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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위기에 빠진 경영학 "출구를 찾아라”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7. 8. 06:41

위기에 빠진 경영학 "출구를 찾아라”

 

“경영학 책을 찢어버려라.”
 

지은이의 도발적인 제언이다. “경영과 관련된 책은 대부분 경영의 본질보다는 기법과 도구에 치중해있기” 때문이란다. 그런 책을 읽을 시간이 있으면 차라리 철학과 자연과학·사회과학 분야의 책을 읽으라 충고 한다.

지은이에 따르면 경영학은 심각한 위기상태다. 새로운 이론은 공급되지 않고 있고, 케이스 스터디만 양산되고 있다.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블루오션 역시 개념은 전혀 새로울 게 없다. 단지 블루오션이란 용어로 포장한데 불과하다. 그렇다면 경영학이 왜 이런 지경에 이르렀을까.
 
지은이는 경영학자들이 경영학이란 학문적 경계 안에서만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경영학은 지은이의 말마따나 원래부터 잡동사니 학문이다. 경제학과 심리학, 사회학, 행정학 등 다른 학문으로부터 이론과 방법론을 차용한 학문이다. 기업경영 역시 마찬가지다. 조직과 사람의 심리 등을 제대로 파악해야 경영을 잘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경영학은 이런 미묘한 메커니즘과 흐름을 간과한다. 그러니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초심으로 돌아가자’다. “인문·사회·자연과학을 넘나들면서 그 과정에서 얻은 결과를 수용하거나 새로운 학문영역을 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통섭(統攝) 얘기다. 지은이는 생물학을 중심으로 학문을 통합하려는 의도가 못마땅해 이 단어를 쓰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통섭의 궁극적인 지향은 인문·자연·사회과학과 공학 등 서로 다른 개념과 방법론을 녹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통섭을 통한 경영학의 재해석 내지는 확장’이라 할 수 있다.

공학을 전공한 경영컨설턴트답게 책 곳곳에 자연과학적 지식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다른 기업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정말 부질없는 짓이라고 일축하면서 수학의 확률 개념을 차용한다. 주사위를 던질 때 이전에 모두 ‘6’이 나왔다고 해서 이번에는 ‘6’이 안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착각이라고 한다. ‘6’이 나올 확률은 다른 숫자처럼 여전히 6분의 1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야구에서 타율이 3할대인 타자가, 앞선 세 번의 타석에서 안타를 못 쳤으니 네 번째 타석에선 안타를 칠 것이라는 해설자들의 전망도 틀렸다고 지적한다.

두 무리의 붉은 원숭이 떼들이 전쟁을 벌였는데 진 측은 성격이 유순해지고 이긴 측은 호전적으로 변했다는 생물학의 발견도 응용한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폭력사태로 구속된 것이나 미국의 엔론이 파산한 것은 ‘배 부른 동물’들의 호전적인 특성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다만 지은이가 경제학의 환경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외국계 기업의 컨설턴트 출신인 지은이가 외국자본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장하준 교수의 주장을 전폭적으로 옹호하는 것도 이상하다. 그러나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경영학의 위기는 ‘통섭의 포기’에서 왔다는 주장은 신선하다. 하긴 그가 정통 경영학자가 아니기에 이런 발상이 가능했을 수도 있겠다. 역사의 발전은 늘 ‘변방’에서 시작된다고 하지 않는가.

출처:중앙일보 김영욱 경제전문기자

출처 : 나루터의 재미있는 경영이야기
글쓴이 : 나루지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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