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의 사람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저마다 참 다르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분위기 있는 사람, 유머 있는 사람, 과묵한 사람, 믿음이 가는 사람 등등.
물론 이러한 나눔은 누가 누구보다 더 좋고 나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만나는 장소나 모임에 따라 그 자리에 더 어울리거나 그렇지 못한 스타일이 있다는 것이다.
웃고 떠들며 흥겹게 어울리는 자리에 마치 심통 난 얼굴을 한 과묵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그런 자리가 썩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엄숙하고 차분한 곳에 경망스럽게 웃고 떠드는 사람 역시 마찬가지이다.
펀드도 이와 같다.
우리는 펀드를 유형으로 나눈다. 예를 들어 주식편입비율이 높은 펀드는 성장형(주식편입비 70%초과), 중간은 안정성장형(40~70%), 낮은 펀드는 안정형(40%이하)으로 분류할 수 있다. 마치 사람을 유아, 어린아이, 어른 식으로 나누는 것과 같다.
어른과 어린 아이에게 싸움을 붙여놓고 누가 이길까요라고 묻는 것이 우습듯이 성장형과 안정형을 동일한 잣대로 비교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다.
그러나 성장형이라 하더라도 모두 동일하지는 않다. 앞서 말한 것처럼 사람마다 모두 다른 개성과 스타일을 가졌듯이 펀드도 서로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성장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가 있는 반면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있으며, 대형주를 선호하는 펀드가 있는 대신 중소형주를 좋아하는 펀드가 있다.
정장차림을 좋아하는 사람과 캐주얼한 차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과 같다.
펀드에서는 이를 투자스타일이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주식편입비율이 똑같이 높다 하더라도 펀드의 투자스타일에 따라 성과차이는 매우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장의 흐름에 따라 성과가 나타나는 패턴도 매우 다르다.
일반적으로 성장주에 투자하는 펀드는 시장의 흐름에 매우 민감하다. 따라서 시장이 상승할 때는 펀드수익률도 매우 좋다. 그러나 시장이 하락할 때는 그 타격도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반면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는 시장의 흐름에 둔감하다. 느리지만 묵묵히 걸어가는 소(牛
)와 같다. 시장상승에 경거망동 않으며, 시장하락에 호들갑스럽지 않다.
대신에 가치주 펀드들은 장기투자를 요한다. 철저하게 종목에 투자하는 가치주 펀드들은 적어도 1년 길게는 5년 정도의 미래가치를 보고 종목을 고르기 때문에 단기적인 시장의 움직임은 애써 외면하는 것이다.
따라서 가치주 펀드들은 수익률의 변동성이 성장주 펀드들에 비해서 작은 편이다.
아래의 표는 투자스타일이 다른 펀드 예시이다.
펀드명 |
운용사 |
유형 |
설정일 |
기간수익률 |
표준편차 |
주식비중 |
투자스타일 |
인디펜던스 |
미래자산 |
성장형 |
2001.02.14 |
5.99 |
20.64 |
92.8 |
대형성장 |
TAMS거꾸로 |
한국투신 |
성장형 |
2003.12.18 |
3.50 |
15.96 |
91.1 |
중형가치 |
비과세고배당 |
신영투신 |
성장형 |
2003.05.26 |
3.02 |
8.93 |
94.8 |
중형가치 |
3개 펀드 모두 주식투자비중이 엇비슷한 가운데, 미래 인디펜던스의 경우 대형성장으로 수익률의 변동성(위험)을 나타내는 표준편차가 다른 두개 펀드보다 높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수익률에서는 인디펜던스가 높았으나, 그에 못지않게 위험도 높았다는 것이다.
참고로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펀드평가에서는 펀드의 투자스타일을 9개의 사각형이 그려진 (가로3 × 세로3) 그림으로 나타낸다. 이를 스타일 박스( )라고 한다.
펀드가 이렇듯 투자스타일을 드러내고 운용하는 것은 투자자에게는 중요한 투자 정보를 제공해 준다. 즉 투자자의 투자성향과 투자기간을 펀드 투자스타일에 맞출 수가 있으며 또한 펀드 성과에 대한 예측력과 설명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교 모임에서 말없이 표정이 굳어있는 사람을 봤을 때, 그 사람이 원래 그런 사람인지 아니면 그날만 그랬던 것인지를 아느냐에 따라 그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펀드 투자스타일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지만 요 몇 년 사이 작은 흐름들은 감지되고 있다. 배당주 펀드나 가치주 펀드들이 시장에 모습을 속속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이들 펀드들의 경우 시장과 무관하게 동일한 투자스타일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투자스타일이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 것은 아니다. 투자스타일을 고집하는 것 역시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양호한 성과에 대한 믿음과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기는 물론 장기로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면 이는 분명 종목을 고르는 안목이라든가 매니저의 능력이 뒷받침되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이제 우리가 사람의 성격을 알아가려고 노력하듯이 펀드의 색깔을 알아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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