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이 되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이 전체 인구 중 14%에 달하는 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높아졌다고 해서 질병의 위협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오래 살되, 건강한 삶을 누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 100세인들에게 건강장수의 비결이 있다.
Part 1 장수하려면 가족과 친밀한 관계를 가져라 대체로 서구의 100세인들은 오래 산다는 것에 강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100세인들은 오래 사는 것을 죄스러워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빨리 죽어야지’를 입에 달고 살면서도 몸이 불편하면 나서서 보건소를 찾고, 끼니를 거르지 않고 신경써 챙기는 등 삶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인다.
빨리 죽고 싶다고 말하면서 정작은 죽기 싫은 한국 100세인들의 이런 심리는 늙음에 대한 인식과 그에 따라 형성된 문화를 반영하는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남들이 쉽게 가지지 못하는 귀한 것일수록 드러내놓고 자랑하지 않고, 하찮은 듯이 이야기하는 한국인의 전통적 ‘말하기 방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정말로 오래 사는 것이 고통이 되기도 한다. 100세가 넘도록 살다 보면 가족과 친지들의 죽음을 숱하게 목격하게 된다. 그로 인한 상실감은 100세인들에게 커다란 괴로움을 준다. 또한 건강한 초고령자라 하더라도 워낙에 나이가 많아 반드시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부양가족과의 관계가 원만치 않다면 오래 살아가는 것 자체가 고통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100세 노인의 삶을 결정짓는 핵심요소는 ‘가족과의 관계’다.
노인 인구와 부양가족들을 위한 정책적인 복지시설과 정책이 태부족한 우리 사회에서 그들 사이의 갈등은 오로지 그들의 몫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아직도 장남 중심의 가부장제가 유지되고 있는 한국의 가족형태로 볼 때, 장남의 부양 책임이 큰 편이다. 큰아들이 며느리보다 먼저 죽었을 때는 차남과 다른 형제들은 뒷전으로 물러나고 부양 책임을 큰며느리가 떠안고 몇 십 년을 함께 사는 경우도 많다. 시급한 문제는 이들을 위한 사회 복지시설의 확충이겠지만, 가정 안에서의 관계 조율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자신을 둘러싼 가족관계에 적절한 조율이 필요하다.
자녀들이 부양 책임을 서로 나눈다 장남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겨 형제간에 갈등이 생기면 그 파장이 곧장 노인에게 미쳐 건강을 위협하게 된다. 따라서 부양에 드는 비용도 형편에 맞춰 합리적으로 분담하는 것이 가족 모두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필요하다.
서로 돕고 나누는 관계를 형성한다 100세인들을 보면 자기 주변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온 사람들이 많다. 그로 인해 그들의 노년 삶은 활기차다. 따라서 나이 들었다고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서로를 어루만지고 공경하는 자연스런 분위기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노년의 삶을 즐긴다 늙어갈수록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가볍게 해야 하지만, 죽기 위해 사는 노년기를 보내서는 안 된다. 무엇이든지, 작은 일이라도 계획하고 설계해 실행에 옮기며 노년의 삶을 능동적으로 즐겨야 한다.
Part 2 장수하려면 이렇게 먹어라 우리나라 100세인들은 도시보다 농촌에 많이 살고 있다. 농촌의 환경이 좋아 노년을 시골에서 보내는 고령자들도 있지만, 100세가 넘은 사람들 대부부은 농경이 주요 산업이었던 그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농촌에 살아온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국 100세인들의 식생활은 농촌의 일상적인 먹거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데, 그들은 80세 노인들보다 영양상태도 좋다.
이는 100세인이 다른 일반 노인들보다 섭취량은 적어도 질적으로는 상당히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즉,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는 쌀밥과 국, 된장찌개, 나물 등으로 차려진 검소한 한국식 식단과 약간의 간식거리가 다른 어떤 보약이나 영양제보다 장수를 돕는 중요 영양공급원이 되는 셈이다. 그들의 식습관은 다음과 같았다. 과식하지 않는다
외국과 한국의 100세인은 대부분 ‘마르고 힘이 세다’는 특징이 있다. 적당히, 규칙적으로 먹고 많이 움직여야 장수한다. 지나친 소식은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채소류와 콩 종류를 즐겨 먹는다 농촌에 사는 100세인들의 식단을 살펴보면 주로 섭취하는 것이 채소류, 콩류, 해조류, 과일류, 버섯류, 생선류 순이다. 또, 전통 발효식품인 장류를 항시 섭취하고 있었다. 콩에는 피토에스트로겐(Phytoestro-gen)이라는 물질이 있어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과 같이 호르몬과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진 암뿐만 아니라 골다공증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외국의 패스트푸드에 반대되는 우리나라의 전통 음식인 슬로푸드가 건강에 이롭다.
규칙적이고 일정한 양으로 골고루 먹는다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양의 식사를 하는 습관을 들이면 과식이나 폭식을 하지 않게 된다. 또한 밥+국(찌개)+반찬으로 구성된 한식 식단이, 섭취하는 식품의 가짓수를 늘려 필요한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게 해준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하는 것도 중요하다.
충분히 잔다 일반적으로 노인이 되면 잠이 적어져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고 하는데, 100세인들은 대부분 일찍 자기는 하지만 그렇게 일찍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그들은 낮잠을 자는 습관이 있다. 하루 8∼10시간 정도의 충분한 수면이 건강에 좋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볼 수 있다.
움직일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활동을 한다 나이 들었다고 집에만 웅크리고 있지 않는다. 대부분의 초고령자들은 자주 집 밖으로 나들이를 다녔다. 때에 따라서는 밭일도 하는 등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최대한의 활동을 한다. 건강이 좋지 않아 거동이 불편해도 집 안에서 방과 마당을 청소하는 등의 일을 하며 최대한 몸을 움직여주었다.
음주와 흡연을 절제한다 대부분의 100세인들은 평생을 농촌에서 살았기 때문에 농사일과 함께 술 먹는 기회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음주자가 드물었다. 커피 등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도 거의 섭취하지 않는다. 또한 그들 중 흡연자는 매우 드물었고, 흡연자라도 그 기간이 짧고, 하루 피운 양도 10개비 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