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테크/파랑새의원( 제주도)과 섬이야기

[스크랩] 사투리를 쓰지 말라구요??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11. 30. 18:25

 

얼마전일이다.
아는 분이 서울에서 왔다...
한적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대화를 하던 중 충격적인 한소리를 들었다.
‘제주도 사람들은 왜 남들이 알아듣지도 못하는 사투리를 쓰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제주도 발전이 더딘게지’....
이게 무슨소리인가...
순간 울컥하며 한바탕 하려 하다가 꾹 참고는 집에 돌아오는길에도 뇌리속에서 그말이 떠나질 않는다.
집에 들어와서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왜 저런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가 소견이 짧은걸까...아무리 그 뜻을 헤아려 보려고 해도 이해가 안된다.
전혀 수긍할 수 없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에는 고유의 전통과 문화와 역사가 있게 마련이다.
물론 제주도에도 제주도 만의 독특한 문화와 역사가 있고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제주사투리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필자는 미국을 가보지 못하여 잘 모르겠으나 듣는 얘기에 의하면 미국내에서도 각 지역의 특색에 길들여진 방언이 있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혹시 인터넷이란 공간에서는 제주사투리가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까....
검색어로 ‘제주사투리’를 쳐보니 안 좋은 내용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었고 대체로 재미있다는 의견들이 많다.
한 블로그에 올라있는 글이 눈에 들어 온다.
육지부에서 온 아주머니 한 분이 제주사투리가 천박하다는 얘기를 했다는 글도 보인다.
‘천박’ 글쎄다...
제주사투리가 언제적부터 쓰여졌는지는 자세히는 알지 못하나 최소 수백년은 됐을 것인데 우리의 선대조상들 그리고 똥거름을 밭에 지어 나르며 평생 농사만을 지으시며 자식새끼 잘되는 것 하나만 바라보며 늙어 가신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를 천박 하다고 할 수 있을까..

제주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그래도 많이 잊혀져 가고 있는 사투리를 떠올릴때 마다 돌아가신 부모님 얼굴과 구수한 사투리를 떠올리지 않는 제주인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필자도 몇일전 서울에 있는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다가 그 친구가 하는말이
‘너는 제주도사람이면서 왜 사투리가 전혀 없냐? 서울말씨랑 똑 같네?’
‘내가 제주사투리를 못쓰는 것은 아니고 내가 사투리를 쓰면 니가 전혀 알아듣지 못할건데..어떻게 쓰냐’ 하고 받아 넘긴 일이 있다.

제주사투리는 친근감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아주 친한 사이 부모님이나 형제들 그리고 절친한 친구들 이웃친지와 어르신들과의 대화에 사투리를 안쓰고 표준어를 쓰면 의례 욕을 먹습니다.
제주도 사람끼리의 의사전달에는 사투리 만큼 정확한게 없으니까요..
 
얼마전 구글에서 아래 그림처럼에서 보는것 처럼 사투리까지 번역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해서 깜짝 놀란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국의 사투리를 전부 표준어로 번역해준다니 가히 놀랄'노'자였죠..

 

 

 

결국에는 구글에서 하라는데로 따라 하다가 만우절 헤프닝으로 끊났지만..

'이런 시스템이 구축이 되면 참 좋겠구나'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제주도로 여행을 오시는 많은 분들...혹시 이 글을 읽으실지 모르겠으나 제주사투리는 제주의 최대 자랑거리이며 풍습이고 제주의 어머니입니다.
 전국 각지에 가더라도 각지의 고유억양이 있듯이 제주사투리는 제주사람들이 영원히 지키고 후대에 물려줘야 할 제주풍습의 하나라고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제주의 시인 양전형의 사투리로 지은 재미있는 시 한편을 소개합니다.

 

-허천바레당 푸더진다-
어드레 바렴시니
무싱거 주우룻허연
강생이그치룩 이레 주왁 저레 주왁 내음살 맡암시니
질도 멀곡 혼저 글라
두린아기도 멩멩호곡 집에서덜 지드렴시네
어느 드멍에 보리왓디 검질 다 멜티
닐 모리 식게도 호여 먹곡
집더레 재게 글라
기영 아무듸나 뎅기당
배염도 물리곡 똥도 볼라진다
허천바레지 말앙 뎅기라 푸더진다
푸더지민 코도 멜싸지곡
데멩이도 벌러지는데
놈덜이 눈꿀은 안호카부덴 허염시냐
저 동녕바치 바리라
하영 푸더진 서늉광
노미집 대문만 헐긋이 바리단 떡 호나 주난
혼 입에 온차로 먹엄시녜
오죽 기르와시민 경호커냐
부지런히 오몽호여사 사름되느녜


 이 시의 내용은 제주도의 시골 어르신들이 아이들에게 하는  잔소리(?) 모습입니다.
척박한 제주도의 땅에서  살려면 그 옛날... 어머니가 아이들을 이끌고 밭에도 가야하고
농사일 도와야하는 아이는  천방지축으로 들로 산으로 돌아다녔겠죠.
어머니는 늘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하루종일 농사일하다가 자식새끼 걱정에, 제사 지낼 걱정에, 그래도 힘든 농사일 하면서도
자식들에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라는  뜻에서  "저 거지 봐라"..... 하면서  한눈 팔다가 넘어진 모습을 한 거지의 동냥을  부끄럽게 여겨서 한눈 팔지   말고 정신 똑바로 차려서  살라는 메세지가 들어있는 시입니다.

 

출처 : 내가 숨 쉬는 공간의 아름다움
글쓴이 : 파르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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