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공명의 제갈량집
제갈공명은 생전에 [제갈씨집]이란
10만 자가 넘는 자신의 저작물을 남겼으나
오늘에는 전하지 않고 있다.
또 소설 삼국지로서는 그의 전모를 파악할 수가 없다.
그에 관한 책들이 많이 있어오기는 했어도
청나라 때 `장주`란 사람이 편집한 [제갈량집]이
제일 뛰어나다고 평가되고 있다.
군권의 장악
군권의 장악이야말로 전군을 자우자재로 지휘할 수 있으며, 장수의 위신을 확립하는 열쇠이다. 그러므로 장수는 군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부하 장병에게 엄히 대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게 하면 호랑이에게 날개가 달린 격이 되는 법이다. 실로 도깨비 방망이 처럼 군사를 움직일 수가 있고 힘차게 행동할 수가 있다.
만약 장수가 군권장악에 실패하여 군사를 뜻대로 움직이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은 마치 물을 떠난 물고기와 같은 것이다. 자유자재로 헤엄쳐 다니겠다는 마음뿐이지 결국은 낭패하고 우롱당하게 된다.
내부의 분쟁자
군이나 나라를 내부붕괴로 몰고 가는 무리는 다음과 같은 부류의 사람이다.
1. 동료를 중상하고 도당을 만들며 능력이 있는 자를 비방한다.
2. 특별히 남의 눈에 띄도록 화려한 옷을 입는다.
3. 할 수도 없는 요술을 자랑삼으며, 이상한 말로 우롱한다.
4. 공적인 규칙을 무시하고 제멋대로의 판단으로 민중을 선동한다.
5. 손득을 계산하고 은밀히 적과 통모한다.
이상 다섯 종류의 인간은 저열하고 신용할 수 없는 무리들이다. 장수는 이런 무리를 가까이 해서는 안된다.
인물감정법
뭐니뭐니 해도 인간을 분별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 왜냐하면 선인이라고 해서 반드시 선인다운 용모를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 중에는 아주 온화한 얼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뒤돌아서서는 남을 속이는 자가 있다. 표면으로는 정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으면서도 마음 속으로는 상대방을 얕보는 자가 있다. 사람들 앞에서는 용감한 말을 지껄여대지만 내심으로는 겁을 집어먹고 있는 자도 있다. 또 언뜻 보기에는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불순한 동기를 숨기고 있는 자도 있다. 그것을 분간하기란 용이하지가 않다.
그러나 인간을 분별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음의 7개 항목을 기준으로 삼으면 거의 확실할 것이다.
1. 어떤 사물에 대하여 선악의 판단을 구하고 상대방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관찰한다.
2. 이야기를 시켜 보되 상대방의 태도가 어떻게 변하는 지를 관찰한다.
3. 계획에 대하여 의견을 구하고 그것에 따라 어느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관찰하라.
4. 곤란한 사태에 대처토록 해보고 상대방의 용기를 관찰한다.
5. 술에 취하도록 하고 그 본성을 관찰한다.
6. 이익으로 유혹하고 어느 정도나 청렴한지를 관찰한다.
7. 일을 시켜 보고 명령한 대로 해내는지 어떤지 그 신뢰도를 관찰한다.
장수타입
장수에는 인장, 의장, 예장, 지장, 신장, 보장, 기장, 맹장, 대장 등 아홉 가지의 유형이 있다.
1. 인장-덕과 예로써 부하들을 대하며 굶주림과 추위등을 함께 겪는다.
2. 의장-왕성한 책임감을 가지고 장수된 임무를 완수하며 자기 한몸의 이익을 돌아보지 않는다.
3. 예장-높은 지위에 있더라도 으스대지 않으며 적에게 이기더라도 자랑하지 않는다. 현명하고 겸손하며 강직하고 인내심이 강하다.
4. 지장-지략이 종횡하고 어떤 사태에도 대응할 수 있으며 화를 복으로 돌려, 어떠한 위기에 처하더라도 싸움을 승리로 이끈다.
5. 신장-신상필벌로 부하에게 임한다. 즉 상을 주어야 할 때는 즉시 상을 주고 형은 신분이 높은 자에게도 공평하게 적용한다.
6. 보장-군마보다도 빨리 달리며 투지가 만만하고 국경을 굳게 지키며 검극을 잘 다룬다.
7. 기장-고산과 험준한 땅에 관계없이 마상에서 나는 화살과 같고 진격할 때는 선봉에 서고 후퇴할 때는 후미를 지킨다.
8. 맹장-선두에 서서 전군을 질타하여 어떠한 강적을 만나더라도 개의치 않으며 상대방이 대적이면 대적일수록 투지를 불태운다.
9. 대장-상대방이 현인일 것으로 생각되면 언사를 낮추어 예우하고 그가 말하는 간언을 쾌히 받아들인다. 관용한 데다가 강직을 잃지 않으며 용감한 데다가 기략이 풍부하다.
장수의 그릇
한마디로 장수라 하더라도 그 기량에는 대소의 차이가 있다. 속이 시커먼 인간을 분별해 내고 위기를 미연에 알아차려 부하를 제대로 통솔할 수 있는 사람, 이런 장수라면 10명을 지휘할 수 있는 장수에 불과하다.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군무를 정려하고 언행도 신중한 장수, 이 정도면 1백명을 통솔 할 수 있다.
부정을 싫어하고 사려가 깊으며 용감하고 또한 전투의욕이 왕성한 장수, 이 이정도면 1천 명을 통솔할 수가 있다.
보기에도 위엄이 있고 속으로도 투지가 만만하며, 더구나 부하장병들의 노고와 기한을 고려해 주는 마음을 가진 장수, 이런 장수는 1만 명의 장수가 될 수 있다.
유능한 인재를 등용함과 동시에 스스로 매일 게으름을 부리지 않으며 수양에 힘쓴다. 신의가 돈독하고 관용성이 풍부하며 치란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이런 장수는 10만 명을 통솔할 수가 있다.
백성들에게 인애를 베풀며 신의를 가지고 인근국가를 심복시킨다. 천문.지리.인사 등 제반에 통하며 모든 백성들로부터 경모를 받는다. 이런 장수는 천하만민을 통솔할 수 있는 그릇이다.
장수의 결격사항
장수로서의 결격사항은 다음과 같다.
1. 탐욕스러워 만족할 줄을 모른다.
2. 유능한 인물을 질투한다.
3. 참언에 귀를 기울이고 아첨하는 자를 가까이 한다.
4. 적을 모르고 나도 모른다.
5. 우물쭈물하며 결단력이 부족하다.
6. 주색에 빠진다.
7. 사술에 놀아나고 겁쟁이이다.
8. 말만 앞서고 진심이 들어 있지 않다.
장수의 직책
군대란 사람을 죽이는 흉기이다. 그것에 너무 의지하면 실패를 초래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장수란 직책은 아주 곤란한 직책이다. 신중히 대처하지 않으면 자기 몸을 파멸로 이끌게 된다.
그런 까닭에 뛰어난 장수는 자신이 이끄는 군대가 아무리 정강하다 하더라도 그 위광을 내세우지 않으며, 적으로부터 치욕을 당하더라도 그것에 의해 투지를 잃는 일은 없다. 이익으로 유혹을 받더라도 돌아보지 않으며 미인, 미주, 미식을 보더라도 그것에 빠져드는 일이 없다. 뛰어난 장수는 단 한가지 '국가에 보답하는 일'만을 염두에 두는 법이다.
장수의 임무
장수의 임무는 다음 '五善'과 '四欲'에 있다.
오선
1. 적의 정황을 파악한다.
2. 진퇴의 판단을 정확하게 한다.
3. 국력의 한계를 분별한다.
4. 천시를 알고 부하를 파악한다.
5. 지형의 험준함을 조사한다.
사욕
1. 싸움에서는 상대방의 의표를 찌른다.
2. 謀計는 비밀을 엄수한다.
3. 군사의 통제에 만전을 기한다.
4. 전군의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
유(柔)로써 강(剛)을 제압한다.
뛰어난 장수는 강과 유를 겸비하고 있다. 그러므로 불패의 경지에 설수 있으며, 약을 가지고 강을 이기고, 유를 가지고 강을 제압할 수 있는 것이다.
유약해 가지고는 반드시 패하며, 또한 剛强 일변도라도 멸한다. 유하지도 않고 강하지도 않은 것, 이것이 이상적인 방법이다.
장수의 금기사항
장수는 자신의 능력을 내세우며 으스대거나 거만을 떨어서는 안된다. 그런 마음이 생기면 자연히 겉으로 나타나서 남에게 예를 행하지 않게 된다. 예를 잃으면 인심의 이반을 초래하고 부하들은 심복시킬 수가 없다.
장수는 또 상을 주는데 인색하거나 주저해서는 안된다. 상을 주는데 인색하면 부하는 명령을 따르지 않게 되고, 그렇게 되면 애써 세운 군사행동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국토를 적에게 침략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공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비록 주공과 같이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고 그것을 우쭐대거나 남 앞에서 자랑하면, 달리 어떤 장점이 있더라도 평가할 가치가 없다."
장수의 五强과 八惡
장수에게는 오강, 즉 다섯 가지의 필요조건과 팔악, 즉 여덟가지의 결격조건이 있다.
오강
1. 고절할 것, 그래야만 비로소 부하의 분기를 촉구할 수 있다.
2. 효제할 것, 그래야만 비로소 이름을 드날릴수 있다.
3. 신의를 존중할 것, 그래야 친구를 얻고 교제를 할 수 있다.
4. 심려할 것, 그래야 비로소 포용력을 몸에 익힐 수가 있다.
5. 전력을 경주할 것, 그래야만 비로소 군공을 세울 수가 있다.
팔악
1. 謀가 모자라서 시비의 판단을 내릴 수가 없다.
2. 예가 모자란다, 따라서 유능한 인재를 등용할 수가 없다.
3. 정치능력이 모자라서 법을 적절하게 집행할 수가 없다.
4. 경제력이 있더라도 빈민을 구제하려고 하지 않는다.
5. 지혜가 모자란다. 따라서 미지의 사태를 대비할 수가 없다.
6. 사려가 모자란다. 따라서 극비사항이 밖으로 누설되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7. 영달하더라도 구지의 사람들을 추천하려 하지 않는다.
8. 패전했을 때 국민의 비난을 면치 못한다.
장수의 통솔권
옛날의 국왕은 국난에 처하면 유능한 인재를 선발하여 장수로 인명했었다. 국왕은 3일 동안 재계하고, 선조의 묘에 들어가서 남면하고 선다. 이때 장수는 북면하고 선다. 왕은 태사가 받들고 있던 월을 받아서 장수에게 주며 이렇게 말한다.
"장군이여, 이것을 가지고 군의 지휘를 하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적의 허를 찌르는 것이 좋소. 무리하며 강성한 적에게 맞서면 아니되오. 자신의 지위를 자랑하며 부하를 얕보면 안되오. 부하의 의견에 귀기울여 경청하오. 또 공 세우기에 치우쳐서 자시느이 본분을 잊어서는 아니되오. 부하들이 휴식하고 있지 않는 사이에 본인이 휴식하면 안되오. 부하들이 식사를 하지 않는 사이에는 식사를 들면 안되오. 또 춥건 덥건, 괴로울 때건 편안할 때건, 어떤 경우에 있더라도 부하와 행동을 함께하는 것이 좋소 그렇게 하면 부하들은 반드시 사력을 다하여 싸울 것이니 승리는 우리의 것이 될것이요."
장수는 왕의 말을 받들고 북문에 나와서 장도에 오른다. 왕은 북문까지 나와 장수의 수레를 잡고 다시 한번 말한다.
"나아가는 것도, 물러서는 것도 모두 시의에 맞게 하오. 군중에서는 그대의 명령이 절대적이오. 비록 君命이라하더라고 무시하는 것이 좋소."
이렇게 되면 장수의 지위는 절대적이며 생각하는 대로 부하를 쓸 수가 있다. 그러므로 승리를 거둘 수 있고 그 공명을 세상에 떨치며 복을 자손들에게까지 미치도록 할 수 있는 것이다.
부대편성의 비결
부대편성은 다음과 같은 요령으로 한다.
1. 싸움하기를 밥먹는 것보다 좋아하고 전지에 있기를 즐거워하며 여하한 강적을 만나더라도 태연히 대항한다. 이런 병사들을 골라 '報國隊'를 편성한다.
2. 무슨 일이든 적극적으로 하고 체력도 충분하며 행동도 민첨하다. 이런 병사들을 선발하여 '돌격대'를 편성한다.
3. 건각인데다가 달리는 말보다도 빠르게 달릴 수가 있다. 이런 병사들을 선발하여 '특공대'를 편성한다.
4. 기사가 교묘하여 백발백중의 수완을 자랑한다. 이런 병사들을 선발하여 '기습대'를 편성한다.
5. 활의 명수로서 백발백중, 더구나 한 발의 화살로 적을 죽인다. 이런 방사를 선발하여 '사격대'를 편성한다.
6. 강노를 다룰 수 있는 힘센 역사로서 더구나 먼 거리에서도 반드시 명중시킨다. 이런 병사들을 선발하여 '포격대'를 편성한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부대 편성에 있어서는 병사, 한 사람 한 사람의 능력에 맞도록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天, 時, 人
승리를 얻기 위해서는 천, 시, 인의 세 가지 조건을 거역해서는 안된다. 장수는 이점에 깊이 유의해야 한다.
천과 인의 두가지 조건은 갖추어져 있는데 시의 조건이 결여되어 있는 것을 '시'에 거역한다고 한다.
시와 인의 두가지 조건은 갖추어져 있는데 천의 조건이 결여되어 있는 것을 '천'에 거역한다고 한다.
또 천과 시, 인의 세 가지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군사행동을 일으키지 않는다.
패(敗)해도 잘 패하는 자는 멸망하지 않는다.
예로부터 휼륭한 정치를 했던 군주는 군대에 의존하지 않았다. 군사지도에 뛰어났던 군주는 군사행동을 일으키지 않았다. 용병에 빼어난 군주는 애써 전투를 하려 하지 않았다. 전투 지위에 뒤어난 군주는 패하는 법이 없었다. 패해도 잘 패하는 자는 나라를 멸망시키지 않았다.
그 예를 들어 보기로 하자.
예날 聖天子로 칭해지던 군주는 오로지 백성들의 생활안정에 힘썼고, 평생동안 군대에 의지하지 않았다. 휼륭한 정치를 했던 군주는 군대에 의존하지 않았다 함은 이를 가르키는 것이다.
성천자인 순임금이 형법전을 발포하고 고요가 재판관이 된 이후로는 법령을 위반하는 범법자가 없어졌으며, 따라서 형벌을 과하는 일없이 천하는 평화롭게 다스려졌다. 군사지도에 뛰어난 군주가 군사행동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은 이것을 말함이다.
"禹임금이 유묘를 쳤을 때 순임금이 간우(춤 이름)만 추었는데도 유묘의 백성들이 귀순했다. 용병에 뛰어난 군주는 애써 전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를 가리킴이다.
제나라 환공은 남쪽의 강국인 초나라를 쳤고, 북쪽으로는 산융(이민족)을 복속시켰다. 전투지휘에 뛰어난 군주가 패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를 가리킴이다.
초나라 소왕은 오나라의 공격을 받고 진나라에 도망했었는데, 진나라의 원조를 받고 귀국할 수가 있었다. 패하더라도 잘 패하는 군주는 나라를 멸망시키지 않는 다는 것은 이를 가리킴이다.
장수의 마음가짐
書經을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군자를 경시하면 그 마음을 사로잡을 수가 없다. 소인을 경시하면 그 힘을 다하게 할 수 없다."
장수의 마음가짐도 이 말에서 도출 할 수 있다.
장수된 자는 무엇보다도 먼저 병졸의 마음을 사로잡고 상벌의 구분을 엄하게 하며 문무의 도를 겸비하고 강유의 술을 터득하여야 한다. 또 예, 악, 시, 서 등 교양을 익히고, 지용보다도 인의를 우선하지 않으면 안된다.
용병에 있어서는, 군을 휴식시킬 경우 바위 그늘에 숨은 물고기처럼 숨을 죽이고 있게 하되, 일단 움직일 때는 사냥감을 노리는 수달처럼 덤벼들게 한다. 깃발로 위세를 떨치고 금고에 의한 명령하에 적을 포착하여 섬멸한다.
후퇴할 때는 산이 움직이듯이 정연하게 행동하고, 적으로 하여금 덤벼들 틈을 주지 않는다. 진격할 때는 질풍과 같이, 패주하는 적을 추격할 때는 번개와 같이 적과 창을 맞대고 싸울 때는 맹호와 같이 행동한다.
강력한 적에 대해서는 궤도(詭導)의 사용도 불사한다. 적이 사력을 다해서 밀려오면 일단 후퇴한다. 저자세로 나아가 방심시키고 유리하게 보이도록 하여 유인해 내며 혼란하게 만들어서 격파한다. 단결이 굳으면 이간을 꾀하고 강대하면 약체화시킨다.
아군의 장병에 대해서도 세세한 배려를 태만히 해서는 안된다. 위험에 처해 있는 자에게는 구원을 보증하고 겁을 내며 어쩔 줄을 모르는 자에게는 사기를 고무해 준다. 반란을 일으킬 염려가 있으면 교묘하게 손을 쓰고, 억울한 죄를 호소하는 자에게는 죄의 무실을 밝혀 준다.
혈기를 부리며 날뛰는 자에게는 고삐를 죄고 계집 같은 자에게는 용기를 북돋아 준다. 뛰어난 계모(計謀)를 가진 자는 측근에 등용하고 讖言을 하는 자는 추방한다. 또 재물을 좋아하는 자에게는 아낌없이 준다.
그리고 다음 사항도 명기하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
1. 상대방이 약적이더라도 고자세로 공격해 가면 안된다.
2. 아군의 강대함을 믿고 적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3. 자신의 재능을 자랑하며 으스대서는 안된다.
4. 군주의 은총을 배경삼아, 거만한 태도를 취하면 안된다.
5. 우선 만전의 작전계획을 세운다음 군을 동원하고, 이길 가능성이 보일 때 작전행동을 개시한다.
6. 적의 財寶.자녀를 손에 넣더라도 함부로 차지 해서는 안된다.
장수가 이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부하들에게 임해야만 부하들은 자진하여 전장에 나아가고 접전이 벌어지면 용감하게 싸우는 법이다.
유비무환
국가에 있어 최대의 급무는 국방이다. 비록 잠시라도 국방을 소흘히 하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하며, 적의 공격 앞에서 대패하고 국토를 유린당하게 된다. 실로 태만히 할 수 없는 것이 국방인 것이다.
그러므로 곤란에 직면하면 군주와 침식을 잊고 대책을 협의하며 유능한 인물을 선정하여 장수로 임명한다.
만약 당면한 평화에 길들여져서 장래의 위난에 대한 대비를 태만히 한다든가, 적의 공격을 받더라도 태평스럽게 있으면 어떻게 될까? 그것은 마치 제비가 그물 속에 둥지를 틀고, 물고기가 가마솥 속에서 노니는 것처럼 위험한 태도로, 멸망을 자초할 것이다.
춘추의 좌씨전에도 이런 기록이 있다.
"수비를 굳게 하기 전에는 전쟁을 해서는 안된다."
"우선 반석처럼 수비를 굳히라. 이것이 예로부터의 선정이다."
"벌이나 전갈과 같은 미물들도 자기 몸을 지키는 수단으로써 독을 가지고 있다. 하물며 나라일임에 있어서야 항상 수비에 마음을 쓰지 않으면 안된다."
대비가 없으면 아무리 대군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쓸모가 없다. 실로 유비무환인 것이다. 군사행동을 일으키려면 반드시 대비에 태만해서는 안된다.
병졸의 훈련
군을 편성하더라도 병졸에게 훈련과 교육을 시키지 않는다면 1백명이 한명의 적도 당해낼 수가 없다. 교육과 훈련을 철저히 시킨다면 한 사람이 1백명의 적도 당해 낼 수가 있다.
공자는,
"교욱을 시키지 않는 백성을 전쟁터에 내보내는 것은 마치 백성을 시궁창에 버리는 것과 같다."
"선인이 수백년간 백성을 교화 시키면 백성은 기꺼이 전쟁터에 나가게 된다."
는 등의 말을 하였다. 그렇다면 백성들을 전쟁터에 내보내기 위해 먼저 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그들에게 예와 의, 충과 신을 가르치지 않는다면 안된다. 그리고 군령을 알리고 상벌을 명백히 하면 백성은 자진하여 전쟁터로 나가게 된다.
그렇게 한 후에 군사훈련을 실시하면 정렬과 분열, 행진과 전진, 산개와 집합 등 명령만 내리면 자유자재로 움직이게 된다.
한사람이 열사람을 교육하고, 열사람이 백사람을, 백사람이 천사람을 교육하여 전군에 교육을 확산해 나가는 것이다. 그 위에 군사훈련을 더해 간다면 적을 쳐부술 수가 있다.
패배를 초래하는 정황
군은 다음과 같은 정황에 빠졌을 때 반드시 패한다.
1. 적정탐색이 불충분하여 망루로부터의 정보연락이 정확성을 잃고 있다.
2. 부대가 명령에 위반한다거나 집결할 시각에 늦거나 정해진 시각에 맞추어 행동하지 못함으로써 작전행동에 차질을 가져온다.
3. 병졸의 움직임이 제각각이어서 호령에 따라 정연하게 행동할 수가 없다.
4. 장수가 부하를 사랑하지 않고 함부로 혹사한다.
5. 장수가 사리사욕에 빠져 병졸들이 굶주리고 헐벗어도 모르는 체한다.
6. 부대 안에 광신과 같은 이야기가 나돌며 점술사와 같은 말을 지껄이는 자가 있다.
7. 병졸이 이유도 없이 떠들어 대며 간부 장교의 판단을 혼란시킨다.
8. 부하가 혈기를 부리며 상관의 명령을 무시하고 독단전횡을 한다.
9. 군자금을 횡령하여 사복을 채우는 자가 있다.
이와 같은 정황에 빠져들었을 때 군은 해체의 위기를 맞게 되며 싸우면 반드시 패한다.
복심(腹心), 이목(耳目), 조아(爪牙)
장수는 복심, 이목, 조아를 지니지 않으면 안된다.
복심이 없으면 어두운 밤길을 손으로 더듬으며 걷는 것과 같아서 과감한 행동을 취할 수가 없다.
이목이 없으면 어둠속에 앉아 있는 것과 같아서 몸을 움직이지도 못한다.
조아가 없으면 아사 직전의 인간이 독물에 손을 대는 것 같으으므로 자신의 파멸을 초래한다.
복심, 이목, 조아를 만드는데는 어떤 인물이 적합한가?
복심에는 학문에 널리 통하고 지능이 뛰어난 인물을 고르지 않으면 안된다.
이목으로는 침착냉정하고 입이 무거운 인물을 선발해야 한다.
조아에는 용맹과감하고 적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물을 선발하지 않으면 안된다.
장수의 마음가짐 15개조
패전을 초래하게 되는 원인은 모두 적의 힘을 경시하는데 있다. 따라서 장수가 군사행동을 일으킬때는 다음 15가지의 마음 가짐에 주의 하지 않으면 안된다.
1. 여(廬)-간첩의 활용을 꾀한다.
2. 길(?)-적정의 파악에 힘쓴다.
3. 용(勇)-대적이라 하더라도 기죽지 않는다.
4. 염(廉)-이익에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5. 평(平)-상벌을 공평히 한다.
6. 인(忍)-치욕을 잘 참아낸다.
7. 관(寬)-도량을 넓게 갖는다.
8. 신(信)-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9. 경(敬)-인재의 등용을 꾀한다.
10. 명(明)-讒言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11. 근(謹)-겸허하게 행동한다.
12. 인(仁)-병졸을 아낀다.
13. 충(忠)-몸을 던져 나라에 보답한다.
14. 분(分)-한도를 분명하게 정한다.
15. 모(謀)-나를 알고 적을 안다.
이상 15가지의 마음가짐을 잊고 있으면 패하는 것은 당연하다.
세가지의 기(機)
愚者가 智者에게 이긴다. 이것을 역이라고 한다. 지자가 우자에게 이긴다. 이것을 순이라고 한다. 지자가 지자를 이긴다. 이것을 기, 즉 변화라고 한다.
이 기에는 세 가지가 있다.
1. 사기(事機)-사태의 변화
2. 세기(勢機)-態勢의 변화
3. 정기(情機)-정세의 변화
사기가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그것을 살리지 못하는 것은 지자라고 할 수 없다. 세기가 유리하게 전개되어 가고 있는데 그것에 편승하지 못하는 것은 지자라고 할 수 없다. 정기가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우물쭈물하며 망설이고 잇는 것은 용자라고 할 수 없다.
휼륭한 장수는 반드시 기에 편승하여 승리를 한다.
명령과 수단
吳起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신호를 울리는 물건은 귀를 자극하여 명령에 따르게 하는 수단이고 기(旗)와 치(幟)에는 눈에 잘띄는 색깔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마음을 자극하는 것은 형벌이므로 형벌을 엄하게 다루지 않으면 안된다. 이 세 가지를 명확하게 시행하지 않으면 병졸을 뜻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
그러므로 명장이 지시하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아가게 된다고 하는 것이다.
뛰어난 장수와 범용한 장수
예로부터 뛰어난 장수는 부하에게 임할 때, 다음의 네가지 기본 원칙을 지켰었다.
1. 진격할 때나 후퇴할 때 등, 어느 때나 적절한 지시를 내렸다.
부하가 禁을 안다, 즉 명령위반을 범하지 않았던 것은 그 때문이다.
2. 인의에 따라서 행동해야 할 것을 가르쳤다. 부하가 禮를 안다, 즉 도덕을 지켰던 것은 이 때문이다.
3.인재의 등용에 있어서 능력위주로 일관했다. 부하가 勸을 안다, 즉 분전했던 것은 이 때문이다.
4. 신상필벌을 가지고 임했다. 부하가 信을 안다, 즉 장수의 말에 거짓이 없음을 알게 된 것은 이 때문이다.
금, 예, 권, 신 - 이 네가지의 항목이야말로 참된 군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다. 그 대강만 착실하게 확립하고 있으면 세목은 자연히 올바르게 된다. 그러므로 싸우면 반드시 이기고 공격하면 반드시 취할 수가 있다.
범용한 장수는 이와 정반대이다.
후퇴할 때는 모두 흐트려저 수습할 수가 없고, 진격할 때는 무작정 쳐들어가기 때문에 괴멸을 면치 못한다.
상벌의 기준이 애매하기 때문에 부하는 장수를 신뢰할 수가 없어서, 스스로 분전한다거나 스스로 자제할 줄을 모른다. 또 유능한 인재는 물러가고 아첨하는 자들이 판을 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싸우면 반드시 패전한다.
힘의 원천을 파악한다.
시의 세를 타고 악을 토벌하면 성천자인 황제도 미치지 못할 만큼 위력을 발휘할 수가 있다. 아군의 힘을 결집시켜서 승리하면 명군으로 불리던 은나라 탕왕이라든가 주나라 무왕도 미치지 못할 정도의 공을 세울 수가 있다. 아군의 힘이 나오는 그 원천을 파악하고, 그것을 충분히 발휘하여 상대방에게 임하면 만인의 장수인 웅장이나 천하의 호걸이더라도 굴복시킬 수가 있다.
유리한 태세를 만드는 세가지 조건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유리한 태세를 갖추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므로 다음 세가지 유의할 필요가 있다.
1. 천시
2. 지세
3. 인리
천시란 일월, 오성이 모습을 나타내고 불리한 혜성이 출현하지 않으며 풍기가 조화되는 때를 말한다.
지세란 험준할 절벽을 끼고 있으며 넓은 지형을 말한다.
인리란, 군주와 장수가 모두 현명하고 병졸은 군율을 잘 지키며 명령에 복종하고 충분한 식량과 견고한 방어구를 몸에 갖추고 있는 상태를 가리킴이다.
빼어난 장수는 천시, 지세, 인리에 의거하여 전투에 임한다.
그러므로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것이다.
승리와 패배의 갈림길
필승의 열쇠
1. 유능한 인재가 등용되고 무능한 인간이 물러난다.
2. 병졸이 의기양양하게 행동하며 장수의 명령에 잘 따른다.
3. 병졸이 투지만만하고 서로 위무를 빛내고자 애쓴다.
4. 군중의 신상필벌의 위령이 팽만해 있다.
필패의 징후
1. 병졸이 군무를 태만히 하며 사소한 일에도 금방 부화뇌동한다.
2. 병졸이 예의를 모르며 장수를 신회하지 않고 떡 먹듯 군법을 어긴다.
3. 무턱대고 적을 두려워하는가 하면 계산이 빠르고 이익에 민감하다.
4. 함부로 운, 불운을 입밖에 내고 광신적인 말에 일희일비한다.
장수의 권한
장수란 부하 장병들이 생명을 맡고 있으며, 승패의 열쇠를 쥐고 있고 또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존재이다.
만약 군주가 장수를 임명할 때 상벌의 권한을 위양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그것은 마치 원숭이의 손발을 붙잠아 매놓고 빨리 나무위에 올라가라는 것과 같고, 이루의 눈을 가린 다음 청과 황을 분별하라는 것과 같은 것이다. 즉 군의 통솔이란 바랄 수도 없는 것이다.
가령 상벌의 권한이 권신의 손에 있고 장수의 손에 없다면, 부하들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하여 행동할 것이며 진정으로 싸우려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장수가 이윤든가 여상과 같은 지모를 갖추고 한신이나 백기와 같은 무용을 지녔다 하더라도 별수 없을 것이다.
손무가
"장수는 한번 출진하면 비록 군명이라 하더라도 무시하는 일이 있다."
라고 한것이라든가, 한 대의 주아보가,
"군중에서는 장군의 명령을 따르되, 천자의 조를 듣지 않는다."
라고 한 것은 모두 이를 가리켜서 한 말이다.
부하에게 대하는 태도
옛날, 명장수는 부하들을 대할 때 친자식을 대하듯 하였다.
즉 곤경에 직면하면 스스로 선두에 서서 타개해 나갔고 공적이 있으면 그것을 부하에게 양보했다. 부상자는 진심으로 동정했으며 전사자는 정성을 다하여 장사지내 주었다. 배고픈 자에게는 자신의 먹을 것을 나누어 주었고, 추위로 떠는 자에게는 입은 옷을 벗어 주었다. 지자는 예로서 대우했고 용자에게는 상을 가지고 그 공로에 보답해 주었다.
장수된 자가 이런 태도로 부하에게 임할 때 상대해 올 적은 없다.
참모의 구성
군단의 편성에 있어서는 반드시 참모를 두고 작전계획의 득실을 검토시키되, 장수는 그것을 참고하지 않으면 안된다.
참모에는 고급, 중급, 하급의 서열로 나눈다.
1. 막힘없이 말하여 기모가 용솟음치듯하고 모르는 것이 없는 아주 다예다재한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만민이 우러르게 된다. 끌어들여서 고급참모로 쓰는 것이 좋다.
2. 곰이나 호랑이처럼 거칠고 바위를 날렵하게 기어오르는 원숭이처럼 빠르며 철석과 같이 강하고 명검용천과 같이 날카로운 인물이 있다. 이런 사람은 한팔 구실을 톡톡히 한다. 불러서 중급참모로 쓰는 것이 좋다.
3. 말이 많되 편이된 더러는 진실된 말을 하기도 하지만 격별한 재능도 기능도 없는 인물, 즉 보통사람이 있다. 불러서 하급 참모로 쓰는 것이 좋다.
용병의 교졸
한마디로 용병이라고는 하지만 그 교졸에 따라 다음 3단계로 나눌 수가 있다.
1. 최고의 용병
곤란을 미연에 방지하고 사태가 크게 벌어지기 전에 해결한다. 앞을 내다보고 손을 쓰며, 형벌의 규정은 있더라도 그것을 실제로 적용할 필요가 없도록 처리해 나간다. 이런 용병이야말로 최선이다.
2. 중정도의 용병
적과 상대하여 포진하고 군마를 달리게 하여 강노를 쏘게 하고 적진속에 육박해 들어간다. 적은 아군의 세에 겁을 집어먹고 우와좌왕한다. 이것은 중정도의 용병이다.
3. 최저의 용병
장수가 스스로 진두에서서 적군의 화살을 피하며 목전에서 승패를 가린다. 피아간에 다수의 사상자를 내면서도 끝이 나지 않는다. 이것은 최저의 용병이다.
정황에 따른 전법
그때 그때의 정황에 따른 전법은 다음과 같다.
1. 초목이 밀집되어 있는 지대는 유격전에 적합하다.
2. 울창한 밀림지대는 기습공격에 적합하다.
3. 전면에 숲이 있고 그 사이에 차폐물이 없는 경우는 참호전이 적합하다.
4. 소부대로 대부대를 공격할 때는 저녁때가 적합하다.
5. 대부대로 소부대를 공격할 때는 새벽녘이 적당하다.
6. 무기와 탄약이 충분할 때는 속전속결이 적합하다.
7. 강을 끼고 대진하고, 더구나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시계가 나쁠때는 전진과 후미를 협공하는 것이 좋다.
불의의 순간을 노려라
적의 상황에 따라 대응하여 필승의 국면을 만든다. 이것이 한마디로 말해서 찬스를 잡느냐 못잡느냐에 달려 있다. 지자는 이 찬스를 교묘하게 잡는다.
찬스를 잡으려면 무엇보다도 적의 불의의 순간을 노려야 한다.
맹수도 산에서 내려오면 칼을 든 아이에게 쫓기는 수가 있다. 이에 비하여 벌이나 전갈과 같은 작은 벌레라도 독침으로 장정을 쏘아 쓰러뜨리는 일이 있다. 왜일까? 그것은 상대방의 불의의 순간을 잘 포착했기 때문이다.
전력비교의 기준
예로부터 전쟁 지도에 탁월했던 사람은 피아 쌍방의 전력을 비교검토하여 승패의 귀추를 판단했다. 그렇다면 전력 비교의 기준은 무엇인가? 다음 12개 항목을 들수 있다.
1. 군주는 어느쪽이 우수한가?
2. 장수는 어느쪽이 현명한가?
3. 관리는 어느쪽이 유능한가?
4. 병량은 어느쪽이 우수한가?
5. 병졸은 어느쪽이 우수한가?
6. 군용은 어느쪽이 당당한가?
7. 군마는 어느쪽이 단련되어 있는가?
8. 지형은 어느쪽이 유리한가?
9. 참모는 어느 쪽이 유능한가?
10. 이웃 나라는 어느 쪽을 두려워하는가?
11. 재정?은 어느쪽이 풍부한가?
12. 백성들의 생활은 어느 쪽이 안정되어 있는가?
이상 12개 항목을 비교검토하면 어느 쪽이 강한지 알 수 있다.
용감하게 싸우는 이유
벌이나 전갈이 적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그 무기인 독침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전사가 용감하게 싸우는 것은 방어의 견고함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예리한 무기, 견고한 갑주, 이런 것들이 있기에 병사들은 용감하게 싸우는 것이다.
갑주가 견고하지 못하면 벌거벗고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화살을 명중시키지 못한다면 화살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명중시키더라도 깊이 찌르지 못하는 것은 화살촉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망루를 설치하지 않으면 눈이 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지세의 활용
지세를 교묘하게 활용하면 작전을 유리하게 전개시킬 수 있다. 전장에서 지세를 알지 못하고 싸워서는 승전할 수가 없다. 그러고도 이긴 장수는 아직 없었다.
그럼 지세에 따른 전법을 정리해 보자.
1. 산림구릉, 고원이라든가 대천의 하원은 보병전에 적합하다.
2. 덩굴풀이 우거져 있는 산기슭에서는 거기전에 적합하다.
3. 산을 등지고 있는 골자기 근처, 즉 고림산곡을 앞두고 있는 땅은 궁노의 전투에 적합하다.
4. 풀이 우거진 평탄한 곳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땅은 장극의 전투에 적합하다.
5. 갈대가 나 있고 대나무가 점재해 있는 습지대는 창과 방패의 전투에 적합하다.
결함이 있는 장수와 그 요리법
결함이 있는 장수는 여섯 부류로 나눌 수 있다.
1. 용기만 앞세워 죽음을 가벼이 여기는 사람.
2. 성급하고 안달하는 사람.
3. 탐욕하여 이익을 바라는 사람.
4. 인애에 치우쳐서 엄격함이 결여되어 있는 사람.
5. 지혜는 있으나 결단력이 모자라는 사람.
6. 계모는 있으나 행동력이 뒤따르지 않는 사람.
이런 장수가 적장일 때, 그 요리법은 다음과 같다.
1. 용기만 앞세우고 죽음을 가벼이 여기는 장수에 대해서는 그러다가 자멸하길 기다린다.
2. 성급하고 안달하는 장수에 대해서는 진득하게 참으며 상대방이 제풀에 지치는 전법을 쓴다.
3. 탐욕하여 이익을 바라는 장수에 대해서는 이익을 주고 내통하여 유혹한다.
4. 인애에 치우쳐서 엄격함이 결여되어 있는 장수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도전하여 분주학 만듦으로써 지치게 한다.
5. 지혜는 있으나 결단력이 모자라는 장수에 대해서는 밀어붙여서 궁지에 몰아넣는다.
6. 계모는 있으나 행동력이 따르지 못하는 장수에 대해서는 단숨에 습격하여 결단을 낸다.
공격해야 할 적과 공격하지 말아야 할 적
예로부터 전쟁을 잘하는 장수는 반드시 먼저 적의정황을 조사해 본 다음 싸워야 할 것인지 싸우지 말아야 할 것인지를 판단했다. 적이 다음과 같은 정황에 있을 때는 단호하게 싸운다.
1. 장기간의 원정에 지쳐 있고 군량도 결핍상태이다.
2. 적국의 백성들이 원정의 부담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3. 군령이 철저하지 못하다.
4. 무기, 공격용구가 결핍되어 있다.
5. 작전계획에 일관성이 없다.
6. 구원군도 없이 고립된 상황이다.
7. 간부장교가 병졸들을 사랑하지 않는다.
8. 상벌이 엉망진창이다.
9. 군의 전체가 통제력을 잃고 있다.
10. 전투에 승리하고 교만에 빠져 있다.
적이 다음과 같은 정황일 때는 도전하지 말아야 한다.
1. 현명하고 유능한 인재들이 등용되어 있다.
2. 식량의 여유가 충분하다.
3. 무기, 장비가 뛰어나다.
4. 여러 나라와 우호관계를 맺고 있다.
5. 대국이 뒤를 받치고 있다.
군의 통제
군의 출동에 있어서는 통제를 중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통제의 유무가 곧 승리의 관건이 된다. 상벌이 분명치 못하고 군령이 철저하지 않아 북을 쳐서 후퇴할 것을 명해도 후퇴하지 않고, 고를 두드리어 전진할 것을 명해도 전진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백만대군을 몰고 나가더라도 아무 쓸모가 없다.
그렇다면 통제가 잘 되어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 가?
1. 평상시에는 규율을 유지하고 전시에는 기대했던 대로 전력을 발휘한다.
2. 진격하면 파죽지세를 보이고 후퇴를 명하면 적으로 하여금 추격할 틈을 주지 않는다.
3. 각대가 밀접한 연휴하에 일치협력하여 곤경의 타개에 임한다.
4, 전군이 일체가 되어 행동하므로 적의 분열공작에 빠져 들지 않는다.
5. 전의가 왕성하며 적의 맹공에도 끄떡없다.
부하에게 하고자 하는 마음을 불어넣는다.
부하 장병에게 임하는 장수의 마음가짐은 다음과 같다.
1. 작위, 고록을 보장한다. 이렇게 하면 유능한 인재가 모여든다.
2. 예와 신을 가지고 대한다. 이렇게 하면 부하들은 죽음도 불사한다.
3. 은혜를 베풀고 법의 적용에 공평을 기한다. 이렇게 하면 부하들이 기꺼이 복종한다.
4. 솔선하여 모든 일에 임한다. 이렇게 하면 부하들은 꽁무니를 빼는 일이 없어진다.
5. 선행은 아무리 작은 일이더라도 기록에 남기고 공적은 아무리 소소한 것일지라도 상을 내린다. 이렇게 하면 부하는 스스로 일에 임하게 된다.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
성인은 하늘을 본보기로 삼고, 현인은 땅을 본보기로 삼으며 지자는 옛일을 본보기로 삼는다.
교만한 자는 스스로 묘혈을 파며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자는 화의 씨를 뿌린다. 말이 많은 자는 약속을 깨뜨리며 자신의 재능을 과시하는 자는 은애가 모자란다. 공이 없는 자에게 상을 주면 오히려 버림받게 되고 죄없는 자에게 벌을 주며 원한을 사게 된다. 또 감정대로 행동하염 자신의 파멸을 초래한다.
지세에 따른 전법
숲속에서 싸울 때는, 낮인 경우 정기를 세우고, 밤인 경우 금고를 울린다. 무기는 도검을 사용하고 복병을 두며, 전명에서 공격을 가하고 동시에 후미를 교란한다.
초원에서의 싸움은 무기로 검과 방패를 사용한다. 출격하기에 앞서 우선 도로를 조사하고 10리 마다 숙영, 5리마다 망루를 세우되, 정기를 숲처럼 세우고 금고를 쳐서 기세를 올려 적의 간담을 서늘케 만든다.
계곡에서의 싸움은 복병을 두는 것이 적합하다. 용감하게 싸움으로써 활로를 찾는다. 즉 걷기에 자신이 있는 병졸을 선발하여 바위를 타게 하고 그 뒤 결사대가 따르게 한다. 일제히 강노를 쏘게 하는 한편 도검을 가진 병졸을 보내어 백병전을 시도한다.
수상에서의 싸움은 배를 이용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병졸들에게 수전용 훈련을 실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화살을 퍼부으면서 물의 흐름에 따라 공격해 나간다. 견고한 책을 만들어 적의 반격에 대비한다. 적의 공격에는 도검을 가지고 싸운다.
야간전투에서는 적에게 작전행동을 눈치채여서는 안된다. 은밀히 부대를 돌리며 적의 의표를 찌른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면에 횃불을 올리고 북을 난타하여 적의 이목을 혼란시키과 동시에 기습을 가한다. 이것이 승리의 비결인 것이다.
인화를 중시하라.
군의 통솔에는 인화를 중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인화가 있으면 병사는 강요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나아가서 싸우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다음과 같은 경우가 있다.
1. 간부끼리 서로 반목하고 있다.
2. 병졸들이 명령을 듣지 않는다.
3. 좋은 작전계획을 세워도 채용하지 않는다.
4. 간부가 간부를 비난한다.
5. 讒言과 중상모략이 횡행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가령 탕왕이나 무왕과 같이 휼륭한 지모를 갖춘 장수가 있다고 하더라도 단 한명의 적도 상대하여 싸울 수 조차 없다. 하물며 대군을 상대로 한다면 패전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 아니겠는가.
적의 정황을 꽤뚫어 보는 법
1. 양군이 대치하고 있을 때 적이 조용히 있으면, 견고한 수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2. 수시로 전투를 도발해오면, 이쪽의 진공을 유혹하려는 것이다.
3. 바람도 안부는데 나무가 흔들리고 있으면 병거가 진공하여 오는 것이다.
4. 흙먼지가 낮게 피어오르면 보병이 쳐들어 오고 있는 것이다.
5. 사자로 하여금 강경한 발런을 하게하고 강행돌파의 태세를 보이는 것은 퇴각하려는 조짐이다.
6. 진공도 하지 않고 퇴각도 하지 않는 태세를 보이면 틈을 보고 있는 것이다.
7. 지팡이를 들고 행군하는 것은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는 증거다.
8. 분명히 유리한 상태인데도 진공해 오지 않는 것은 피로곤비하다는 징조이다.
9. 적진에 새가 무리지어 있는 것은 이미 진을 철수했다는 증거이다.
10. 밤중에 큰소리로 떠들어대는 것은 공포감에 사로잡혀 있다는 증거이다.
11. 군의 통제가 결여되어 있는 것은 장수가 권위를 잃고 부하들로부터 경시당하고 있다는 징조이다.
12. 정기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혼란에 빠져 있다는 징조이다.
13. 간부장교가 부하에게 분풀이하는 것은 장기간의 원정에 지쳐 있다는 증거이다.
14. 賞詞를 남발하는 것은 궁지에 몰려 있다는 증거이다.
15. 형벌을 남용하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궁지에 몰려 있다는 증거이다.
16. 사자를 보내어 사과해 오는 것은 군에게 휴식을 주게 하기 위함이다.
17. 많은 선물을 지참하고 이쪽 마음을 사려는 것은 귀순하려는 표시이다.
진중에 있을 때 장수의 마음가짐
1. 물을 길어 오지도 않았는데 목이 마르다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
2. 식사준비가 되기도 전에 배가 고프다는 등의 말을 해서는 안된다.
3. 화롯불을 피우기도 전에 춥다는 등의 말을 해서는 안된다.
4. 장막을 치기도 전에 피곤하다는 등의 말을 해서는 안된다.
5. 여름철에도 부채를 사용하지 않고 비오는 날에도 우산을 쓰지 않으며 모든 행동을 병졸과 함께 하여야 한다.
군법을 관철시켜라
장수는 단 한 사람이건만 백만 명이나 되는 부하 장병을 통솔한다. 그래도 부하들은 어깨를 펴지 못하고 숨을 죽이며 누구 하나 명령에 거역하는 자가 없다. 그것은 군법이 엄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장수에게 형벌의 권한이 없고 부하에게 예와 의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천하에 굴림하고 사해의 부를 모은다 하더라도 머지 않아서 자멸의 길을 걷게 될 것임에 틀림없다. 하나라 걸왕, 은나라 주왕이 그 좋은 본보기 이다.
이에 비하여 군권을 확실히 장악하고, 군법과 상벌을 가지고 임한다면, 부하는 하나같이 명령에 거역할 수가 없게 된다. 손무, 사마양저와 같은 사람이 그 좋은 예이다.
장수된 자뭸 결코 군법을 경시해서는 안된다.
동이
동이, 즉 동방의 이민족은 심히 예의예 벗어나고 성급하며 전투적이다. 뒤는 산, 앞은 바다인 천연의 요새지를 굳게 지키며, 국내에 난도 없고 백성들은 평화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다. 그들과 함부로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된다.
만약 내란이 발생하면 간첩을 잠입시켜 이간공작을 꾀하고 상대방의 빈틈을 엿본다. 덕을 가지고 그들로 하여금 입조케하고 갑병을 파견해서 치는것도 좋다.
남만
남만, 즉 남방의 이민족은 종족이 많은 데다가 한결같이 교화시키기가 어렵다. 상호협조하여 일을 꾸미고 하찮은 일에도 반란을 일으키며, 동굴과 산악지대등에 진을 친다음 집요하게저항을 한다. 서쪽은 곤륜산맥으로부터 동쪽은 앞바다에 이르는 아주 넓은 지역에 분산되어 있는데 바다에서는 奇貨가 생산된다. 사람들은 탐욕스럽고 용감히 싸운다. 봄철과 여름철에는 특히 전염병이 많이 돈다. 그러므로 일단 출병하면 속전속결로 해야하며 장기간의 원정은 피해야 한다.
서융
서융, 즉 서방의 이민족은 용감하고 이익에 민감하다. 마을에 사는 사람도 있으나 초원에서 야영하는 사람도 있다. 쌀은 적으나 금화가 많고 사람들은 아주 용감하여 그들을 쳐부수기란 매우 힘들다.
대사막 이서는 종족이 많고, 토지는 넓은데 험준하다. 그들은 힘을 믿고 저항하며 머리를 숙이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외교관계의 파탄, 내란발생등의 기회를 포착하여 격파할 수 있다.
북적
북적, 즉 북방의 이민족은 일정한 집락을 만들지 않고 물과 풀을 찾아서 이동한다. 세력이 강해지면 남쪽의 중국에 침공해오고 세력이 약해지면 북쪽으로 도망친다. 북쪽의 연이어 있는 산맥과 광대한 사막지대는 그들의 천연적인 요새로 배가 고프면 짐승을 잡아서 젖을 마신다. 추우면 짐승가죽위에서 자고 가죽털을 걸치는데 사냥과 전투로 날이 새고 해가 진다.
도덕을 가지고 길들일 수도 없고 무력을 사용하여 토벌할 수도 없다. 우리 한군의 힘으로는 어쩔수 없는 민족이다.
왜일까? 그 이유로는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1. 우리 한나라의 병졸들은 경작과 전투 등 두 가지를 겸하고 있는 까닭에 피론곤비하여 전투의욕이 뒤진다. 그러나 북적은 목축, 수럽에만 전념하기 때문에 여력이 남아돌아 투지만만하다. 피로곤비하고 전투의욕이 떨어져 있는 자가 여력을 기르고 투지만만한 자와 맞서 싸운다면, 결과는 뻔한 일이다.
2. 한군은 보도에 의존하며, 하루에 겨우 백리 길을 행군한다. 그런데 북적은 모두가 기마에 의존하므로 한군보다 갑절의 길을 달린다. 따라서 한군이 북적을 추격할 때는 식량을 휴대하고 갑주를 걸친 연후에 추격한다. 그런데 북적이 한군을 추격할 때는 기마를 질주시켜 포위한다. 이러니 승부는 뻔하지 않는가.
3. 한군에게는 보병이 많고 북적은 모두가 기마에 의존한다. 진지의 쟁탈전이 벌어지면 기마의 속도는 보병의 속도에 비할 바 아니다. 이 속도의 차이를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상 세 가지의 이유 때문에 싸움을 걸어서는 안된다.
국경의 수비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양장을 선발하여 사령관에 임명하고 정예부대를 훈련시켜 수비에 임하도록 하되, 둔전을 일구고 망루를 세워 상대방의 동향을 감시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허점을 살피되, 오직 그 세가 쇠해진 듯하면 공격을 가한다.
이렇게 하면 적은 비용으로, 더구나 장병의 손상시키는 일도 없이 북적의 공격을 막을 수 있고 그 압력을 감소시킬 수가 있다.
..
출처 : 전복마을/www.0808.or.kr
글쓴이 : 전복마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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