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의 과학적 해명
이종호 과학국가박사 (과학이 있는 우리문화유산) 저자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가장 많이 나오는 대화 중에 하나가 풍수지리에 대한 이야기이며 풍수지리가 미신이나 잡술의 전형이라고 하여 무시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의 견지에서 볼 때 이해되지 않는 것을 믿는다는 것이 억지라는 뜻이지만 풍수지리의 원래 뜻은 매우 높은 이상을 갖고 있다.
풍수지리 사상은 원래 중국에서 유래한 것으로 인정하는 듯하다. 그런데 중국과 한국의 지리적 조건이 전혀 다르므로 중국의 풍수지리는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한국의 풍수지리는 우리 땅을 배경으로 인간의 삶과 죽음을 해석하려는 우리 민족의 독창적인 유산으로 이를 ‘자생풍수석’ 이라고 한다.
고려 태조 왕건은 풍수지리를 국시로 삼았고 조선의 태조 이성계도 새로운 수도를 한양에 건설할 때 풍수지리에 집착했다. 그러나 조선왕조의 통치가 정상궤도에 오르고 점차 안정을 취해가자 국가적인 일을 위한 풍수지리에 대한 논의는 사라지고 개인의 풍수설인 ‘음택풍수’로 중심이 옮겨간다. 음택이란 무덤 자리를 가리킨다.
음택풍수에서 가장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은 발복(發福)이다. 발복은 명혈에서 주는 운을 말하며, 음복이라고도 하는데 명혈에 조상을 모시면 운이 트여서 음복(陰福)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살아 있는 사람은 땅의 생기 위에서 살아가며 그 기운을 얻지만 죽은 자는 땅 속에서 직접 생기를 받아들인다. 죽은 자가 땅으로부터 얻은 생기가 후손에게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으로 이를 ‘동기감응(仝氣感應)’ 또는 ‘친자감응(親子感應)’이라고 한다. 부모와 자식간에 감응이 생겨 생기의 효과가 자손에게 전해진다는 믿음이다.
이집트 미라와 공통점, 죽은 자 잘 모신다.
이 때문에 수많은 문제점이 생긴다. 명당(名堂)으로 알려진 타인의 땅에 몰래 산소를 이장하기도하며 선조의 산소 자리가 나쁘다는 지관의 지적에 따라 여러 번 산소를 옮기는 것이 다반사이다. 정치를 하거나 기업체를 경영하는 사람들은 더욱 더 명당에 신경을 곤두세워 타인들로부터 지탄을 받는데도 불구하고 이장을 강행하기도 한다.
원래의 풍수지리는 부모의 은혜로움에 아무쪼록 유골만이라도 평안하도록 정성을 다하는 효도 사상의 위선사(爲先事)이다. 자신이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은 부모, 조부모 등 선조가 있었기 때문인데, 부모가 살아 계실 때는 물질적이나 정신적으로 효도를 다 할 수 있지만 부모가 돌아가신 다음에는 효도를 할 방법이 없다. 그러므로 부모의 시신이라도 오래 보존된다면 자신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밀접한 관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부모의 시신이 오래 보존될 수 있는 곳을 찾게 되며 그런 상소를 명당이라고 부른 것이다.
이와 같이 시신을 오랜 동안 보존하려는 우리의 풍수지리는 이집트의 미라 사상과 일맥 상통하는 점이 있다. 둘 다 죽은 자를 잘 모시고자 한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이집트의 미라는 죽은 자가 영원한 삶을 누린다고 믿어 영혼이 돌아올 수 있도록 시신을 약품으로 처리하여 오랫동안 보존될 수 있도록 했다. 반면에 한국은 이집트와 같이 인공적으로 시신을 처리하는 적극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환생의 목적이 아니라 선조와의 정신적인 접촉, 즉 위선사로서 육신이 남아 있어야 한다는 개념이 다르다. 더구나 신체발부(身體髮膚)는 수지부모(受肢父母)라는 유교 사상에 젖어 있는 조선시대에 시신을 훼손하는 것은 어떠한 경우도 용납될 수 없었다. 그래서 시신이 적어도 5백년에서 1천년 정도 갈 수 있는 장소를 찾은 것이다.
지관들은 명당자리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주로 달걀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보통 땅에 달걀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보통 땅에 달걀을 파묻으면 곧바로 썩지만 명당자리에서는 몇 달이 지나도 생생하게 보존된다는 것이다.
한 실험에서 명당의 혈처 지점과 보통의 땅에 달걀을 묻어놓고 76일만에 꺼내보니 혈처에 묻은 달걀은 전혀 부패하지 않은채 처음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반면 보통의 땅에 묻은 달걀은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해 있었다.
명당 흙 실험결과 산성 아닌 중성토양이었다.
당시 두 땅의 흙을 농업과학기술원에서 분석했는데, 두 곳의 흙이 모두 화강암 잔적층이라는 점은 동일했지만 일반 흙의 PH는 4.88이었고, 명당의 흙은 6.90이었다. 이것은 일반 흙은 산성이고 명당의 흙은 중성의 성질을 갖고 있음을 뜻한다. 북한에서 발견된 단군의 뼈가 부식되지 않고 잘 보존될 수 있는 전형적인 중성 토양이었기 때문이라고 발표된 것과 일맥상통한다. 명당을 찾는다는 것은 중성의 토양을 찾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지관들의 혹세무민하는 사주에 현혹되지 않을 것이다.
요즈음 심각한 묘지난 때문에 화장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런 화장 풍습은 선조의 시신을 가능한 한 오랫동안 모시려는 전통적인 풍수지리 사상과 다소 배리되는 것은 사실이다. 발복이라는 무모한 기대감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위선사를 향한 진정한 풍수지리의 개념이 접목될 때 풍수지리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 칼럼의 내용은 본지 편집방침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출처 : 綠林易學
글쓴이 : 雲夢 원글보기
메모 :
'부동산테크 > 풍수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생활풍수, 21C의 신지식 - 전통적인 풍수의 영향력 (0) | 2008.08.26 |
---|---|
[스크랩] 음양(陰陽)의 이치 (0) | 2008.08.24 |
[스크랩] 2개도로 만나는 곳의 점포 (0) | 2008.08.24 |
[스크랩] 바람 잔잔한 곳이 명당상권 (0) | 2008.08.24 |
[스크랩] 남향집보다 바람 잘 통하는게 좋은집 (0) | 2008.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