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쑥날쑥 혈압 왜 그런 줄 아시나요 |
김기범 김기범내과 원장 |
잴 때마다 혈압 수치가 다르니 어느 것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환자가 많다. 환자들은 그 이유를 혈압을 재는 사람이나 기계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혈압은 계절에 따라 변하고 하루에도 수차례 오르내린다. 다만 사람들이 느끼지 못할 뿐이다.
고혈압 환자는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이 하루에 20~30mmHg 변한다. 보통 기상시간이나 활동이 많을 때 오르고, 안정을 취하거나 취침 시에는 낮아진다. 아침에 혈압이 많이 오르는 경우를 조조(早朝)고혈압이라 하는데, 기상 3시간 전부터 기상 후 3시간까지 혈압이 30~50mmHg 변하는 경우와 기상 후 3시간 내 혈압이 170/ 90mmHg 이상 올라가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새벽에 뇌중풍(뇌졸중) 같은 심혈관계 합병증이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가 쌀쌀한 아침에 운동하는 것은 좋지 않다. 꼭 운동을 해야 한다면 옷을 충분히 갖춰 입고 준비운동부터 하는 게 좋다.
일부 고혈압 환자는 밤에도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를 야간고혈압(야간 평균혈압이 주간 평균혈압에 비해 10% 이상 감소하지 않는 경우)이라고 한다. 야간고혈압 환자는 전체 환자의 25%가량이며, 이 경우 다른 고혈압 환자보다 심혈관계 합병증이 훨씬 많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아침에 일어나서 머리가 많이 아프거나 어지럼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야간고혈압을 의심하고,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 적절한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
혈압은 계절을 탄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 이후가 되면 혈압 조절이 잘 되지 않아 내원 환자가 늘어난다. 기온이 떨어지면 땀을 적게 흘리고 말초혈관이 수축함으로써 여름에 비해 수축기 혈압이 7mmHg, 이완기 혈압은 3mmHg 정도 올라간다. 정상인보다 고혈압 환자에게서 혈압 변화가 심하고, 나이가 많을수록 이 같은 현상을 보인다. 혈압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은 다음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혈압은 오르내릴 때 증상이 없기 때문에 자주 측정해야 한다. 또한 수시로 변하므로 혈압이 조금 오른다고 조급히 생각하지 말고, 계속 혈압이 높게 측정되면 의사와 상담하는 게 바람직하다.
둘째. 아침에 혈압이 높거나 하루에도 혈압 변화가 심한 경우엔 ‘24시간 활동 혈압 측정검사’를 하면 도움이 된다. 이 검사는 고혈압이 의심되거나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 팔에 혈압계를 차고 생활하면서 혈압을 1시간에 2회씩 측정하는 것으로, 야간고혈압과 조조고혈압을 밝혀내는 데 유용하다.
셋째. 환자에 따라 고혈압약을 하루 두 번 복용하거나 복합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부작용을 걱정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혈압 조절이 되지 않을 때 생기는 합병증에 비하면 혈압약으로 인한 부작용은 매우 적다. 약물 조절은 신중해야 하므로 임의로 복용하거나 끊어서는 안 된다.
넷째. 몸무게와 소금 섭취량, 술·담배를 줄이고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 혈압이 아무리 자주 변해도 올바른 생활습관을 가지고 꾸준히 약물치료를 하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김기범 김기범내과 원장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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