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시계량경제학 쪽 논문들을 보면 각 개인들이 직업을 선택하는 과정에 대한 고찰을 한 논문들이 많이 눈에 띈다. 이러한 논문들은 각 개인들이 고등학교만 졸업할 것인지, 대학에 갈 것인지를 선택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을 포함하여, 대학에 가서 과연 어떤 전공을 선택하여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될 것인지 등을 설명하는데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서 일반론적인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이번 주제는 비용과 관련된 의사결정 논리를 이용하여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직업선택후에 수입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고찰을 하도록 하자.
"오늘 병원에 오셔서 예약하시면 다음주 수요일 이후에 수술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어느 유명한 성형외과)
요즘 병원에 가서 병을 치료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매우 비싸졌다. 그리고, 의사되기는 예전보다 훨씬 힘들어진 것 같다. 우선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의대선호현상이 심화되어 의대에 들어가기도 전보다 많이 힘들어졌고, 의대 안에서의 경쟁도 예전보다는 훨씬 치열해진 느낌이다.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자 의료서비스의 수요자 입장에서는 의료비용이 올라가는 것이 아닐까라 생각할 것이다. 이를 경제학적으로 어떻게 볼지 생각해보자. 과연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의사가 아닌 사람들은 의사들이 그들의 교육비용을 만회하려고 높은 가격을 부과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가정하자. 만약 이 명제가 사실이라면 이런 현상이 벌어질 것이다. 자신의 의대 동기보다 머리가 나쁘고, 공부를 안해서 1년 늦게 졸업한 의사의 경우 다른 의사들 보다 더 높은 진료비를 부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머리가 좋아서 빨리 졸업했다면 낮은 진료비를 부과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이 현실적일까? 아닐 것이다. 이는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일이다. 의사들에게 의사가 되기 위해서 지출된 교육비용은 과거의 일이다. 따라서 현재 의사결정인 진찰비 산정과는 무관하다.
그렇다면 의사가 되기 위한 비용은 진찰료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아니다. 간접적으로 미친다고 봐야할 것이다.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 중에 의사가 되기 위한 준비기간이 길 것이고, 자신이 소득을 만들어 내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고, 그 동안에는 학비 및 생활비가 들기 때문에 의사가 되는 것에 대한 기대효용은 감소할 것이다. 그리고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기대소득 또한 감소할 것이다. 이러한 비용이 크다는 것은 의사가 되는 사람의 수를 제한할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의사들의 진료에 대한 대가, 진찰료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환자들은 의사의 진찰에 대한 수요에 입각하여 의사의 제한된 시간에 가격을 매길 것이다. 이 수요는 의사의 의료서비스 공급과 상호작용하여 진찰료를 결정할 것이다. 어떤 한 의사가 명의라고 소문이 났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그가 어떤 환자를 진찰하여 더 큰 수입을 올릴수록 다른 환자를 진료하는 비용은 더 증가한다.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지만 공급량이 증가하지 않는다면 환자들은 반드시 다른 환자들을 의료서비스에서 배제하려 할 것이다. 즉, 의사가 다른 환자들을 의료서비스에서 배제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어떤 환자가 다른 환자를 의료서비스에서 배제하려는 행위로 인해 의료비용은 상승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의료서비스를 받으려하는 환자들이 진찰비를 결정하는 것이지, 의사들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요가 공급보다 더 빨리 증가한다고 해서 의사들이 반드시 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아니다. 진료비 이외의 다른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예약 같은 것이 이에 해당될 것이다. 이러한 경우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사람은 대기실에서 여러시간 기다릴 수 있는 사람에게 서비스의 일부를 양보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의료서비스의 수요가 많이 증가하였다. 평균수명이 증가되어 노인층 인구가 급증하여 의료서비스 수요가 증가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치료할 수 있는 병의 범위가 넓어져서, 의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범위가 넓어져서 의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였다. 또한 의료보험 제도로 인해 한계비용이 하락하였다. 다음 기회에는 의료보험에 대한 이야기를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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