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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그림같은 휴양지 ‘프랑스 니스’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8. 2. 15:23

그림같은 휴양지 ‘프랑스 니스’

 




‘목걸이’라는 뜻의 리비에라는 세계적인 부자들이 사계절 어느 때라도 즐겨 찾는 관광코스다. 프랑스어로는 ‘코트 다쥐르’라고도 불리는 이곳엔 니스, 칸, 몬테카를로 등 보석같은 관광지가 줄지어 있다.

프랑스하면 흔히 파리를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진짜 제대로 놀 줄 아는 사람들은 이 곳 남부를 찾는다. 유럽의 대도시들은 이미 가봤으니 뭔가 더 특별한 곳을 찾는 이들 말이다.

니스는 마티스, 피카소, 샤갈 등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화가들이 황혼기를 보낸 최고의 휴양도시고 칸은 매해 5월 국제 영화제가 열리는 곳이다. 니스와 칸은 따뜻한 기후 덕에 일년 내내 꽃향기가 가득하고 해안선을 따라 빈틈없이 정박된 흰 요트들은 여유로움과 사치스러움을 물씬 풍긴다.

지난해 8월 개봉한 영화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에서 국내 관객들의 정신을 홀딱 빼앗은 풍경도 바로 이곳에서 나왔다. 주인공 미스터빈(로완 앳킨슨)이 영화속에서 리비에라 여행권을 손에 넣고 기뻐서 날뛸 만큼 동경의 휴양지다. 가뜩이나 어리버리한 미스터빈이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 칸을 향해 가는데 사실 볼거리는 따로 있다. 소박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남부 전원의 풍경과 양 옆으로 끝없이 펼쳐진 유채꽃밭 등 보는 이들은 탄성을 자아내며 ‘대체 저기가 어디야?’라고 절로 물음을 던지게 된다.

성수기를 피해 이른 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게 프랑스 남부여행을 추천한다. 기대를 잔뜩 안고 갔다 실망하고 돌아오는 파리보다 낫고 이탈리아에 발을 디디지 않고도 지중해의 향취를 흠뻑 느낄 수 있어 더 좋다. 칸 영화제가 열리는 기간에 맞춰서 이 곳을 찾는다면 헐리우드 스타들을 코앞에서 맞닥뜨리는 행운을 잡을 수도 있다.

■만만치 않은 여행준비

가지고 다니면 무겁고 없으면 아쉬운 게 여행 가이드북이다. 프랑스 남부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런 고민은 아예 할 필요가 없다. 변변한 책이 없기 때문이다. 서점마다 넘쳐나는 건 유럽 혹은 파리에 관한 안내서뿐, 니스는 잘해봐야 두어장 분량이고 칸은 그나마도 없는게 보통이다.

한 권에 1만원이 훌쩍 넘는 그깟 책 따위는 잊어버리자. 여행사를 통해 니스 여행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거나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배낭여행을 해도 좋다.

단, 칸에 숙소를 마련하겠다는 야무진 꿈은 버려야한다. 8월 성수기 부산 해운대의 끔찍한 물가를 기억하는가. 콜라 한병에 2000원이 훌쩍 넘고 비수기보다 서너배의 방값을 받으면서도 큰 소리 떵떵 치는 몰염치의 현장 말이다. 칸이 꼭 그렇다.

우리 나라 식당에 가면 공짜로 나눠주는 일회용 라이터가 3000원이 넘는 값에 팔리는 곳이니 말 다했다. 길 거리에서 사먹는 바게트 샌드위치도 여차하면 1만원 가까이 한다. 퍽퍽해서 잘 넘어가지도 않는 빵쪼가리가 뜨끈하고 푸짐한 갈비탕보다도 비싼 꼴이다. 번듯한 파스타 한 그릇이라도 먹을라치면 세금까지 포함해 2만원은 넘게 나온다.

그러니 요모조모 따져보면 니스에 둥지를 트는 게 현명하다. 직항은 없으니 프랑스 파리를 경유해 작은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한다. 니스의 중심가인 니스빌 기차역 주변엔 크고 작은 호텔들이 모여있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면 예상보다 싼 값에 도미토리(한방에 여러명이 자는 숙소)를 구할 수도 있다. 도미토리는 15유로,호텔은 30유로부터 점점 비싸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니스에선 무엇을 볼까

니스하면 열에 아홉은 누드비치를 떠올린다. 해변가에 쭉쭉빵빵 미녀들이 알몸으로 걸어다니는 광경을 볼 수 있다는 말인데 정말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대 아니다'이다.

니스의 해변은 모래사장이 아니라 자갈밭이다. 신발을 신지 않으면 발이 아파 걷지도 못한다. 옷을 입고 신발을 신은채로 앉아있는 이들이 더많다.

간혹 용기있게 상의를 벗고 누워있는 여성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엎드려있다. 몸을 뒤집는 시간을 포착하기 위해 하루종일 기다릴 순 없는 노릇이니 아예 포기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이름만 쟁쟁한 누드비치보다 볼만한건 '구시가지(vieille ville)'다.

니스빌 역 근처에 있는 트램 정거장에서 1유로짜리 티켓을 끊어 트램을 탄다. 직진하다 왼쪽으로 꺾이는 순간 재빨리 내려야 한다. 커다란 분수와 야자수 가득한 공원이 있는 이 곳은 마세나광장과 영국인의 산책로다. 마세나 광장은 명품 브랜드숍과 호화 점포들이 즐비해 젊은 여성들이 좋아하고 영국인의 산책로는 수채화처럼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이 선호한다.

마세나 광장과 영국인의 산책로를 둘러본 뒤엔 맞은 편으로 건너와 바닷가를 향해 걷는다. 트램이 다니는 큰길과 바닷가까지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이 바로 구시가지다.

이 곳의 시간은 17세기 어디쯤으로 딱 멈춰있다. 고풍스러운 집들과 오래된 교회, 낡은 분수들이 도란 도란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안 노천카페에 앉아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맛보면 된다. 보기만 해도 탄성이 나오는 앙증맞은 쿠키 전문점 주인은 인심까지 후덕해 이것저것 맛보라며 손바닥에 올려준다.

몇몇 여행책에는 이집트 콩가루로 만든 크레페 '소카(Socca)'를 명물 간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소카는 간식으로 먹기에 좀 부담스럽다. 보통 2유로 50센트정도여서 다른 먹거리에 비해 비싼건 아니지만 양으로 보나 맛으로 보나 식사에 가깝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구시가지 근처에 있는 '니스 근현대 미술관'이나 시미에 지구에 있는 '마티스 미술관' '샤갈 미술관'이 들러볼만 하다. 니스 근현대 미술관에는 앤디워홀이나 니키드 생팔 같은 유명 작가들의 낯익은 작품이 있어 좋고 '마티스 미술관'이나 '샤갈미술관'은 소장 작품도 훌륭하지만 이들 미술관이 위치한 시미에 지구의 아름다운 경관이 시샘을 자아낸다. 시미에 지구는 니스에서 잘 알려진 부자 동네다. 우리나라로 치면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와 그 주변의 고급 주택 정도쯤 된다.

■칸으로 모여드는 사람들

니스와 칸은 기차로 20분거리다. 니스빌 역에서 5유로 70센트짜리 열차표를 구입하면 된다. 만약 버스를 이용하게 되면 2시간은 족히 걸린다는 걸 기억해야한다. 역마다 정차하는데다 여러 곳을 둘러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칸에 도착하는 순간부터는 성질을 버리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물건값들이 터무니없이 비싸 부아가 치밀기 때문이다. 사치스러움으로 치면 칸이 니스 보다 한 수 위다. 그 덕에 시내 중심에 있는 맥도날드는 '한끼 떼우려는' 사람들로 늘 북적댄다.

그럼에도 칸 영화제가 열리는 5월경엔 너도 나도 이곳에 모인다. 주요 행사 장소인 '팔레 드 페스티벌'에 인접한 항구에는 수백대의 요트가 정박돼 있고 이곳에선 밤새도록 파티가 열린다.

영화제 공식 행사가 열리는 밤 10시. 레드카펫 행사가 열리는 팔레 드 페스티벌 앞 도로는 스타를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일찍 자리를 잡지 못한 이들은 까치발을 하고 대형화면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달래는게 보통이지만 기어코 가로수 위로 올라가는 '용기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들을 제지하지는 않는다. 칸에선 지금 축제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칸에는 또다른 스타들이 있다. 정장을 차려입고 거리로 나온 사람들은 파파라치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유명인사라도 된 양 뻐긴다. 번쩍번쩍하는 플래시가 곳곳에서 터지고 행인들은 혹시라도 스타가 등장했나 싶어 눈길을 떼지 못한다. 일반 시민들은 축제장에 입장할 수도 없고 시사회를 관람하는 것도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그런데도 이들은 최고급 옷을 차려입고 행사장 밖을 서성거리며 영화제의 열기를 즐긴다.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는 도시, 여기는 칸이다.

출처 : 왕비재테크
글쓴이 : 통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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