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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남당항 대하축제] 두 마리만 먹어도 배불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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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천수만 대하가 풍년이다. 봄에 방류한 700만미의 대하 치어가 충남 홍성 앞바다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가 넘어가는 큼직한 대하는 가을의 으뜸 별미. 특히 자연산 대하는 영양 만점, 웰빙 만점의 보양식이다. 지난 8일 충남 홍성군 남당리 수룡항. 이른 새벽 천수만으로 대하잡이 조업에 나섰던 20여 척의 어선들이 하나 둘 포구로 몰려들었다. 대하는 잡는 것보다 그물코에 걸린 새우를 일일이 따내는 게 더 힘든 일이다. 바다에서 두 세 시간 조업하면 포구에 들어와 서너 시간 동안 쪼그려 앉아 그물에 널린 대하를 걷어내는 일이 반복된다. "요놈 두 개만 묵어도 배가 불룩혀유~." 김부흥(50) 선장은 초장이 발린 날 대하를 입으로 들이민다. 인절미를 씹고 있는 듯 맛이 정말 찰지고 담백하다. 흔히 "오도리"라 불리는 보리새우보다 비린내가 덜 나면서 씹으면 씹을수록 입 안에서 단맛이 베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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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초에 잡히는 대하는 아직 "대짜"라고 하기에 부족하지만 그래도 어른 손바닥 한뼘 크기인 15~20㎝ 크기로 자랐다. 올해 홍성 대하는 유난히 풍년을 맞고 있는데, 올 봄 군청과 어민들이 손잡고 치어 방류 사업을 벌인 덕택이라고 한다. 대하 풍년에 맞는 남당항대하축제는 15일부터 11월 4일까지 열린다. 싱싱한 대하 이외에 별다른 프로그램이 준비된 것은 아니다. 대신 축제 기간을 길게 잡아 남당항을 찾는 관광객들이 대하를 값싸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도록 축제의 포인트를 맞췄다. 축제에 즈음해 남당항 포구도 새단장한다.
예전 포구 쪽으로 줄줄이 늘어선 일명 "파라솔(포장마차)"을 일제히 정리한 것. 불법으로 자리잡은 포장마차는 차량 통행을 어렵게 하고, 호객 행위까지 겹쳐 눈살을 찌푸리게 한 주범이었다. 신가식 어촌계장은 "백사장 앞 갯벌을 매입해 깔끔한 횟집단지를 만들고 있는 중"이라며 "이제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깔끔한 식당에서 대하를 맛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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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에서는 천수만에서 잡힌 자연산 대하와 양식산 대하를 함께 파는데, 수족관에 담긴 살아있는 대하가 양식이고 죽은 대하는 자연산으로 보면 된다. 자연산은 바다에서 잡아 그물에서 따내는 동안 모두 죽기 때문이다. 대하 요리는 소금구이가 일반적이지만, 이곳 어민들은 날 대하를 그대로 씹어먹는 게 "제일미(第一味)"라고 말한다.
자연산 대하를 날로 먹고 싶다면 대하잡이배들이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포구에서 기다리면 된다. 남당항을 중심으로 북쪽 어사리와 궁리포구, 남쪽 수룡항과 장은항에서 각각 20여 척의 어선이 이른 아침과 오후, 하루에 두 번씩 대하잡이에 나선다. 직접 구입하면 자연산은 1㎏에 2만 2000원 선이다. 축제 개막식은 21일 남당항에서 열리는데, 축하공연과 함께 대하잡이 체험이 곁들여진다. 이후부터 폐막일인 11월 초까지 거의 매일 체험행사와 관광객노래자랑 등이 행사장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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