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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네, 하반기 부동산 기상도?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 기상도는 '대체로 흐림'으로 요약된다.
실물경기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데다 주택대출 규제나 부동산세금 경감 등 규제완화 움직임은 가시화되지 않고 있어서다.
향후 금리도 오를 추세여서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이는 등 상반기보다 특별히 나아질 게 없다.
서울 강남과 경기도 과천 분당 용인 등 수도권 남부의 집값은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강세였던 서울 강북권도 상승폭이 둔화돼 안정세로 접어들 전망이다.
미분양이 대거 쌓여있는 지방은 쉽사리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상품 별로는 아파트 등 주택과 상가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임대수익을 노린 오피스텔과 규제 완화가 예상되는 토지 시장에는 상대적으로 투자자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특별한 정책변화가 없다면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전반적으로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나봤다.
■ 햇살보기 힘든 주택시장
주택 시장은 전반적으로 '구름이 많이 낀'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 강남 재건축단지와 수도권 '남부벨트'는 현재로선 집값을 견인할 만한 호재가 없다.
가장 큰 변수인 세금 및 대출,재건축 관련 규제완화는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초부터 9일 현재까지 '버블세븐'지역 아파트값은 평균 0.46% 떨어졌다.
지난 2~3년간 최고 2배 이상 급등한 용인과 분당의 중대형 아파트가 하락세를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가격 조정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집값 하락은 실수요자 및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기회다.
강남권에 입성하려면 하반기가 적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판교나 송파신도시를 제외하면 강남을 대체할 만한 고급주거지는 없다"며 "규제완화가 늦어지면서 실망매물이 늘고 잠실 및 반포 일대에 입주물량이 쏟아져 집값이 떨어질 때를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강북 집값은 9~10월 이사철 성수기를 빼놓곤 보합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많이 올라 더 이상 추가상승 여력이 없어서다.
재개발 이주 수요가 발생할 중랑·금천·동대문·서대문구 등은 강세를 나타낼 수 있지만 급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강북 전셋값은 재개발 이주 수요 영향으로 가을 이사철을 전후로 오름세를 탈 수 있으므로 실수요자들이라면 미리 노크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청약가점이 높은 사람은 소형주택이나 분양가상한제 효과가 확실한 판교·광교 등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를 노려 청약계획을 짜는 게 좋다.
가점은 낮지만 자금에 여유가 있다면 알짜 미분양 아파트 매입도 생각할 만하다.
■ 잠잠한 토지시장
토지는 규제가 조금씩 풀릴 조짐이어서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비인기지역은 하락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주택 및 산업단지 공급을 늘리기 위해 토지이용제도 개선과 토지거래허가제도 탄력적 운용,도시계획권한의 지방자치단체로의 이양 등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다.
서울에서는 역세권 지구단위 계획구역의 고밀화 개발 외에도 뉴타운 등 재정비촉진사업 추진 등으로 기대심리가 높아진 상태다.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건설과 새만금 사업 등 대규모 개발 호재가 있는 곳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경기 시흥과 충남 홍성을 연결하는 제2서해안고속도로 건설계획으로 주변 땅값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평택과 안성 일대를 관심 1순위로 꼽았다.
두 지역은 이미 각종 개발사업이 예정된 데다 교통망 개선이라는 호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사업용 토지와 부재지주의 세부담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노린 단기투자보다는 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골라 중장기적인 투자전략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 주목받는 오피스텔
오피스텔은 투자전망이 밝은 주택 상품이다.
아파트에 비해 소액 투자가 가능하고 세금 부담이나 대출 규제 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오는 9월부터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서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경우 '사용승인 후 1년이내'에서 전매가 제한되기 때문에 물량 부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국토해양부는 전매제한 기간으로 6개월 정도를 고려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땅값 상승 여파로 2004년부터 공급물량이 급감했다.
앞으로도 신규 공급은 많지 않아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2년 11만7277실에 달했던 전국 오피스텔 공급물량은 2003년 5만559실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후 △2004년 2만428실 △2005년 1만2943실 △2006년 2118실 △2007년 4150실 △2008년 5525실(예상)로 줄어드는 추세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주택에 대한 규제가 지속되는 한 투자자들이 오피스텔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공급난이 겹쳐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임대수요가 풍부하고 가격메리트가 기대되는 강남·마포·중구·용산 등 서울 도심이나 부도심이 투자가 유망한 지역으로 보고 있다.
또 분당 및 일산 신도시 일대 역세권 소형 오피스텔도 임대수요가 꾸준한 반면 그동안 추가 공급이 없었기 때문에 한동안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했다.
■ 회복 힘든 상가시장
경기침체 여파로 하반기에도 상가 시장은 회생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황용천 와이플래닝 대표는 "오랫동안 분양이 안돼 공실로 남아있는 상가가 헐값에 경매로 쏟아질 것"이라며 "특히 상가에 많이 투자한 제2금융권이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매물을 내놓으면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선별적·보수적 투자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분양될 물량 중 △판교신도시의 근린상가 △잠실 재건축 아파트(주공1·2,잠실시영) 단지 내 분양 상가 △서울 지하철 9호선 1단계 라인 주변 상가 △학원수요가 많은 상가 등이 그나마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배후 수요가 안정적인 주공 단지 내 상가나 지역적 관심이 높은 역 주변 근린상가,대형화된 주상복합 상가를 중심으로 보수적인 전략을 세우는 게 낫다"며 "공급업체와 투자자 간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는 테마상가는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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