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붘이야기

수삼이야기

명호경영컨설턴트 2010. 3. 7. 11:12

'수상한 삼형제'는 수상하지 않고 이상하다. 이상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흥분하지 않으려면 보지 않으면 되는데 이것이 이상한 중독성까지 가졌다. 도대체 이 진상의 사람들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도 궁금할 뿐 아니라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끝까지 보고 싶은 오기가 생겼기 때문이다.

첫째 김건강은 장남이며 건강이 약하다는 이유로 어머니의 과보호를 받고 자랐고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잘난 줄 알고 살았다. 아무것도 없으면서 된장남으로 살던 그가 엄청난을 만나 엄청난 일을 당하더니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엄청난의 아이를 위해 가장으로 최선을 다하기 위해 된장남을 벗어 버리고 철든 남자가 됐다. 나이 마흔에 이제야 정신차리고 잘 살아 보겠다는 그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굳이 사기꾼 같은 여자를 만나서 철들었다는 설정이 개연성이 없을 뿐 아니라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도대체 왜 그가 엄청난과 그의 아들 종남이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책임져야 하는가 하는 문제까지가 결코 상식적으로 벗어난다. 살면서 선의의 거짓말을 우리는 많이 한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하기 위해서 잠깐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우리는 거짓말을 본의 아니게 한다. 하지만,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아 키우고 살면서 처녀 행세를 했다는 것까지도 엄청난데 학벌에 나이, 거기다 재산까지 몽땅 거짓투성이로 포장한 엄청난은 처음부터 일단 저지르고 보자라는 심정으로 자신을 거짓으로 포장하고 김건강과 결혼했다. 김건강이 보잘 것 없고 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는 이혼남이라고 하더라도 이 남자가 그렇기에 엄청난 같은 여자한테 사기를 당해도 좋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지금까지는 제일 진상으로 이보다 더 어거지스러울 수 없는 모습이던 시어머니 전과자가 가장 어머니다운 모습으로 비춰졌다.가. 어떤 부모가 앉아서 사기를 당했는데 사기꾼한테 속았다고 속은 자신을 탓하며 살겠는가. 그걸 바로 잡고 아들이 홀로 살더라도 적어도 남의 자식 키우는 짐은 덜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 어떤 시어머니도 엄청난을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 아니, 불가능해 보인다. 처음부터 미혼모인줄 알고 시작한 것도 아니고 사기로 시작한 관계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것은 드라마이기에 가능하고 '수상한 삼형제'이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갑자기 급 철이 들면서 종남이를 책임지고 엄청난을 받아들이고 신문까지 돌리며 생계형 가장에 돌입한 김건강의 변화가 나쁘지는 않지만 이해는 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엄청난의 달라지지 않은 태도다. 그녀는 철이 들었다고 하지만 전혀 변화되지 않은 모습으로 충성을 맹세하는 엄청난일 뿐이다. 그녀가 이렇게 면죄부를 받는 것은 곧게 바르게 살려는 사람들에게 좌절을 안겨주는 것과 같다.

수상한 삼형제 - 뉴스엔

둘째 김현찰의 속 마음은 무엇일까. 그는 아내 도우미에 대한 마음은 그저 같이 사는 동거인 외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로 아내 친구 연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당당한 바람을 피고 있다. 그러면서 오히려 아내를 의부증으로 몰기까지 하는 지능적인 면까지 보여주고 연희는 연희대로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고 큰소리다. 찜질방에 연희가 없으면 안된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붙이며 남편은 연희를 잡고 연희한테 울며 사과하는 도우미한테 연희는 도도함을 유지하는 뻔뻔함을 보인다.  연애하는 감정으로 그들은 설레고 일하면서도 행복하고 좋은데 도우미는 힘들게 일해도 욕먹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아이들에게, 시어머니에게, 집안 일에 치이며 산다. 도대체 김현찰의 뻔뻔한 바람과 언제까지 눈물바람으로 용서를 구하기만 하는 도우미의 모습이어야 할지...참으로 보는 이의 가슴이 깝깝함이다.

셋째 김이상네도 그닥 편하지는 않다. 그렇게 반대하는 결혼을 해놓고 아무리 화장실 들어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르다고는 하지만 급변한 주어영의 태도도 황당하긴 마찬가지다. 물론,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껏 아쉬운 소리 한 번 하지 않고 똑똑하고 자기 주관 뚜렷하다고 칭찬받고 살던 그녀가 결혼하자마자 제대로 된 밉상 시어머니 만나 고생 제대로 하고 있다. 그 시어머니의 태도가 절대 잘한다고 말할 수 없기에 그녀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그녀의 리액션에도 분명 문제는 있어 뵌다. 처음부터 할려는 노력보다는 노력도 하지 않고 그저 시어머니의 태도만 문제삼고 자신이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태도다. 문안 전화드리라는데 할말 없다고 남편 시키는 행동 하나하나가 시어머니의 미움을 살 뿐 아니라 이를 보는 며느리들의 이해도 얻기 어렵다. 일단, 사람에겐 책임과 의무를 다할 때 그만큼의 권리가 주어진다. 본인이 책임을 다하고 그리고 자신의 권리를 내세운다면 그렇다면 그녀의 변에 수긍하고 이해를 구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녀는 처음부터 안된다, 못한다고 못박고 시작한다. 협의를 하고 의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자신의 생각대로만 하려고 한다.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으면서 시어머니의 태도만을 문제 삼으니 황당할 수 밖에 그러니 김이상도 점점 지쳐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잘난 며느리를 시어머니가 절대 그냥 놔두지 않고 아무때나 호출하기도 하고 각방을 쓰라고 당당하게 말하며 며느리 군기 잡으려는 시어머니의 태도가 더 이상 밉지 않은데는 주어영의 태도가 한 몫했다.

도대체 '수상한 삼형제'엔 언제 수상함이 등장할까. 수상한 삼형제라고 하기엔 너무 진상같은 밉상의 인물들이 판을 치고 그것도 모잘라 이젠 막장의 요소인 불륜까지 아닌 척 끼어 넣기 하고 있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지킨다면 이렇게 드라마를 보면서 화가 나진 않을텐데 확실히 '수상한 삼형제'는 절대 착한 드라마는 아니다. 하지만, 이상한 중독성을 가진 욕하면서 끝을 보고 말겠다는 그런 묘한 오기가 생기는 드라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