 한국인이 영어를 배우기도 어렵게 돼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스티븐 리비어 서강대 한국어교육원 교수는 미국의 외교연구원(Foreign Service Institute)이 세계의 언어들을 미국인들이 배우기 어려운 정도에 따라 4가지 종류로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스페인어처럼 영어와 구조가 비슷한 서구 언어는 미국인들이 가장 습득하기 쉬운 언어들이다. 미국인들은 이 언어들을 평균 720시간 공부하면 고급 수준에까지 이를 수 있다. 토, 일요일을 제외한 평일에 하루 3시간씩, 1년이면 된다는 얘기다. 한국어는 가장 어려운 4번째 부류에 들어간다. 미국인들이 한국어를 능숙한 수준까지 공부하려면 적어도 2천200시간에서 2천400시간이 걸려야 한다. 즉, 평일 하루에 3시간씩 3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또 토플 주관사인 ETS도 세계 언어를 미국인들이 배우기 어려운 정도에 따라 4부류로 나눴는데 한국어는 미국인들이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로 분류됐다.


  김충배 전 고려대교수(영어학)는 "예컨대 중국어는 영어와 발음이나 통사(문법, 문장)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에 미국에 오는 중국 유학생들은 영어를 비교적 쉽게 배운다"면서 "그러나 한국 유학생들은 한국어와 영어가 구조적으로 너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영어를 배우고 사용하는 데 고생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어 구조적인 차이 외에 교육 정책이나 교육 방법의 비효율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 중등 영어교육이 주입식 문법교육 위주로 이뤄지는 것과 ▲ 영어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교사들이 부족한 것 ▲ 수능 영어시험에서 듣기와 말하기의 비중이 여전히 낮은 것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익훈 어학원의 이익훈 원장은 "공교육의 효율성이 문제"라면서 "학교에서 주입식 일방향 수업만 할 것이 아니라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 있는 양방향 수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말하고, 듣고, 쓰고, 읽을 수 있는 실용영어 교육을 해야하는데도 문법과 독해 중심으로 주입식 수업을 하다 보니까 (영어 대화를 해야할 때) 듣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 시대에 영어는 한국의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이 아시아 비즈니스의 중심지가 된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한국인의 영어 능력 향상은 필수적인 것이라고 외국인 투자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유비에스(UBS) 싱가포르 본부의 마르셀 크라이스 전무는 최근 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규제환경이 국제 기준에서 볼 때 미흡한 데다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언어(영어) 사용이 불편해 한국 시장에 진입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유비에스는 투자은행(IB) 시장 부문에서 세계 6위 (블룸버그 2005년)에 오르는 등 전 세계적으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사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도 지난 2002년 발표한 '기업환경 조사 특별보고서'에서 다국적기업들의 아시아 지역본부를 한국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한국정부가 외환관리 완화, 소득세 경감, 노동유연성 제고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무엇보다도 한국인의 영어 구사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암참은 특히 싱가포르, 홍콩, 도쿄, 상하이와 서울의 기업 환경을 다국적기업의 시각에서 비교분석한 뒤 다른 도시에 비해 서울 시민들의 영어실력이 낮은 것을 기업 환경 저해 요인으로 지적했다.


  이처럼 한국 영어교육의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정부 당국 차원에서 눈에 띄는 대책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처럼 영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은 지난 5월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토익(TOEIC) 700점 이상의 고득점자 수를 현재 연간 14만명에서 두 배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라고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영어교육학회장을 역임한 전병만교수(전북대. 영어교육학)는 한국의 영어교육이 하루속히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교수는 "오늘날 영어교육은 단순히 외국어 교육 차원을 넘어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그 중요성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가 세계 중심국가로 나아감에 따라 국내외적으로 영어를 사용할 개연성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고, 이런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학교 영어교육의 질적, 양적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출처 : 은혜(恩惠)
글쓴이 : 은혜 (恩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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