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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복어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3. 22. 23:07

철갑상어의 알인 캐비어와 송로버섯이라 불리는 트뤼프, 그리고 거위 간인 푸아그라와 함게 세계 4대 진미로 꼽히는 것이 복어다. 그만큼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는 얘긴데, 중국의 시인 소동파도 복어 요리를 ‘천계의 옥찬’ 이라 칭하며 ‘사람이 한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따. 살이 쫄깃하고 맛이 있어 복어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황복은 진달래가 필 무렵이면 바다에서 강으로 거슬러 올라와서 산란한다.

복어는 낚시나 그물에 걸려 물 위로 올라오면 마치 화가 난 것처럼 배를 잔뜩 부풀리는 습성이 있다. 이 때문에 ‘성을 잘 내는 물고기’ 란 뜻으로 진어(嗔漁)라 불리기도 하며, 기포어(氣泡漁) 또는 폐어(肺漁)라는 이름도 있다. 중국에서는 황복을 하돈(河豚)이나 강돈(姜豚)이라 하는데 산란기에 황허(黃河)나 양쯔강에 나타나 돼지울음 같은 소리를 낸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단다. 혹은 복어의 생김새가 돼지하고 비슷해서 ‘돈’ 자를 붙였을 것이라는 설도 있다. 서양 사람들도 복어의 배가 둥근 공처럼 부풀어 오른다고 해서 글로브 피시(globefish) 또는 벌룬 피시(balloon fish)라 한다.

복어 요리의 진수는 뭐니뭐니 해도 종잇장처럼 얇게 썬 회에서 맛볼 수 있다. 살이 백옥처럼 희고 투명하여 흰 접시에 복어 회를 펼쳐 놓으면 마치 아무것도 없는 빈 접시 같다. 그래서 복어요리사의 솜씨 여부도 회를 얼마나 얇게 뜨느냐에 따라 그 등급이 매겨진다.

얼큰하게 끓이는 복어 매운탕과 담백하고 시원하게 끓이는 지리는 애주가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속풀이 햊아국이 된다. 숙취란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쌓여 나타나는 것인데, 복어에 들어 있는 메티오닌과 타우린 같은 성분이 해독작용을 하고 아세트알데히드를 제거해준다. 탕을 끓일 때 같이 들어가는 미나리와 콩나물, 무 역시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고 독성 물질의 농도를 낮춰 숙취해소 효과를더욱 극대화한다. 특히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미나리는 피를 맑게 해주고 신진대사를 활발히 해서 저항력을 길러주는 효능도 있다.

한의학에서도 복어는 허한 기운을 보충하고 이뇨작용이 뛰어나며 정신을 맑게 해주는 음식으로 평가한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하돈(河豚)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있다. 허한 것을 보하고 습한 기운을 없애주며 허리와 다리의 병을 치료하고 치질을 낫게 한다” 고 전한다. 이렇게 맛도 좋고 효능도 뛰어나지만 “제대로 손질하지 않고 먹으면 죽을 수 있따. 살에는 독이 없으나 간과 알에는 독이 많아 간과 알, 등뼈 속의 검을 피를 깨끗하게 씻어내야 한다” 고 그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중국의 고서인 ‘산해경’ 에도 “폐어를 먹으면 사람이 죽는다” 고 되어 있어 옛날에도 복어를 먹고 죽는 사고가 많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복어는 산란기인 3월에 독성이 가장 강한데, 청산가리의 1300배 가량에 맞먹는 맹독이라 하며 단 한 마리만으로도 3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다.

“복어 한 마리에 물 서말” 이라는 옛 속담처럼 복어를 요리할 때에는 물로 충분히 씻어내야 하며 반드시 복 요리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출처 : 행복한 동네
글쓴이 : ajtthkakt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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