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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눈오는 날에 일본 헤매기 `히메지성`을 향해..

명호경영컨설턴트 2010. 1. 17. 20:25

 

히메지성 (姫路城,Himeji-Jo)

 

입국 수속에 문제가 생겼는지 배가 일본 오사카에 도착하고도

 예정된 시간보다 꽤 오래 기다려서야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일본에 도착하니 눈이 내리고 있다..이야호..

부랴 부랴 가이드북을 펼치고, 예약한 숙소로 찾아나섰다. 워낙 지하철이 잘 발달되어

어렵지 않게 아래 예정된 숙박지인 '에비스초'역까지는 도착을 잘 했는데..

  

 

쓰텐카쿠(통천각,通天閣, tsutenkaku)

 

아..눈이 더 심하게 오기 시작한다.

부산에서는 눈구경하기 힘들어, 이렇게 펑펑 내리는 눈을 보니 첨에는 좋았는데,

그것도 잠시.. 응근히 걱정이 앞선다..이렇게 눈오는데 오늘 어떻게 히메지성까지 가지?

무엇보다도 도대체 예약한 민박은 어디에 있는거야?!@

여기 통천각 주변을 거의 1시간째 돌고 있다..아이고..아무리 눈이라지만 어느새 옷이 젖기 시작하고..

춥고..배고프고..이 무슨 고생이란 말인가..

이날 따라 공중전화기도 보이지 않고, 갖고 있는 동전도 없고..

정확히 2시간만에 숙소를 찾았다..세상에 바로 옆에 놔두고도 계속 뺑뺑히 돌고 있었던 거다..

숙소 약도가 이제보니 잘못 그려져 있다..

 

오테마에도리(Otemae dori) 끝으로 히메지성이 보인다.

어쨌든 직장 눈치 봐가며, 설연휴 앞뒤로 휴가 빼서 왔는데, 하루라도 지체할 여력이 없어서 늦었지만 히메지로 왔다.

 

오사카에서 히메지 가는 방법은 우메다역에서 한신전철을 타면, 간사이패스 적용되고 쉽게 갈수 있다.

한신전철의 종점인 산요히메지역까지 쭉 가면 된다. 오사카에서 약 1시간 4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여하튼, 역을 빠져나오면 바로 여기가 나온다. 근데, 나 정말 길치인가 보다..

여기서도 다른 출구로 잘못 나와 한참을 헤맸다. 바로 뒤쪽을 돌아보니 저렇게 히메지성이 떡하니 보이는데도..

나, 와 이러는교???

   

두둥! 성을 둘러싸고 있는 해자가 감히 범접하기 힘든 느낌을 준다. 

 

따로 매표소도 없고, 그냥 입장이 가능하다..

어라..간사이패스 있으면 히메지성 입장료 20% 할인된다고 해서

좋아라 하고 왔는데, 여긴 무료 입장인가??

눈이 다시 오기 시작한다..날씨가 좋다면 사진이 더 이쁘게 나올텐데...

그보다 손이 시러워 카메라 셔터 누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허거걱..허거걱..오 노!

오늘 일진이 영 아닌듯 하다. 계속 목적지를 옆에 놔두고도 길을 잃어버리더만..

결국 문제가 생겼다.

들어올 때 입장료 안받아서 돈 굳었다고 좋아라 했는데..

히메지성은 여기 천수각 입장시에만 따로 돈을 받고, 그 외는 공원으로 무료개방되어 있다.

문제는 지금은 동절기라 천수각 입장이 평소보다 빨리 4시30분에 닫는다는 것이다.

내가 도착한 시간이 딱 4시30분 방금 문닫았단다..우째 이런일이..

결국 히메지성 천수각은 멀리서 사진만 찍을 밖에..

지난번 구마모토성의 천수각을 봤으니, 이곳도 '거기랑 구조가 똑같을꺼야' 그렇게 위안하면서..

 

 

 히메지성의 옛모습

안내책자에서 본 그림이지만 그 규모에 압도당한다.

 

히메지성 천수각(天守閣,tenshukaku)

천수각에 못 들어갔으니 사진으로나마 구조를 파악해 볼밖에..

히메지성 천수각의 특징은 밖에서 보면 5층인데, 실제 내부는 6층으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전쟁시 장군이 있는 곳을 적이 쉽게 파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천수각 못본다고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 성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눈은 왔다 말았다 한다. 소복히 쌓인 눈을 혼자서 이리저리 밟아본다.

 

 

 

여기 사진에 나온 발자국 전부다 내꺼다..ㅋㅋ

아니 남의 나라 일본까지 와서 이렇게 혼자놀기를 하고 있다..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천수각 주변으로 한마리의 새가 가로지르고 있다.

 

하지만 성 뒤로는 또 다른 매력이 숨겨져 있다.

연못과 일본 특유의 정원이 아주 잘 가꾸어져 있고, 종종 조깅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혼자서 난간에 카메라 올려놓고 포즈를 취해봤다..

눈도 이젠 완전히 그친 듯 하고..

 

 

 

어라? 난 분명 성의 뒤로 돌아갔는데, 해자를 따라 이렇게 걷다보니

내가 들어갔던 히메지성의 입구가 다시 나온다..

아니 어떻게 된거야? 내가 따로 해자를 건너온 적이 없는데..

보니깐, 히메지 성의 해자는 나선형으로 되어있다..그러니 해자를 따라 돌면 다시 밖으로 나온다.. 

 

 

히메지성은 일본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었다고 한다.

여하튼 다시 성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왔다..

아까 천수각 문을 닫았다고 하는 바람에 미처 내 사진을 못찍은 것 같아서..

그래도 천수각을 배경으로 사진하나 찍고 돌아가야 하지 않겠나..ㅋ 

  

  

근데..혼자서 이렇게 사진을 찍고 있으니..역시나 내가 좀 애처로워 보였는가 보다..

  

 

ㅋㅋ 여기서 즉석 만남이 이루어졌다.

이탈리아에서 온 아가씨들이다..혼자 난간에 사진기 올려놓고 찍고 있으니 '사진찍어 줄까' 라고 한다.

당근 탱큐 연발하며 카메라 들이밀었다.

답례로 나도 사진찍어 주고..내친김에 이렇게 같이 찍고..

서로 시간적 여유만 있었다면, 저녁도 같이 먹고 뭐 그럴려고 했는데..

정해진 기차시간 때문에 가야한다고 한다..

그래서 역까지 같이 걸었다..이런 저런 이야기 하면서..

일본인 친구랑 펜팔을 했는데, 그 친구도 볼겸 이렇게 일본으로 여행왔다고 한다..와..

낼은 교토 구경을 간다고 하는데..나도 낼 일정을 교토로 바꿔??

짧은 만남이었지만 또 볼수 있으면 좋겠다고 엠에스엔 남겨주고 간다..

오늘밤에 연락해봐야겠다.헤~

 

통천각의 야경..

 

원래 계획대로 하면 히메지에서 오사카로 돌아오는 길에 고베에 내려서

그 멋있다는 고베의 야경도 보고, 밥도 사먹고 그럴려고 했는데..

이미 밤은 늦었고, 추운 날시에 몸은 지치고, 배고프고..

바로 오사카로 돌아왔다..

아놔..근데..돌아와서도 숙소 또 못찾겠다..밤이라 또 길이 헷갈린다는..

나 오늘 왜 이러는겨???  

 

출처 : 이든쌤 배낭기
글쓴이 : Ede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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