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성집 (제육볶음 / 마포구 서교동) |
주머니에 덜렁 몇 천 원밖에 없을 때도 편한 마음으로 드나들던 집이다. 맛깔나는 싸구려 밥집이다. 제육볶음(4000원)은 돼지 목살을 쓴다. 육질이 풍부하지만 그 육질을 잘 받쳐주는 매콤한 양념 맛이 있기 때문에 더욱 빛난다. 이 집은 미원도 쓰지만 대개 그 맛은 느끼지 못한다. 혀끝에 남는 바르르 떨리는 느낌을 매운 맛(매운 건 맛이 아니라 자극이다)이 미원 맛을 죽여버리기 때문이다. 까만 후라이팬에 양파와 돼지고기, 갖은 양념을 넣어 불에 화르륵 볶아서 제육볶음이 만들어진다. 청국장(4000원)이나 된장찌개도 괜찮은 선택이다. 청국장은 아줌마가 직접 만든다. 집에서 먹는 것과 같은 편안함이 있다. '밤의 천국'인 홍대 앞에서 10시면 문을 닫아버린다. 배짱이 좋다. *찾아가는 길: 청기와 사거리에서 홍대 쪽으로 가다가 서교쇼핑 뒤 먹자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02) 337- 9914 |
▶ 을밀대 (냉면 / 마포구 염리동) |
정통파 투수라기보다는 기표파 투수를 더 닮았다고 할 수 있는 냉면 집이다. 정통 냉면의 범주에서 약간 벗어난 개성이 있기 때문이다. 겉모습만 봐도 그렇다. 육수에는 얼음을 동동 띄워서 내온다. 차갑디 차가운 국물이다. 사골, 사태, 우둔 등을 고아서 뽑은 국물을 급속 냉동시켰다가 얼음이 뜰 정도로 녹여서 내온다. 면도 졸깃한 기운과 툭툭 끊어지는 느낌이 교차한다. 흔히 말하는 평양식의 다른 냉면집과는 약간 다른 스타일이지만 그래도 맛과 독특함이 있다. 시원한 맛이 냉면의 목적 중 하나라면 이 집 냉면은 '춥다'고 할 수 있다. 주인은 이북 출신인데, 어릴 때 집에서 해먹던 맛과 대구에서 배운 실력을 바탕으로 지금의 냉면을 만들고 있다. 그 개성에 이끌린 매니아들이 많은 집이다. *찾아가는 길: 공덕동로터리에서 서강대 쪽으로 가다가 염리동 사무소 골목으로 100m 정도 들어가면 있다. (02) 717- 1922 |
▶ 본점 최대포 (돼지고기 / 마포구 공덕동) |
마포에는 돼지고기 집들이 많다. 그 중에서 역시 마포를 상징하는 단어는 '최대포'다. 이 집에서는 아직도 연탄불에 고기를 굽는다. 두툼하게 썬 고기를 굵은 소금을 뿌려가면서 굽다가, 어느 정도 익으면 능숙한 솜씨로 잘라준다. 경우에 따라서는 돼지고기 몇 점 먹으려다 모르는 사람과 합석할 수도 있다. 같은 테이블에서 먹다가 손님들끼리 말이 통하면 돼지고기를 바꿔 먹기도 하고, 소주잔이 오가기도 한다. 가게 안에는 연기가 꽉 차고, 테이블에 기름기가 흐른다. 그래도 돼지고기 한 점에 소주 한 잔 곁들이기엔 너무나 매력적인 집이다. 특수부위들은 웬만한 선수가 아니면 용기를 가져야 먹을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염통, 곱창, 대창 등 돼지 냄새가 꽤 진한 부위들이 많기 때문이다. 연탄 냄새가 옛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집이다. *찾아가는 길: 공덕동 로터리에서 철길을 따라 시장 골목으로 들어가면 보인다. 좁은 골목 안에 있다. (02) 712- 3213 |
▶ 마포 진짜 원조 최대포 (돼지갈비 / 마포구 ???) |
'진짜 원조' 최대포라고 강조할 정도로 이 집도 무척 오랜 시간 마포를 지키고 있다. 10년 전쯤 지금의 자리로 이사를 왔다. 이 집의 간판 메뉴는 양념갈비다. 갈비를 재워둔 양념은 부드럽고 달콤한 편이다. 간장 베이스에 마늘, 생강 등 갖은 양념으로 간을 맞췄다. 돼지고기의 기름기나 육질과 잘 어울린다. 오랜 손맛만큼 양념 간이 항상 일정하고 맛이 잘 배어들었다.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곱창도 많이 시켜 먹는다. 통으로 길게 썬 곱창이 구워지면서 안에 들어있던 내용물들이 주르르 흘러내리는 모습을 즐기면서 먹기 위해서다. 가끔 불 위에서 고기들이 날아다닌다. 껍질을 굽다보면 뜨거운 불에 덴 껍질이 터지면서 '자체 에너지'로 하늘로 솟아오른다. 요것도 묘미다. *찾아가는 길: 공덕동 로터리에서 아현동 방면으로 가는 첫 번째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된다. (02) 719- 9292 |
▶ 태능숯불갈비 (돼지갈비 / 마포구 아현동) |
원래 태능은 돼지고기 집이 많은 동네였다. 태능이라는 상호가 들어갔다면 대개는 돼지갈비 집인 이유는 그 때문이다. 돼지갈비(6000원)가 나오면 처음에는 헷갈린다. 빨간 돼지고기 빛깔이 그대로 살아있어서 양념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에만 그렇게 보일 뿐 갖은 양념이 다 들어간 돼지갈비다. 간장을 기본으로 소금, 생강, 마늘, 배, 후추 등 다양한 재료들이 어우러진 양념에 돼지고기를 이틀 정도 재워두면 제 맛이 난다고 한다. 같이 나오는 밑반찬들도 재미있다. 주인이 재료의 특성에 따라서 다 다른 굵기로 채를 써는데, 일일이 주방에서 혼자 칼질을 하고 있다. 실처럼 가는 당근, 하얗게 빛을 발하는 무채, 파릇파릇한 파무침 등이 상위에 올라온다. 고기와 먹기에 잘 어울린다. 아주 서민적인 갈비집이다. *찾아가는 길: 지하철 아현역에서 아현시장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02) 365- 1595 |
▶ 보난자 (훈제 요리 / 마포구 서교동) |
항상 집에서 만드는 듯한 수제 소세지와 훈제 요리들을 내놓는다. 주인은 일 때문에 유럽 출장을 다니다가 자연스럽게 서양 음식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제는 그걸 직접 만들어서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돼지 바베큐(2만원)는 기름기가 자르르하며 먹음직스럽다. 반드시 껍질과 비계, 살코기가 다 붙은 통 삼겹살을 쓴다. 굽다보면 기름기가 빠져서 쫄깃쫄깃 씹는 맛이 강조된다. 같이 나오는 소스도 우리 입맛에 맞는 자극적인 맛이다. 소세지는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무난한 맛이다. 소세지 메뉴(1만 5000원)는 소세지를 양배추로 도르르 말아서 내온다. 여기에 매콤한 소스를 가미했다. 점심시간에는 가벼운 식사 메뉴들도 있지만, 이 집의 장기는 맥주다. 항상 온도를 잘 맞춰서 시원한 생맥주 맛이 제대로 나게 한다. *찾아가는 길:홍대 앞 먹자 골목 안에 있다. 전화로 위치를 확인하는 게 낫다. (02) 322- 8755 |
▶ 강화통통소금구이 (돼지고기 / 마포구 동교동) |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예로부터 강화도는 돼지고기가 맛있기로 유명했다. 강화라는 지명을 내걸고 강화도에서 고기를 받아다 쓴다고 한다. 사람들이 왁자지껄한 대포집 분위기의 식당이다. 앉아보면 가게 안은 깨끗하다. 주인아저씨가 식당 바깥에서 돼지고기를 미리 한 번 구워주기 때문에 냄새가 적기 때문이다. 목살, 삼겹살, 갈매기살과 껍데기 네 가지 돼지고기 메뉴가 있다. 돼지고기는 질이 좋아 그냥 소금구이로만 먹어도 제 맛이 난다. 고기를 다 먹고 나면 개운한 된장찌개가 나온다. 이 가게가 있는 홍대 전철역 근처 먹자골목에는 돼지고기 집들이 아주 많다. 줄줄이 늘어선 식당에서 풍기는 돼지고기 굽는 냄새가 길 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찾아가는 길:홍대 전철역에서 농협 옆 먹자골목 안에 있다. (02) 322- 1838 |
▶ 친친 (일본 요리 / 마포구 서교동) |
친친은 깔끔하고 세련된 일식 요리집이다. 우리나라의 한정식과 유사한 것으로 일본의 가이세키(회석) 요리가 있다. 계절에 따라 제 철 음식들이 등장하는 코스 요리다. 친친에서는 변형된 형식의 간단한 일식 코스 요리를 한다. 하나비(2만 7000원)를 주문하면 샐러드와 죽, 전채, 와사비 넘버원(장어와 감자를 양념해서 완자처럼 동그랗게 나오는 음식), 생선회와 조림, 종이냄비, 옥돔튀김, 공기밥, 그리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이 나온다. 종이냄비는 흙으로 만든 화로 위에 종이로 냄비를 만들어서 맑은 국물의 해물탕을 만든 것이다. 옥돔튀김은 비늘까지 바싹 튀겼다. 입안에서 사각사각거리면서 씹히는 감촉이 좋다. 고소하고 담백한 튀김이다. 하나비보다 가벼운 코스로는 무라카미(2만 4500원)가 있다. 종이냄비 한 가지 정도가 빠진다. *찾아가는 길: 천호대교 북단에서 워커힐호텔 쪽으로 가다가 오른쪽 SK주유소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
▶ 딴또딴또 (파스타 / 마포구 서교동) |
깔끔한 파스타 집. 딴또딴또는 '많이많이'라는 뜻이다. 애피타이저로는 튀김 종류들이 많다. '갑오징어 튀김'(6500원)은 겉은 바삭거리면서 안에는 연한 오징어가 들어있다. 모짜렐라 튀김도 신선하다. 씹는 맛이 졸깃한 모짜렐라 치즈를 튀김옷으로 감싸 안았다. 스캠피 꼬냑(1만 1500원)은 중간 사이즈의 새우를 넣은 스파게티다. 접시에 담기 전에 팬에 꼬냑을 부어 화려한 향이 나게 했다. '스캘럽 앤 월넛(가리비와 호두)'도 꼬냑 향이 나는 스파게티다. 면 위에 호도를 갈아서 토핑으로 올려놓았다. 토마토 소스와 까만 올리브, 양송이, 케이퍼 등을 얹은 부타네스카 스파게티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파스타 종류가 스무 가지 이상 돼서 선택의 폭이 넓다. 최근에 메인 디쉬로 고기 요리 몇 가지를 메뉴에 추가했다. *찾아가는 길: 홍대 극동방송국 삼거리에서 주차장 길 쪽으로 가면 좌측에 있다. (02) 336- 6992 |
▶ 남원 최가네 추어탕 (추어탕 / 마포구 도화동) |
남원이라는 지명을 상호에 사용한 집이다. 추어탕(6000원) 맛이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까 하는 사람도 많지만, 사실 재료와 끓이는 시간에 따라서 맛은 크게 달라진다. 우선 미꾸라지의 질이 좋아야 국물 맛이 담백하게 제대로 우러난다. 미꾸라지를 푹 삶은 후 체에 걸러 살만 내리고, 국물을 끓이면서 무와 배추 시래기를 넣는다. 나머지는 들깨, 다대기 양념, 소금 정도로만 간을 맞춰서 맛을 낸다. 그 이후는 손님이 할 일이다. 소금이나 산초로 맛을 마무리지어야 하니까. 이 집 추어탕은 구수하고 개운하다. 별 다른 개성이 없는 듯 하지만 이런 평범함 속에 깊은 맛이 있다. 통 미꾸라지와 버섯, 부추, 미나리, 계란 등을 같이 넣은 숙회(2만 5000원)도 미꾸라지 뼈가 사각사각 씹히는 맛에 먹는다. *찾아가는 길: 마포 홀리데이인 호텔 건너편 삼창빌딩 옆에 있다. (02) 711- 5993 |
▶ 고바우 (돼지고기 / 서대문구 창천동) |
언제나 시끌벅적하고 돼지고기 굽는 연기가 자욱한 집. 주 메뉴는 소금구이(6000원)와 갈비다. 소금구이는 아주 도톰하게 썰어서 준다. 주로 내오는 부위는 등심과 사태살이다. 연탄불 위에 두꺼운 철판을 깔아놓고 고기를 올려놓은 다음, 후추가 적당하게 섞인 굵은 소금을 뿌린다. 고기가 두꺼워서 빨리 익지 않는다. 첫 한 점을 먹을 때까지는 약간의 인내가 필요하다. 고기를 뒤집으면서 소금을 한 번 더 착착 뿌린다. 다 익은 고기는 육질이 풍부하고, 탄력도 좋다. 기름기가 많지 않고 쫄깃쫄깃하다. 콩나물국, 상추, 마늘, 양파, 고추장이 전부다. 지저분하다 싶을 정도지만 고기 맛이나 식당 분위기는 신촌 대학가의 낭만을 반영하고 있다. 연탄가스 냄새가 풍기는 것도 이 집에선 때로 즐거움이 된다. *찾아가는 길: 신촌로터리에서 연대 쪽으로 가다가 형제갈비 뒤쪽 골목 안에 있다. (02) 393- 2576 |
▶ 부영각 (중화요리 / 마포구 용강동) |
마포의 역사를 지켜본 오래 된 중국집이다. 지금은 3층 짜리 신축 빌딩으로 옮겼지만, 옛날에 허름했던 시절이 떠오르는 집이기도 하다. 사실 옛날과 비교해보면 너무 깨끗해져서 낯설기까지 하다. 이 집에서 볼 수 있는 진미는 부추복어살(3만원)과 깐풍복어살이다. 복어는 바삭거리게 만드는 게 아니라 약간 물컹하게 씹히는 맛이 살아나게 튀긴다. 부추복어살은 약간 기름지고 부추향이 살아있으며, 깐풍복어살은 매콤한 걸 좋아하는 사람의 취향에 맞다. 해삼, 어린 돼지갈비, 죽순 등이 들어간 해삼갈비(7만 5000원)는 비싸지만 이 집의 간판 요리다. 마지막은 접시짜장처럼 간단한 면이나 밥 메뉴로 장식하면 된다. 예전엔 메뉴판도 보여주지 않았는데, 이사 간 다음 분위기는 아주 좋아졌다. *찾아가는 길: 마포대교를 건너기 직전 신수동 쪽으로 우회전, 20m 정도 가면 좌측에 부영각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02) 716- 2413 |
▶ 아저씨네낙지찜 (낙지찜 / 서대문구 창천동) |
우리나라 대중식당의 서비스 개념을 확실하게 바꾼 집이다. 잘 교육된 외국계 패밀리 레스토랑 뺨치는 친절과 시간 개념이 있다. 메뉴는 낙지찜 한 가지뿐이다. 주문하면 낙지찜과 홍합탕이 나온다. 까만 철판냄비에 올려놓은 낙지찜은 벌겋다. 아구찜처럼 맵고 아릿한 양념인데, 즉석에서 만들어 먹는 것이다. 처음엔 강한 불로 냄비가 달아오르게 한 후, 낙지찜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인다. 종업원들이 이런 과정을 일일이 신경쓰기 때문에 손님은 맛있게 먹는 것만 생각하면 된다. 미더덕, 콩나물, 양파, 대파 등이 들어간 매운 낙지찜과 맑고 시원한 홍합탕이 잘 어울린다. 술은 손님 일인당 한 병밖에 팔지 않는다. 그리고 여성을 동행하지 않은 남성은 입장할 수 없다. 따라서 낙지찜 먹으려면 꼭 여성 파트너가 필요한 집이다. *찾아가는 길: 신촌 현대백화점 옆 KFC 끼고 왼쪽 골목으로 150m 정도 들어가면 있다. 02) 323- 6665 |
▶ 향원 (중화요리 / 마포구 연남동) |
강북에서 가장 유명한 중국집 중 하나. 가게 안에는 중국산 명주들이 줄줄이 진열되어 있다. 이 집이 뜬 건 누룽지탕(2만 5000원, 4만 5000원) 때문이다. 지금이야 웬만한 중국집에 가면 다 있지만 처음 누룽지탕을 먹던 사람들은 소스를 부을 때의 우렁찬 소리에 꽤나 놀랐을 것이 틀림없다. 그런 재미와 우리 입맛에 맞는 요리들을 내놓으면서 일약 유명해진 집이다. 좌공당계(3만 5000원), 궁보계정 등 닭요리들은 매콤하다. 둘 다 중국에서는 아주 유명한 요리들이며 고추가 들어가서 매운 맛이 두드러진다. 주인 이향방 씨는 유명한 요리사다. 근처에서 중국요리 학원도 운영하고, 중국요리에 관한 책도 여러 권 써냈다. *찾아가는 길: 연희입체교차로에서 동교동 방면으로 가다 보면 우측에 간판이 보인다. (02) 335- 0010 |
▶ 가미분식 (냉면, 주먹밥 / 서대문구 대현동) |
이대 앞에서는 명성이 자자한 분식집이다. 냉면 맛은 묘하다. 정통은 아니지만 면의 찰기나 시원한 국물 맛이 자아내는 하모니는 젊은 층의 취향에 맞는다. 주먹밥은 오래된 메뉴다. 찹쌀, 맵쌀, 참기름, 고기, 야채를 넣어서 찹쌀떡처럼 뭉친 주먹밥은 감칠 맛이 난다. 두 조각씩 나오는데, 여대생들이라면 가볍게 한 끼 식사를 때울 수 있을 정도다. 참국수는 옛날 단골들은 모를 수도 있는 새로운 메뉴로 전골식으로 끓여서 먹는 국수다. 고기, 야채, 버섯 등이 들어간 국물을 끓이면서 생면 사리를 집어넣는다. 여름철에 먹는 빙수는 무척 단순하고 고전적이다. 얼음과 팥만 들어간 팥빙수는 찬 기운이 쌩쌩 돈다. 이대 출신들에게는 이 집 맛이 '고향의 맛'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냉면 맛의 기준이 되어 진짜배기 냉면 맛을 이해 못하는 사태도 생긴다. *찾아가는 길: 이대 정문에서 첫번째 왼쪽 골목으로 언덕길을 약간만 올라가면 된다. (02) 364- 3948 |
▶ 경수사 (초밥 / 마포구 아현 1동) |
강북에서 초밥 먹기란 참 힘든 일이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고급 재료를 들여다 놔봐야 재고가 되기 일쑤고, 한 끼 식사로는 가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마포에 있는 경수사는 편하고 무난하게 초밥을 즐길 수 있는 집이다. 일인분에 1만 5000원 정도면 강북에서 먹을 수 있는 꽤 수준 높은 초밥이 줄줄이 나온다. 주방장이 매일 시장에 가서 직접 재료들을 구입해 오는 탓에 가격 대비 훌륭한 맛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광어, 우럭, 도미, 연어, 방어 등 다양한 횟감들을 얹고, 적당한 사이즈로 쥐어서 만드는 초밥은 강남과는 다른 서민적인 풍미를 느끼게 한다. 가능하면 다이(바)에 앉아서 주방장과 얼굴을 익히시길 권한다. 계속해서 좋은 대접을 받으려면. *찾아가는 길: 마포 경찰서 건너편 고려 아카데미텔 골목으로 50m 정도 들어가면 된다. (02) 393- 5747 |
▶ 다락 2 (닭곰탕 / 마포구 서교동) |
어느 대학교 앞이나 닭곰탕 집이 있다. 싸거나 혹은 맛있거나, 대부분 둘 중 한 가지 이유로 유명한 집이 하나쯤은 있다. 대학가 닭곰탕 집을 놓고 본다면 홍대 앞의 다락2는 역사와 전통 면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집이다. 닭곰탕은 쇠고기가 들어간 곰탕은 아니지만, 싼 값에 양과 에너지를 동시에 충족시켜 준다.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에게 매력적인 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이 집의 닭곰탕은 중량감이 넘치는 국물이 아니다. 기름기가 별로 없는 맑고 깔끔한 국물에, 곱게 찢은 닭고기 조각 조각이 입안에서 부들부들 씹히는 맛이다. 김치 국물로 가볍게 간을 해서 액센트를 준다. 저녁을 다 팔면 문을 닫아버린다. 가게 안에는 이태리 화가 주세페 아킴볼도의 그림이 걸려있다. *찾아가는 길: 홍대 정문 앞 놀이터 좌측 45도 골목으로 들어가다가 첫번째 오른쪽 골목 안에 있다. (전화번호 없음) |
▶ 눈치없는 유비 (마포구 동교동/ 갈치, 소라회) |
강남에서 갈치회 붐을 일으킨 곳이 물항식당이라면 강북에서는 눈치없는 유비가 갈치회 붐을 일으켰다. 갈치회 맛은 얼마나 잘 보관된 상태로 빨리 직송했는가에 따라 판가름난다. 잡힌 지 오래된 갈치는 맛 자체가 뭉개지고, 힘줄 부위는 더 질겨지지만 신선한 갈치는 적당한 기름기와 졸깃졸깃 씹히는 맛이 기막히게 어우러진다. 회를 뜨고 난 이후에 남는 갈치뼈로 끓인 갈치국 또한 이 집의 별미. 비린내가 전혀 없고 개운하다. 찬 바람이 부는 계절이면 뿔이 송송 달린 참소라와 홍삼도 좋다. 참소라의 쫄깃하고 탱탱한 맛, 물컹한 일반 해삼과 달리 입 안에서 오도독 거리는 홍삼 맛을 느낄 수 있다. (02) 326-0883 *찾아가는 길: 홍대 전철역 코코스 뒤쪽 골목 안에 있다. |
▶ 간사이 (서대문구 창천동/ 일본식 라면) |
일본 아줌마가 끓여주는 라면 맛이 마치 도쿄의 어느 뒷골목에서 식사를 하는 기분이 든다. 음식의 국적 차이란 것이 어떤 것인가를 우리나라 사람이 끓이는 라면 맛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미소라면부터 맛을 보자. 숙주가 들어간 국물이 시원하다. 멘다이코라면은 명란젓을 집어넣었다. 짭짤한 맛과 매콤한 맛이 잘 어울린다. 철판에 볶은 케첩 맛이 살짝 풍기는 야끼소바도 괜찮고, 따뜻한 두부에 가쓰오부시와 파를 올려놓은 아게다시도후도 먹을 만 하다. 나갈 때 형형색색 귀여운 주먹밥 오니기를 싸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02) 332-1333 *찾아가는 길: 신촌 현대백화점 뒷골목에 있다. 전화 문의 요망. |
▶ 만리향 (서대문구 창천동/ 마파두부) |
우리나라 중국집들은 지역적 특성이 거의 없다. 북경식, 사천식, 광동식 음식들이 다양하게 혼재하는 짬뽕 같은 스타일이다. 만리향은 사천풍 요리를 전문으로 내걸고 있다. 사천요리의 대표주자 격인 마파두부와 궁보계정 맛이 일품이다. 마파두부야 더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사천 지방 음식이다. 곰보 할머니가 만든 두부요리라 곰보 할머니라는 뜻의 ‘마파’가 붙었다. 매운 닭 요리인 궁보계정도 입이 아릴 정도로 매콤하다. 사천 지방 음식들은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도 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운 게 특징이다. 물만두나 냉채 맛도 좋다. (02) 393-5863 *찾아가는 길: 신촌 현대백화점에서 신촌 기차역 가는 길, 고박사냉면집 앞에 있다. |
▶ 미고 (서대문구 대현동/ 케이크) |
이화여대 앞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케이크 하우스. 대학가답게 그다지 비싸지 않은 가격에 케이크와 차를 즐길 수 있다.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드는 치즈 케이크, 마스카르포네 치즈의 맛과 달콤한 끈기가 입 안에 달라 붙는 티라미수 등 케이크 종류가 다양하다. 아주 달지 않으면서도 나름대로 달콤함과 부드러움을 내는 곳이다. 블루베리같은 산딸기 종류로 장식한 쉬퐁케이크나 녹차케이크 등도 다 뛰어난 편이다. 진열된 케이크를 한 조각씩 고른 후 커피를 따로 주문해 먹으면 된다. 여학생들의 수다 소리가 여대 앞임을 느낄 수 있게 한다. (02) 362-6971 *찾아가는 길: 이대 정문에서 그린하우스 제과점 건너편 골목 안에 있다. |
▶ 화원 (마포구 서교동/ 중화요리) |
고전적이고 정통적인 스타일의 중국 음식 맛을 볼 수 있는 집이다. 광화문에서 오랫동안 장사하던 내력이 그대로 이어져 아직도 옛날 맛을 고수하고 있다. 튀긴 누룽지에 뜨거운 국물을 부으면 치익! 하고 나는 소리가 입맛을 자극하는 누룽지탕은 기본이고, 그밖에 다양한 요리들도 준비되어 있다. 뼈가 입 안에서 바스라질 정도인 돼지갈비는 돼지골수까지 씹어 먹어도 될 정도로 푹 익혔다. 고기채와 자장볶음도 꽃빵과 곁들여 먹기에 좋다. 하얀 꽃빵에 까만 자장과 고기를 얹어 한 입에 먹는 느낌이 푸지근하다. 오향장육과 물만두도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다. (02)323-2010 *찾아가는 길: 서교호텔 후문 뒷골목 서교오피스텔 바로 앞에 있다. |
자료제공 : 주간조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