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별은 나~의 별’ 별자리 여행
[부부 이야기 2] 결혼 10주년 나들이
결혼 생활 10년, 아내에게 남편은 어떻게 보일까? 괜찮은 남편인지, 형편없는 남편인지 궁금합니다. 물어보면 쉬 알 수 있겠지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왜? 스스로의 삶을 돌아봐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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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관측이 가능한 별자리.
지난 23일 저녁, 아내의 제안에 따라 장흥 정남진 천문과학관으로 결혼 10주년 기념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룰루랄라~ 설레임의 여행길입니다. 처가가 장흥이라 낯설지 않은 곳이지만 별자리를 관측 때문에 약간 흥분되었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잔잔했던 바람이 씽씽 붑니다.
숙소를 잡고, 저녁 9시30분 천문과학관 입구에 도착하였습니다. 각자 차를 타고 과학관으로 향합니다. 별 생각 없이 앞차를 따라 갔는데 앞차가 길을 되돌리고 있습니다. 두 갈래 길 중 왼쪽을 택했던 게 실수였던 모양입니다. 삶의 갈림길이 아니어서 다행이긴 합니다.
결혼 전, 아내도 ‘이 남자가 천상배필일까?’ 고민했을 터. 남편에겐 “돌이킬 수 없는 인생길에서 아내의 선택이 틀린 게 아니었음을 증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란 생각이 듭니다. 이건 결혼 10주년 여행이 내게 준 선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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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별)여행에 참가한 10가정의 기념촬영.
신비의 세계가 눈을 뜬다?
일정 설명 후, 연말에 집으로 보내준다며 자신에게 보낼 엽서를 나눠줍니다. 옆서 뒷면의 글귀가 눈에 띱니다.
“세상 만물이 잠든 깊은 밤중에 또 다른 신비의 세계가 고요함과 적막 속에서 눈을 뜬다.”
- 알퐁스 도데의 “별” 중에서 -
자신이 태어난 날의 별자리를 확인하고 물감으로 자신의 별자리를 그립니다. 우리 가족은 염소자리, 쌍둥이자리, 처녀자리, 천칭자리입니다. 별자리 꾸미기 재미도 꽤 쏠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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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 그리기.
시뮬레이터로 가상의 겨울철 별자리를 보며, 별자리 여행을 즐깁니다. 겨울철의 대표적인 별자리인 오리온자리는 가운데의 삼형제별과 유명한 적색초거성인 베텔기우스와 청색의 빛나는 리겔을 봅니다. 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 오리온이 데리고 다니는 두 마리의 사냥개인 큰개자리와 작은개자리도 만납니다.
붉은색의 눈을 가지고 있는 황소자리와 겨울의 시작을 알려주는 좀생이 별 플레이아데스 성단, 제우스신이 백조로 변하여 만나게 된 스파르타의 왕비인 레다 사이에서 낳은 쌍둥이 형제 카스토르와 폴룩스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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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 변신해 ‘사랑’을 차지한 ‘제우스’
오리온자리, 쌍둥이자리, 황소자리, 마차부자리, 큰개자리, 작은개자리 등의 별자리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집니다.
# 오리온자리 - 오리온은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와 서로 사랑하지만 아르테미스 오빠 아폴로는 싫어했다. 아폴로는 오리온을 죽이기 위해 전갈을 풀었지만 실패한다. 계략을 꾸며 아르테미스가 화살을 쏴 오리온을 죽게 한다. 오리온의 죽음에 아르테미스는 슬픔에 빠진다. 제우스는 아르테미스를 위로하기 위해 오리온을 별자리로 만들다.
# 쌍둥이자리 - 쌍둥이 형제인 카스토르와 폴룩스는 고니로 변한 제우스신과 스파르타의 왕비 레다의 자식으로 강한 힘과 용기를 가진 당대 최고의 용사였다. 어느 날 카스토르와 폴룩스는 아름다운 자매를 차지하기 위하여 아가씨들의 약혼자와 싸운다. 이 싸움에서 카스토르는 죽게 되고, 불사의 몸을 가진 폴룩스는 무사했다. 폴룩스는 자신도 죽게 해 달라 부탁한다. 제우스는 형제의 우애를 기려 두개의 밝은 별로 빛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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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자리(좌)과 쌍둥이자리(우)
# 황소자리 - 어느 봄날 에우로페는 바닷가에서 놀다 제우스의 눈에 띄게 된다. 제우스는 에우로페의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져 눈처럼 하얀 소로 변해 그녀에게 다가가게 된다. 에우로페가 흰 소에게 매혹되고 장난을 치며 놀던 중, 흰 소는 에우로페를 크레타 섬으로 납치한다. 황소는 제우스의 변신이다.
# 마차부자리 - 여신 아테네에게는 에릭토니우스라는 다리가 불편한 아들이 있었다. 지혜의 여신 아들답게 현명했던 그는 다리의 불편을 덜기 위해 수례를 발명하게 된다. 이를 감탄한 제우스는 그를 하늘에 올려 마차부자리가 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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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자리(좌)와 마차부자리(우)
# 큰개자리 -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을 가지고 있는 별자리인 만큼 이 별자리에서 이어지는 신화도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주변의 별자리와 함께 전해지는 이야기로 사냥꾼 오리온이 데리고 다니던 사냥개 중 하나라고 한다.
# 작은개자리 - 일반적으로 오리온이 데리고 다니던 두 마리의 사냥개 중 작은개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아테네의 가난한 농부 이카리오스의 충견 마에라로 죽은 주인의 시체를 찾아내어 그의 딸 에리고네에게 알려주고 자신은 주인의 시체 옆에서 자살했다고 한다. 이에 감명받은 올림포스의 신들이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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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개자리(좌)와 작은개자리(우)
당신의 배우자 선택, 후회 하나요?
실제 천체관측이 이뤄집니다. 설명 들었던 별들과 달의 표면, 띠를 두른 토성 등이 눈에 들어옵니다. 태양을 둘러싼 천체도 우주의 수많은 천체 중 하나라는 사실이 인간의 왜소함을 떠올리게 합니다. 아웅다웅할 필요가 없는데…. 12시, 별 여행이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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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망원경으로 별자리를 관측합니다.
아내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당신의 선택은 어때?”
“사람 모두가 알고 모두가 모르는 게 있어요. 죽는다는 사실과 언제 죽을지는 모른다 는 거. 변화무쌍한 남편 만나 심심하진 않았어요. 날마다 새로웠죠. 몇 년간은 맞추기 힘들었지만 당신의 성격유형을 안 뒤로 편안했어요. 나를 개발하고 발전시켰고.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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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알고 있습니다.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아내에게 괜찮은 남편보다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는 인생을 살아갈 작정입입니다. 그러다 보면 만족도가 높아지겠지요. 하지만 힘드네요, 세상살이가.
손 꼬~옥 잡고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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