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장 토요편지

두사람

명호경영컨설턴트 2010. 10. 28. 19:52

샬롬

두사람

같으면서도 너무나 다른 두사람이야기입니다.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 논란의 여지가 없는 세계를 대표하는 경영자이자 시대의 아이콘입니다. 지난 30여년간 이들은 맞수로 PC(개인용 컴퓨터) 시대, 인터넷 시대, 그리고 모바일 시대를 열어갔습니다. 일반인들의 삶의 모습을 바꿔 놓았고, 비즈니스 지형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이들은 커다란 성과를 만들어낸 CEO로서 비슷한 점도 가지고 있지만, 많은 경우 매우 대조적인 길을 걸어 왔습니다. 모두 1955년에 태어난 동갑내기이지만  성장환경은 크게 달랐습니다. 잡스는 미혼모의 아이로 태어나 노동 일을 하는 양부모에 입양되어 자랐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게이츠는 유복한 변호사 가정에서 태어나 유명 사립 고등학교를 거쳐 하버드 대학에 진학했지요.
 
이들이 무엇보다 대조적인 것은 경영 스타일입니다. 잡스는 완벽주의자입니다. 다른 제품을 모방하는 어중간한 제품이 아니라 세계를 놀라게 할 만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에서 기쁨을 느낍니다. 반대로 게이츠는 현실주의자입니다. 비즈니스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앞서 가는 기업을 따라하며 개량해가는 '2인자 전략'을 택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지요.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라는 '혁신'을 만들어낸 잡스. 그는 "1000가지 사항에 대해 '노'라고 말하는 데서 혁신이 탄생한다"고 말합니다. 결과는 화려하지만, 그만큼 혁신은 어렵고 고통스러운 작업입니다.
 
잡스는 이런 혁신을 위해 세부적인 부분에 집착하며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직원들에게는 능력의 한계를 이겨낼 것을 요구했지요. 일체형 컴퓨터인 아이맥을 개발할 때의 일화. 엔지니어들은 디자인 부서가 내놓은 제품 디자인을 보고 "이건 무리다"라고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그들은 너무 새로운데다 공간 여유가 부족한 이런 디자인 속에 회로 기판, 전원, 표시장치까지 놓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계속 반대했습니다. 잡스에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근거가 무엇입니까"라고 묻기까지 했지요.
 
그러자 잡스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CEO이고, CEO인 내가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지."
잡스가 이렇게까지 확고하게 가능하다고 말하자, 엔지니어들은 연구실로 돌아가 반신반의하면서도 설계를 시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 디자인대로 필요한 부품을 모두 집어넣은 훌륭한 제품을 완성해냈습니다. 이 아이맥이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뒤 내놓은 첫번째 히트 제품입니다. 애플은 이후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연이어 히트시켰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잡스와 게이츠를 12개의 키워드로 비교하며 그들이 모습을 정리합니다. CEO 능력(개척자 잡스 vs 수확자 게이츠), 예견 능력(소프트웨어에 집중한 게이츠 vs 하드웨어를 사랑한 잡스), 매니지먼트 능력(상식의 벽을 깨는 잡스 vs 견실한 게이츠), 인간성(맹렬한 기대로 압박하는 게이츠 vs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나가는 잡스), 성장 환경(블루칼라의 양자 잡스 vs 부자 엘리트의 아들 게이츠), 인재확보 능력(인재가 인재를 모으게 하는 게이츠 vs 자신을 중심으로 꿈을 좇게 하는 잡스), 신상품 개발능력(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잡스 vs 팔리는 제품을 만드는 게이츠), 협상 능력(실리를 중시한 게이츠 vs 대담하고 파격적인 잡스), 라이벌 대응능력(사내의 정적을 내보내는 잡스 vs 라이벌 기업을 물리치는 게이츠), 커뮤니케이션 능력(용기와 배짱의 게이츠 vs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잡스), 마케팅 능력(제품 이미지를 강조하는 잡스 vs 브랜드 이미지를 중시하는 게이츠), 업무에 몰두하는 힘(끈질기게 포기하지 않는 게이츠 vs 한계에 도전하는 잡스)...
 
'스티브 잡스의 신화'는 어디까지 계속될 것인가? 'PC 제국'을 건설하고 이제 워렌 버핏과 함께 자선사업에 몰두하고 있는 빌 게이츠는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세상을 바꾸고 비즈니스를 뒤흔들고 있는, 비슷하면서도 너무도 대조적인 두 CEO의 발자취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