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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체 끝에 붙어있는 텔로미어(노란색)의 길이는 세포의 노화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다. | 스트레스가 노화를 앞당긴다는 사실이 염색체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캘리포니아대 엘리사 에펠 교수팀은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은 텔로미어의 길이가 더 짧다고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텔로미어(telomere)는 염색체 말단에 붙어있는 DNA와 단백질의 복합체로 염색체의 안정에 관여합니다. 텔로미어는 세포가 분열함에 따라 길이가 짧아지므로 그 길이는 세포의 생물학적 나이에 대한 지표가 됩니다. 한편 세포내에는 텔로미라제(telomerase)라는 효소가 있어 텔로미어의 길이를 유지시키고 보호하는 기능을 합니다.
연구자들은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아이가 있는 여성 39명과 자녀가 건강한 여성 19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를 평가하는 설문과 함께 혈액 견본을 얻어 텔로미어의 길이와 텔로미라제의 활성을 분석했습니다.
예상대로 아픈 아이가 있는 엄마가 그렇지 않은 엄마보다 스트레스를 더 심하게 받는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텔로미어의 길이와 텔로미라제의 활성은 두 집단에서 차이가 없었습니다.
반면 아픈 아이를 돌본 기간이 오래될수록 텔로미어가 더 짧고 텔로미라제의 활성이 낮은 것으로, 즉 세포가 더 늙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두 집단 모두 평소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느낀다고 답한 사람이 마찬가지로 세포노화가 빨랐다. 연구자들은 피험자 58명 가운데 양극단, 즉 스트레스가 심한 14명의 엄마와 미미한 14명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스트레스가 심한 쪽의 텔로미어 염기쌍 길이가 미미한 쪽에 비해 평균 550개나 더 짧았습니다. 텔로미어는 1년에 평균 31~66개씩 염기쌍이 짧아지므로 이들의 세포는 9~17년 더 나이든 셈이죠.
한편 스트레스가 심한 쪽은 텔로미라제의 활성도 두드러지게 낮아 미미한 쪽의 절반수준이었습니다. 연구자들은 “마음과 세포를 연결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모른다”면서도 “이번 결과는 지속되는 심리적 스트레스의 결과로 텔로미어가 짧아져 생리적 노화를 촉진함을 시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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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학동아 편집부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