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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 당선인, 제발 `통일`만은 손대지 말아주오"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7. 8. 06:36

"이 당선인, 제발 '통일'만은 손대지 말아주오"

 

[책 이야기] <통일, 우리민족의 마지막 블루오션> 통일교과서로 강추

 

최근, 필자는 <한겨레>에 실린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2008’에 이렇게 썼습니다. 올해엔 아가를 위해 제대로 육아휴가를 써보고 싶고, 또 기차를 타고 서울·평양·베이징·울란바토르·모스코바·파리까지 꼭 가보고 싶다고요.

 

흔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남성들의 2%밖에 육아휴가를 쓰지 않는 현실에서 육아에 있어서의 평등과 아가와의 교감을 위해 꼭 육아휴가를 써보고 싶었던 것이고, 서울에서 파리까지 기차 타고 가본 사람은 아무도 없는 이 답답한 분단 현실에서 서울-파리 기차여행이 가장 절실한 소원이 된 것이죠.

 

‘철마는 달리고 싶다!’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교과서에서 많이 봤던 말인데, 이제 철마는 달려버렸어요. 교과서가 곧 바뀌겠죠. 서울에서 개성까지 철마가 달리고 있으니까요. 누군가는 그 철마를 타고 왔다 갔다 하고 있고요. 올해 베이징 올림픽 때는 잘하면 그 철마를 타고 베이징까지 응원을 갈 수도 있습니다. 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진전인가요!

 

그런데,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 당선인이 되면서 한반도의 평화,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바라던 모든 이들의 가슴에 큰 근심이 생기고야 말았습니다. 현재 그는 모든 면에서 공격적인 정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경부운하 강행, 대입자율화 실시, 금산분리 폐지, 부동산 세제 완화, 재벌규제 폐지…. 하나하나가 엄청난 사안들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적 진전을 후퇴시키는 내용들로 가득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에겐 최근 소원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제발 이명박 당선인이 ‘남북 화해와 평화, 통일 지향’ 기조만은 손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그것입니다. 지금의 이 자연스럽고도 아름다운 흐름에 제동을 건다면, 아마 그는 역사의 죄인이 되고야 말 것입니다. 그리고 저부터서 가만있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반개혁적 조처 하나하나마다 엄청난 저항이 있을 것입니다만, 그 중에서도 특히 화해와 평화, 통일을 역행하거나 정체시키는 정책을 펼친다면 가장 격렬한 저항을 받게 될 것이고 그것은 곧 이명박 정권에 심대한 타격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명박 당선인께서는 제발 그런 생각일랑은 하지도 마시고 오늘 제가 권하는 책부터 먼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 책은 바로 전상봉님이 저술한 <통일, 우리 민족의 마지막 블루오션>(440p, 시대의창)입니다. 나온 지는 좀 됐는데, 게으른 저는 이제야 읽었습니다. ‘통일 교과서’로 채택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분단과 통일 문제를, 그리고 분단 조국을 통일하고자 했던 남과 북 양측의 노력을 자세하게 기술해놓았습니다.

 

저부터서 제 NGO수업시간에 주요 교재로 사용하겠습니다. 교과서까지는 아니어도 통일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의 세미나 교재로 적극 추천합니다. 대통령이야말로 민족 화해와 조국 통일을 완수해야할 임무가 있는 사람이니, 이 책으로 꼭 한번 세미나를 해보셨으면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는 이 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한번 써보겠습니다.

 

조국통일, 그것이 어찌 식상할 수 있단 말이요!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정성 다 바쳐 통일….”(국민가요 ‘우리의 소원은 통일’ 중)

“통일은 우리의 소원일 수만은 없다, 오로지 통일만이 살 길이어라, 아, 아 이 한 몸 갈갈이 찢겨져 갈라진 내 조국 하나 된다면, 자랑스럽게 나아가 부서지리라, 조국통일투쟁 만세!”(운동가요 ‘애국의 길’ 중)

 

한때 우리들에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를 눈물을 흘리며 목청껏 불렀고, ‘조국통일만이 살 길이다’라고 결사적으로 투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반미와 조국통일을 외치며 스스로 산화한 열사들도 있었으니…. 조국통일은 단순한 운동 구호가 아니라, 생을 건 절박한 과제이자 목표였던 것이죠.

 

그랬던 조국통일이, 그렇게 가슴 떨렸던 우리들의 조국통일 투쟁이, 어느덧 퇴색했나 봅니다. 어떤 이들은 이제 조국통일이라는 말을 식상해 합니다. 조국통일이라는 말도 잘 쓰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조국통일에 관심 없는 것이 새로운 대세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남북화해와 교류는 활성화되고 있고, 한반도에서 평화와 통일의 기운은 확산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명박 당선인이 기존 정책에서 후퇴나 정체만 안 한다면 그런 기운은 더욱 확산될 것입니다.

 

이때 <통일, 우리 민족의 마지막 블루오션>이라는 책을 접하게 돼서 무척이나 기뻤습니다.  청년운동·통일운동에 헌신해 온 전상봉님의 이 책을 저는 ‘시민사회의 통일교과서’라고 감히 명명해봅니다. 이 책은 처절한 분단에서 지금의 남북화해 국면까지 60여년을 총 정리한 책으로, 남녀노소 누구라도 읽기 쉽게 쓰여 있습니다. 특히 통일이라는 주제와 관련된 쟁점이나 논란, 토의되어야 할 부분들이 거의 모두 소개돼 있어서 초·중·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세미나 교재가 될 것입니다.

 

이 책은 ▲통일만이 희망이다 ▲통일운동 어떻게 전개되어 왔나 ▲이북의 통일정책, 어떻게 변화되어 왔나 ▲남과 북의 통일 약속 ▲분단체제, 대립과 예속의 또 다른 이름 ▲평화체제,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 ▲연합제안과 낮은 단계 연방제안의 공통점을 찾아서 ▲가장 늦은 통일을 가장 멋진 통일로 등 총 8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8개 장 제목만 보아도 ‘통일 교과서’라는 평가가 절로 나옵니다.

 

각각의 장은 교과서 답게 ▲왜 통일을 해야 하고, 왜 통일이 우리 민족의 블루오션인지 ▲지난했던 통일운동의 역사 ▲이북의 통일정책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이해 ▲남과 북 당국 간의 통일 대화와 합의의 역사 ▲분단과 그로 인한 예속 체제에 대한 이해 ▲정전체제를 넘어 어떻게 평화체제를 만들 것인가 ▲6·15선언의 핵심 구절에 대한 풍부한 설명 ▲다른 나라의 통일 사례 검토를 통한 가장 좋은 통일 방안과 과정에 대한 고찰 등을 아주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저자 전상봉님은 한 몰지각한 극우단체가 만들어놓은 ‘좌익 살생부’에 이름이 들어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고, 그 요체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일터인데, 자유민주주의를 잘못 배운 극우파들이 ‘진보·통일운동가를 타격하겠다’고 만든 명부에 이름이 들어가 있는 것이죠. 그러나 오히려 그 일은 영광된 일일 것입니다. 저자 자신이 사회진보와 조국통일을 위해 헌신해왔다는 반증일 테니까요. 그만큼 그의 활동이 남북 화해와 평화 분위기에 위기의식을 느낀 극우파들에게는 눈에 가시였을 테니까요.

 

그렇습니다. 저자는 이름부터가 비범합니다. 이름부터가 통일 지향적인 ‘상봉’이 아닙니까. 분단체제의 최대 희생자 중의 하나가 바로 이산가족이라고 했을 때 이산가족의 상봉이라는 것은 분단 체제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이자, 그 자체가 통일 경로입니다. 통일 이전에 인도적 관점에서도 이산가족 상봉만큼 절실한 게 없는 것이죠. 평생 통일운동을 업으로 할 숙명이 이름에 이미 내재돼 있었나 봅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미덕은, 남북 화해와 교류, 평화와 통일의 지난한 과정을 남한의 관점에서만 기술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분단 체제를 극복하고 화해와 통일로 나아가는 일은, 우리 마음대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필연적으로 함께 해야 하는 일입니다. 통일 문제에선 그것이 가장 중대한 기초입니다. 상대방인 북한의 관점과 처지를 이해하지 않고서 제대로 된 화해와 통일은 사실 불가능한 것이죠.

 

북한의 관점과 처지를 이해해야 제대로 된 통일 가능

 

그런 측면에서 민족의 화해와 통일 과정에 대한 북한의 관점과 처지는 어떤 것인지를 아는 것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문제의식 하에 충실하게 북한의 관점과 처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잘 참조한다면, 남·북 당국과의 대화와 회의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저자는 남북관계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와 통일 문제는 북·미 관계의 개선과 정치·군사문제의 해결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남한의 정치·군사적 동맹자로서 지속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고 있는 현실에서, 북·미간의 관계 개선 없이는 지금의 평화와 통일 정책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는 것입니다.

 

저자의 글을 직접 볼까요?

 

“정치군사 문제가 선결되지 않는 조건에서 통일 정세는 한 발짝이 아니라 반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지난 두 번의 정상회담은 북미관계 발전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는 곧 통일 문제가 북미간의 관계 진전과 이를 통한 정치군사 문제의 해결을 선결조건으로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예전에 통일운동가 김낙중 선생도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북한과 남한, 북한과 미국 간에 적대적 군사대치와 군비경쟁이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남북 화해와 교류, 평화와 통일이라는 것은 사상누각이라고. 제일 중요한 것은 적대 관계가 청산되어야만 남도 살고, 북도 살게 된다고. 그래야 그 바탕위에서 남북관계가 고도로 발전할 수 있다고….

 

그래서 평화와 통일을 원하는 많은 이들은 조속한 북·미 수교를 원하고 있습니다. 남과 북이, 북과 미국이 서로 사이좋게 지내게 되는 때(정치·군사적 문제가 해결될 때) 그때 평화와 통일이 한층 앞당겨 지는 것이니까요.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책 중간 중간에 있는 총 여덟 곳의 ‘쉬어가는 페이지’코너입니다. 이 페이지를 읽으면서 묵직한 주제인 통일에 대한 고민을 잠깐 쉬는 것이죠. 하지만 그 페이지들도 ‘통일교과서’답게 역시 통일이나 평화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내용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 순풍에 대한 근심이 늘어나고 있는 이 때, 이명박 당선인과 우리 국민들이 어서 이 책을 읽어보시길 다시 한 번 강력히 추천 드리며 제 글을 마칠까 합니다.

 

출처:오마이뉴스 안진걸

출처 : 나루터의 재미있는 경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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