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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투잡의 생존법칙

명호경영컨설턴트 2012. 10. 13. 20:44

 

매일경제 04/06 14:09
 

두 가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아버지 혼자 벌어 삼대가 먹고 살던 것은 이미 석기시대의 일이 되어버렸다.

이제 부부가 함께 벌어도 벅차다. 오늘 당장 하고 싶은 일이 있고, 다음 달에 보고 싶은 공연이 있다. 당장 힘들어도 올 여름에는 오사카행 비행기를 타야겠고, 5년 뒤에는 개인 총 자산 3억은 만들고 싶다. 7년 뒤에 집 장만 하려면 저축도 해야 한다.

10년 뒤에는 직장을 그만 두고 버섯 하우스 하나 만들고 싶다. 젠장, 모두 돈이다. 그런데 연봉은 동결되고 거기에 물가상승 그래프를 생각하면 모든 게 절망이다. 그래서 쉬어야 할 주말에 인터넷 쇼핑몰 관리에 집중하는가 하면, 개운하게 샤워하고 완전 자빠져서 ‘1박2일’ 시청할 시간에 주유소에서 ‘총질(주유기 삽입)’을 하기도 한다. 생존은 오늘이 아닌 내일을 위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직장 세컨드잡
<독백 1> 모 중소기업 관리부장 김충환
박 과장, 저 자식, 분명히 투잡을 뛰고 있는데... 증거 잡으려면 얼마든지 잡을 수 있는데... 저놈이 갚아야 할 대출금이 5천만원이라고 했는데... 연봉이 깎였으니 그 돈 다 맞추려면 알바라도 뛰어야겠지?... 그렇다고 그냥 방치하면 내가 위험해질 테고... 사규에는 투잡이 금지되어 있단 말야... 가만... 알바도 잡(Job)에 들어가나? 이거 어쩌나... 오늘 술 한 잔 사주면서 일단 얘기나 들어볼까?... 어이! 박 과장! 이리 와봐...

<독백 2> 모 중소기업 관리과장 박성진
저 독사같은 김 부장이 아무래도 눈치 챈 것 같아. 아무리 주말에 하는 일이지만 금지 사항인데... 알면 모가지 날아가는 거잖아? 이거 어쩌나... 터놓고 상의를 할까? 아니야, 다들 제 살 궁리를 하지, 날 이해하겠어? 어쩌냐고, 애들 학원비에 늙으신 부모님 용돈도 챙겨야하고, 아파트 중도금 빌린 것도 갚아야 하고... 할 수 없어. 입 꼭 다물고, 쉬쉬하면서 3년만 고생하자. 그 다음 일은 그때 생각하자... 아휴, 그런데 암만해도 저놈의 김 부장 마음에 걸리네... 헉! 저 인간, 왜 나를 부르는 거지?
박병호 씨는 최근 직장을 그만 두었다. 이 어려운 시절에 무슨 정신 나간 짓이냐고 다들 비난했지만, 그에겐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중견 기업의 팀장이었다. 40대 중반인 그의 연봉은 3500만원대로, 15년 전 입사했을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15년 동안 연봉이 똑같았던 것은 아니었다. IMF 전까지 매 년 5~7% 정도씩 상승, 물가상승율과 비슷했거나 조금 높기도 했었다. 그러나 환란이 터지자 회사는 ‘대비’를 명분으로 연봉의 1/4을 삭감했고, 그 뒤로 회사가 정상화 되고 나서도 원상복구는 되지 않았다. 박병호씨는 2003년부터 회사의 연봉 인상을 포기하고 다른 일을 시작했다. 주말 과외였다. 토요일에 두 타임, 일요일에 한 타임을 뛰면 한 달에 70만원 정도의 추가 수익이 발생했다. 일 년이면 1000만원 정도가 생기는 셈이니 자신의 총 연봉은 4500만 원이 된 것이다.

일요일 과외가 끝나면 오후 시간에 두 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절대 휴식을 취했다. 따라서 미안한 대상은 자기 몸뚱아리와 처자식이었다. 아내도 불평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한 푼 더 쓰자고 주말 과외를 하는 게 아니라 딸 교육비와 장차 유학 자금의 일부를 모으기 위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박 팀장에게 과외 받은 학생들의 실력이 좋아지면서 그를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 최근에는 토요일에 네 타임, 일요일에 두 타임을 뛰고 있으며 2003년에 비해 수입도 두 배 이상 늘었다. 박병호 씨는 연봉협상 때 회사로부터 동결 및 보너스 삭감 통보를 받았다. 곧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는 일주일에 5일을 과외 선생으로 뛰면서, ‘계산상’ 직장에서의 연봉보다 훨씬 많은 연봉도 확보했다. 거기에 출퇴근 시간, 기름값, 기타 비용 등도 거의 70% 이상 절약하게 되어 그의 순수익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36세인 김정환 씨는 조그만 회사의 영업직 사원이다. 그의 연봉은 2500만원 정도. 아내도 일을 해서 두 사람이 일 년에 버는 돈은 대략 4000만원.

아내가 남다른 음식 솜씨를 갖고 있어서 전문 식당을 차리기 위해 준비 중인데, 교육비, 집장만 준비, 아내 조리 교육비 등에 돈을 쓰고 나면 정말 어느 세월에 식당을 차릴까 막막해지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시작한 두 번째 직업이 인터넷쇼핑몰이다. 교토에 사는 친구가 보내주는 유아용 예술품을 취급하고 있는데,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판매하고 있지만 수입이 꽤 짭짤한 편이다. 포장 작업은 주말에 집중해서 하되 매일 게시판 관리를 통해 사이트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정환 씨가 이 일을 통해 얻는 순수익은 월 150만원 정도. 조금 무리하면 매출을 늘릴 수도 있겠지만 욕심부리지 않기로 했다.

안양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최순호 씨는 요즘 죽을 맛이다. 동네 부동산이라는 게 대부분 두 세 사람이 동업 내지는 협동으로 하는 시스템이라 점포는 그럭저럭 유지하고 있지만, 문제는 생활비였다. 부동산 본업으로 그가 한 달에 버는 돈은 밝히기 힘들 정도로 처참하다. 100만원이 채 안될 때도 부지기수다.

그는 요즘 대리운전을 하고 있다. 본업인 부동산 일을 완전히 놓아버릴 수도 없는 일, 그래서 새벽 5시까지 대리운전 일을 하고, 파김치가 되어 집에 들어가 12시까지 잔 뒤에 모래알 씹는 기분의 식사를 하고 사무실로 출근, ‘혹시 모를’ 거래의 기회를 기다린다. 퇴근(이랄 것도 없지만) 후 집에 가서 식사를 하고 한 두 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나면 다시 야간 활동이 시작된다.

대리운전의 러시아워는 11시 무렵부터이지만, 요즘은 경기가 어려운 탓에 그 시작 시간이 더 빨라졌다. 10시 술자리를 접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최순호 씨가 한 달에 버는 돈은 150만원에서 200만원. 부동산 사무실 수입과 합쳐 한 달에 300만원 이하다. 생각해보면 기막힌 일이지만, 50이 가까운 나이에 이만한 체력이라도 유지되고 있는 자신에게 고마울 뿐이라고 한다.

사장님도 전문직도 투잡, 더블잡

상도의 상 투잡의 분야는 자신의 직장 업무와 무관한 일을 하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런 영역도 무너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주5일 근무 시행 이후 그런 현상은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세태가 생길 수밖에 없는 일이다. 살림의 규모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수입은 고정되거나 오히려 줄어들고 있으니 누군들 투잡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편집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는 현창현 씨는 본인을 포함해서 모두 10명의 직원과 일을 하고 있다.

그 회사가 맡은 잡지는 모두 세 가지. 규모가 큰 두 개의 잡지에 각각 4명의 디자이너를 배치했고, 나머지 하나는 두 팀에서 번갈아 가며 작업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한 달 근무 시간은 15일. 잡지의 디자인 시안을 잡고, 디자인 마감 업무에 들어가고, 인쇄 공정이 끝나면 별도의 근태계 제출 없이 곧장 휴가로 들어간다. 월 15일 근무이지만 마감 때는 주로 야근이나 철야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25일 정도 일을 하는 셈이라는 게 현창현씨의 계산 결과다. 그래서 그 어떤 디자인 회사에서도 하지 않는 월 15일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회사에 나오지 않는 나머지 15일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든, 여행을 하든 사장은 아무런 상관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연봉을 조금 주는 것도 아니다.

다른 디자인 회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창현 씨가 이런 제도를 도입한 것은, 창조적인 작업을 해야 하는 디자이너가 일에 치여서 머리가 복잡해지면 그런 상태가 잡지의 질에 고스란히 나타날 뿐 아니라, 안정적인 인력관리에도 문제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 결과 현창현씨의 디자인회사는 대부분 5년차 이상의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직원들의 투잡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 회사들도 있다. 대부분의 투잡이 주말이나 퇴근 후에 이뤄지는 일인데다, 회사나 직원 모두가 적당한 선에서 ‘있을 수 있는 일’로 양해를 해주는 것을 생각하면 속 좁은 짓이 아닐 수 없으나 휴일에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을 안 사장이 다른 이유를 만들어 해고한 사례도 적지 않다.

백현미 씨는 최근 해고되었다. 그녀는 홍보대행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글재주가 있어서 잡지사 몇 곳에 원고를 보내며 살았다. 연봉 2400만원에 원고료로 일 년에 600만 원 쯤 벌었다.

필자 이름에 회사 이름도 나가니 회사 홍보도 될 것 같아서 숨기지 않았는데 사장이 시비를 걸기 시작한 것이다.

회사 이름을 사용하면서 글을 쓰려면 원고료도 회사에 입금하라는 말도 했다.

결국 ‘회사 이름은 빼겠는데, 주말에 내가 뭘 하든 간섭하지 말라’는 백현미 씨의 주장과 ‘자나 깨나 회사 일만 생각하고, 주말에도 쉬면서 회사 일을 연구하라’는 사장은 언성을 높이게 되었고, 결국 백현미 씨는 그 자리에서 해고되었다.

그녀는 지금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 중이다. 역시 투잡은 몰래 하는 게 아직은 맞는 세상이다.

인생의 경쟁력을 위해 투잡을 갖는다

투잡의 대부분 유형은 생계형 또는 재테크형이다. 그러나 자신의 인생 목적을 위해 투잡을 뛰는 사람들도 있다.

인생의 꿈을 위해 투잡을 뛰는 것이다. 이 경우는 잡마니아 또는 직업의 달인 수준에 이른 사람도 있다.

플로리스트 김인영 씨는 얼마 전부터 프리랜서로 홈페이지를 관리해 주는 사이드 잡을 갖게 되었다.

물론 그녀의 메인 잡은 플로리스트고 앞으로 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요즘 같은 어려운 시대에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고자 사이드 잡을 갖게 된 것. 상대적으로 활동적인 직업인 플로리스트는 노동량이 만만치 않아 사이드 잡을 병행하기가 체력적으로 힘든 게 현실이다.

메인 잡에 집중하기 위해서 사이드 잡으로 많은 양의 일은 하지 않아 월수입에는 큰 도움(주가,차트)이 된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틈틈이 홈페이지를 관리 하면서 나중에 자신이 창업했을 때를 대비해 오프라인 매장을 관리하는 노하우를 쌓아 가고 있다.

식품회사의 회계 관리팀에서 일하는 34세의 이영록 씨는 일주일에 3번 정도 직장인 밴드에서 드럼을 가르치는 강사로 일하고 있다.

사회인이 되면서 잠시 잊고 있었지만 지인의 소개로 드럼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회 초년생들에게 드럼을 가르치는 일을 시작했다. 메인 잡은 가족과 생계를 생각해서 버티면서 하는 숙명 같은 일이고 사이드 잡은 취미처럼 일을 하고 많지 않지만 돈까지 벌 수 있어 굉장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

사이드 잡은 또 다른 일이지만 메인 잡에서 생긴 스트레스를 발산 할 수 있는 또 다른 통로이기 때문에 할 수 있을 때까지 사이드 잡을 계속 병행 하고 싶다고 말한다.

가치 세컨드잡
김수민씨는 자발적 알바족이다. 26세인 그녀의 꿈은 ‘세계마을여행가’. 인터넷에도,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는 평범한 마을, 그러나 그 나라, 그 지역의 정서가 그대로 보전되고 있는 곳을 돌아다니며 그 동네의 문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일이다.

그 일을 통해 ‘더 큰 무언가’를 꿈꾸고 있는 그녀는, 자신이 다녀온 마을을 공개하지 않는다. 당분간 출판 계획도 없다. 그러므로 김수민 씨는 스스로 직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세계를 자신만의 분리 방식으로 쪼개서, 일 년에 3개월을 여행해야 하는 일이므로, 당초 직장을 잡을 생각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또한 출판계획도 없으므로 그 여행이 당장 자신의 돈벌이에 아무런 도움(주가,차트)도 되지 않는다. 결국 김수민 씨가 생각한 일 년의 스케줄은, 7개월 일하고, 한 달 동안 여행 준비하고, 석 달 여행 떠나고, 돌아와서 한달 동안 여행 결과 정리하면서 새로운 일거리를 찾는 사이클이다. 김수민 씨가 하는 일은 보통 세 가지. 첫 번째 일은 이태원이나 광화문의 외국인 출입이 빈번한 바에서의 서빙 알바다. 외국어가 가능하고, 상식도 풍부해서 한국에 사는 외국 기업인이나 특파원들에게 인기도 좋으며, 따라서 시급 체계가 아닌, 알바 기간 동안 월급을 받는 형태로 지내고 있다.

근무 시간은 하루에 4시간. 그리고 낮 시간에는 번역 알바와 잡지 기고 활동을 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김수민 씨가 한 달에 버는 돈은 평균 200만원 정도.

부모님과 함께 사는 덕에 별도의 생활비가 들지 않고, 필요한 책은 도서관에서, 식사는 집이나 업장에서, 교통은 무조건 버스, 옷은 언제나 블루진에 티셔츠와 재킷으로만 코디하는 등 알뜰한 생활 덕에 월 150만 원 정도를 저축하고 있다. 7개월 일을 하면 1000만원 정도가 모이는데, 석달 여행 경비로 약 600만원을 사용하고 남은 돈은 적금 통장에 넣어둔다. 번역 등 마음만 먹으면 더 많은 돈을 벌 수도 있지만 자제하고 있다. 돈을 따라가면 틀림없이 돈에게 시달리게 된다는 것을 이 생활 초창기 때 몸으로 경험한 그녀였다. 김수민 씨의 경우 자신의 목표와 생활 구조를 명확하게 잡음으로써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착실하게 긍정적 더블잡 소유자로 생활하는 케이스다.

박보인 씨는 아나운서가 꿈이었다. 아나운서 말고 다른 일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시험에 낙방하고, 대학에, 학원에 들어가는 그 많은 돈을 지원해 주신 부모님께 더 이상 손을 벌릴 수도 없는데다가 이제 나이도 서른을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

아나운서라는 직업 하나만 보며 살아온 뒤에 남은 것은, 이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취업의 기회가 거의 없어졌으며, 혼자 알아서 살아야 하는 성인으로서의 참담한 존재감뿐이었다.

그는 최근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아나운서의 꿈도 접었다. 경주마 시야에서 벗어나려면 세상 공부도 더 해야겠고, 무엇이 되든, 일단 돈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므로 독립 종자돈 5000만 원을 모을 때까지 처절한 ‘골고다 알바’ 언덕을 오르기로 결심한 것이다.

박보인 씨를 가장 반기는 곳은 카페. 반듯한 훈남 스타일인데다가 아나운서 학원에서 갈고 닦은 정확한 발음, 상대방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대화하는 명확함, 몸에 익은 매너를 본 카페 사장들은 그에게 ‘넌 카페를 위해 태어났어!’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는 삼성동의 한 카페에서 하루에 5시간 일을 한다. 시급은 외모 프리미엄을 감안, 7000원을 받는다. 퇴근 시간은 11시. 천호동 집에 돌아가서 씻고 나면 12시 쯤. 잠깐 인터넷을 뒤적거리고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헬스클럽에 가서 9시까지 회원 안내, 헬스장 정리 등 이른바 새벽알바를 뛴다. 점심시간도 그에겐 알바 시간이다. 11시부터 2시까지 식당에서 서빙 알바를 끝내면 그의 하루 일정이 마감된다. 그렇게 일해서 버는 돈이 월 150만원 정도. 삼성동을 제외하고는 모두 집 근처에서의 알바라서 박보인 씨가 한 달에 쓰는 용돈은 25만원이 채 안된다.

나머지 125만원을 몽땅 저축해도 그가 5000만원을 모으려면 액면으로 40개월이 걸린다.

[투잡 마니아 인터뷰]

“잠드는 게 억울해요”
권량 : 의사, 영상의학과 전문의, 성북성심병원원장, 스카이닥터(www.skydoctor.com) 운영자, 메디프리뷰(의사국가고시학원) 원장, 결혼정보회사 메리티스 사장, KGMA(Korea General Medicine Academy 일차진료연구회) 원장, 고려대 MBA 학생
이 많은 일들을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전혀 힘들게 느끼지 않으며, 오히려 일이 잘 되면 불안해하며, 돈이 될 것 같지만, 사실은 큰돈이 되지도 않는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내일이 없다면 그냥 밤 새 버릴 텐데, 내일을 믿으므로 그냥 억울한 마음으로 잠을 청하며 사는 그런 사람이다. 권량 자신도 말했지만, ‘이건 도무지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역시 그 자신이 말했지만 ‘16년 동안 직업만 늘려온 직업의 달인 한량 권 량 선생’ 쯤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는 왜 이렇게 많은 직업을 갖게 되었을까?
“모든 건 스카이닥터에서 시작되었지요.”
스카이닥터란 의대생들의 군대인 ‘공중보건의’를 위한 조그만 사이트로, 공보의로 근무하던 그가 현역 공보의와 입대를 앞둔 후배들을 위해 만들었다. 그런데 폭발적 반응을 얻으며 순식간에 회원 3000명을 넘어서더니 1만명을 돌파하고 말았다.

“청년 의사들의 커뮤니티가 된 것이죠. 의사국가고시를 전문으로 가르치는 아카데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서, 메디프리뷰 만들었더니 바로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예전에 의사국시에 떨어져 헤매던 사람이 메디프리뷰를 통해 다시 합격했고, 이제는 강사가 되어 짭짤한 강의료를 챙겨가기도 합니다.”
젊은 의사들의 강력한 커뮤니티와 손잡고 싶어 하는 기업도 생기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 입질은 결혼정보회사에서 왔다. 그러나 권량은 사양했다. 그리고 회원들이 원하는 결혼 상대자의 조건을 공개 조사, 그 조건에 부합하는 여성들만 회원으로 가입시키는 결혼정보회사를 직접 만들었다. 이 회사는 최근 사무실을 폐쇄, 온라인 결혼정보회사로 재론칭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결혼 사업 외에도 카드회사와의 제휴 등 스카이닥터에서 시작된 권량의 직업 창조는 끝없이 지속되고 있다.

“매일 6시에 일어납니다. 7시 반까지 개인 일 하고, 밥 먹고 병원 출근하고, 환자 보고, 각 회사의 일도 들여다봅니다. 제가 하는 모든 일들이 온라인으로 구축되어 있고 멀티미디어로 구현 가능한 일이므로 가능한 겁니다. 5시에 퇴근하면 곧장 학교로 갑니다. 제가 병원이니, 학원 등을 운영하다 보니까, 어느 수준까지는 그냥 가는데, 그 뒤로 턱걸이가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MBA에서 제대로 된 경영을 배우자 10대 1의 경쟁을 뚫고 입학을 했지요.”
MBA는 일주일에 4일 나가는데, 쉬는 수요일에는 학원 관리,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다른 병원 방사선과의 열다섯 가지 업무를 수행해주고 있다. 거기에 가족도 챙겨야 하고 친구들과 수다도 떨어야 한다. 그런데 결단코 힘들지 않다고 한다.

“아기들이 기어 다니다 일어나려고 할 때 자꾸 넘어지잖아요? 한 사람이 자기애가 일어날 때까지 과정을 동영상으로 담았는데, 그 결과 3000번 쯤 넘어진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하더군요. 인생에서는 3만 번 넘어져야 뭐 하나 제대로 이루는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그게 다 돈을 따라가느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하나하나 일을 만들어냈다는 자체에 의미가 있고, 돈벌이는 그 뒤의 일이므로 지금은 알 바가 아닙니다. 그래서 나는 일을 하고, 힘든 일을 하고, 그러나 계속 일을 하면 그게 휴식이 되고, 여전히 일을 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그럽니다.”
그런 그에게 일생의 꿈을 물어보았다.

“예쁜 집 짓고, 멋진 가구 갖다 놓고, 커피 마시며 글 쓰며 살고 싶습니다.”
[투잡 마니아 인터뷰]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이명희 : 푸르덴셜생명 라이프플래너, 문학박사, 건국대학교 강사, 인터뷰 작가, 여자로 태어나 미친년으로 진화하다 ‘미친년’ 저자, 문화카페 뉴욕마고(cafe.naver.com/newyorkmago) 운영자
이명희에게는 세 개의 확실한 직업이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라이프플래너, 건국대학교 강사, 인터뷰 작가. 경제적으로 우수한 직업이 있다면 단연코 라이프플래너이다. 그러나 그 일을 자신의 메인 잡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내 인생에 몇 가지 중요한 가치가 있지요. ‘신화적 상상력 연구’라는 박사학위 논문을 근거로, 신화를 아카데미가 아닌 대중의 콘텐츠로 공유하는 것, 문학을 사랑하는 후배와 학문과 열정의 에너지를 나누는 것 그리고 세상에 이름 석 자 남기는 것 보다는, 도네이션을 통한 실용적인 무엇 즉, 유산을 남기는 것 등입니다. 라이프플래너로 일하는 이유는 첫째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것, 그들 개개인에게 적합한 설계를 해 드리는 것, 그리고 가능하다면 도네이션의 개념이 포함된 상품에 가입하시도록 함으로써 인생의 또 다른 가치를 누리시도록 도와드리는 것 등이지요.”
그가 도네이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미국에서 돌아와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기획실장을 맡으면서부터였다.

그의 업무 가운데 협찬과 기부 분야가 있었는데, 일을 진행하다 보니 이것이 돈을 받고 무언가를 보답하는 일이 아닌, 문화 운동으로서의 가치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러던 중 당시 후원을 해 주었던 푸르덴셜생명의 고위 임원을 만나면서 라이프플래너 활동을 통한 도네이션 운동 확산의 가능성을 보았고, 그것이 푸르덴셜과의 인연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개인의 상황에 꼭 맞는 플랜을 세워드리는 게 중요한 일입니다만, 보험금의 1%를 사회에 기부하는 상품, 또는 본격적인 기부보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도네이션의 가치를 세상에 전하고, 제 경제활동도 하는 것이지요.”
이명희는 일주일 가운데 화요일에는 건국대서울캠퍼스에서, 목요일에는 충주캠퍼스에서 강의를 한다. 강의가 있는 날은 강의 준비, 학생들 리포트 검토 등 교수로서의 일이 수반되므로 라이프플래너로서의 활동을 제대로 할 수는 없다. 따라서 평일에 바빠질 수밖에 없는데, 8시 전에 출근해서 사무 업무 보고, 고객 만나고, 상담하고 계약하고 나면 하루가 마감된다.

“퇴근하면 독서하고, 전공 관련 공부를 합니다. 글 쓰는 일도 그때 하지요. 그러다 보면 보통 새벽 2시나 3시가 되어야 잠자리에 듭니다. 그리고 아침에는 6시에 일어나고... 피곤할 것 같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힘든지 모릅니다. 내 삶의 가치를 찾는 일에 열중하다 보면 자연히 열정이 생기고, 그 열정이 고단함도 물리쳐주는 겁니다.”
이명희는 라이프플래너와 대학교수로 활동하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받고, 그 힘을 자신의 에너지와 잘 비벼서 좋은 작가가 되는 꿈을 갖고 있다. 그래서 작품을 통한 도네이션, 성과가 가져다주는 경제적 이익을 가치 있게 사용함으로써 또 다른 도네이션을 실천하기를 희망한다.

[투잡 마니아 인터뷰]

“결국 하나를 위한 투잡이지요”
최인기 : 29세의 최인기 씨는 대학에서 전자 계산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MBA(재무회계/ 마케팅 전공)과정을 수료한 재원이다. 그는 컨설턴트 회사에 근무하며 한편으로는 모 대학교의 정보관리실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홈페이지와 학교 전산과 컴퓨터 관련 컨설팅 업무를 보고 있다.

왜 투잡을 갖게 되었는가.

하하하 욕심이다. 두 분야 모두 내가 갖고 싶은 일이다. 일단 하나를 잡았으니 나머지에 한 분야에 도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메인 잡은 당신이 원했던 일인가?
100%는 아니다. 상황과 조건을 고려해서 선택한 것이다.

일단 시작한 일이니 열심히 하고 있고, 확실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노력 중이다.

사이드 잡은 당신이 원했던 일인가?
지금 하고 있는 사이드 잡은 학부 전공이었다. 지금 근무하는 회사 업무에 방해되지 않고 남은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두 가지 일을 하는데 무리가 없다. 또한 두 가지 일을 한다는 것은 다양한 사람들과 만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 점이 좋다. 경험과 대인관계는 다양할수록 좋은 일이 아닐까?
일을 하는 최종 목표는?
최고의 경영컨설턴트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꾸준히 열심히 해 나간다면 여러 분야에서의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 경영컨설턴트로서 일어 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일주일 생활 시간표와 하는 일은?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는 직장일 열심히 하고 퇴근 후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 사이드 잡에 투자한다. 주말에는 거의 내 시간을 갖고 쉬는 편이다.

메인 잡의 연봉과 기타 잡의 수익을 합한 금액은 어느 정도인가?
연간 4000만원이 넘는다.

투잡의 장점은 어떤 것들이 있나?
다양한 경험과 짭짤한 수입.

투잡의 단점이라면?
평일의 대부분의 시간을 일만 하기 때문에 개인 시간이 없고 양쪽 업무를 신경 쓰다보니 스트레스가 많아 지는 것 등이다.

당신은 투잡의 유지 또는 발전을 위해 어떤 공부를 하고 있나? 한다면 시간을 어떻게 만드나?
투잡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양쪽 일에 모두 원만한 인간관계를 갖고 일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에게 이해받으면서 일하면 능률이 더 좋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내 일의 중심은 당연히 직장이다.

그래서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추후 메인 잡 분야에 전문가로 성장하여 세계 속의 전문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이를 통해 국내 컨설팅 사업에서의 많은 전문가를 양성하고 활성화시키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투잡 마니아 인터뷰]
CEO를 위한 즐거운 이중생활
이지영 : 웹디자이너, 로고디자이너, 간판디자이너, 인터넷콘텐츠제작자
26세의 이지영 씨는 이름 있는 팬시브랜드에서 일하고 있는 경력 4년차 웹디자이너다. 서양화를 전공한 그녀는 그림에도 많은 재능이 있었지만 학교를 졸업 후 대중이 쉽게 오고 가며 많은 소통이 있는 웹 사이트라는 분야에 매력을 느껴 오랫동안 일해 왔다. 평소에는 회사 홈페이지를 디자인 하고 있고 사이드 잡으로 다른 회사의 콘텐츠를 제작해 주거나 회사로고와 간판디자인을 틈틈이 하고 있으며 홈페이지 유지와 보수를 의뢰 받아 관리해 주는 일을 병행하고 있다.

왜 투잡을 갖게 되었는가.

처음 사이드 잡을 시작한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아는 분의 소개로 새로 오픈 가게의 로고와 포스터, 간판을 디자인 해준 것이 있는데 그 뒤로 종종 디자인 관련 업무를 맡겨주어 틈틈이 하고 있다. 그 외에 쇼핑물 콘텐츠나 회사 홈페이지 이미지 변경 같은 일도 지인의 소개로 하고 있다.

회사에서도 그 일을 하나?
아니다. 퇴근 후에 하거나, 주말에 집중한다. 급한 경우라도 회사 컴퓨터로 작업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날은 외장하드에 데이터를 담아와 퇴근 즉시 회사 근처 PC방에 가서 작업하기도 한다.

메인 잡은 당신이 원했던 일인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웹에이젼트였다. 그런데 막상 알아보니 그런 전문 회사도 별로 없고, 일이 많아서 개인 시간도 거의 낼 수 없어 포기하고 일반 회사에 들어왔다.

그렇다면 메인 잡에 집중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항상 생각하는 부분이다. 퇴근 후 사이드 잡을 하고 있는데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다음날 피곤함 때문에 회사에서 업무에 집중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국 어느 땐가는 하나의 직업으로 되돌아가지 않을까? 그렇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회사에 매여서 회사원으로서 일하는 것과 자유롭게 프리랜서로 일하는 것 두 가지 모두 병행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이 둘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 다만 디자이너라는 직업군은 다른 직업에 비해 수명이 짧은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경력을 올려 언젠가 프리랜서로 일하고 싶다.

생활 시간표와 하는 일을 정리해준다면?
지금 다니는 회사는 주 5일 근무로 주말은 확실하게 보장된다. 퇴근 후 운동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서 오후 10시부터 1~2시간 정도 사이드 잡에 집중한다. 평일에 다 끝내지 못했으면 주말에 시간을 내서 마치는 편이다.

메인 잡의 연봉과 기타 잡의 수익을 합한 금액은 어느 정도인가?
사이드 잡의 경우는 일이 꾸준히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갑자기 몰려서 들어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수입이 일정한 편은 아니다. 경력에 비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두 가지 일을 합치면 월 200만원 정도의 수입이 있다. 역시 일 좀 더 해야겠지?.

투잡의 목적이 오직 돈인가? 다른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오직 돈만 생각하고 일을 하는 편은 아니지만 수입이 적은 일이라도 일거리가 있으면 거절하지 않고 하는 편이다. 퇴직 했을 때 굳이 직장을 다니지 않고 프리랜서로 일하기 좋은 직업이 이 웹디자이너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매일 같은 사람들만 보고 같은 일만 하는 지루한 일상에서 다른 사람들과 일하는 재미도 크다.

투잡의 장점은 어떤 것들이 있나?
일을 하면서 저절로 공부도 되고 항상 디자인에 관한 생각을 하다 보니 실력도 느는 것 같다. 많이 쌓이는 포트폴리오를 보면 뿌듯함도 크다. 통장에 쌓여가는 잔고도 큰 기쁨이다.

투잡의 단점이라면?
사실 체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 피곤함이 누적된다. 수면시간도 모자라다 보니 주말에 몰아서 숙면을 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래 자면 몸이 더 개운하지가 않은 채 다시 회사로 출근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당신은 투잡의 유지 또는 발전을 위해 어떤 공부를 하고 있나? 한다면 시간을 어떻게 만드나?
일하면서 공부가 되는 듯하다. 메인잡과 사이드 잡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만들며 실전에서 공부하고 있다. 가끔 이론적으로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책을 볼 여유조차 없는 일상에 쫓겨 쉽지만은 않다. 틈틈이 관련 서적도 읽고 웹 서칭도 하면서 유행에 민감해 지려고 하고 웹 카페를 통해 정보를 모은다.

그래서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투잡을 하는 것도 행복하기 위한 노력의 한 부분이다. 지금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일을 하면서 항상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은 마음과 일해야 하는 상황에서 갈등도 많이 했다. 내 역량이 되는 한 꾸준히 이 일에 전념하고 싶고 언젠가 내가 만든 회사의 CEO가 되어 더욱 행복해 지는 것이 지금의 꿈이자 목표다.
출처 : 부동산 투자 귀신들의 모임-부귀모
글쓴이 : 강공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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