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바나'에서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카레요리. 맨 왼쪽은 차나마살라, 맨 오른쪽은 치킨티카마살라. 가운데는 테이블 장식품이다. | |
타지마할 갠지스강 요가…. 인도라는 나라는 여행자들의 로망이다. 나라 전체를 감싸고 있는 독특한 색채와 문화의 향기가 늘 이방인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비행기를 타고 10시간 이상 가야하는 거리이지만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면 항도 안에서도 인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부산맛집기행' 회원들이 그 중 한 곳을 '찜'했다. 부산 남구 대연동에 있는 인도 레스토랑 '샤바나'가 그곳이다. "요즘 외국 여행자들이 늘면서 현지에서 먹었던 음식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여행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곳입니다." 식당을 안내한 조성화(58·자영업) 씨의 말에 기대가 부풀어 오른다.
경성대 앞 21세기센츄리 빌딩 뒤편에 있는 식당은 아담하다. 은은한 인도음악이 깔리는 실내에는 이국적인 장신구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대신 메뉴판이 복잡하다. 전채요리, 밥과 빵류, 카레를 비롯한 메인요리가 메뉴판의 4개면에 가득하다. 동행한 도정희(여·55) 씨는 "나이 많은 우리는 뭘 시켜야 할지 몰라서 사장한테 주문을 일임한다"며 웃었다. 다행히 디너세트라는 것이 있다. 메인 카레요리, 밥과 빵류, 와인, 후식 등을 모두 맛볼 수 있는 메뉴였다.
3인상에 카레요리는 총 4가지 올라왔다. 차나마살라, 카라이치킨, 믹스베지터블, 치킨티카마살라 등의 이름이 붙어있는 요리이다. 조그만 냄비의 뚜껑을 여는 순간 맵고도 자극적인 냄새가 훅 올라온다. 차나마살라는 '차나'라는 인도산 콩과 각종 향신료를 함께 넣고 끓인 카레요리. 우리의 청국장 찌개를 떠올리면 된다. 카라이치킨은 닭고기와 토마토를 넣고 만든 카레요리이다.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치킨요리로 강한 향신료가 사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믹스베지터블은 브로콜리 콩 등 각종 야채가 들어간 카레. 치킨티카마살라는 닭가슴살이 주원료이다. 이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카레요리는 총 18가지이다. 닭 새우 양고기 야채 등 주재료를 보고 기호에 따라 고르면 된다.
세트메뉴에는 없지만 인도의 대표적 음식인 탄두리치킨(점심 1피스 2000원, 저녁 1피스 3000원)도 주문했다. 향신료 소스에 하루밤 재워두었다가 탄두르에서 구워낸 닭요리이다. 밝은 주황색 양념이 골고루 배어 바싹 구어진 닭다리가 먹음직스럽다. 조 씨는 "화덕에서 기름이 쫙 빠지기 때문에 여성들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이라고 했다. 레몬을 뿌린 후 토마토칠리소스에 찍어먹는다. 기름기가 너무 없어 다소 퍽퍽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이다. 입가심은 짜이(3000원)라는 차이다. 차(茶)가 인도 말로 '짜이'이다. 짜이는 홍차에 우유를 섞어 달짝지근하게 끓여낸 인도식 홍차. 홍차와 우유의 궁합이 의외로 멋지다. 인도식 수제요구르트인 라씨(3500원)도 좋다.
카레요리 2개와 난, 라이스, 음료로 구성된 점심세트는 1인당 7000원, 저녁세트는 1인당 1만 원이다. 영업은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매주 월요일이 휴무이다. 금 토 일요일은 예약을 하는 편이 좋다. 주차장은 1시간 무료. (051)621-4821
탄두르라는 화덕에서 기름기를 쫙 빼면서 구워낸 탄두리치킨. | |
- "수제 향신료로 맛 차별화 노력"
지난 2005년부터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 정지순(30) 씨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수제향신료를 직접 갈아서 음식에 사용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인도음식에 들어가는 향신료는 원래 종류가 아주 많지만 편의를 위해 요리별로 패키지화 된 것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우리 식당에서는 다른 맛을 내기 위해 일일이 음식에 맞는 향신료를 갈아서 쓰고 있습니다. 그만큼 손이 많이 가죠."
사장은 홀 서빙, 주방은 주방장이 철저히 분담하고 있다. 이곳 주방장은 파키스탄인인 아칼 나지르(30) 씨.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인도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은 잠시 이곳에서 정 사장을 돕고 있다.
사장은 음식을 내놓을 때마다 일일이 설명을 붙이는 과잉친절(?)로 유명하다. "조금 더 맛있게, 조금 더 싸게 손님들이 드실 수 있으면 그만한 기쁨이 없겠죠." 흰 유니폼을 입고 홀을 누비느라 잠시도 쉴 틈이 없다.
※'몰래가는 맛집'은 다음카페 '부산맛집기행' 회원들의 추천으로 선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