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테크/음악세상

[스크랩] 싸구려 커피 / 장기하와 얼굴들

명호경영컨설턴트 2010. 10. 22. 12:17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눅눅한 비닐장판에 발바닥이 
    쩍 달라붙었다 떨어진다.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어 
    바퀴벌레 한 마리쯤 슥 지나가도 
    무거운 매일 아침엔 다만 
    그저 약간의 기침이 멈출 생각을 않는다. 
    축축한 이불을 갠다. 
    삐걱대는 문을 열고 밖에 나가본다. 
    아직 덜 갠 하늘이 너무 가까워 숨 쉬기가 쉽지 않다. 
    수만 번 본 것만 같다 
    어지러워 쓰러질 정도로 익숙 하기만 하다.
    남은 것도 없이 텅 빈 나를 잠근다. .
    뭐 한 몇 년 간 세수 대야에 고여 있는 물 마냥
    그냥 완전히 썩어가지고 이거는 뭐 감각이 없어
    비가 내리면 처마 밑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멍하니 그냥 가만히 보다 보면은 이거는 뭔가 아니다 싶어 
    비가 그쳐도 히끄무레 죽죽 한 저게 하늘이라고 
    머리 위를 뒤덮고 있는 건지
    저거는 뭔가 하늘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너무 낮게 머리카락에 
    거의 닿게 조금만 뛰어도 정수리를 꿍 하고 찧을 거 같은데 
    벽장 속 제습제는 벌써 꽉 차 있으나 마나 
    모기 때려잡다 번진 피가 묻은 거울 볼 때마다 어우 약간 놀라
    제멋대로 구부러진 칫솔 갖다 이빨을 닦다 보면은 
    잇몸에 피가 나게 닦아도 당최 치석은 빠져나올 줄을 몰라 
    언제 땄는지도 모르는 미지근한 콜라가 담긴 캔을 
    입에 가져가 한 모금 아뿔싸 담배 꽁초가 
    이제는 장판이 난지 내가 장판인지도 몰라 
    해가 뜨기도 전에 지는 이런 상황은 뭔가 
♡ 싸구려 커피ː 장기하와 얼굴들 ♡
가요악보
                    
출처 : 만수6동성당 기타동호회 J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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