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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마징가Z 타고 떠나는 추억 여행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9. 18. 07:23
마징가Z 타고 떠나는 추억 여행
[오마이뉴스 2005-02-27 14:42]
[오마이뉴스 김대홍 기자]
 
ⓒ2005 시공사
한때 로봇이 엄청난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다. 지구는 오로지 마징가Z, 짱가, 로버트 태권V, 깡통로보트의 힘으로 지켜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자취를 감춰버렸다. 가공할 힘을 자랑했던 로봇들은 어느새 추억이 돼 버렸다. 그 시절을 아쉬워하는 사람이 어디 한 둘일까.

<슈퍼 로봇의 혼>(시공사 간)은 그 시절을 고스란히 되살린 책이다. 그래서 부제도 '잃어버린 꿈을 찾는 여행'이다. 지은이는 선정우. '그 사람이 누구야?'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들도 '미루기'(mirugi)라고 하면 '아 그 사람' 하고 알아챌 이가 많을 줄 안다. 만화영화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거치게 되는 'mirugi's 미소년보호위원회'의 운영자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로봇이 최전성기를 구사하던 시절의 대표적인 로봇을 다뤘다. 대표적인 로봇을 다뤘다곤 하지만 사실상 두 로봇에 집중된다. 마징가Z와 겟타 로봇 시리즈. 이들만 가지고도 할 얘기가 많을 뿐더러, 두 로봇의 시리즈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이언트 로보, 건 버스터(탑을 노려라)가 추가된다.

마징가Z는 한때 일본을 대표하는 로봇이었다. 일본은 마징가Z, 한국은 로버트태권V였다. 그런데 마징가Z는 단일기종이 아니다. 이후 그레이트 마징가, UFO로보 그렌다이저, 갓 마징가, 마징 사가, Z 마징가 등 계속 발전된 버전이 나왔다.

 
▲ 마징가Z와 미네르바X. 저자는 마징가Z가 바람을 피운다고 설명한다.
ⓒ2005 미루기
겟타 로보도 마찬가지다. 겟타 로보 G, 겟타 로보 고, 진 겟타 로보, 겟타 로보 아크 등 수많은 겟타 로보 시리즈가 등장했다. 여기서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슈퍼 로봇'이란 제목명이다.

애니메이션 팬 사이에선 로봇이 감정을 느끼고 선악의 대결이 뚜렷한 등 다소 허무맹랑한 로봇만화를 '슈퍼로봇', 로봇은 단순히 도구에 불과하고 보다 현실적인 만화를 '리얼로봇'으로 정의하곤 하는데, 저자는 그런 구도에 반대한다. 그렇게 나눠지지 않는다는 게 그 이유다. 제목에서의 '슈퍼로봇'도 분류상이 아니라, 로봇만화 전성기 시절의 로봇을 총칭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미 마징가Z에 익숙한 사람들도 이 책을 재밌게 볼 수 있는 이유는 엄청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저자의 꼼꼼한 설명 때문이다. 만화판과 TV판, LD(레이저 디스크), OVA, 극장판 등 방대한 자료에서 뽑아낸 자료들이 책에서 다뤄진다.

흔히 '아수라 백작'으로 불리는 헬 박사의 부하도 사실은 '아수라 남작'이다. 그가 죽은 뒤에 헬 박사가 추서한 것이기 때문에 극에서는 내내 '아수라 남작'으로 나온다는 설명이 곁들여진다.

 
▲ 그레이트마징가와 파트너로봇 뷰너스A
ⓒ2005 미루기
주인공 카부토 코지가 원래 로봇 머리에 오토바이를 탄 채로 탑승하고, 수영장으로 알려진 마징가Z 출발지가 사실은 '폐수처리장' 등 재미있는 사실들도 많이 소개된다. 겟타 로보와 그레이트 마징가, 뷰너스A가 함께 나오는 장면은 극장판을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사실이다.

여기에다 재치 넘치는 글쓴이의 소개글도 책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데 한몫 한다. 마징가Z가 아프로다이A를 놔두고 가끔은 미네르바X와 바람(?)을 피우기도 한다고 언급하고, 그레이트 마징가와 뷰너스Z의 다정한 모습을 '아름다운 한 쌍'으로 묘사한다.

저자는 마징가Z가 세계 최초로 탑승형 로봇을 만들었다면 겟타 로보는 가장 먼저 합체 변형 개념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철인28화, 아스트로강가(짱가), 아톰 등 이전까지의 로봇은 탑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 명의 주인공이 이야기를 이끌었던 '마징가Z' 시리즈에 비해 여러 명의 파일럿이 이야기를 이끌었던 '겟타 로보'는 훨씬 발전된 이야기 구조를 갖는다고 글쓴이는 평가한다.

마징가Z는 나가이 고, '겟타 로보'는 나가이 고의 어시스턴트였던 이시카와 켄의 작품이다. 글쓴이가 작품 중간중간 곁들이는 작가 소개가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자이언트 로보'의 극중 인물 캐릭터 분석도를 보면 이 작품을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상세하다.

 
▲ '철인28호'의 작가 요코야마 미쯔테루 작품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자이언트 로보'. 책에서 자세히 소개된다.
ⓒ2005 미루기
흔히 마니아들 사이에선 상대편을 심하게 공격하는 시선이 종종 드러나곤 한다. 그리고 특정한 시선에 따라 작품의 우월을 나누는 경우도 종종 본다. 그러나 선정우의 시선은 그렇지 않다. 그는 '슈퍼 로봇'과 '리얼 로봇'을 나누기보다 시대속에서 만화의 특징만을 읽을 뿐이다. '오타쿠'에 대한 정의도 마찬가지다. '마니아' 집단이 아니라 한 세대의 특징으로 해석한다.

"간단히 말하면 '오타쿠'란 하나의 세대를 가리키는 단어라고 보아야 옳다. '오타쿠'란 단어가 현재 일종의 '마니아'란 뜻과 일맥상통하는 것처럼 생각되고 있지만 사실은 미국의 'X세대'처럼 하나의 세대를 가리키는 단어이다."

저자는 당시와 지금 만화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을 '영웅'으로 해석한다. 지금 단지 도구에 불과한 로봇이 당시에는 사람들의 영웅이었다는 것. 저자는 '영웅성'이 사라진 지금의 모습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낸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로봇들은 단순한 로봇인 아니라 '히어로'로서 표현된다.

"사실 로봇은 히어로다. 슈퍼 로봇, 리얼 로봇을 가릴 필요없이 모든 로봇은 인간의 모습을 닮게 한 '영웅'일 뿐이다. 아무리 전쟁의 도구다, 전선의 개념이다, 설정이다 떠들어도 로봇은 히어로인 것이다. 단지 히어로의 개념이 시대에 따라 바뀌었기 때문에 로봇 애니메이션도 변천했을 따름이다. 이 '슈퍼 로봇의 혼'이란 단행본 안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결국 그 하나뿐이다."

/김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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