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테크/부자학

[스크랩] 부자에 대하여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10. 4. 06:55





 
 

 




 

(1) 부자들의 현주소 .. 1세대 성북동→2세대 압구정동…시대별 富村
  
'1세대 성북동,2세대 압구정동,3세대 대치동….'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부촌(富村)의 변천사다.
성북동은 1960~70년대 고도 성장기에 무역업 등으로 큰 부를 쌓은 자수성가형 부자들이 권력(청와대)과 가까운 곳에 둥지를 틀면서 '원조 부촌'을 이뤘다.
이들은 대개 60~80대의 고령으로 20~30년 넘게 한 곳에 눌러 살고 있다.
'벤처 갑부' 같은 신흥 부자들이 들어가고 싶어도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바로 이 동네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기업인들도 성북동 주민이다.
전통의 부촌답게 집값은 상상을 초월한다.
 
공시가(시가의 80% 선)로만 30억~40억원을 넘는 집이 수두룩하다.
한남동과 평창동도 전통적인 강북의 부촌으로 꼽힌다.
일부 대그룹 회장들의 자택도 이곳에 자리 잡고 있다.
압구정동은 1970년대 말 강남 개발 바람을 타고 생겨난 '강남 최초의 부자 동네'다.
한강변을 따라 늘어선 현대 한양 미성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이들 압구정 부자의 주요 보금자리다.
성북동 등 강북의 부촌이 단독 주택인 데 반해 압구정동은 시작부터 '아파트 부촌'이었다.
하지만 성북동과 압구정동은 강·남북의 지리적 경계를 뛰어넘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두 지역 부자들과 모두 거래하는 한 은행 PB(프라이빗 뱅커)는 "압구정 부자의 상당수가 성북동 등 강북 전통 부자의 자녀들"이라고 말했다.
 
강남 개발과 이후 코스닥 붐으로 부를 움켜쥔 신흥 부자들도 상당수 압구정에 포진하고 있다.
청담동 고급 빌라촌도 강남 부자의 근거지 중 하나다.
 
분양대행사 미드미D&C의 이월무 대표는 "외국 유학을 통해 서구식 생활 방식에 익숙해진 젊은 부자들이 비좁은 아파트를 떠나 파티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넓고 주차장도 충분한 고급 빌라에 관심을 보이면서 인기를 끈 동네가 청담동"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치동은 기존 부촌과는 성격이 좀 다르다.
이렇다 할 큰 부자는 없지만 자식 교육을 위해서는 한 달에 수백만원도 아깝지 않게 생각하는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이 대거 몰리면서 신흥 부촌으로 떠오른 것. 특히 1990년대 말 시행된 신도시 고교 평준화로 강남 학군이 재부상하면서 대치동은 전성기를 맞았다.
은마·청실 아파트와 '우선미'로 불리는 우성·선경·미도 아파트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 지역 아파트 값의 고공 행진을 이끌었다.
 
그러나 대치동에는 자식 교육을 위해 전세를 얻어 들어온 사람도 상당수에 달한다.
최근에는 낡은 대치동 아파트를 딛고 지은 지 2~4년 정도밖에 안 된 도곡동 타워팰리스(최고 69층),삼성동 아이파크(최고 46층),대치동 동부센트레빌(최고 29층) 등 초고층 신축 아파트가 강남의 '빅3 아파트'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아파트는 50평대 기준으로 시가 20억~30억원대를 호가한다.
입주 때부터 높은 분양가와 부자들만의 커뮤니티가 강조됐고 기업체 고위직 및 법조계 인사,의사 교수 등 고소득 전문직이 다수 모여 살고 있다.
 
 50억 넘는 `부자` 13만~17만명
  
'13만∼17만명.' 2006년 9월 말 현재 예금 등 금융자산이 10억원을 넘으면서 주택·토지 등 부동산을 합친 전체 보유재산이 50억원 이상인 대한민국 부자(富子)들의 수다.
가구원 수를 평균 3명으로 가정하면 부유한 삶을 누리는 사람은 줄잡아 40만∼50만명에 달한다.
전체 인구의 0.8∼1.0% 정도가 '돈의 굴레'에서 벗어나 있다는 의미다.
한국경제신문이 하나금융경영연구소와 함께 국회 열린우리당 신학용 의원의 도움을 받아 7개 시중은행 예치자산 5억원 이상 고객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이면서 총재산이 50억원 이상인 부자 수는 최소 12만5000명에서 최대 16만6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부동산이 금융자산의 4배에 달한다는 자산구성 통계를 기초로 한 것이다.
미국 메릴린치증권이 100만달러가 넘는 순금융자산을 보유한 국내 부자 수를 8만7000명으로 발표한 것보다 1.4∼1.9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행정자치부가 작년 말 기준으로 발표한 10억원 이상(공시지가) 토지를 보유한 가구 수가 14만8500가구에 달하고 주택을 3채 이상 보유한 가구만도 16만5000가구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12만5000명을 넘는 것으로 보이는 국내 부자 수 추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험료 통계를 보더라도 소득 및 재산에 따른 100개 보험료 납부 등급 가운데 월보수가 1100만원을 넘는 61등급 이상 고소득층 직장 가입자가 5만7000명,같은 등급군의 지역가입자가 7만1000여가구주에 달해 이를 합친 숫자만 해도 12만8000여명에 이른다.
7개 시중은행의 예치자산 5억원 이상 고객의 주민등록상 거주지를 조사한 결과,전체의 77%가 서울과 경기도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선 강남구·서초구·송파구 등 강남권 빅3 지역에 29%가량이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자들을 위한 금융회사 프라이빗뱅킹(개인자산관리·PB)이 급팽창하고 마케팅도 활발해지고 있다.
정복기 삼성증권 PB연구소장은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의 전체 금융자산액이 지난해 230조원 정도였지만 2010년까지는 320조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PB시장의 잠재적인 고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동철 서울여대 교수(경영학)는 "선진국처럼 부자들이 국내에서 당당하게 돈을 쓰고 그들이 쌓은 부를 존중하는 사회가 성숙한 사회"라고 말했다.
기획취재부=김수언·주용석·류시훈 기자 indepth@hankyung.com">indepth@hankyung.com
 
(1) 부자들의 현주소 .. 부자들 어떻게 추정했나

메릴린치 등 부자 통계를 발표하는 외국 금융회사들은 100만달러(원화 10억원 안팎) 이상의 금융 자산을 갖고 있는 사람을 부자로 간주한다. 이 기준을 원용하면 국내 부자는 총 재산이 50억원을 넘는 사람으로 볼 수 있다. 국내 가계 자산은 대체로 금융 20%,부동산 80% 비율로 배분돼 있기 때문이다.
2 대 8 자산 구성은 한국은행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한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총 재산 50억원 이상인 부자 수를 파악하기 위해 한 금융회사에 3억5000만원 이상의 자산을 맡긴 사람을 먼저 추정했다.
 
금융회사 프라이빗 뱅킹(PB) 통계에 따르면 부자 고객은 평균 3.7곳의 PB와 거래하는 것으로 나타나 금융회사 한 곳에 대략 3억5000만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숫자를 추정하면 자연스럽게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 보유자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3억5000만원 이상 자산 보유자 통계가 없다는 점.이에 따라 열린우리당 신학용 의원을 통해 금융감독위원회에서 7개 시중 은행의 5억원 이상 보유자 수(4만9744명)를 확보하고 한국은행을 통해 1억원 및 5억원 이상의 저축성예금 계좌 등을 파악,3억5000만원 이상 자산 보유자를 12만5000~16만6000명으로 역추정했다.
  
통계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10억원 이상(공시지가 기준) 토지 보유 가구수 및 3주택 보유 가구수,건강보험료 납부 통계 등을 참고 자료로 활용했다.
 

(1) 부자들의 현주소..부자들의 DNA는 남다르다
성공한 중소기업인으로 불리는 김모 사장(54)은 공무원 출신이다.
그는 5년 전 '보다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고 가족을 위해 돈도 벌 작정'으로 이민 가는 후배가 경영하던 정보기술(IT) 부품회사를 넘겨받았다.
그러나 사업은 쉽지 않았다.
헐값에 혹해서 인수했지만 숨겨진 부실이 워낙 많고 사업성도 좋지 않아 처음 2~3년은 거의 매일 부도 위기 속에서 살았다.
김 사장은 "천 길 낭떠러지에 떨어진 심정이었다"며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각오로 힘든 구조조정에 나서 회사를 살려냈다"고 회고했다.
이후 회사는 증시에 상장됐고 그가 보유한 주식 평가액만 100억원이 넘는다.
경영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최모 대표(43)는 2000년 벤처 열풍을 슬기롭게 활용했다.
당시 그는 금융회사 차장이었다. 그는 종잣돈 2억원을 어렵게 마련해 벤처기업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서너 차례의 투자에서 적게는 두 배,많게는 다섯 배까지 수익을 내면서 40억원 이상의 돈을 벌었다.
그의 재산은 줄잡아 70억~80억원에 달한다. 최 사장은 "주변에선 '묻지마 투자'를 계속했지만 벤처 열풍이 오래 가기 힘들 것으로 생각해 바로 돈을 뺀 게 주효했다"며 "이후엔 보다 안정적인 채권 및 부동산 투자 등을 통해 재산을 불렸다"고 말했다.
부자의 세계로 들어가 보면 이들의 삶엔 보통 사람과는 다른 뭔가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치열한 노력이나 열정,돈의 흐름을 읽는 남다른 통찰력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자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은 뭘까.
  
한국경제신문이 재산 50억원 안팎의 부자 87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복수 응답) 결과 현명한 투자(21.6%)와 사업 기회를 잡는 통찰력(21.0%)이 으뜸으로 꼽혔다.
이어 폭넓은 인맥(18.6%)과 강한 정신력(10.2%)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재산을 모은 경로는 다양하다.
경제 개발이 본격 시작된 1960~70년대에는 무역상 등 시류를 읽는 사업을 통해 돈을 번 사람들이 많았다. 1980~90년대에는 강남 개발 붐을 탄 사람들 가운데 어떤 형태로든 돈 관리를 잘한 사람들이 부자 반열에 올라섰다.
 
2000년 전후부터 최근까지 등장한 신흥 부자의 상당수는 수많은 보통 사람과 달리 벤처 투자,주식 투자로 돈을 벌었다.
한국경제신문 설문 조사에서도 부자들은 재산을 모은 주된 경로(복수 응답)로 부동산 투자(33.7%) 창업 성공(25.0%) 주식을 비롯한 금융 투자(9.6%) 등을 들었다.
서울여대에서 '부자학'을 가르치고 있는 한동철 교수(경영학)는 "부동산 부자가 많은 것 같지만 실제 부자들의 70~80%는 사업 등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면서 성공한 가치 창조형"이라며 "앞으로도 이들의 비율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신학용 의원은 "성숙한 사회로 진입하려면 정당한 부를 존중하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취재부=김수언·주용석·류시훈 기자 indepth@hankyung.com">indepth@hankyung.com
 
(2) 자산운용 .. 투자기준은 수익률보다 안전성 
 
당장 꺼내 쓸 수 있는 현금성 자산만 수십억원에 달하는 중견기업 오너 A씨.그는 자신과 부인,자녀 명의로 20여곳 이상의 금융회사에 1년만기 정기예금을 들었다.
각 통장에는 정확히 4750만원씩만 넣었다.
 
예금금리(연 5~5.5%)를 감안해 1년후 원리금이 예금자 보호한도인 5000만원 조금 못되도록 맞춘 것.A씨는 "혹시 은행이 망해도 돈 떼일 일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샐러리맨들이 고수익 투자상품을 좇는 것과 달리 부자들은 철저히 안전하게 자산을 굴린다.
자기 사업을 하느라 위험이 큰 투자상품에 신경 쓸 시간이 없는데다 딱히 재산을 더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적기 때문이다.
외국계 은행의 한 프라이빗뱅킹(PB) 담당자는 "부자들은 사업이나 배당 등을 통해 돈 들어오는 곳이 많기 때문에 자산운용에선 수익률보다 안전성을 중시한다"며 "큰 부자일수록 이런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실시한 부자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자산을 줄지 않게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싶다'는 응답이 57.5%로 '적극적으로 운용해 더 늘리고 싶다'(42.5%)보다 많았다.
금융회사를 선택할 때도 안전성을 철저히 따진다.
 
정복기 삼성증권 PB연구소 소장은 "부자들은 외환위기 때 자금이 묶였던 일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금융회사의 브랜드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고 전했다.
주식은 가급적 피한다.
 
투자자문회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부자들이 주식에 투자하는 돈은 전 재산의 5~10% 정도"라며 "그나마 시장이 오를 것이란 확신이 설 때,그것도 우량주에만 투자한다"고 말했다.
안병현 한국투자증권 부평지점장도 "부자들은 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상품은 절대 투자하지 않으며 기대수익도 은행금리보다 약간 높은 연 7~8% 정도로 정한다"고 밝혔다.
부자들이 안전성 못지 않게 민감해하는 것은 세금이다.
김종민 교보증권 강남PB센터장은 "재산을 상속하거나 증여할 때 많은 세금을 내야하는 점이 부자들의 가장 큰 고민"이라며 "상속세보다 증여세가 적기 때문에 젊었을 때부터 부인과 자녀 이름으로 조금씩 증여해두는 부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상품을 고를 때도 비과세 상품을 선호한다.
 
김 센터장은 "연 6~7% 가량의 배당이 나오면서 3억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인프라펀드나 선박펀드 같은 경우 부자들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사모은다"고 덧붙였다.
요즘 뜨는 해외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은 세원이 노출되기 때문에 꺼린다.
50억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회계사 B씨는 "국내펀드는 시세차익이 전액 비과세지만 해외펀드와 ELS는 그렇지 않다"며 "해외펀드에 1억원만 투자해도 수익률이 40%를 넘으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되는데다 국세청에 해당 자료가 남기 때문에 별로 내키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현 시점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 수단으로는 부자들의 72.9%가 토지, 강남 아파트 등 부동산을 꼽았다.
60대 이상은 땅,40~50대는 강남 아파트를 특히 선호했다.
부자 고객들과 자주 상담하는 삼성금융플라자 관계자는 "정부가 부동산을 눌러도 부자들은 항상 허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교보증권 김종민 센터장은 "한번 부동산으로 돈을 번 사람은 절대 부동산을 안 떠난다"며 "개인 자산의 83% 정도가 부동산으로 파악되는데 부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전보다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는게 PB들의 전언이다.
투자 결정은 PB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스스로 내리고 있다.
삼성증권 정복기 소장은 "부자 고객들을 상대로 '투자 결정에 누가 영향을 미치나'라는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46%가 '본인 또는 가족'이라고 답했다"며 "미국 부자들이 대부분 PB에 의존하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밝혔다.
 
전 재산중 PB에게 맡기는 비중은 20~30% 정도다.
부자들은 주로 거래하는 금융회사도 보통 3~4곳을 두고 있다.
또 한국은 불안하다고 생각해 한 군데 이상의 외국계 은행과 거래하는 부자들이 적지 않다.
기획취재부=김수언·주용석·류시훈 기자 indepth@hankyung.com">indepth@hankyung.com
 




(2) 자산운용 .. "사업하느라 주식.부동산에 한눈 팔 겨를 없어"

 
"자산운용요? 사업하느라 주식이나 부동산에 한눈 팔 겨를이 없습니다." 연예기획사 스탐의 박상용 사장(38)은 주목받는 젊은 사업가다.
그가 키워낸 청소년 가수 윤하가 일본 오리콘 차트(일본의 가요 순위)를 강타하며 '제2의 보아'로 떠오른 데 이어 이달 초 막을 내린 MBC 청춘시트콤 '레인보우 로망스'에 출연한 신인 탤런트 윤지후도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큰 돈은 아니지만 꽤 벌었다.
 
박 사장은 "이 바닥에선 '(소속 연예인이) 3연타석 홈런을 치면 (연예기획사는) 평생 먹고 산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는 지금 (홈런까지는 아니지만) 무사 1,2루 상황"이라며 "앞으로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미디어 그룹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박 사장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든 것은 4년 전.MBC와 KBS에서 모두 8년간 예능 담당 PD를 거치며 경험을 쌓은 그가 사업을 하겠다며 방송사를 그만뒀을 때 주위에서 "바보 아니야"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뭣하러 '갑'에서 '을'이 되려고 하느냐"는 것.박 사장은 그러나 "어릴 때부터 음악사업을 하는 게 꿈이었고 예능 PD가 된 것도 이쪽에서 경험과 인맥을 쌓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더 늦기 전에 인생에 승부를 걸고 싶었다"고 말했다.
생각과 달리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사업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며칠 밤을 잠 한숨 제대로 못잔 적도 많았다.
'신출내기' 연예 기획사에 대한 텃새도 적지 않았다.
박 사장은 3년 전부터 생명보험에 월 300만~400만원가량을 붓고 있다.
일에 치여 자산운용에 공을 들이지 못했지만 사업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너무 힘들어서) 이러다 정말 죽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보험에 가입했다.
"아내와 두 아이(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과 6살짜리 딸)를 위해 무엇인가 대비해 둬야 겠다"고 생각한 것.
 
소속 연예인이 뜨면서 요즘에야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시간이 나면 골프를 치러 야외로 나가기도 한다.
올여름에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자사 차량과 신용카드를 소유한 VIP 회원을 대상으로 내놓은 '한강 요트 패키지'를 이용해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박 사장은 "연예기획사 일은 무엇보다 창의성이 필요하다"며 "필요할 땐 24시간도 부족하게 일하지만 그렇지 않을 땐 머리를 비워둬야 한다"고 말했다.
술은 체질적으로 안받아 술마시며 하는 비즈니스는 포기한다는 그는 "샐러리맨 시절에 비해 100배쯤 힘들고 1000배쯤 재밌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3) 자녀교육 .. 내가 이룬 富, 자식들이 잘 관리할까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15년째 고깃집을 운영하는 황모씨(47).지난해 청담동에 문을 연 퓨전 레스토랑까지 합하면 두 가게에서만 월 2700만원을 버는 부자다.
인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직장을 다니다 해장국집으로 '밥 장사'에 뛰어든 지 20여년.지금은 신림동 5층 빌딩과 목동 아파트 등 보유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자산이 70억원대로 불어났다.
황씨는 지난여름 큰 결단을 내렸다.
둘째인 아들(15)을 미국 뉴저지주의 한 사립 기숙학교에 입학시킨 것.학비와 기숙사비 등을 합쳐 연간 5500여만원이 드는 곳이다.
 
그는 "우리야 대학을 못 나왔어도 열심히 일해 돈도 벌고 했지만 아들 세대는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남부럽지 않은 부를 축적한 한국의 부자들에게 자녀 교육 문제는 가장 큰 고민거리다.
외국계 은행의 한 프라이빗뱅커(PB)는 "부자들은 자신이 이뤄놓은 부를 아이들이 잘 관리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자들은 전통 있는 미국과 영국의 사립 기숙학교를 선호한다.
자녀들이 △현지 명문 대학에 진학할 확률이 높고 △상류층 친구를 사귈 수 있으며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리더가 되는 데 필요한 매너와 절제하는 생활습관을 교육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YBM시사 유학개발원 복현규 원장은 "미국 동북부 보딩스쿨(기숙학교)은 토플 성적,부모의 직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가별로 할당된 비율 만큼 학생을 선발한다"면서 "5년 전만 해도 한국 학생들 간 입학 경쟁률이 6 대 1 정도였지만 요즘은 30 대 1을 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자산 50억원 이상인 부자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경제신문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5%가 '자녀를 유학보낼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이들 가운데 86.8%는 '유학 보내고 싶은 국가'로 미국을 꼽았다.
국내에서 가르칠 때는 대형 학원보다는 소규모 팀으로 움직이는 학원 강사 등을 통한 '맞춤형 사교육'을 좋아한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부자들은 대부분 "정당한 부가 평가를 받는 곳에서 자연스럽게 부를 관리하는 능력을 터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선 부유층 자녀를 대상으로 어릴 때부터 부를 관리하는 교육을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프로그램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러워 했다.
실제 미국 금융기관 등에서는 세금과 상속,신용관리,리스크 매니지먼트,투자,기부 등을 짧게는 몇 주,길게는 1년에 걸쳐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해 부모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에선 재산다툼을 예방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부자 가족들이 재산의 이전이나 상속 과정에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지 않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들이다. 이 프로그램은 연극을 관람한 뒤 배우들과 토론하거나 가족 구성원들끼리 역할을 바꿔 다른 가족 구성원의 입장을 체험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부자들은 자녀들이 유학을 다녀온 뒤에는 유학시절의 여유 있는 생활이 이어지지 못하도록 자녀들에 대한 돈 관리를 철저히 한다. 특히 60~70년대 부를 쌓은 사람들은 자녀들이 국내에 들어오면 여유 있는 생활을 하지 못하도록 쓸 만큼만 최소한으로 용돈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PB들은 전했다.
김종민 교보증권 강남 PB센터장은 "일반인들 생각과 달리 자식에겐 공부시킨 뒤 전세자금을 주는 게 전부라고 말하는 부자들도 많다"면서 "돈이 자식을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PB담당자도 "부자들은 재산을 물려받을 자식이 게을러지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끝까지 재산 규모를 숨긴 채 혹독하게 가르치는 부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증여를 하지 않거나 최대한 미루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부자들이 격언처럼 아끼는
 
 '뉴욕 부자들의 6계명'이 있다.
 '돈이 전부가 아니다.(삶의 의미 강조)'
 '자기 일은 스스로 한다.(가정부를 멀리 하라)'
 '용돈은 부족하게.(달라는 액수보다 적게 준다)'
 '재산에 수반된 의무를 주입시킨다.'
 '며느리와 사위에게 돈 문제를 확실히 한다.'
 '재산은 적당량만 물려준다.
 
 '자녀들에게 교육 기회는 충분히 주되 돈에 함몰되지 않도록 고심하고 있는 게
한국 부자들이었다.
 
기획취재부=김수언·주용석·류시훈 기자 indepth@hankyung.com">indepth@hankyung.com
  
 
(3) 자녀교육 .. "아들아! 스스로 이겨내는 법을 배웠으면 한다"
 
"낯설고 힘들겠지만 스스로 이겨내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다." 일본 닛산이 만든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의 강남 딜러인 SS모터스 권기연 사장(42)은 미국에서 홀로 유학 중인 열여섯살 아들에게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곧잘 이렇게 얘기한다.
그는 아들이 글로벌 마인드와 함께 절제와 규율,그리고 책임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면서 뉴욕 근처의 기숙학교에 보냈다.
 
"아버지께서 늘 저에게 하셨던 얘기가 바로 자율과 책임입니다." 그의 부친은 압구정동 새서울주유소 등 주유소 6곳,울진 덕구온천스파월드,양양 골든비치골프장,SS모터스 등의 사업체를 거느린 새서울그룹 권영복 회장(72).권 회장이 경북 안동에서 건재상을 운영하다 70년대 중반 서울로 사업지를 옮긴 것은 전적으로 교육 때문이었다.
 
자율을 강조한 교육 덕분인지 3남매의 경력은 다양하다.
권 사장의 누나는 서울대 수학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고 형인 권기열 부회장(44)은 육사를 졸업하고 미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영학석사,리하이대학에서 재무관리 박사를 딴 뒤 GE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서 근무하다 올해 귀국했다.
  
권 사장은 형,누나와 달리 학군장교로 제대한 뒤 유학 대신 '일'을 택했다.
쌍용자동차에서 1년여 일을 하다 1993년부터 부친이 경영하던 주유소에서 일하며 밑바닥부터 배웠다.
힘들었지만 당시 몸으로 체득한 자동차 운전자들의 심리,직원들 관리 요령 등은 지금 사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처음엔 '사장 아들이 설친다'는 분위기도 없지 않았어요.
무릎을 꿇고 고객과 시선을 맞췄고 새벽까지 주유와 세차 등을 하면서 직원들과 함께 호흡했죠.그랬더니 아무렇지 않게 슬리퍼 신고 일하고 대기실에서 툭하면 담배를 피우던 직원들 근무 태도가 금세 달라지더군요."
 
당시만 해도 찾아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기도 했다.
93년엔 사은카드를 만들어 2만원 이상 주유 때 한 번 찍어주는 도장을 60회 이상 받은 고객에게 덕구온천 숙박권을 줬다.
6개 주유소에 전산망을 갖춘 뒤 95년 도입한 마일리지 카드도 큰 호응을 얻었다.
권 사장은 부친을 도와 지난해 신사업에 진출했다.
양양공항 인근에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착공했고 대기업들과 경쟁 끝에 닛산의 고급차 브랜드 인피니티의 첫 국내 딜러로 선정되기도 했다.
앞으로 인피니티 구매 고객에게 주유와 골프,레저·휴양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권 사장은 인터뷰를 부담스러워 했다.
그는 2세 기업인들에 대한 일부 부정적 시선에 대해 "사업을 잘해 고용을 늘리는 게 결국 사회에 기여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경영 능력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 부자들이 가장 많이 타는 외제차는 벤츠
  
 
부자들이 가장 많이 타는 외제차는 벤츠,가장 많이 가는 백화점은 현대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사가 87명의 부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설문에 응한 부자들의 60% 이상이 외제차를 소유하고 있었다.
국산차 중에선 현대·기아차가 30.8%로 압도적이었고 외제차는 벤츠(27.1%) BMW(15.0%) 도요타(5.6%)가 '빅3'를 이뤘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김예정 상무는 "부자들은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는 심리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부를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는 대표적 수단이 바로 자동차"라고 외제차 선호 이유를 설명했다.
자주 가는 백화점은 현대가 45.3%로 가장 많았고 신세계 갤러리아 롯데가 뒤를 이었다.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는 루이비통(18.1%) 헤르메스(17.4%) 페라가모(11.4%)가 많이 꼽혔다.
취미는 골프(31.3%)와 국내외 여행(20.9%)이 많았지만 음악·오페라 감상(9.8%)과 등산(9.2%)도 적지 않았다.
 
 
 (4) 오후 6시반이후는 나를 위한 시간
 
 
"오후 6시반 이후는 나를 위한 시간입니다.비즈니스는 피합니다."
 
서울 행정법원에서 부장판사를 그만두고 2004년 개업한 한강현 변호사(50·태건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50억원 이상의 재산을 가진 그는 "체질적으로 술이 안 받기도 하지만 그보다 저녁 시간은 내 인생에서 나와 가족을 위해서만 쓸 수 있는 시간이라는 생각에서 가급적 사람을 안 만난다"고 말했다.
대신 저녁 시간에 서예와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다.
2000년 서부지원에 근무할 때 '엉망인 글씨'를 고쳐볼까 하는 마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한 서예 실력은 이제 공인된 수준급으로 올라섰다.
올해 국전을 비롯해 지금까지 세 번의 서예전에서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서예를 하면서 얻는 게 많다"며 "정신통일에 좋을 뿐 아니라 복잡한 사건으로 시달린 머리를 비우고 다시 생각해보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바이올린은 9년 전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 시절부터 배웠다.
어릴 때부터 해보고 싶었는데 못했던 게 두고두고 마음에 남았기 때문이다.
그는 "앙상블(여러 명이 하는 연주)은 자기 소리도 중요하지만 남의 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화합이 중요하다"며 "법조 3륜(판사·검사 ·변호사)도 이처럼 조화롭게 굴러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검찰과 법원이 갈등을 빚는 것이 안타깝다는 그는 "앞으로 법조인으로 구성된 3중주팀을 만들어 공연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자군'에 들어가지만 값 비싼 물건을 사는 데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한다.
"변호사 개업 후 골프 드라이버 하나 산 것이 전부"라는 것.해외여행을 나갈 때도 있지만 일이 바빠 자주 가지 못하는 편이다.
 
기부에 대해선 적극적이다.
한 변호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식들에게 돈을 통째로 물려주는 데 민감하지만 내 생각으론 자식에게 경험을 물려주고 돈 버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게 더 중요하다"며 "자식에게 물려주는 재산을 최소화하고 기부를 늘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아는 분을 통해 한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매달 50만원씩을 기부하고 있고 유니세프(UNICEF·국제연합아동기금) 등에도 수시로 돈을 보내고 있다.
남는 시간에는 틈틈이 책을 읽는다.
 
전공인 법률 서적이 아니라 경제 서적과 명상 서적을 자주 펼쳐 본다.
최근 법정스님이 쓴 명상에 관한 책을 읽으며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많이 생각했다는 그는 "돈만 벌려고 욕심을 부리면 모든 고객을 돈으로 보게 되고 사람이 우습게 된다"며 "과욕을 부리지 않고 분수를 지키면서 후회를 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라고 말했다.
 
(4) 그들에겐 7가지 생활습관이 있다
 
'호텔 피트니스 클럽에서 운동하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비싼 음식을 먹으며….' 언뜻 떠오르는 부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같지만 취재 과정에서 만난 상당수 부자들은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고 건강을 챙기면서 자기 계발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었다.
이런 습관들이 부자가 되게 한 밑거름인지도 모른다.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7가지로 정리했다.
#1.의외로 짠돌이다
 
의외로 짠돌이다 
  
약국 경영과 상가 투자로 70억원 이상의 부를 쌓은 60대 A씨는 낡은 랜드로바 신발을 11년째 신고 있다.
신발 대리점에서 '신발 옆구리가 터져 더 이상 밑창을 갈아주기 힘들다'고 하자 길거리 구두방에서 옆구리를 수선한 뒤 또 다시 밑창을 갈았다.
"아직 신을 만하고 이 신발이 제일 편하다"는 것.A씨와 거래해온 금융회사 관계자는 "자수성가형 부자들 중에는 물건이 좋고 쓸모가 있으면 아낄 수 있을 때까지 아끼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2.위험을 두려워 않는다
위험을 두려워 않는다
 

외환위기 때 부도 경험을 딛고 국내 최대 죽 전문점을 일군 본죽의 김철호 사장(43).4년 전 창업 당시 주위에선 '무모하다'며 말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죽은 환자들이나 먹는 것'이라는 선입견이 만연했던 것.김 사장은 그러나 웰빙 트렌트가 확산되면서 건강식이 인기를 끌 것으로 확신했고 결국 '모험'은 성공했다.
#3.뉴스를 돈으로 본다.
땅 부자인 60대 B씨는 보유 중인 나대지 개발에 온 신경을 쏟고 있다. 
뉴스를 돈으로 본다
 

내년부터 부재지주의 나대지에 대한 양도세율이 높아지기 때문. 미리 처분할까도 생각했지만 개발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B씨와 상담한 은행 PB는 "부자들은 부동산 정책이 재산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매일 뉴스를 꼼꼼히 읽고 그 영향을 파악한다"고 말했다.
#4.늘 공부한다.
 
늘 공부한다
 
상속과 주식,부동산 투자로 300억원 이상을 모은 50대 후반 C씨는 투자 대상을 공부하기 위해서라면 물불을 안 가린다.
모르는 법률이나 세제는 변호사나 세무사에게 연락해 반드시 알아내야 직성이 풀린다.
인터넷 서점 아마존닷컴을 뒤져 원하는 책을 찾아낸 적도 있다.
금융회사 관계자는 "부자들은 자신이 주로 투자하는 분야에선 전문가 뺨치는 지식을 갖고 있다"며 "특히 세법에 대해서는 변천사까지 꿰뚫고 있는 '세금박사'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5.돈 문제는 남을 안 믿는다
돈 문제는 남을 안 믿는다 
 
D씨는 PB와 상담하기 위해 은행에 갈 때는 운전기사를 대동하지 않는다.
은행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차를 세워두고 걷는다.
은행에서 선물을 줄 때면 포장을 다 뜯어내고 선물만 가방에 넣는다.
은행 관계자는 "'부자 티'를 내고 싶지 않은 것"이라며 "운전기사에게 돈 심부름 시키는 사람은 진짜 부자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6.원하는 일에 올인한다
무역업으로 큰 돈을 번 70대 E씨는 최근 혼자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원하는 일엔 '올인' 한다
 
여행사에 맡겨 스케줄을 짜면 간단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직접 유럽의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을 일일이 예약한 뒤 20일간 4개국을 돌았다.
E씨와 거래하는 은행 PB는 "부자들은 해외여행을 갈 때도 남들과 다른 것,자기가 하고 싶은 '나만의 여행'을 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7.아침형 인간이다.
 
아침형 인간이다
 
부자들과 거래해온 안병현 한국투자증권 지점 부장은 "부자들은 새벽 4시부터 6시 사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아침은 등산이나 헬스를 통해 몸을 만들고 '오늘 할일'을 점검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또 건강을 위해 잠을 충분히 자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부자들이 많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수언·주용석·류시훈 기자 indepth@hankyung.com">indepth@hankyung.com
 
(5) 부자들이 국내서 마음껏 소비해야 경제에 유리
  
금융업계에서 성공한 부자로 통하는 A씨.'대한민국 부자 리포트'를 위해 취재팀이 인터뷰를 요청하자 그는 정색을 하며 "저는 부자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이 말은 지난 한 달간 부자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팀이 부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이었다.
적게는 수십억원,많게는 수백억원의 재산을 가진 부자들이 스스로 부자가 아니라고 말하는 이유는 뭘까.
 
부자들 스스로 부자의 기준을 높게 설정하고 있는 것이 한 가지 이유였다.
하지만 그보다는 부자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 부담스럽기 때문인 경우가 더 많았다.
한 부자는 "국민들의 상당수가 부자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상황에서 외부에 '부자로 알려지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상당수 부자들은 부자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시선이 '이율배반적'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모 기업 대표는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하면서도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남들이 꺼리는 위험을 감수하고 모험을 걸어야 하는데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부자를 질시하는 것은 비겁하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의 PB 담당자도 "사업을 통해 성공하거나 20~30년간 묻어둔 땅이 개발되면서 부자가 된 경우가 많은데 이들을 모두 투기꾼으로 몰아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자에 대한 시선이 왜곡돼 있다고 느끼는 것은 비단 부자들이나 그들과 거래하는 기업들만이 아니었다.
 
'소득 1% 기부운동' 등을 주도하고 있는 시민단체 아름다운재단의 최소영 모금사업팀 간사는 "부자들이 기부를 하면 '숨겨둔 돈이 얼마나 많길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부자들 입장에서는 기부를 해도 욕 먹고 안 해도 욕 먹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의 부자 대상 설문에서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에 적극 기부하고 싶다'는 대답이 46.5%로 '기부는 일정 범위에서 억제하고 싶다'(53.5%)보다 적게 나온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외환위기 당시 우량주 투자로 큰 재산을 모은 강방천 에셋플러스투자자문 회장은 "부자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도 이유가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정당하게 쌓아올린 부는 인정하고 이를 경제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태일 현대경제연구원 컨설팅본부장도 "부자들이 국내의 부정적 시선을 피해 해외에서 돈을 쓰면 결국 우리 경제에 손해"라며 "부자들의 돈이 국내에서 풀리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자들의 소비에 대해 좀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자들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려면 부자와 국민 모두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상속과 창업 등으로 많은 재산을 모은 한강현 변호사는 "소외받는 사람을 위한 일에 국가가 모두 나설 수는 없다"며 "여유 있는 사람들이 사회에 과감하게 기부하고 이에 대해서는 칭찬하는 풍토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세스 오블리제(Riches oblige·부자의 사회적 의무)와 이에 대한 사회적 칭찬이 병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5) 감동을 주면 지갑이 열린다
  
지난달 25일 하나은행 프라이빗 뱅킹(PB·개인자산관리) 담당자 10여명은 경주에 내려가 있었다.
마우나오션CC에서 27∼30일 열린 국내 유일의 LPGA투어 '코오롱 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초청한 최우수 고객 120여명을 영접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대부분 은행에 50억원 이상을 맡긴 부자로 대회 전날과 다음 날 두 차례에 걸쳐 프로선수들과 조를 이뤄 "평생 잊을 수 없었다"는 라운딩을 했다.
부자 마케팅의 핵심 수단을 골프대회 스폰서십으로 정한 하나은행은 지난 9월 천안 우정힐스CC에서 펼쳐진 '코오롱 하나은행 한국오픈'에도 고객들을 초청했다.
하나은행이 두 대회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유치한 금액은 무려 700억원.현장에서 10억원이 넘는 돈을 추가로 넣겠다고 약속한 고객도 있었고,지인들을 소개해준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은행 관계자는 "기대하지 않았던 큰 실적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부자 마케팅'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우수 고객을 초청하는 행사만으로는 이제 그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색다른 체험을 통해 '나에게 정말 신경을 써주고 있구나'라는 감동을 줄 수 있어야 '약발'이 먹히는 시대다.
회원 수가 1만7000여명에 이르는 귀족마케팅연구회 이기훈 시솝(카페 운영자)은 "기업들은 연간 수십억원의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0.05% 이내 상위 고객의 지갑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면서 "명품 소비,수입차,고급 주택,PB자산운용 등을 포함한 부자 시장 규모는 2010년께 지금의 배 이상인 40조∼5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라이프스타일을 공략하라 - 미술.음악.요트.패션은 전세계 부자들의 공통관심사
 
부자 마케팅은 골프대회,음악회,패션쇼,미술품 전시회 등 부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한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추세다.
한국경제신문이 부자 고객 87명을 대상으로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행사'를 물었더니 골프대회라는 응답이 41.9%에 달했고 음악회,재테크 설명회,패션쇼 등이 뒤를 이었다.
스위스계 다국적 은행인 UBS가 지난 2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한 '베르비에(Verbier)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은 국내 기업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큰 관심을 끌었다.
30개국의 젊은 음악인들이 펼치는 이 오케스트라 공연은 골프대회,요트대회 등과 함께 UBS가 전 세계를 순회하며 후원하는 3대 스폰서십 활동의 하나다.
UBS한국지사 김수미 팀장은 "골프 요트 음악 등은 부자들의 공통 관심사"라면서 "전 세계를 돌며 펼치는 공연에는 부자 고객들이 대거 초청된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이 명품 백화점 '에비뉴얼' 매장에 유명 작가들의 미술품을 전시하고 경매 행사를 여는 것도 고객들의 취향을 감안한 것이다.
하성동 팀장은 "갤러리 라운지 등을 갖춰 부자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매장에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의 대기업 임원,중소기업 대표 및 변호사 등을 대상으로 발급한 블랙카드 회원들을 위해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의 미술 담당 부사장을 초청,강연회를 열기도 했다.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라 - 부자 자녀간 맞선행사, 고객자녀 커뮤니티 인기
 
 
부자들의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는 만족도 측면에서 최고로 꼽힌다.
'비슷한 환경의 아이들끼리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어서'라는 게 가장 큰 이유.
이런 차원에서 은행들은 PB 고객들의 자녀들 간 만남을 주선하는 '커플링 매니지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모 결혼정보 회사에서 직원을 스카우트해 상시적인 서비스를 시작했고,하나은행은 봄·가을 정기적으로 두 차례 고급 호텔에서 비슷한 행사를 벌이고 있다.
고객 자녀들의 학력 직업 등을 철저히 검증하는 일은 물론 은행들의 몫이다.
A은행 관계자는 "이런 행사를 통해 만난 수십쌍이 결혼에 골인했다"면서 "이들은 인터넷 동호회를 만들기도 하고 정기적인 모임을 열어 상속,유학,사업 승계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해 의견도 주고 받는다"고 전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부자 고객 만족을 위해 초등학생들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8월 고객들의 초등학생 자녀 30명을 대상으로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키즈 골프아카데미'를 열었다.
내년부터는 참가 인원을 더 늘리기로 했다.
미국 PGA 클래스 A멤버인 제이슨 강 프로가 진행한 이날 행사를 위해 벤츠코리아는 70만원 상당의 어린이용 골프클럽을 참가자들에게 나눠줬다.
김예정 상무는 "부자들은 자신들에개 잘 해주는 것보다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더 보여줄 때 더 감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기획취재부=김수언·주용석·류시훈 기자 indepth@hankyung.com">indepth@hankyung.com
출처 : 땅을 사랑하는 이들
글쓴이 : 김 재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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